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터 허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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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커들은 브랜딩이 잘 된 F&B 브랜드 하면 어떤 곳이 떠오르시나요? 저는 노티드, 다운타우너가 제일 먼저 생각나는데요. 아직도 길게 늘어선 웨이팅 줄을 보며, 식지 않는 인기를 매번 느끼고 있습니다. 맛뿐만 아니라, 브랜딩으로도 단골(찐팬)을 형성한 브랜드라고 생각되는데요. C레벨 인터뷰, 오늘은 전)GFFG, 현재 푸드테크 식품 플랫폼에서 원물생산부터 브랜딩까지 진행하시는 CMO 허준 님을 만나보았습니다!

인사이트와 영감 디깅에 진심인 인플루언서
커스텀잇의 CMO(Chief Marketing Officer) 허준님

🟦 안녕하세요! 위픽레터 구독자 분(피커)들께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커스텀잇 브랜드 CMO로 일하고 있는 12년 차 마케터 허준입니다. 브랜딩 마케터 외에도 쭈니 삼촌이라는 예명을 활용해 퍼스널 브랜딩도 진행하고 있어요. 12년 중에 한 8년 정도는 패션 쪽에서 업을 하다가 한 4~5년 정도 전에 f&b로 분야를 바꿨습니다. 지금은 f&b 마케터로서 맛있는 음식을 단순히 먹는 즐거움에서 한발 더 나아가 ‘식’()을 통해 일상 전반의 다양한 경험과 즐거움 그리고 문화로 성장시키는 일들을 ‘브랜딩’이라는 주제를 통해 하고 있습니다.

🟦 허준님은 오랫동안 패션 마케터로서 입지를 탄탄히 다진 이후, 갑자기 요식업이라는 새로운 분야에 도전을 하셨어요. 어떠한 계기로 새롭게 도전을 결심하게 되셨는지 궁금합니다

저는 업종은 같은데 업태가 달라졌다고 생각해요. 패션에서 요식으로 업태는 변경되었지만, 12년 전에도 지금도 똑같이 “마케팅”을 하고 있기 때문이죠.  그때도 지금도 고객들에게 매력적인 상품과 브랜드를 소개하고 그들의 마음을 열어 설득하는 행위!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브랜드를 알리는 행복! 그 프로세스는 다르지 않습니다. 다만 옷에서 음식으로 소개해야 하는 요소만 바뀌었지 달라진 건 없기 때문에 전 오히려 넘어오고 보니 생각보다 더 수월했다고 생각합니다.

패션에서 식품 마케팅으로 넘어오면서 재미있던 점은 피드백 반영에 있어요. 패션은 몇 시즌을 앞서 준비하고 그것을 홍보 마케팅하고 나면 곧바로 다음 시즌을 준비합니다. 그러다 보니 실질적으로 당장의 고객 피드백이나 소통이 실시간적으로 움직이긴 쉽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작은 가게에서 시작한 프랜들리한 요식업 마케팅은 메뉴의 피드백과 평가를 실시간으로 감당해야 하고 이런 즉각적인 고객들의 반응이 너무 재미있었어요. 제가 기획한 어떤 프로젝트에 의해 일 매출이 등락하는 것들을 보며 더 흥미로움을 느끼게 되었으며, 이게 어쩌면 패션과는 다른 요식업 마케팅의 묘미가 아닐까 합니다.


🟦 허준님은 인스타그램의 인사이트 계정과 먹스타그램 계정을 굉장히 활발하게 운영하고 계시는데 원래부터 인사이트 수집하시는 걸 좋아하셨나요?

(이미지 제공=인스타그램 @d.ote_ / @eatfoodlife_)

마케터의 기본은 정보수집과 분석 그리고 이런 활동들을 통한 내재화(내 것으로 만드는 것)가 가장 중요한 활동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예전부터 인사이트를 수집하고 기록하는 행위들을 되게 좋아했어요.

SNS란 채널이 생기면서 제일 좋았던 건 인사이트, 영감을 잘 정리함으로써 서랍장에 넣어 놨던 편지처럼 꺼내서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그걸 심지어 사진이나 영상으로 기록해 둠으로써 그때 감정이라든지 이것을 내가 보면서 느꼈던 부분들을 다시 상기시킬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생각이 됩니다.

요즘 너무 정보를 얻기가 쉽잖아요. 지금은 사실 좋은 정보들이 와도 정보가 많이 쏟아지다 보니까 거의 기억을 못 하는 것 같아요. 그렇게 유실되는 정보들을 막고 싶었고, 좋은 정보들을 공유하고 싶었어요. 내가 좋아하는 혹은 꼭 기억해두고 싶은 영감들을 디깅노트에 기록하고 소장하려는 목적에서 @d.ote_ (도트 = 디깅노트) 를 만들게 되었습니다. 패션부터 인테리어 그리고 음식에 자동차까지 두서없이 기록하고 싶은 것들을 기록하지만 누군가에게는 새로운 정보를 누군가에게는 모티브가 될 것이며, 누구보다 저에게는 저의 아이덴티티와 내가 좋아하고 영위하고 싶은 삶을 기록하는 좋은 장소가 될 것이라 기대 중입니다.

그리고 잇푸라(@eatfoodlife_)도 도트와 그리 멀지 않은 선상에서 이미 제가 경험했던 식당 혹은 음식을 기록하고 그곳의 특징이나 인상적인 부분을 기록하는 장소입니다. 회사에서 미팅을 하면 회의록을 작성하듯 저에게는 제 경험의 기록이며 특히 제가 지금 종사하는 요식업에 맞닿아 있는 저만의 참고서 혹은 오답 노트 정도로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저 어렸을 때 그렇게 공부를 잘했던 편은 아니었거든요. (웃음) 그럼에도 지금까지 뇌리에 남는 좋은 공부 습관 중 하나가 공부한 것을 다시 한번 적어서 기록하든지 아니면 남에게 가르쳐 한 번 더 내 것으로 만드는 예습과 복습 방법이 인상적인데 도트, 잇푸라는 저에게 예습과 복습이라 있습니다. 도트를 통해 아직 벌어지지 않은 혹은 최근에 접한 정보를 기록하고 습득하며 잇푸라를 통해 경험한 바를 상세히 기록함으로써 완벽한 내 것으로 만드는 것! 자연스럽게 저의 방식이 되었고 그런 것들을 즐기게 되었습니다.

12년 차 마케터 허준 CMO가 말하는
브랜딩의 기조

🟦 요즘은 퍼스널 브랜딩 니즈가 굉장히 많아요. 허준님처럼 인스타그램을 관리하고 이끌어가고자 하는 마케터분들이 매우 많으신데, 이들한테 꼭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

포기하지 마라! 그리고 꾸준하게 하라! 멋있을 필요는 없다. 다만 도전하고 유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하다못해 내가 지금 시작하려는 순간 나의 그 마음이 들었을 때 무언가를 찍어서 그냥 SNS에 ‘오늘 시작한다’ 그렇게 올려도 돼요. 시작했고 안 했고가 중요한 거지 시작을 어떻게 해야 하냐는 중요하지 않은 것 같아요.  

더하자면 퍼스널 브랜딩도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본질이며 명확한 아이덴티티를 갖고 일관된 목소리로 꾸준하게 이야기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는 SNS도 절대적으로 다르지 않아요.

처음부터 일관된 목소리로 해야 하니까 컨셉을 정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컨셉도 중요하지 않습니다. 하다 보면 본인이 좋아하는 방향과 대중이 자신을 바라보며 기대하는 방향을 어느정도 알게 될 것이고 이를 통해 자신만의 강점과 방향이 생길 수 있는 거라고 생각해요. 대부분의 오래된 브랜드는 로고에 조금씩 변화가 있었어요. 앞으로 점점 찾아갈 수 있는 건데 이걸 미리 처음부터 정답을 찾고선 가려고 안된다고 생각해요. 정답은 없으니까요.  

또한, 컨셉에 사로잡히게 되면 문제점이 있어요. 사진도 편집해야죠, 콘텐츠 찍을 거 없나 살펴야죠, 글도 써야죠. 이게 너무 피곤해요. 제 경험상 편집 퀄리티에 집착하다 보면 콘텐츠 하나하나가 너무 부담으로 다가오며, 어느 순간 질리게 되고 새로운 콘텐츠가 업로드되는 시점도 너무 느려지게 되죠.

그래서 내가 재밌어야 하고 너무 쉬워야 해요. 요즘은 제 개인 인스타그램보다 디깅 노트에 올라가는 콘텐츠가 좀 더 많아요. 그 이유가 뭐냐면 디깅 노트에 올리는 건 너무 편해요. 제 SNS는 노출도 생각해서 해시태그도 달아야죠, 어떤 걸 써야 할지, 누가 보는지도 생각해야 해요. 혹여나 제가 부정적이면 상대방이 기분 나빠할 수도 있고요. 이런 것들을 고민하는데 디깅노트는 그럴 게 없어요.  그러니까 여러분 그냥 하십쇼! 

🟦 요식 업계가 패스트무빙 산업군인 만큼 브랜딩하는 데 있어서 더 많은 고민을 하셨을 것 같아요. CMO로서 브랜딩 과정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셨던 포인트가 있을지 궁금합니다. 

제가 항상 가져갔던 기조는 하나였어요. “본질에 충실하자” 우리는 음식을 파는 회사지 옷을 파는 회사가 아니잖아요. 속된 말로 음식이나 잘 팔지 옷 판다고 까불지 말자가 기조였어요. 이건 콜라보레이션 할 때도 마찬가지였죠.
 
음식이 주가 되고, 매장, 그다음 우리가 잘 아는 것들을 더 잘 보이려고 노력해야지 굳이 다른 것들로 우리를 보여주려 하지 말자. 다른 것들이 재밌는 요소가 될 수도 있고 하나의 키치한 요소가 될 수 있겠지만 그것들로만 비춰지는 것을 원하지 않았었어요. 본질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으며 그 마음은 지금도 같아요.

성수 피치스도원의 다운타우너와 노티드는 다른 매장과 조금은 달라요. 피치스라는 브랜드는 뭔가 트렌디하면서도 나쁘게 말하면 건방지고 SWAG하잖아요. 그걸 활용해서 다운타우너는 거친 이미지, 노티드 슈가 베어는 일탈하는 컨셉으로 하길 원했어요.

이처럼 아이덴티티에서 조금의 재미있는 변주를 주려고 했고 그다음에 강력한 아이덴티티를 더 부각시키는 것을 좋아했습니다. 완전히 새로운 걸 만들고 싶진 않았어요. 그러다가 이도 저도 아닌 경우를 많이 봤기 때문에 새로운 걸 표방하지만 그 안에서 지키고 싶었던 것은 가져가려고 되게 많이 노력했죠. 
 
콜라보나 아니면 브랜드를 운영하는 데 있어서 저의 가장 근본적인 철학과 기본은 본질에 대해 집중하고 그 아이덴티티를 명확하게 가져가며, 그걸 일관된 목소리로 항상 얘기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음식에 진심을 담아 본질에 집중하는 브랜드
‘커스텀잇’의 가치관

(이미지 제공=커스텀잇)

🟦 현재는 커스텀잇의 CMO로서 활동하고 계시는데 아무래도 F&B브랜드인 GFFG와 푸드테크 식품 플랫폼 커스텀잇은 같은 요식업이라고 하더라도 분야나 관점에 있어서 확연하게 차별점이 있을 것 같아요. 커스텀잇과 GFFG의 차별화 포인트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맞습니다. GFFG와 여덟끼니의 커스텀잇은 다른 성향과 특징들을 가지고 있습니다. 본질은 똑같은데 구조가 많이 다른 것이죠. GFFG의 매장들은 오프라인 베이스의 가게라고 보시면 돼요. 하나하나의 점포가 있고 그래서 B2C이죠. 하지만 커스텀잇은 D2B도 있고 D2C도 있습니다.

커스텀잇은 지금 서울대와도 MOU를 체결하고 소를 배양하고 있습니다. 저! 요즘 소 키워요. (웃음) 좋은 원물을 아예 생산하는 것부터 시작해서 품질을 관리하고, 이 생산에 대한 철저한 근거 자료를 남긴 다음, 그것을 도축하고 그 고기를 유통까지 하는 전 과정을 모두 진행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죠. 지금은 한우 사업으로만 보일 수 있는데, 저희가 보여줄 수 있는 가장 최고로 좋은 원물이 무엇일지를 생각했을 때 그게 한우였던 거지 앞으로는 더 확장해 나갈 거예요. 
 
커스텀잇이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점은 좋은 원물을 잘 발견 또는 잘 길러서 고객들 혹은 브랜드에 프리미엄한 재료를 합리적인 조건으로 납품할 수 있는 구조와 고객들에게 다이렉트로 소개하는 것입니다. 그것을 가공하고 우리만의 방식으로 고객들에게 새로운 라이프 스타일을 제안해 줄 수 있는 브랜드를 만드는 것까지 생각하고 있어요. 이것이 전에 하던 일과 가장 큰 차이점 중의 하나입니다.

아직은 한우 프리미엄 스테이크 하우스로 인식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내년에는 스테이크 하우스 외에도 대중적인 다양한 브랜드들이 탄생하고, 커머스 플랫폼을 통해 전국 방방곡곡 전파될 예정이에요. 커스텀잇이 보다 드러나는 한 해가 되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기대하고 있습니다.

📝 브랜드 확장성, 꼭 기억하고 적용해야 할 것은 무엇인가요?

빠르게 변하는 세상에서 브랜드의 가치와 방식도 당연히 변해가고 있으며 그 중 하나가 질문 주신 확장성 같습니다. 그러나 확장이라는 분야는 어쩌면 매우 위험한 발상일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양성과 확장이라는 명목 아래 자행되는 본질에 어긋난 행동과 전략들, 자칫하면 배가 산으로 갈 수 있는 상황을 만들곤 하죠.

그렇기 때문에 우리 브랜드의 본질과 가치는 무엇인지를 명확하게 항상 고민하고 날카롭게 갈아두어야 합니다. 그 본질이 흔들리는 순간 이도 저도 아닌 어중간한 브랜드가 될 것이니까요. 저는 이런 부분에서 전략적으로 콜라보를 잘 활용하면 좋다고 생각합니다. 본질과 아이덴티티는 지키되, 다른 브랜드를 활용해 브랜드가 보여줄 수 있는 위트 있는 일탈. 이런 재미는 유저들에게 신선함과 귀여움을 선사할 것이며 행복감을 줄 것입니다.

음식점에서 음식 퀄리티는 신경 쓰지 않고 티셔츠 굿즈에만 신경을 쓴다면 어떻게 될까요? 다들 굿즈를 파니까 확장성이란 명목 하에 티셔츠도 모자도 바지도 만들어 진열하지만 그럼 그곳은 음식점일까요? 패션 쇼핑몰 매장일까요? 그런데 옷을 업으로 하는 브랜드와 협업해 티셔츠 굿즈가 나왔다고 생각해 봅시다. 서로 전문 분야의 장점들을 활용하다 보니 모르는 분야에서의 리소스를 줄일 수 있으며, 이미 검증된 브랜드의 옷이기에 고객도 믿음을 더 가질 수도 있을 것입니다. 결과적으로 버려지는 시간 동안 음식과 본질에 더 집중해 매장의 서비스 퀄리티도 더 높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 브랜드가 잘하는 것과 좋아하는 것이 있는데 어떤 것이 더 고객들에게 사랑 받고 있는지를 잘 판단해보면 잘하는 것일 가능성이 큰데요. 잘하는 것을 어떻게 더 고객들에게 진정성 있게 보여줄 것인가에 대한 소구 포인트를 더 연구하고, 본질을 더 탐구했으면 좋겠습니다.


Q. 브랜드의 인기를 꾸준히 유지하기 위한 방법이 고민이에요.

A. 👆❗ 브랜드는 공감을 주어야 합니다!

새롭고 재미가 있어야 하겠죠. 하지만 사실 새롭고 재미없어도 돼요. 다만, ‘공감’이 돼야 해요. 종로 쪽에 ‘이문설농탕’이라는 곳이 있어요. 120년인가 된 우리나라에서 되게 오래된 설렁탕인데, 그곳에서는 50년 단골은 단골 축에 끼지도 못한다고 해요.   

이 예시처럼 저는 음식에서는 단골이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단골손님이 오면 숨겨 놨던 김치라도 하나 더 주고 아니면 고기라도 푸짐하게 주면서 소통하고 교감하죠. 인간관계잖아요. 한번 왔다 가는 손님도 소중한 고객이지만 지속적으로 방문하고 우리 브랜드와 소통하며 같이 살아가는 진짜 ‘단골’. 이들이 어쩌면 그 브랜드의 마케터 보다도 더 훌륭한 객원 마케터이자 대표일 수도 있습니다.  

전 그런 분들을 많이 만들기 위해 노력했으며 감사하게도 그런 속칭 찐팬(단골)들이 많이 생겨났어요. 그들이 자발적으로 홍보하고 마케팅해주는 시너지들이 모여 명성과 많은 사랑을 받을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결국 브랜드의 주인공은 거기서 일하는 사람이나 사업자상 대표가 아닌 고객이어야 해요. 브랜드의 구성원은 멋진 영화 속 주인공을 성공하게 만들어주는 조력자나 친구 캐릭터처럼 우린 고객들이 충분한 만족과 즐거움을 우리 브랜드를 통해 얻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존재인 것이죠. 그렇기 때문에 우린 누구를 더욱 돋보이게 하고 어떤 방향으로 가야할 지 명확히 알고, 그것을 소통할 수 있는 고객과의 커뮤니티를 만들어 소통해 가는 것이 중요해요. 그 커뮤니티가 견고해질수록 브랜드가 오래 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커스텀잇의 CMO로서 갖고 계시는 고민은?

진짜 개인적인 고민이 하나 있는데, 제가 전에 있던 회사에서 많은 주목을 받았던 것 같아요. 높은 기대치가 때로는 부담스럽기도 하고, 3개월이 지났는데 누군가는 ‘왜 아직까지 보여주는 게 없어’, ‘너 요즘 뭐 해’라고 묻기도 해요. 뭔가 조금은 잊혀가는 느낌이고, 저에 대한 사람들의 실망감이 조금 느껴져요.

하지만 저는 양은 냄비보다는 뚝배기처럼 오랫동안 펄펄 끓고 싶어서 더 준비하고 있어요.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서, 그리고 더욱 도약하기 위해서는 지금은 잠시 움츠려야 되는 타이밍이라고 생각해요. 사람들의 기대와 스스로가 생각하는 적절한 타이밍 간의 딜레마가 있는 거죠. 어쩌면 서로의 끓는점이 다른건데, 어떻게 즐겁게 기다릴 수 있게 만들어 줄지? 그리고 은은하게 지속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노하우가 있을지? 이미 이런 고민들을 겪었고, 해결해본 분이 있다면 어떻게 의연하게 대처하는 것이 좋은 지 조언을 듣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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