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일에는 이유가 있다.
올해 상반기를 뒤돌아보면 롤러코스터가 따로 없었습니다. 당장은 힘들고 아쉬운 선택들도 있었지만 모두 저를 더 성장하게 만들었어요.
. 작년 말, 5년 동안 팀을 이끌던 회사에서 퇴사했어요. 눈에 보이는 성과도 많았고 팀원들과 손발이 정말 잘 맞았지만, 링크드인 활동을 통해 얻게 된 저의 빠른 삶의 템포, 더 넓은 분야에 대한 욕심이 9 to 6 직장인에서 벗어나는 계기가 됐어요. 측정 시스템을 모두 뒤엎는 결정을 하자마자 퇴사해버린 무책임한 팀장이었습니다.
➡️ 팀장의 공백 속에서도 안정적으로 프로젝트를 마무리한 두 팀원 분들이 너무나 자랑스러워요. Jieun Kim Je Ho Yeon
. 1월부터 종합광고대행사 Hakuhodo Cheil에서 주 3일간 데이터비즈니스 팀장직을 맡고 있습니다.
➡️ 오랜만에 마케팅 실무로 돌아가 잘 할 수 있을까?라는 두려움이 있었지만 생각보다 5년 전보다 변화는 크지 않았고, 데이터를 잘게 보는 법, 데이터를 비즈니스 기준에 입각해서 보는 법으로 빠른 적응이 가능했어요. 무엇보다도 6개월 간 저의 부산스러움과 일정 들쑥날쑥함을 배려해주신 회사에 정말 고마움을 많이 느낍니다. ❤️ 일을 진심으로 열심히 하는 팀원 분들, 한 분 한 분 너무나 친절한 AE 분 등 분위기가 정말 좋은 회사입니다. 그러나 다들 링크드인을 잘 하지 않아서 저의 이중생활(?)은 잘 모르세요. 😆
. 연초 정말 오랜 기간, 여러 단계 준비하던 포지션에서 최종 탈락했습니다. 첫 커피챗에 ‘회사에서 제가 할 수 있는 일’ 제안서를 써갈 정도로 정말 가고 싶었던, 모두가 선망하는 회사였어요.
➡️ 탈락한 직후에는 제가 무엇이 부족했는지를 곱씹었습니다. 하지만 그 이후에는 제가 뭘 잘해서 최종 면접도 보고, 뉴욕에 계신 VP님과 만날 기회도 얻었는지를 더 회고했어요.
. 3-4월에는 가슴이 철렁하는 일도 있었습니다. 그 땐 심장이 두근거려 한동안 커피도 못마실 정도였어요. 마음이 잘 맞았던 분들과 헤어지는 것도 아쉬웠고요.
➡️ 뒤돌아보면 저의 전체 15년 커리어 중 10년이 대행사였기에, 저는 온실 속의 화초가 아니었나 싶은데요. 대행사가 일은 많아도 서로 으쌰으쌰하기에 큰 굴곡은 별로 없으니까요. 이젠 왠만한 일로는 심장이 두근거리지 않습니다. 외부에 저를 더 드러내는 데에 용기가 생기기도 했어요.
. 긴 호흡의 기업 강의.. 정말 힘듭니다 😅 특히 제조업, 건설업 쪽에서 강의를 해보고 ‘이 분들의 반응은 어떻게 이끌어내지?! 내 강의 정말 별로인가?’ 자괴감에 빠졌어요.
➡️ 뜬금없이 링크드인에서 제가 자체적으로 오프라인 강의 모객을 했던 계기였어요. 직접 모집한 분들의 반응으로부터 용기를 얻어야 했는데, 와주신 분들 모두 리액션과 후기를 후하게 남겨주셔서 힘이 났습니다. ‘그냥 이 분들은 속으로 리액션을 하고 계실거야.’ 라고 위안을 삼으며 계속 강의를 다듬었고, 평점 4.3에서 4.8까지 올릴 수 있었어요.
. 저를 과대평가했습니다. 회사 3일, 오프라인 강의, 온라인 강의, 프로젝트성 컨설팅, 책집필, 스터디까지… 다 놓을 수가 없었어요. 하나 하나 연결된 다음 기회가 너무나 아쉬웠거든요. 거의 6개월 내내 [ 일-육아-아이 잠들고 일 ]을 하기도 하고 나이에 안맞게 밤을 샐 때도 많았어요.
➡️ 그러다 최근 번아웃을 겪었습니다. 모든 열정이 사그라들고 우울감이 갑자기 나타났어요. 이걸 계기로 제가 현재 하고 있는 일들을 나열해보고, 미래를 생각한 취사 선택을 해야 함을 깨달았습니다. 회사 생활을 오래 하면 일을 쳐내는 것이 정말 어려워요. 일을 넓게 받을 수록 덕목이 되니까요. 이번 번아웃이 없었다면 저의 메타인지도 없었을거에요.
오늘 글은 누구에게 도움이 되는 글이 아닌 주저리 주저리 회고입니다. 😄 곡소리 나는 불경기이기에 다른 분들도 굴곡이 참 많았겠지만, 그래서 어떻게 성장했는지를 더 뒤돌아보시면 좋겠어요. 하반기에 더 빛날 우리들이니까요! ✨

변화하고, 배우고, 추진하는 자세가 너무 멋있습니다. 힘을 주는 글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