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아침 출근길, 마케터들은 빠르게 변하는 SNS 트렌드를 따라잡기 위해 고군분투합니다. 어제 유행하던 밈이 오늘은 지루해지고, 새로운 앱과 기술이 갑자기 시장을 뒤흔듭니다. 사실 이제 밈이나 트렌드가 ‘왜’ 유행하는지를 깊이 파고드는 것보다, 그 현상을 어떻게 우리의 언어로 전환하여 활용할 수 있느냐입니다. 단순히 유행에 ‘올라타는’ 수준을 넘어, 응용의 원리를 파악해야 어떤 새로운 드렌드가 오더라도 즉시 브랜드에 접목할 수 있는 실력이 생깁니다.
오늘은 이번 주 SNS에서 크게 화제가 된 7가지 콘텐츠를 소개하고, 단기적인 활용을 넘어 장기적 응용력을 키우는 실질적인 인사이트를 제공해드리려고 합니다.
릴스/틱톡 성공을 이끄는 ‘참여 유도형’ 콘텐츠
숏폼 콘텐츠가 강력한 이유는 ‘보는 것’을 넘어 ‘함께 하는 것’으로 진화했기 때문입니다. 소비자들은 더 이상 수동적인 시청자가 아니며, 참여의 문턱을 낮춘 콘텐츠가 폭발적인 확산력을 갖게 됩니다.
중독성으로 바이럴을 완성한 카니 매끈송
수능을 며칠 앞두고 수능 금지곡이 탄생했습니다. 최근 릴스를 장악한 ‘카니 매끈송 챌린지’가 뜨겁게 타오르기 시작한 이유는 듣자마자 아실 거예요. 바로 중독성입니다. 이 챌린지는 카니가 한국어를 공부하다 특유의 리듬을 타는 클립에서부터 시작되었는데요.
본편이 공개된 이후 숏폼을 통해 안무 영상을 공개했고, 불과 일주일 사이에 많은 케이팝 아이돌들이 챌린지에 탑승하고 있죠.
강아지 고양이를 활용해 챌린지에 함께하기도 합니다.

출처 = @kwonwoon_ 인스타그램, 이미지 클릭시 영상 재생
[활용법]뷰티 브랜드의 경우 제품 패키지나 발색, 질감 등을 ‘매끈매끈하다’, ‘평평한’, ‘울퉁불퉁한’ 의 리듬에 맞게 보여줄 수 있습니다. 또한 식품 같은 경우 제품의 맛이나 식감을 리듬에 맞춰 보여주면서 강조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콘 아이스크림의 경우 ‘매끈매끈하다’의 부분에서 아이스크림의 부드러운 단면을, ‘울퉁불퉁한’ 부분에서는 콘의 바삭한 부분을 보여주는 식이죠.
친밀감과 일상의 공유: 4인 4색 브이로그
기존의 깔끔하고 긴 ‘롱폼 브이로그’가 아닌, 4분할 또는 다분할로 친구들과의 하루를 짧게 기록하는 분할 브이로그가 여전히 퍼지고 있습니다. 주로 1분 내외의 짧은 호흡으로, 일상 중 인상적인 순간만을 빠르게 편집해 보여줍니다.

출처 = 유튜브 ‘4인4색 브이로그’ 검색 결과
[활용법]4분할 포맷은 시각적으로 신선함을 주면서도, 정돈되지 않은 날것의 친밀감을 극대화합니다. 브랜드가 이 포맷을 활용한다면, 완벽하게 기획된 광고 영상이 아닌 ‘각 팀원들의 일상’이나 ‘제품 제작 비하인드’와 같은 진솔한 스토리를 담아 Z세대와의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습니다.
기술(AI)을 활용한 ‘이색적 브랜드 경험’
스토리를 점령한 메이투 (Meitu)
지난 시즌, 사진을 리얼한 피규어처럼 만들어 한참 바이럴 되었던 메이투가 이번 시즌에는 ‘여권 없이도 삿포로 가는 법’이라는 컨셉으로 겨울 감성의 사진을 선보였습니다.
출처 = @meitu.kr 인스타그램
처음에는 무난하고 감성적인 겨울 사진으로 바이럴이 되었지만

시간이 지나며 유저들은 자신의 반려견, 반려묘를 넣어보게 되었고요. (에디터도 만들어봤는데 매우 귀엽습니다.)
@chlove_u 인스타그램
결국 브랜드도 뛰어들며 뇌절의 영역까지 확장돼 더욱 웃음을 주었답니다. 국가유산청은 경산토기를 활용해 아련한 사람의 눈코입을 형상화했고요. 빙그레와 삼양은 각각 바나나맛우유와 삼양라면1963을 만들어 아련하면서도 유머러스하게 풀어냈습니다.
메이투의 성공은 끊임없이 신규 AI 기능을 추가하여 사용자에게 새로운 ‘놀이 경험’을 제공한 것이 주효했습니다. 이 사례는 사례는 AI를 단순 보정 툴이 아닌, ‘B급 감성’을 입힌 새로운 놀이의 장으로 만든 전략이 성공했음을 보여줍니다.
[활용법]마케터는 생성형 AI 기술을 활용하여 유머러스한 밈 콘텐츠를 만들거나, 빠르게 바뀌는 트렌드를 포착해 예상치 못한 영역에 침투함으로써 바이럴 효과를 선점할 수 있습니다. 가련하게 눈이 쌓인 제품이 아련하게 말을 거는 듯한 카피는 유쾌하게 다가옵니다.
생성형 AI 영상계속해서 잘하는 GS25
지난 아티클 기억하시나요? (이 광고 봤어? 대기업도 쓰기 시작한 생성형 AI 광고) 그 때까지만 해도 생성형 AI 크리에이터들과 협업하던 GS25가 본격적으로 자체제작에 돌입한 것으로 보입니다.

출처 = @gs25_official 인스타그램, 이미지 클릭시 영상 재생
GS25는 페레로로쉐 2+2 이벤트를 생성형 AI로 위트있게 전했습니다. 산 정상의 흔들바위를 페레로로쉐로 만들고, 이를 밀어 떨어뜨리는 장면은 실제로 촬영한다면 많은 리소스와 비용이 필요한데요. 하지만 AI를 활용하여 비현실적인 아이디어를 저비용으로 단기간 내에 실현했습니다. ‘2+2 이벤트’ 라는 메시지 또한 ‘흔들바위 하나를 밀었더니 두 개가 같이 떨어지는’ 물리적 현상으로 직관화하여 위트있게 설명했습니다. 이는 광고 메시지를 시청자에게 강제하지 않고 재미있는 상황으로 인식하게 만듭니다.
[활용법]제품의 가장 강력한 속성이나 메시지를 AI로 구현할 수 있습니다. 생성형 AI는 고효율, 고퀄리티, 비현실성이라는 요소에서 강력한 무기가 될 수 있고, 이를 유머 코드와 결합해 메시지를 전달하면 효과는 극대화됩니다. 제품/서비스를 이용하기 전의 페인포인트를 시각적 속성으로 만들고, 제품/서비스를 사용한 이후 문제가 해결되는 결과를 유머러스하게 전달할 수 있습니다.
소비자의 흥미를 자극하는 ‘이색 신상’과 ‘진정성‘있는 계정
최근 소비재 시장의 화제성은 ‘익숙함’을 바탕으로 한 ‘새로운 발견’에서 나옵니다. 여전히 이종 업계 및 캐릭터와의 콜라보레이션이 주효하면서도, 오랜 브랜드가 예상치 못한 형태로 등장할 때 폭발적인 반응을 얻습니다. 이 두 가지 출시 소식은 특히나 ‘감다살’이라며 반응이 뜨거운데요.
다이소 신상 진라면 스프: 익숙한 맛의 이색 채널 침투
오랜 역사를 가진 국민 라면 ‘진라면’이 생활용품점 ‘다이소’에서 라면 없이 별도의 스프 제품으로만 신제품을 출시해 큰 화제를 모았습니다. 이 스프는 기존 진라면의 패키지 디자인을 따르면서도 스틱으로 소포장되어 실용성을 더했습니다. 캠핑이나 해외 여행 시 무조건 챙길 것이라며 소비자들의 반응이 뜨겁습니다. 익숙한 브랜드가 기존의 방식을 파괴하고 새로운 용도를 제안한 사례입니다.
맥심 종이컵 사은품: 관찰력에서 탄생한 ‘습관형 굿즈’

한편 탕비실 필수템인 ‘맥심 커피’는 종이컵 굿즈를 선보이며 바이럴에 성공했습니다. 이 굿즈는 종이컵의 형태와 사이즈를 도자기 재질로 만들어 다회용으로 쓸 수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특히, 종이컵을 대하는 사람들의 일상적인 습관을 관찰하여 완벽형, 개방형, 파괴형, 불안형 네 가지 디자인으로 나누어 랜덤 증정하면서 유쾌한 바이럴을 유도했습니다. 이러한 디테일한 공감 요소는 소비자가 단순한 제품을 넘어 ‘나의 이야기’를 발견하게 만들고, 타인과의 ‘경험 공유 욕구’를 자극합니다. 결국 이처럼 개인적인 스토리텔링이 확보될 때, SNS에서의 자발적인 확산(바이럴)이 빠르게 일어납니다. 생각해보니 저는 불안형인데, 독자 여러분은 어떠신가요?
이 두 사례는 ‘관찰력의 힘’을 보여줍니다. 다이소 진라면은 ‘소비자의 새로운 사용 환경(캠핑/요리)’을 관찰하여 채널과 형태를 바꿨고, 맥심은 ‘소비자가 제품을 대하는 무의식적인 행동 습관’을 관찰하여 유쾌한 디테일로 상품화했습니다. 단순히 로고를 합치거나 예쁜 굿즈를 만드는 것을 넘어, 제품과 소비자가 만나는 지점을 얼마나 깊이 있게 관찰했느냐가 바이럴과 소장 가치를 결정했습니다.
[활용법]자사 제품을 소비자가 무심코 어떻게 사용하는지 (예: 과자를 부숴 먹는지, 포장을 어떻게 뜯는지 등)를 관찰하여, 그 습관을 반영한 유쾌한 굿즈나 패키지를 기획해 볼 수 있습니다.
자사 제품의 핵심 성분이나 요소를 추출하여, 전혀 예상치 못한 유통 채널(화장품 매장, 서점, 문구점 등)에 이색적인 형태로 침투하는 전략을 시도해 볼 수 있습니다. K-pop 아이돌의 앨범을 이제 편의점에서 구매할 수 있는 것처럼요.
알고리즘을 타고 급상승 중인 인스타그램 채널 : @ima_lingoholic

출처 = @ima_lingoholic 인스타그램, 이미지 클릭시 영상 재생
Tashie는 링고톡이라는 AI 회화앱과 한국어를 배우는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습니다. 특이한 점은 한국어가 왜 이렇게 어렵냐며 항상 눈물이 번져있고, Tashie의 발음을 들은 AI 튜터는 잔인할 정도로 비웃거나 비꼬죠. 튜터의 이런 냉소적인 대답에 Tashie가 항상 울음을 터뜨리며 끝이 납니다. 한국어를 배우는 외국인의 고충을 지켜보는 한국인들은 ‘안타까움’과 ‘가학적인 유머’ 사이의 복잡한 감정선을 느끼게 됩니다. 놀라운 점은 첫 콘텐츠가 업로드된지 2개월도 되지 않았는데, 팔로워는 3.1만 대비 거의 모든 콘텐츠의 조회수가 100만을 넘는다는 겁니다.

출처 = @ima_lingoholic 인스타그램
알고리즘의 선택을 받은 이 채널의 컨셉은 단 하나, ‘불편한 상황 속의 솔직함’입니다. 이 사례는 진정성과 역설적인 유머가 결합할 때 폭발적인 바이럴이 일어남을 보여줍니다. 시청자는 AI 튜터의 가학성에 불편함을 느끼면서도 Tashie의 솔직한 고통에는 공감합니다. 이처럼 극단의 감정선을 오가는 콘텐츠는 단순한 ‘좋아요’를 넘어 ‘놀리기’, ‘위로하기’, ‘공감하기’, ‘공유하기’ 등 높은 수준의 상호작용을 유도하며 알고리즙의 선택을 받게 됩니다. 하나의 일관된 ‘고난 극복 내러티브’를 꾸준히 제공하여 장기적인 팬덤을 형성하는 것도 핵심 전략이 될 수 있습니다.
[활용법]이 사례는 마케팅에서 ‘진정성’과 ‘꾸준함’, 그리고 ‘고난 극복 서사’가 얼마나 강력한 무기인지를 보여줍니다. 소비자들이 겪는 ‘페인 포인트’를 과장된 유머 코드로 솔직하게 드러내고, 냉소적인 주체와 대립하게 만들어 긴장감을 높일 수 있습니다. 또한 ‘도전-좌절-성장’이라는 큰 틀의 내러티브를 일관되게 유지하여 시청자를 단순 구독자가 아닌 ‘응원하는 팬’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오늘의 소마코 콕
밈의 원인 분석을 넘어, 어떤 트렌드든 즉시 적용 가능한 응용 원리를 추출하고 실행하는 것에 집중해야 합니다.
AI로 비현실적 아이디어를 저비용으로 구현하고, 유행하는 템플릿에 B급 감성을 넣어 새로운 바이럴 요소를 만들 수 있습니다.
소비자의 무의식적인 습관과 새로운 사용 환경을 포착하여, 공감 기반의 디테일로 바이럴을 설계할 수 있습니다.

편집장
짱수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