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달 마케팅 예산은…” 딱 여기서 0이 하나만 더 붙었으면 좋겠다는 생각, 스몰 브랜드 마케터라면 누구나 해보셨을 겁니다. 화려한 광고비도, 빵빵한 대행사도 없는 상황에서 어떻게 우리 브랜드를 알려야 할지 막막할 때가 많죠. 

그런데 여기, 수천만 원짜리 광고 집행 없이도 고객들이 스스로 찾아오고, 심지어 브랜드를 위해 자발적으로 입소문까지 내주는 사례들이 있습니다. 세련된 브랜딩 공식 대신 투박하지만 확실한 ‘진심’이 빛나는 자영업 사장님들의 이야기입니다. 

예산 0원으로 100만 뷰를 만드는 비결, 억대 예산 부럽지 않은 자영업자 SNS 마케팅 사례를 보며, 날 것이라서 더 마음이 끌리는 전략의 힌트를 얻어볼까요?

1️⃣ 계룡산 묵사랑: 계룡의 묵을 서울에서 팝니다

충남 계룡의 작은 묵집이 서울 힙스터들의 성지가 된다고? 바로 ‘계룡산 묵사랑(@mukisnotdead)’의 이야기입니다. 이곳은 아들(7만 유튜버 ‘도베르만’)과 며느리가 직접 부모님의 묵을 직접 홍보하는데, 방식이 예사롭지 않습니다. 인스타그램으로 미리 선주문을 받은 후 서울 망원동 한복판에서 팝업 스토어처럼 묵을 수령하게 만들었거든요! 

여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이들은 단순히 묵을 파는 게 아니라 ‘길묵(길에서 묵 먹기)’ 같은 문화를 만들어내며 구독자들과 놀이 문화를 만들었어요. 팝업 형태라서 식당처럼 편하게 먹을 수 없는 단점을 오히려 낭만처럼 여기면서 너도나도 길묵을 즐깁니다.

일반적인 쇼핑몰 입점이나 밀키트 판매, 할인 이벤트 대신 팬들과 직접 만나고 유대를 쌓는 기획으로 승부수를 띄운 것이죠. 최근에는 29CM와 인터뷰(링크)도 진행했고요. 가게가 멀리 있어도, 불편함이 있어도, 사람들이 열광하게 만드는 힘. 무엇보다도 제품이 아닌 경험을 파는 기획력이 돋보이는 대목입니다.

2️⃣ 부위부위 정육점: 동네 정육점이 SNS 마케팅을 통해 전국구 정육점이 된 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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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부위부위 정육점 인스타그램, 클릭 시 인스타로 이동

정육점 인스타그램에 고기 사진보다 사장님 얼굴이 더 많이 나온다면 어떨까요? 부위부위 정육점(@bwibwi_meat)은 고정관념을 부셨습니다. ‘빙봉’ 캐릭터를 닮은 사장님이 직접 릴스에 등장해 유쾌한 일상과 고기 관련 정보를 보여주며 수백 만 뷰를 연달아 찍었거든요! 이렇게 모은 팬들을 통해 마케팅을 하는 방법도 예사롭지 않습니다.

최근에는 ‘랜선 정육점’이라는 이벤트를 열어, 고객과 영상통화를 하면서 고기를 썰어주며 1:1로 소통하는 과정을 콘텐츠화했는데요. 가령 “아이가 밥을 안 먹는데 어떤 부위가 좋을까요?”라고 물으면 이유식용 보섭살 고기를 추천해 주고, “캠핑 가서 숯불에 구울 거예요”라고 하면 평소보다 두툼하게 썰어주는 식이죠. 이런 진정성 덕분에 이곳은 단순한 정육점을 넘어 친숙한 가게가 되었고, 택배로 전국구 물량을 소화하는 브랜드로 성장했습니다.

고객의 다양한 니즈에 맞춰 1:1 커스텀으로 고기를 썰고 응대하는 이 과정은 그 자체로 훌륭한 콘텐츠가 되었고요. 영상을 보는 사람들은 “나도 저렇게 상담받고 싶다”는 욕구를 느끼게 되고, 이는 자연스럽게 택배 주문으로 이어졌습니다. 서비스 과정을 콘텐츠화하여 신뢰와 홍보 두 마리 토끼를 잡은 셈입니다. 

3️⃣ 선희네 쌈밥집: 쌈밥집 홍보 영상에 쌈밥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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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자영업자 선희네 인스타그램, 클릭 시 인스타로 이동

대구 동구에 위치한 15년 차 베테랑의 가게, 선희네 쌈밥집(@sunny_ssam_bap)은 그야말로 반전의 미학을 보여줍니다. 이곳의 아드님이 올린 릴스는 무려 1,000만 뷰, 400만 뷰를 터뜨리며 엄청난 화제를 모았는데요. 우리가 흔히 ‘맛집 홍보’하면 공식처럼 떠올리는 먹음직스러운 고기 쌈이나, 용암처럼 흐르는 계란찜 영상은 찾아볼 수 없습니다. 대신 이게 뭐야? 싶은 엉뚱한 애니메이션이 시선을 확 잡아끌죠.


‘자영업자 선희네’ 계정에서는 영상 내내 쌈밥과 전혀 상관없는 애니메이션으로 인트로를 채우고, 마지막 15~20초 남짓한 시간에 슬쩍 가게 이야기를 얹습니다. 내 친구가 대충 찍어 올린 듯한 날것의 슴슴한 영상미와 반전 코드가 뻔한 광고영상에 지친 요즘 세대의 마음을 정확히 저격한 것이죠. 결과는? 단순히 영상 조회수가 터지는 것에서 끝나지 않고, 실제 식당 후기를 보면 “인스타 보고 왔어요”라며 전국에서 손님이 찾아오게 만들었습니다.

동네 장사라는 물리적, 지리적 한계를 넘어 SNS라는 날개를 달고 전국에 ‘선희네 쌈밥’ 이름을 알린 훌륭한 사례입니다.

4️⃣ 최순옥 명품국밥 노원점 : 스레드로 국밥을 파는 요즘 사장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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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miing_kue 스레드, 조회수 공약을 했는데 실제로 105만 회를 달성했습니다.

서울 노원구에 위치한 최순옥 명품국밥. 이 곳은 텍스트 기반 SNS인 스레드를 근래 가장 잘 활용하는 곳입니다. 94년생 사장님(@miing_kue)은 일명 ‘수찬이’ 별명을 가진 팔로워들과 격 없는 소통을 나누는데요. 댓글 단 단골을 불러 양파 까는 알바(?)를 시키고, 손님들은 사장님 생일 선물로 국밥을 주문하며 배송 메시지에 사장님 생일 축하 멘트를 남기는 기이한 풍경이 벌어집니다.

중요한 건 고객들이 국밥의 맛보다 주인장과 노는 것이 즐거워 소비한다는 점입니다.

덕분에 서울 서부권은 물론, 지방에서 올라온 손님들이 성지순례하듯 가게를 찾습니다. 아이템이 국밥이든, 미용이든, 자동차 수리든 상관없어요. 무엇을 팔든지 고객과 먼저 ‘찐친’이 되고 진정성 있게 소통한다면, 소비는 자연스럽게 따라온다는 것을 이 사장님은 몸소 증명하고 있거든요. 아이템이 무엇이든 고객과 먼저 찐친이 되고 진정성 있게 소통한다면, 소비는 자연스럽게 따라온다는 것을 증명한 셈입니다.

차갑게 얼어붙은 경기. 치솟는 물가로 사람들이 점점 지갑을 닫는 요즘. 팍팍하고 어려운 자영업 시장이지만, 오늘 살펴본 사례들은 위기 속에서도 분명한 기회가 있음을 보여줍니다. 

고객과 격식 없이 편하게 소통하는 태도가 가장 강력한 무기가 될 수 있고, 잘 만든 릴스 하나가 수천만 원의 광고비를 대신할 수도 있으니까요. 거창한 기획이 아니어도 좋습니다. 망설이고 있다면 지금 바로 스마트폰을 들고 고객에게 말을 걸어보세요. 진심은 반드시 통할테니까요.

오늘의 소마코 콕 📌

✔️ 반전의 콘텐츠: 뻔한 제품 자랑 대신, 쌈밥 없는 쌈밥집 홍보처럼 의외성과 재미를 담은 날것의 콘텐츠로 시선을 사로잡고 유입을 극대화합니다.
✔️ 경계 없는 소통: 댓글로 장난치고 손님에게 알바를 시키는 등 격식 없는 소통으로 고객과 친밀한 유대감을 형성해, 단순 구매자를 찐팬으로 전환합니다.
✔️ 팬덤의 활용: 영상통화 이벤트 등으로 신뢰를 쌓아 로컬 가게의 한계를 넘어 전국구 브랜드로 확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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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 죠죠
“장점을 찾는 게 장점인 사람. 낮에는 브랜드 마케터로 일하고 밤이면 글을 써요.”

By. 소마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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