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현대 서울, 내가 매출 역신장이라니!

약점을 보완하기보다는 강점을 더욱 강화하는 게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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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글은 2025년 08월 06일에 발행된 뉴스레터에 실린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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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도 이겨냈었는데…

2025년 상반기 백화점 매출 성적표가 공개됐습니다. 롯데·신세계·현대, 이른바 ‘빅3’ 백화점의 57개 점포에서 거둔 총매출은 17조 6,215억 원. 전년 대비 증가율은 고작 0.3%에 그쳤고요. 이 가운데 매출이 성장한 점포는 18곳뿐이었죠. 백화점 업계 전반이 얼마나 어려운 시기를 지나고 있는지, 숫자만 봐도 짐작할 수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눈에 띈 곳은 단연 더현대 서울이었습니다. 상반기 매출은 5,868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5% 감소했거든요. 오픈 이후 처음으로 매출이 줄었고, 점포별 매출 순위도 한 계단 내려앉았죠.

하지만 더현대 서울이 어떤 곳인가요? 코로나 팬데믹이라는 특수한 상황 속에서 문을 열고도, 오픈 1년 만에 누적 매출 8,005억 원을 기록하며 백화점 오픈 매출 기록을 경신한 점포입니다. 이후 단 3년 만에 연매출 1조 원을 돌파하며 최단기간 기록도 갈아치웠고요. ‘한국 백화점의 미래’라 불리던 이곳에, 지금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걸까요?


본진이 흔들리고 있습니다

이번 매출 감소가 워낙 충격적이기에, 업계에선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먼저 현대백화점이 ‘2조 매출 점포’라는 상징적 목표를 위해 판교점에 집중한 나머지, 더현대 서울 등 다른 점포 관리에 비교적 소홀해진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있고요. 한편에선 더현대 서울은 2030 고객 비중이 높아 객단가가 상대적으로 낮은 데다, 최근 소비 양극화가 심화되며 직격탄을 맞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물론 외부에선 정확한 원인을 알 수 없겠지만요. 개인적으로는 더현대 서울의 ‘영 앤 럭셔리’ 전략이 오히려 독이 된 건 아닐까 싶습니다.

더현대 서울은 오픈 초기부터 에·루·샤(에르메스·루이뷔통·샤넬) 없이도 놀라운 실적을 기록하며 주목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내부적으로는 명품 없이 성장세를 이어가기엔 한계가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이죠. 그래서인지 이후 현대백화점은 더현대 서울의 명품 브랜드 유치를 꾸준히 확대해 왔고요. 이를 ‘영 앤 럭셔리’ 타깃을 위한 차별화 전략이라 설명했습니다.

실제로 2023년 말 루이뷔통 여성 매장을, 2024년 말엔 루이뷔통 맨즈 매장을 오픈합니다. 그리고 1층 전체를 명품관으로 리뉴얼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는데요. 아마 이 흐름에 맞춰 더현대 서울이 연매출 1조 5천억 원, 나아가 2조 원까지 돌파하기를 내심 기대했을 겁니다. 하지만 결과는 정반대였습니다. 매출은 오히려 줄어들었으니까요.

사실 명품 브랜드가 입점한다고 해서 매출이 즉시 급등하는 건 아닙니다. 대부분 명품 브랜드는 매장 총량제를 운영하기 때문에, 기존 점포에서 브랜드를 빼와 새로 입점시킬 때는 효과가 크지만, 단순 신규 출점만으로는 한계가 있거든요. 더현대 서울이 서울 서부권 기준으로는 독보적인 명품 라인업을 구축 중이긴 하나, 도심이나 강남권엔 이미 이들을 능가하는 경쟁 점포들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특히 기존 점포에서 VIP 대우를 받던 고객을 단기간에 데려오긴 어렵다는 점에서, 고객 유치의 파급력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었던 거죠.

결국 명품 브랜드들이 실질적인 실적을 내기 전까지는, 기존의 강점이던 영패션이 중심을 지켜줘야 했습니다. 하지만 명품에 힘을 쏟는 사이, 영패션 섹션은 상대적으로 약해졌던 겁니다. 이번 실적 부진의 배경엔 이 균열이 자리 잡고 있지 않나 싶고요.

더현대 서울의 빠른 성장을 이끌던 영패션, 하지만 화제성이 줄어들고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동력을 잃은 걸로 보입니다더현대 서울의 빠른 성장을 이끌던 영패션, 하지만 화제성이 줄어들고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동력을 잃은 걸로 보입니다

그간 더현대 서울의 성공 공식은 분명했습니다. 식품과 팝업 스토어로 유입을 만들고, 이를 신진 브랜드 구매로 전환시키는 구조였죠. 하지만 이 전략은 신세계 강남점, 롯데 잠실점 등 경쟁사들이 빠르게 따라잡으며 더 이상 유일한 강점이 아니게 됐습니다. 이로 인해 영패션 수요가 분산되며, 더현대 서울의 매출도 영향을 받았을 가능성이 큽니다.

여기에 최근 무신사의 공격적인 오프라인 확장의 영향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올해 상반기 무신사의 오프라인 판매액은 1,000억 원을 넘어섰고, 여전히 빠르게 성장 중입니다. 즉 더현대 서울로선 앞으로 더욱 강력한 경쟁자와 맞서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된 셈이죠.


잘하는 걸 더 잘해야 합니다

이처럼 중요한 시점인데도 더현대 서울은 여전히 명품 라인업 확대에 집중하는 모습입니다. 물론 성과도 이어지고 있죠. 올해 4월엔 로에베가 입점했고, 9월엔 미우미우, 10월엔 셀린느가 들어올 예정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이 같은 명품 브랜드 유치만으로 예전처럼 빠르게 성장하는 모습을 회복하긴 어려워 보입니다. 고객이 굳이 경쟁 점포가 아닌 더현대 서울에서 이를 구매해야 할 ‘이유’를 아직 명확히 제시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결국 더현대 서울이 다시 성장 궤도에 오르려면, 과거의 차별성을 되찾는 게 우선 아닐까요? 더현대 서울에 대한 관심도는 여전히 높은 편이지만, 초기의 폭발적인 주목도에 비하면 확실히 줄어든 분위기입니다. 팝업스토어나 크리스마스 VMD처럼 더현대 서울의 상징이던 요소들도 이제는 경쟁사들이 빠르게 따라잡고 있어, 더 이상 뚜렷한 차별화 포인트로 작동하기 어려워졌고요. 기존의 성공 공식을 뛰어넘는 새로운 전략이 필요해진 거죠.

더현대 서울이 특별했던 이유는, 다른 백화점들이 시도하지 않던 것에 과감히 도전하고 성과를 냈기 때문입니다. ‘영 앤 럭셔리’는 이미 시장에서 검증된 안정적인 방향이긴 하지만, 더현대 서울을 더현대 서울답게 만들었던 건 바로 ‘익숙하지 않은 성공’을 만들어낸 실험 정신이었습니다. 따라서 기존에 잘하던 것을 더 잘 해내는 혁신 없이는, 다시 한번 시장을 압도하는 건 쉽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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