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글을 시작하기 전에 ]
2020년대 우리는 다른 전환점에 서 있다. AI 기술의 진화는 반도체 혁명에 있어서 새로운 전환점을 만들어내고 있다.
AI 모델 훈련과 실행을 위한 GPU에 대한 수요는 급증하고 있으며, 이는 반도체 설계와 제조의 패러다임을 재편하고 있다.
엔비디아는 AI칩 시장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으며, 구글과 아마존 같은 빅테크 기업들 또한 자체 ASIC를 개발하며 칩 주도권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AI시대 GPU, HBM에 대한 막대한 투자는 비가역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특히, CES 2025에서 엔비디아의 젠슨 황은 물리적 AI와 휴머노이드 로봇을 강조했는데 이는 반도체 칩이 단순히 컴퓨팅 성능을 높이는 차원을 넘어 인간의 삶과 물리적 세계를 재구성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는 이야기다.
AI와 로봇 기술이 차세대 수조 달러 규모의 시스템 산업으로 새로운 경제 질서를 형성할 것이라는 예측이다.
미래 산업이 주축이 되고 있고 더더욱 중요해지고 있는 반도체의 기술 흐름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자.
Ⅰ. 세계 반도체 시장은 어디로 가고 있는가?
물이 좁은 병목을 만나면 흐름이 막히듯, 현대 산업의 혈류인 반도체도 다양한 형태의 병목 현상에 직면하고 있다.
반도체 칩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2천 단계 이상의 공정을 거쳐야 한다.
이를 위해 수천 개 기업이 협력한다. 이 과정에서 실리콘 원자재는 평균 2만 5천 마일을 이동하며 70번 이상 국경을 넘는다.
반도체 생산 과정의 복잡성은 이 산업이 현대 경제와 기술의 핵심임을 보여준다.
그리고 지정학적 긴장과 병목 현상으로 인해 지속적으로 위험 구간을 통과해야 함도 시사한다.
AI확장의 병목과 제번스 역설
비용 효율성은 단순히 기술적 혁신에 그치지 않고, AI기술 확장에 있어서 우려와 기대를 동시에 내포한다.
마이크로소프트 CEO사티아 나델라가 소셜미디어 X에 언급한 것처럼 제번스 패러독스를 상기시킨다.
즉, 기술적 효율성으로 인해 오히려 사용량이 증가하면서 전체 시장 규모가 확대되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에너지 효율적인 전구가 전기를 덜 사용하지만, 가격이 저렴해지면서 더 많이 사용하게 되어 전체 소비가 증가하는 것처럼 말이다.
이러한 제본스 역설이 AI기술 발전과 시장 확대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틀이 될 수 있다.
비용 절감은 AI기술의 확산을 촉진하고, 이는 데이터 센터, 반도체, 전력 수요를 폭발적으로 증가시킬 가능성을 내포한다.
이는 2010년대 초 클라우드 컴퓨팅 도입 상황의 데자뷔다. 당시 스마트폰의 컴퓨팅 작업이 클라우드 서버로 이전되면서 단말기 하드웨어의 사양이 간소화될 것으로 예상되었다.
구글과 아마존은 얇고 가벼운 디바이스를 내놓았고, 인텔은 아톰 CPU를 탑재한 슬림한 노트북 시장을 타깃으로 삼았다.
이로 인해 반도체 업계에서는 모바일 시스템 온 칩과 모바일 메모리 같은 칩 사업에 엄청난 쓰나미가 몰려올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었다.
그러나 실제로 벌어진 일은 정반대였다. 사용자들은 스마트폰을 단순한 콘텐츠 소비 도구에서 콘텐츠 크리에이션 허브로 활용하기를 원했으며, 이는 더 강력한 AP와 모바일향 GPU 성능을 요구했다.
결과적으로 리치한 하드웨어 전략을 내세운 애플이 성공을 거두었고, 클라우드 기술의 발전은 새로운 고성능 서비스와 애플리케이션 수요를 창출하면 스마트폰 시장의 판도를 바꾸는 결정적 요인이 되었다.
상상력의 병목 : 혁신의 진정한 해자
딥시크 창업자 량웬펑은 인터뷰에서 미중 간 AI기술력에 1~2년의 차이가 있다고 하나, 진짜 격차는 독창성과 모방의 차이이고, 이것이 변하지 않는다면 중국은 언제나 추종자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그는 클로즈드 시스템으로는 경쟁자들의 추격을 막을 수 없다며 중국이 혁신의 해자를 구축하려면 오픈 소스와 생태계 협력을 통해 독창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Ⅱ. 대만의 개방형 생태계
대만의 생태계 기업들은 IDM 혹은 폐쇄적 시장에 머무르지 않고, 글로벌 시장이라는 광야로 나갔다.
글로벌 1위 기업들, 엔비디아, 애플, 브로드컴 등을 고객으로 두게 되면서 제품 플랫폼과 안정적인 공급 역량을 확보하는 동인으로 삼았다.
이를 통해 대만은 단순한 부품 제조국에서 아이디어와 시스템을 수출하는 국가로 변모하며 1인당 GDP 3만 4천 달러 수준으로 성장했다.
TSMC 뿐만 아니라 IDM 비즈니스 기업이었던 UMC도 개방형 생태계로 변화했다.
이 회사는 미이어 텍과 노바텍 등으로 분사하여 글로벌 팹리스 기업으로 성장했고, 대만 반도체 생태계의 중요한 축으로 자리 잡았다.
그 밖에 라간, ASE, 파워텍, 킹얀 기업 리얼텍 등이 애플 등 글로벌 기업과 사업을 하는 생태계로 발전하면서 대만의 핵심적인 클러스터를 형성했다.
Ⅲ. 중국 기술 굴기
역사적 맥락에서 본 중국의 기술 굴기
중국은 한 때 세계 4대 발명품인 화약, 나침반, 제지, 인쇄술을 탄생시킨 기술 선도 국가였다.
메소포타미아, 이집트, 인더스, 황하의 인류 4대 문명 중에 유일하게 살아남아 현재까지 맥을 이어왔다.
하지만 1840년대 아편전쟁 당시 서방의 앞선 군대에 무릎을 꿇고 난징조약을 체결하게 되면서 1940년대까지 기술적 열등감과 굴욕의 시대를 겪어야 했다.
그 후 서양 기술을 따라잡기 위한 끊임없는 노력은 중국 근대화의 중요한 원동력이 되었다.
청나라 멸망 이후 내전과 혼란 속에서 중국은 기술적 도약의 기회를 놓쳤다.
37년 동안 국민당과 공산당의 내전을 겪으면서 극심한 혼란을 겪었다.
1949년 게릴라전을 통해 정권을 장악한 마오쩌뚱의 재건 정책은 독재와 보수, 폐쇄성으로 점철되면서 경제성장을 제약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이러한 한계를 지켜봤던 덩샤오핑은 1978편 개혁개방 정책을 통해 중국을 현대화하고 기술 발전과 상업적 역량을 이끌어내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특히, 미국은 중국을 냉전시대에 소련을 견제할 수 있는 파트너로 삼기를 희망하고 적극적으로 협력했다.
Ⅳ. 원자의 시대와 파인만의 비전
원자를 하나씩 배열할 수 있는 시대가 온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라는 도발적 질문은 현대 반도체 산업의 청사진이 되었다.
파인만의 선구적 통찰은 1nm이하 나노 스케일, 초고밀도 정보 저장, 양자역학적 혁신 등 핵심 영역을 예견했다.
파인만은 머리핀에 브리태니커 백과사전 24권의 분량을 기록할 수 없겠는가라고 물었다.
데이터 스토리지의 고집적화 가능성을 예견한 질문이다.
이어서 원자는 소규모에서 양자역학 법칙을 따르며 대규모 시스템과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작동한다고 하며 양자역학적 특성을 활용한 퀀텀 컴퓨팅 등의 혁신 가능성을 시사했다.
원자를 정확히 우리가 원하는 위치에 놓음으로써 화학적 합성을 할 수 있을 것이다라는 파인만의 예측은 원자 배열을 통한 화학적 합성과 물질 설계의 혁신을 내다본 것이다.
그리고 화학과 생물학의 문제는 우리가 원자 단위에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 볼 수 있고, 이를 조작할 수 있는 능력이 발전함으로써 크게 도움을 받을 것이다라고 언급하며 나노 레벨 반도체 기술이 생명과학 및 재료공학 분야에 미칠 영향을 강조하기도 했다.
[ 글을 마치며 ]
이 책에 나오는 내용 중에 세 가지를 다시 한번 생각해 보도록 하자.
첫 번째는 인공지능의 발전이 가지고 올 새로운 반도체 수요이다.
반도체 수요는 새로운 기술의 발전과 함께 증가되었다.
개인용 PC의 발전으로 새로운 CPU가 필요해졌고 메모리칩의 용량도 증가되었다.
인터넷의 발달로 인해서 사용성이 증가되게 되면서 더 많은 PC가 필요해지게 되었고 노트 PC의 보급과 함께 새로운 수요도 발생하게 되었다.
인터넷과 개인용 PC는 저장되는 정보의 증가를 가지고 오게 되었고 스마트폰의 발달로 이어지게 되었다.
스마트폰의 발달은 더 많은 수의 사람들이 인터넷을 사용하게 하는 영향을 만들어냈고 더 많은 반도체 사용량을 불러오게 되었다.
고정된 장소에서만 인터넷을 사용하게 되다가 이동하면서 인터넷을 사용하게 되고 더 많은 분야에서 인터넷과 개인용 디바이스의 사용을 요구하게 되면서 새로운 기술이 필요해지게 되었다.
정보처리 기술을 좀 더 복합적이고 빠르게 원하는 수요로 인해서 기계학습을 통해 기계가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고 나아가 인공지능의 발전이 필요해지게 되었다.
인공지능의 발전은 새로운 서비스를 만들어내고 있고 충분한 수요가 뒷받침되게 되면서 새로운 반도체 칩과 새로운 기술이 접목되면서 이전에 없던 수요가 만들어지게 되었다.
이렇게 인공지능의 발전은 반도체 칩의 새로운 수요를 만들어내고 있는 중이다.
두 번째는 반도체 기능의 향상과 부가가치의 증폭이라는 점이다.
반도체 칩이 이전에 없던 기능을 보여주면서 가격이 몇 배나 증가하게 되었다.
7 나노 5 나노 3 나노 공정까지는 충분한 수율을 만들어내고 있고 상용화된 반도체 칩이 시장에 공급되고 있는 상황이다.
향후에는 더 작은 공정을 활용한 칩을 요구하고 있고 그렇게 만들어질 반도체 칩은 2 나노 1 나노 공정을 접목하게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첨단미세공정의 경우에는 더 많은 투자가 필요하게 되는데 이로 인해서 반도체 칩의 가격은 기하급수적으로 상승하게 된다.
이런 투자를 하기 꺼렸던 기업들이 이제는 충분한 시장 수요로 인해서 투자에 나서게 되었고 이를 반영한 가격을 책정하기 시작했다.
2 나노 1 나노 공정을 완성했을 때에 팔리게 될 완성칩의 가격은 이전에 비해서 2배 정도 비싸지게 되더라도 충분히 수요가 뒷받침되기 때문에 공급이 될 전망이다.
마지막 세 번째는 인공지능과 반도체의 발전이 맞물리면서 더 큰 시장 수요가 만들어질 것이라는 점이다.
코로나 이후 세계정세가 모두 자국의 이익 극대화를 위해서 변모되고 있는 만큼 앞으로도 반도체와 인공지능은 나누어 가질 수 없는 기술이 될 것이다.
한 개의 기술이 시장에 공급되어 충분한 수요를 감당하게 된다면 가격은 낮아질 수 있지만 각자가 개별적인 기술을 만들게 될 경우 비효율이 발생하게 된다.
그렇지만 현재 국제정세는 비효율을 만들더라도 모두가 인공지능과 반도체 굴기를 향해서 나아가고 있고 공급이 수요를 초과하는 형세가 나타날 수 있다.
그렇더라도 각자의 클러스터 안에서 독자적인 생태계를 운영하고 싶어 하기 때문에 미래에는 더 많은 공급이 만들어지게 될 것이고 더 많은 수요가 탄생하게 될 것이다.
인류 발전의 측면에서는 더 많은 자원이 투자되면서 더 큰 효용가치가 탄생되기 때문에 더 빠른 기술 발전을 목도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앞으로 좀 더 많은 관심을 가지고 지켜볼 필요가 있겠다.
참고 도서 : 칩 퓨처 (임준서)
* 박천욱님의 더 많은 생각이 궁금하다면?
✅ https://brunch.co.kr/@grandm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