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마케팅이 소비자를 ‘타켓팅’하는데 집중했다면, 인텐트 마케팅은 소비자가 구매 결정을 내리는 순간(Category Entry Point)’을 포착하고 그 순간에 브랜드를 노출하는 것이 핵심이다. 인텐트 마케팅이란 적은 인원을 대상으로 하는 포커스 그룹 인터뷰를 통해 소비자를 이해하는 게 아니라, 소비자의 실시간 행동 신호(검색, 웹사이트 방문 등)를 분석해 그들의 의도(인텐트)를 파악하고 이를 마케팅 전략 전반에 반영하는 접근법이다.
– 인텐트 마케팅 혁명, 리스닝 마인드 팀 지음
전 직장에서 맥북을 쓰다가 퇴사하고 집에 있는 삼성 노트북을 쓰다보니 4년 동안 익숙해진 맥북의 UX가 그리워졌다. 비록 고가의 금액대였지만 나에게 주는 퇴사 선물로 맥북 프로를 구매했다. 처음에는 ‘맥북 프로’라는 키워드로 검색을 시작했다. 정보를 비교해보니, 작년에 출시된 맥북 프로(M4) 기본 사양도 기존에 회사에서 쓰던 맥북(M1) 대비 성능이 월등히 좋았다. 애플 맥북은 다른 브랜드와 다르게 다양한 조합을 선택할 수 있다는 걸 확인하고 블로그 및 유투브 후기 콘텐츠를 일주일 정도 탐색하다가 결국 쿠팡에서 구매했다.
고객 여정에서 검색 데이터는 가장 중요하다. 사람들은 무엇을 원하든 대부분 검색을 통해 해결한다. 때문에 고객 여정 지도를 검색 데이터에 근거해서 설계하고 이를 분석한 뒤 마케팅 액션에 녹여내는 건 마케터가 해야 할 필수 작업이다. 저자는 ‘누가 살 것인가’가 아니라 ‘어떤 상황에서 살 것인가’를 파악하는 게 브랜드 성장의 핵심이라고 언급한다. ‘소비자가 검색하는 순간’에 브랜드가 떠오르지 않는다면 그 브랜드는 존재하지 않는 것이나 다름없다는 내용도 강조한다.
책을 읽으면서 내가 맥북을 구매했던 여정을 되돌아봤다. 애플, 삼성, LG 노트북을 전부 써봤던 입장이었기 때문에 애플을 제외한 나머지 브랜드는 고려조차 하지 않았다. 초기 탐색, 정보 탐색, 경험 탐색, 구매 확정 단계에서 상당히 많은 키워드와 상황들을 검색했다. 처음에는 주로 검색엔진에서 단순 키워드 중심으로 검색하다가, 이후 맥북 프로 모델별 비교 및 사용 후기 관련 영상 콘텐츠를 보면서 구매를 결정했다. 각 여정의 순간에 고민을 해결해주는 콘텐츠가 없었다면 구매를 결정하기까지 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을까.
검색 데이터 기반 고객 여정 지도를 설계하는 방법과 더불어 SEO 프레임워크를 실제로 적용할 때 실무자 관점에서 고려할 요소가 뭔지 궁금했는데 책을 통해 도움을 받았다. 시간이 다소 오래 걸리더라도 브랜디드 미디어 구축은 외주를 맡기지 말고 내부에서 콘텐츠를 기획, 편성, 제작하는 능력을 갖춘 인력과 조직을 만들어야 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내부 직원들이 콘텐츠 작성에 대한 동기를 부여할 수 있을까.
콘텐츠 작성이 왜 중요한지를 리더가 전 직원을 상대로 상기시키고, 콘텐츠 작성을 업무 시간에 할당해서 누가 눈치주지 않는 문화로 정착시키고, 정기적으로 콘텐츠 작성에 대한 보상을 하는 것. 나는 적어도 이 3가지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럼 모든 직원이 콘텐츠를 의무적으로 써야 할까? 난 아니라고 본다. 억지로 짜낸 콘텐츠는 오히려 독이 되는 측면이 있다. 콘텐츠는 양도 양이지만 퀄리티가 먼저다. 특히 B2B 마케팅을 하는 회사는 웰메이드 콘텐츠가 영업에 절대적으로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책이 상당히 두꺼워서 부담은 되지만 특정 파트는 몇 번이나 반복해서 읽을만큼 내용이 알차다. 특히 사회 생활을 막 시작하는 주니어 레벨 마케터는 본인의 업무 처리 외 어떤 방법으로 고객의 의도를 파악할지 감을 잡지 못하고 트랜드나 기술적인 요소만 쫓는 경우가 많은데, 검색 데이터의 중요성과 인텐트 마케팅 개념을 잡기에 이만한 책이 없기에 일독을 권장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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