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과장님의 뒷모습을 보는 것을 좋아해요” 라며 당돌하게 말하는 미모의 부하 직원. 농담하지 말라면서도 흔들리는 눈빛을 감추지 못하는 남자의 마음엔 당혹과 설렘이 교차한다. 그런가 하면, 도시락을 사가던 훈남 단골 청년은 매일 먹으면 질리지 않느냐는 말에 “도시락 때문에 매일 오는 게 아니”라며 주인 여성의 가슴에 파문을 일으킨다.

1990년 중반 큰 화제를 일으킨 산토리 위스키의 광고 캠페인 주인공들은 모두 중년이다. New Old라는 브랜드명과 “Old is New”라는 슬로건이 암시하고 있는 것처럼 중년에게 찾아온 새로운 연애 감정이 광고에 그려진다. 이 광고가 나오던 시기는 이른바 버블경제가 무너지던 때였다. 중년으로 진입하던 베이비붐 세대의 불안과 허무함이 깔리던 시기에 이 시리즈는 중년 소비자들의 감성을 건드리며 큰 호응을 받았다. 젊고 아름다운 이성에게 플러팅을 받는다? 중년의 판타지일 뿐일지 모르지만 판타지는 판타지대로 효용이 있는 법이다.
자칫 불륜이나 외도를 부추기는 표현으로 매도될 수 있던 캠페인은 광고의 엔딩마다 배치된 주인공들의 귀여운 동작과 문학성 높은 키카피 덕분에 적절한 균형감을 가지고 큰 사랑을 받는 캠페인이 됐다. 그 시절 수많은 중년들의 마음에 작은 불꽃을 일으킨 이 문장은 지금도 1990년대를 대표하는 광고 카피로 손꼽히고 있다. 이 카피를 쓴 오노다 다카오(小野田隆雄)가 TCC 카피라이터 명예의 전당에 헌액 되는데 큰 기여를 한 것은 물론이고.
동영상 4편 연속 :
정규영의 더 많은 생각이 궁금하다면?
아 ㅋㅋㅋㅋ 광고 너무 좋습니다. 유쾌하고 뭔가 농후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