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마케터의 관점(feat.AI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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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중국 베이징에서 세계 최초의 올림픽이 개최되었습니다.

4일간 치뤄진 올림픽 기간동안 총 21개 종목에 중국, 미국, 독일 등 16개국이 출전했습니다.

그 대회는 바로 <휴머노이드 올림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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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상, 축구, 체조 등 다양한 종목에 500여대의 로봇이 출전했습니다. 그만큼 AI기술과 로봇기술이 우리 생활에 더욱 가까이 다가왔음을 보여줬습니다. 축구 경기를 펼치는 로봇의 운동능력이 현재는 비록 5~6세 수준이지만 기술발전 속도를 감안하면 빠른 시간내에 인간의 능력을 따라잡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이와 같이 AI기술을 기반으로 한 시대는 우리의 생활 속에 깊이 침투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는 또 있습니다. 바로 네이버의 검색시장 점유율 변화 추이입니다. 몇년전만 해도 우리는 궁금한게 있으면 네이버앱을 켜서 검색어를 입력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Chat GPT와 같은 AI를 활용합니다. 내가 원하는 내용을 자연어 기반의 문장으로 입력하면 다양한 데이타 기반의 정보를 제공해주기 때문입니다. 그결과 네이버의 검색시장 점유율은 2015년 78%에서 2024년 58%로 위축되었습니다. 그나마도 네이버는 맛집 검색할 때만 사용한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입니다.

그렇다면 이러한 변화 속에서 제품 혹은 서비스를 판매하는 브랜드와 고객에게 브랜드를 인지시키려는 마케터는 어떠한 변화를 해나가야 할까요?


브랜드 & 마케터 : 왜(Why)를 다시 묻다

미국 아마존(Amazon)은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이자 혁신의 아이콘입니다. 하지만 아마존이 단순히 물건을 잘 파는 회사라면, 오늘날과 같은 영향력을 가질 수 있었을까요?

아마존이 진짜로 강력한 이유는 ‘무엇을(What)’ 파느냐가 아니라, ‘왜(Why)’ 존재하는가에 있습니다. 제프 베조스는 창업 초기부터 아마존을 “세계에서 가장 고객 중심적인 회사”로 정의했습니다. 고객이 무엇을 필요로 할지 미리 고민하고, 고객 경험을 집요하게 개선하는 데 모든 의사결정을 맞췄습니다. 그래서 아마존 임원 회의때는 항상 빈 의지가 놓여있기로 유명합니다. 바로 고객의 자리이며, 항상 고객 관점을 잃지 않겠다는 의지입니다.

고객 관점에서 시작한 ‘Why’는 단순한 슬로건이 아니라, 브랜드와 고객 사이의 약속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약속이 쌓여 오늘날 아마존이라는 브랜드가 만들어졌습니다.

AI 시대의 브랜드마케터에게 필요한 관점도 바로 여기 있습니다. ‘우리가 무엇을 하는지(What)’보다 ‘왜 존재하는지(Why)’를 다시 묻는 것입니다. AI가 모든 데이터를 계산하고, 소비자 반응을 인간보다 빠른 속도록 예측하는 시대입니다. 브랜드마케터는 이 근본적인 질문을 통해서 자신만의 통찰력과 관점에서 바라봐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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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사람들은 종이컵을 그려보라고 하면, 윗변과 아랫변의 길이가 다른 마름모 모양을 그립니다. 보통의 경우 컵을 옆에서 본 모양입니다. 하지만 컵을 위에서 본다면 모양은 완전히 달라집니다. 동그라미가 됩니다. 동일한 대상에 대해서도 어떠한 관점에서 바라보느냐에 따라서 판이하게 달랍니다. 마케터는 이러한 자신만의 관점에서 해석하는 자세가 더욱 중요해질 것입니다.


AI시대, 마케터의 새로운 역할

AI는 다양한 산업 현장에서 인간의 손과 머리를 빠르게 대체하고 있습니다. AI기술의 발달로 인해서 기존에는 5명 이상의 개발자가 한 달간 매진해야 하는 일을 이제는 시니어급 1명이서 며칠 만에 해내는 시대입니다. 브랜드 마케터의 현장도 이와 유사합니다. 광고 카피를 쓰는 일, 고객을 세분화하는 일, 심지어 고객의 감정을 분석해내는 일조차 이제는 AI가 더 정확히 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마케터는 필요없는 존재가 될까요? 오히려 반대입니다. 이제 마케터는 데이터와 기술 위에 브랜드의 철학을 입히는 사람으로 변화해야 합니다. 저는 이 역할을 브랜드 아키텍트(Brand Architect)라고 생각합니다.

브랜드 아키텍트는 단순히 AARRR관점에서 고객에게 캠페인을 운영하는 사람이 아닙니다. 데이터와 고객 경험을 연결해 “우리는 왜 이 브랜드를 만들어가고 있는가”를 만들어가는 설계자입니다. 이때 AI가 대체할 수 없는 마케터만의 역할이 생겨납니다. AI는 인간보다 월등한 학습량을 통해서 객관적 사실을 도출해 냅니다. 하지만 고객은 단순한 사실에 입각한 정보로는 감정적 동기 유발이 발생하지 않습니다.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어야 합니다. 바로 스토리텔링입니다.

스토리텔링 전문가 리처드 맥스웰은 스토리에 대해서 이렇게 정의합니다.

“스토리란, 사실에 감정을 입힌 것”이라고 말이죠.

즉 AI가 도출해내는 사실이라는 결과물에 고객의 감정을 울리며 재가공하는 스토리텔러여야 합니다.


브랜드를 다시 바라봐야 하는 세 가지 관점

1) 브랜드는 ‘데이터’가 아니라 ‘관계’다

AI가 아무리 정교한 인사이트를 제공해도, 결국 고객은 뇌리에 남는 것은 객관적 사실이 아닙니다. 브랜드가 갖고 있는 이미지와 감정 그리고 기대감입니다. 우리는 높은 빌딩의 마천루 속에서 감동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높은 빌딩의 전망대에 올라 거기서 바라보는 사람들의 모습에 감동합니다. 즉 거창하고 화려한 것보다는 좀더 작더라도 끌어당길 수 있는 브랜드여야 합니다. 고객이 자발적으로 관계를 맺고 싶어야 브랜드가 살아남습니다.

2) 브랜드는 ‘콘텐츠’가 아니라 ‘공감’이다

이제는 멋진 콘텐츠 하나로 고객의 마음을 얻을 수 없습니다. 고객은 AI 시대에 빠르게 적응하며 다양한 콘텐츠를 접하고 획기적인 서비스를 경험하게 될 것입니다. 그만큼 브랜드가 경쟁도 치열해 질 것입니다. 결국 브랜드의 가치는 “무엇을 전달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대화하고 공감시켰느냐”로 평가됩니다.

어느 레스토랑은 고객의 개인화된 정보를 수집합니다. 단순한 정보 축적이 아니라, 고객의 선호 메뉴, 취향(알러지 여부 등) 등을 바탕으로 최적의 응대를 제공합니다. 고객 정보를 바탕으로 고객에게 공감가는 브랜드로 다가갑니다.

3) 브랜드는 ‘고정된 대상’이 아니라 ‘적응하는 생명체’다

성공이란 것은 양날의 칼과 같습니다. 브랜드가 성공하게 되면 성공공식에 안주하고 머무르기 쉽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원래 이런 브랜드야”라는 태도는 위험합니다. 브랜드는 흐르는 물과 같아야 합니다. 더군다나 지금과 같은 AI시대의 변화 속에서는 열린 자세가 너무나도 중요합니다. 브랜드는 시대, 문화, 기술 변화에 따라 끊임없이 진화해야 합니다. 고객과의 상호작용 속에서 성장하는 브랜드만이 살아남습니다.

하지만 변화가 필요한 것은 시대상에 맞춘 고객과의 소통 방식임을 잊어서는 안됩니다. 코카콜라의 슬로건은 ‘The Real Thing’입니다. 수십년간 다양한 캠페인과 패키지의 변화는 있었지만 유일하게 유지한 것이 있습니다. 바로 코카콜라의 본질인 ‘맛’입니다. 브랜드가 변하되 변하지 말아야 할 것이 있는 것입니다.


브랜드마케터가 준비해야 할 세 가지

1) AI 리터러시

유명한 중화요리 대가의 여정은 대부분 동일합니다. 처음 접시닦이부터 시작합니다. 그 이후 재료 손질을 몇 년간 합니다. 그래야 겨우 칼을 손에 쥐게 됩니다. 하지만 곁눈질로 배우며 직접 요리를 손님에게 내놓기까지 또 수년이 걸립니다. 이 과정을 거쳐야 어엿한 요리사로 인정받게 됩니다. 그때는 주방에 들어서는 순간 모든 요소가 한눈에 들어오기 때문입니다.

AI시대의 마케테 역시도 다르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단순히 AI를 활용하는 수준을 넘어, AI가 데이터를 어떻게 해석하고 흐름을 만드는지 이해해야 합니다. 결코 쉽지는 않은 여정이지만 전체를 바라볼 수 있는 안목을 키우기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과정일 것입니다. 그래야 전략적으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2) 스토리텔링과 내러티브 구축

책 <브랜드 설계자>에서는 영웅의 서사에 빗대어서 스토리텔링을 강조합니다. 그래야 고객의 관심을 끌수 ㅣ있고 전환을 이끌어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AI는 다양한 정보를 해석하고 분석해낼 수 있습니다. 인간의 영역인 감정을 울리는 메시지를 담아낼 수는 없습니다. 브랜드가 왜 존재하는지, 어떤 가치를 추구하는지를 설득력 있는 이야기로 풀어내는 능력이 필요합니다. 결국 스토리텔링입니다.

3) 고객 경험 전체를 보는 시야

영화 <아바타>로 유명한 제임스 카메론 감독은 모험을 즐기는 사람으로 유명합니다. 실제로도 심해 잠수정을 직접 만들어서 해구 탐사를 성공한 것으로도 이슈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큰 위험을 무릅쓴 인간의 도전을 AI는 이해할 수 있을까요?실제로 구글 Gemini에게 물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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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 카메룬의 도전에 대한 Gemini의 의견

답변은 김정적으로는 ‘이해할 수 없다’입니다. 맥락과 상황은 이해할 수 있으나 실제 인간의 감정과 이를 진행하는 과정을 이해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고객에게 광고 집행을 한 결과를 AI는 다양한 관점에서 분석해 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왜 그러한 행동을 했는지를 고객의 관점에서 사고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그러므로 검색·구매·사용·재구매까지 이어지는 고객 여정을 총체적 시각에서 바라보고 노력이 필요합니다.

결론은 뻔한 답으로 정리가 됩니다. AI가 대신할 수 없는 것에 집중해야 합니다.

AI가 모든 것을 빠르게 처리하는 시대일수록, 브랜드마케터는 사람의 감정과 철학을 설계하는 일에 집중해야 합니다. 숫자와 데이터는 AI가 보여줄 수 있지만, 고객과 진정한 관계를 맺는 법은 여전히 인간이 만들어내야 하는 영역입니다. 인간의 능력을 갖춘 휴머노이드와 악수를 나누고 포옹을 한다고 해도, 사랑하는 사람의 체온과 감정을 절대 느낄 수 없기 때문입니다.

브랜드마케터는 이제 단순한 ‘실무자’가 아니라, 브랜드의 존재 이유를 설계하고, 고객과의 대화를 이끌어내는 사람이어야 합니다. 브랜드 아키텍트(Architect)이자 스토리텔러(Storyteller)가 되어야 합니다. 그래야 유일한 브랜드로 각인시킬 수 있는 힘이 생기며, 그 영역이 AI가 대신할 수 없는 영역입니다.

에디터의 더 많은 인사이트 보러가기 : https://brunch.co.kr/@mook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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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찬
글쓴이

김우찬

유통업에서 18년간 머무르며 '공간, 브랜딩, 그 안의 사람들'을 좋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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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원티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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