링글 이성파 대표: 예비 유니콘 링글이 말하는 글로벌에서도 통하는 B2B 세일즈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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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안녕하세요, 이성파 대표님. 간단히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링글을 창업하게 된 계기도 살짝 소개해 주세요!

영어가 두려웠던 엔지니어가, 영어 문제를 풀어보자고 창업했습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링글 공동대표 이성파입니다. 원래는 전자공학과 출신이고, 반도체 연구원을 하다가 스탠퍼드 MBA로 유학을 갔어요. 그때 영어가 쉽지 않아서 정말 많이 좌절했습니다. 새벽 영어학원, 전화 영어 하루 네 통씩, 할 수 있는 건 다 해봤지만 잘 늘지 않더라고요. 그러다 룸메이트와 이야기하면서 처음으로 ‘진짜 대화’를 해본 느낌을 받았어요. 상대방과 생각을 주고받으며 피드백을 주고받는 경험, 그게 한국 영어 교육에서는 빠져 있었던 거죠.

이런 경험이 창업의 출발점이었습니다. 저 같은 사람이 많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영어를 잘하고 싶은데, 어디서부터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한 사람들. 그 문제를 제대로 한번 풀어보고 싶었습니다.

Q. B2B Roadmap 2025에서 ‘혹한기에도 성장하는 링글의 B2B 전략’을 주제로 발표하시는데요. B2B 시장으로 확장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고객이 먼저 알려줬습니다. 우리 서비스가 기업에서도 필요하다고요.

링글은 원래 B2C 서비스로 시작했습니다. 한 사람, 한 사람이 링글을 써보고 좋으면 주변에 추천해주는 식이었죠. 그런데 어느 날부터 B2C 고객들이 이런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어요. “우리 회사에서도 이런 영어 교육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영어 교육 예산은 있는데, 마땅한 프로그램이 없다는 거였죠.

그때 알았습니다. B2B 시장이 있다는 걸. 그래서 기업 담당자들에게 직접 연락을 해보기도 했는데, 처음에는 잘 안 됐어요. 그때 세운 전략이 이거였습니다. “의사결정자들이 우리를 알게 하려면, 최대한 많은 B2C 고객을 확보하자.” 그리고 정말 몇몇 기업 고객이 문을 열어줬고, 그걸 발판으로 하나씩 레퍼런스를 쌓아가며 확장해 왔습니다.

Q. B2B 세일즈에서 가장 효과적이었던 접근법은 무엇이었나요?

팔려고 하기보다, 먼저 고객의 고민을 들었습니다.

세일즈라고 하면 제품을 설명하고 설득하는 일이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저희도 처음에는 그랬어요. 어떻게 하면 우리 서비스를 잘 소개할 수 있을까 고민했죠. 그런데 만나면 만날수록 느꼈습니다. 제안서를 꺼내기 전에, 이 회사가 어떤 문제를 겪고 있는지부터 알아야 한다는 것을요.

그래서 첫 미팅에서는 늘 이렇게 물었습니다. “요즘 어떤 게 가장 어려우세요?” 솔루션을 먼저 이야기하지 않고, 상대가 처한 상황을 제대로 이해하는 걸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역할이 자연스럽게 보였고, 그때 비로소 제품 이야기를 꺼냈어요. 결과적으로 제안이 아니라 대화에서 시작된 세일즈가 더 오래 가고, 성과로도 이어졌습니다.

Q. 세일즈 전략 뿐 아니라 조직적으로도 변화가 있었을 것 같은데요?

세일즈보다 중요한 건, 고객과 함께 문제를 풀어가는 조직 문화였어요.

현재 링글의 B2B 세일즈 조직은 규모가 크지는 않습니다. SDR과 리텐션 매니저 중심으로 운영하고 있고, 세일즈 매니저는 5명 이하입니다. 하지만 숫자보다 중요한 건 어떤 마음가짐으로 고객을 만나는가였어요. KPI도 물론 필요하지만, 결국 성과를 만드는 건 고객과의 관계, 그리고 신뢰라고 생각했습니다.

기업 고객은 그냥 제품을 사는 게 아니라, 이 파트너와 함께 하면 정말 내가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을까를 보고 결정합니다. 그래서 세일즈 팀뿐만 아니라 제품팀, 운영팀까지 전사적으로 같은 생각을 공유하는 게 중요했습니다. 고객과의 첫 미팅에서부터 계약 이후까지, 고객의 문제를 자기 일처럼 고민하는 문화를 만들고 있습니다.

이런 태도가 있었기 때문에, 처음에는 1:1 튜터링 이야기만 하다가도 자연스럽게 오프라인 교육이나 다른 서비스까지 확장되는 경우가 많았어요. 저희가 먼저 적극적으로 팔지 않아도, 고객 쪽에서 먼저 더 큰 신뢰를 보여주는 일이 생겨났죠.

Q. 기억에 남는 기업 고객 사례가 있다면 소개해 주세요!

결제 방식까지 고객 상황에 맞춰 바꿔가며, 함께 일할 방법을 찾아갔습니다.

기업마다 예산 구조나 복지 정책이 다릅니다. 결제 방식도 조금씩 다를 수밖에 없어요. 어떤 회사는 개인이 먼저 결제하고 나중에 복지비로 리워드를 받는 경우도 있었고, 어떤 곳은 회사가 직접 비용을 집행하는 방식이었죠.

이런 상황을 빠르게 이해하고, 내부 프로세스를 유연하게 조정한 게 저희의 경쟁력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기억에 남는 사례 중 하나로, N사는 임직원 복지 예산이 있는 기업에서는 영어 교육 지원을 하고 싶어도, 기존 프로그램이 잘 맞지 않아 고민하던 담당자들이 많았어요. 이런 경우 고객사가 원하는 방식에 맞춰 저희가 제안을 다듬었고, 맞춤형 프로그램을 제공했죠.

Q. 링글은 일본, 대만 등 글로벌 B2B 시장에도 진출하고 있는데요. 해외 시장에서는 어떤 전략으로 접근하셨나요?

국적보다 중요한 건, 그 기업이 지금 어떤 문제를 갖고 있는지 이해하는 일이었습니다.

글로벌 진출이라고 해서 특별한 전략이 있었던 건 아닙니다. 한국이든 일본이든 대만이든, 결국 기업들이 겪는 문제는 비슷하더라고요. 영어가 필요한 상황인데, 지금 쓰고 있는 프로그램이 만족스럽지 않다거나, 실제 업무에 도움이 안 된다거나. 그런 지점에서 연락이 오기 시작했어요.

처음 일본 기업과 계약하게 된 것도 그런 인바운드 문의에서 출발했습니다. 대만도 마찬가지였고요. 이 회사들이 우리에게 기대하는 게 뭘까, 어떤 문제를 풀고 싶어 하는 걸까를 이해하려고 했습니다. 현지화라고 해서 무조건 언어만 바꾼다고 되는 건 아니었어요. 그 회사의 비즈니스 상황과 목표, 그리고 그 안에서 영어 교육이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를 함께 고민해야 했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글로벌 시장에서도 ‘제품을 소개하는 것’보다 ‘우리 팀이 어떤 방식으로 일하는지,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왔는지’를 먼저 이야기합니다. 우리가 왜 이 일을 하고 있는지, 어떤 관점으로 접근하는지를 자연스럽게 공유해요. 이런 태도가 신뢰를 만드는 데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해요.

Q. 링글은 AI 기반 스피킹 테스트, AI프렙 OPIc 등 기술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기술이 영어 교육 품질을 높이는 데 어떤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시나요?

AI는 도구일 뿐입니다. 결국 사람과의 대화가 영어 실력을 바꿉니다.

AI 스피킹 테스트나 AI프렙 같은 자동화된 도구들은 분명히 필요합니다. 하지만 저희가 그런 기술을 개발하는 이유도 결국 사람과 사람의 대화를 더 잘 준비하기 위해서예요. 언어는 상대가 있고, 그 사람의 관심과 몰입 속에서 이루어지는 거잖아요. 그래서 인간 튜터와의 대화에서 나오는 집중도와 피드백은 AI가 따라올 수 없는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 이렇게 인터뷰를 AI가 대신하지 못하는 것과 비슷해요. 어떤 질문을 할지, 어떻게 다시 묻고, 어떻게 반응할지는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일이니까요. 그래서 링글은 기술을 쓰지만, 본질은 사람이라고 계속 이야기 합니다.

저도 개인적으로 GPT를 잘 활용하고 있지만, 사람마다 진입장벽이 다르다는 것도 잘 알고 있어요. 오히려 그런 간극을 좁혀주고, 사람들이 더 잘 성장할 수 있게 도와주는 게 링글의 역할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Q. 앞으로 영어 교육 시장은 어떻게 바뀔 거라고 보시나요? 또, 링글은 그 변화에 어떻게 대응하려고 하는지 궁금합니다.

영어 회화만으로는 부족한 시대, 결국은 커뮤니케이션과 논리적 설명의 힘이 필요해집니다.

링글이 처음 시장에 들어왔을 때도 전화 영어, 사람 튜터, AI 튜터까지 다 있었어요. 지금도 여전히 다양한 교육 방식이 계속 나오고 있고, 앞으로도 기술 변화는 더 빨라질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그런 변화 속에서도 저희가 놓치지 않고 있는 게 하나 있습니다. 영어를 배우는 목적이 단순히 문장을 말하는 게 아니라는 점이에요.

결국은 상대방에게 내 생각을 제대로 설명하고, 논리적으로 설득하는 게 필요한 순간이 옵니다. 그냥 대화 몇 문장 잘 넘기는 게 아니라, 내가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 어떤 근거가 있는지를 말할 수 있어야 하죠. 그게 링글이 계속 고민하고 있는 부분입니다.

그래서 저희는 B2C든 B2B든 사용자와 임직원들이 ‘실제로 더 잘할 수 있도록’ 돕는 방향으로 서비스를 설계해왔어요. 단순히 스크립트를 반복하는 게 아니라, 이 사람이 어떤 상황에서 어떤 표현이 필요한지를 같이 고민하는 방식으로요. 그게 지금까지 저희가 버티고 성장해올 수 있었던 이유이기도 하고, 앞으로도 그 방향은 바뀌지 않을 것 같아요.

Q. 이번 B2B Roadmap 2025 컨퍼런스에서 특별히, B2B 리더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미리 나눠주실 수 있을까요?

B2B 시장은 잔인합니다. 안심하지 마세요.

한 번 B2B 고객과 계약이 됐다고 다 끝난 게 아니에요. 오히려 그때부터가 시작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저희처럼 경쟁이 치열한 교육 시장에서는 고객을 만족시키지 못하면 바로 대체됩니다. 그래서 늘 배고픈 상태를 유지하려고 해요. 헝그리 정신을 놓지 않으려고 합니다.

‘이제 우리도 B2B 잘하니까 됐다’고 생각하는 순간부터 위험해져요. 늘 고객 입장에서 생각하고, 기대를 충족시키는 수준이 아니라 예상을 뛰어넘는 경험을 주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태도가 있어야 다음 계약으로, 또 다음 고객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믿어요.

김예지
글쓴이

김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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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원티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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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예지

대표 / 콘텐츠 그로스 마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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