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역사는 1등만 기억할 것 같지만 영리한 2등도 역사에 남는다. 렌터카 회사 에이비스(AVIS)가 그 증거다. 1940년대에 설립된 에이비스는 미국의 자동차 및 연관산업의 확대와 더불어 착실하게 성장했다. 그러나 그 존재감은 미약했다. 70% 이상의 점유율로 시장을 지배하던 압도적 1위 기업 Hertz가 있었다. 1962년에 에이비스는 고만고만한 2위권에서 박차고 나갈 담대한 카피의 광고를 집행한다. 우리는 2등입니다. 그래서 더 열심히 합니다.(AVIS is only No.2 in rent a cars. So, we try harder)
이 카피는 시장을 흔들었다. 1등을 자랑하기 바쁜 광고시장에 신선한 돌풍이었다. 약점을 인정하는 진실한 회사라는 이미지와 함께 50%씩 매출이 뛰었다*. 13년간 연속 적자행진을 하던 회사는 단숨에 흑자로 돌아섰고**, 시장점유율은 허츠를 위협할 수 있는 수준으로 커나갔다. 에이비스가 결국 허츠를 넘어서지는 못했지만 소비자의 인식 속에 렌터카의 양대산맥으로 자리하며 지속적인 성장을 가능케 했다.
에이비스가 실제로 경쟁자보다 열심히 일해서 성공한 것이 아니다. 압도적 1등과 비교하여 2등이라는 포지셔닝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캠페인은 2등 전략의 교과서로 불린다. 에이비스의 2등 전략을 따라한 수많은 광고들이 있었지만, 에이비스만큼 유의미한 성공을 거둔 사례는 찾기 힘들다. 교과서는 교과서일 뿐이다.
* Song Won-Seop,Korea JoongAng Daily, Happy to be No.2, 2009년 1월2일 (https://koreajoongangdaily.joins.com/2009/01/02/fountain/Happy-to-be-No-2/2899347.html)
**알 리스, 잭 트라우트, 마케팅 불변의 법칙, 십일월출판사, p7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