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유튜브 알고리즘의 주인공은 단연 최강록 셰프입니다. 흥미로운 사실은 정작 주인공인 최강록은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는 점이죠. 그는 밈(Meme)을 기획하지도, 유행어를 밀지도 않았습니다. 하지만 수많은 PD와 유튜버, 그리고 팬들은 마치 보물찾기를 하듯 그의 과거 행보를 발굴해 콘텐츠를 쏟아내고 있습니다.

1️⃣물 들어오자 노 버린 자, 그리고 그 노를 주워 든 편집자들
최근 유튜브에서 가장 뜨거운 채널들을 살펴보면 공통된 키워드가 보입니다. 바로 ‘최강록’입니다. <흑백요리사> 이후 전 국민적인 관심을 받고 있지만, 정작 그는 물이 들어오는 순간 노를 버리고 잠적하는 행보를 보였습니다. 하지만 PD와 크리에이터들이 가만있을리 없죠, 이 ‘방치된 상황’이 오히려 편집자들에게는 최고의 기회가 되었습니다.
TEO(테오) : 최강록을 주인공으로 한 ‘식덕후’ 시리즈를 발 빠르게 런칭했습니다. 영상 속에서 최강록 셰프는 스스로 오타쿠가 아니라고 밝혔지만, 조금만 대화를 나눠보니 영락없는 오타쿠였죠. 여기서 ‘미식’이라는 키워드를 연결해 새로운 세계관을 입혔습니다. 이 시리즈를 통해 셰프 이외에도 어떤 매력적인 면모를 보여줄지 기대됩니다.
JTBC Voyage : 흑백요리사2가 공개되는 화요일마다 가장 바쁘게 돌아가는 채널이죠. ‘JTBC Voyage’는 최강록 관련 영상으로만 수백만 회의 조회수를 기록하며 ‘최강록 코인’의 최대 수혜자가 되었습니다.<냉장고를 부탁해> 영상을 <흑백요리사2>의 맥락에 맞게 재편집해 대중들의 반응이 폭발적입니다. 물 들어올 때 노 잘 젓는다는 반응에 실제로 냉부 로고에 파도와 노 아이콘을 추가하는 등 극강의 소통을 보여주며 ‘감다살’이라는 반응을 얻고 있죠.
팬 편집 채널(편집자Z , 제프프 등): <흑백요리사>의 긴박한 서바이벌 장면을 아예 기묘하게 편집해 최강록 셰프를 코미디 장르의 주인공으로 재탄생시켰습니다.
왜 프로 편집자들은 최강록이라는 재료에 이토록 열광할까요? 단순히 화제성 때문일까요? 물론 그가 가진 인간적인 매력은 여러가지 측면에서 독보적입니다만, 여기에서는 브랜드와 마케팅 관점에서 살펴보려고 합니다. 마케팅 관점에서 보면, 최강록은 현대 브랜딩이 지향해야 할 ‘매력적인 결핍’을 완벽하게 갖춘 브랜드 자산 그 자체로 해석했습니다.
2️⃣최강록이라는 소스가 가진 3가지 강점
편집자들이 그를 탐내는 이유는 그가 가진 전문성과 허당기 사이의 거대한 온도 차, 즉 갭(Gap)에 있습니다.
① 요리에 대한 칼 같은 전문성과 진정성 (The Pro)

최강록은 요리판 위에서만큼은 타협이 없습니다. 다시마 버터, 대파 육수 등 자신만의 철학을 지독하게 밀어붙이며 압도적인 결과물을 내놓습니다. 여기서 브랜드로서의 강력한 ‘신뢰’와 ‘권위’가 생깁니다. 실력이 없는데 어리버리했다면 그것은 ‘무능’이었겠지만, 실력이 압도적인데 어리버리하니 이는 ‘치명적인 매력’이 됩니다.
② 10년 째 제자리인 방송 실력 (The Amateur)

그는 여전히 수줍어하고, 당근을 흔들며,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뒤로 숨으려 합니다. 대중은 여기서 브랜드의 ‘인간미’를 느낍니다. 계산되지 않은 그의 서툰 모습은 가공된 세련미보다 훨씬 강력한 진정성으로 다가옵니다. (물론 그렇게 겨우 뱉은 그 한 마디 자체가 웃긴 건 기본이고요…)
③ 편집자가 개입할 수 있는 ‘최적의 틈’

최강록이 완벽한 스피치로 자기를 설명했다면 편집자가 할 일은 없습니다. 하지만 그가 어버버하며 말을 끝맺지 못할 때, 편집자는 자막과 효과음을 통해 그 빈칸을 채우며 새로운 재미를 만들어냅니다. 바로 이 지점에서 브랜드의 결핍이 대중의 창의력을 자극하는 트리거가 된 것입니다.


3️⃣브랜드가 참고할 포인트 : ‘갭 브랜딩’
이러한 현상은 우리에게 중요한 질문을 던집니다. ‘우리 브랜드는 대중이 개입할 틈이 있는가?’ 이제 마케터는 브랜드의 완벽한 모습만 포장하려 애쓰는 대신, 대중이 좋아할 만한 ‘매력적인 결핍’을 의도적으로 드러낼 수 있습니다.
본업은 프로, 태도는 휴먼 : 제품과 서비스의 핵심 기능(Core)은 날카로워야 합니다. 하지만 다른 건 조금 어설프고 인간적이어도 괜찮습니다. 오히려 그 불균형이 강력한 ‘이야깃거리’가 됩니다.
세련됨의 강박에서 벗어나기: 억지로 요즘 트렌드에 맞춰 브랜드를 고치기보다, 브랜드가 가진 고유한 촌스러움이나 고집을 정체성으로 설정해보세요. 그것이 우리 브랜드를 덕질하게 만드는 이유가 될 수 있습니다.
참여의 여백을 남겨둘 것 : 브랜드가 처음부터 끝까지 꽉꽉 채우거나, 정답을 금방 알려줘버리면 대중은 금방 싫증을 느낍니다. 소비자들이 해석하고, 밈을 만들고, 놀 수 있는 여지를 남겨보세요. 그 여백을 대중이 채우기 시작할 때 바이럴은 폭발할 겁니다.

4️⃣마케팅은 노를 젓는 것이 아니라, 배를 만드는 일이 아닐까요?
많은 마케터가 기회를 잡는 민첩성, 즉 ‘노 젓기’에만 집중합니다. 하지만 최강록 현상은 우리에게 더 본질적인 질문을 던집니다. “당신의 배는 남들이 대신 저어주고 싶을 만큼 매력적인가?”
최강록은 아무것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저 10년 전과 똑같이 요리에만 집착하고, 방송에서는 여전히 당황했을 뿐입니다. 하지만 그 한결같은 ‘갭’이 오늘날 그를 대체 불가능한 브랜드로 만들었습니다.
본질이 단단한 브랜드는 대중이 겉모습을 조금 비틀거나 희화화해도 품위가 훼손되지 않습니다. 오히려 그 간극이 매력으로 승화되어 대체 불가능한 브랜드가 되죠. 우리 브랜드도 대중에게 완벽한 모습만을 제시하기보다, 사람들이 자기만의 방식대로 해석하고 즐길 수 있는 ‘여백’ 하나쯤 남겨두는 건 어떨까요? 소비자를 가장 열정적인 편집자로 만드는 마법은 바로 그 ‘매력적인 결핍’에서 시작됩니다.
오늘의 소마코 콕📌
✔️브랜드의 본질(Core)이 단단할 때, 결핍은 리스크가 아니라 매력이 됩니다.
✔️대중이 브랜드를 ‘가지고 놀게’ 하는 여백이 팬덤을 만듭니다.
✔️완벽한 포장보다 진정성 있는 서투름이 MZ세대의 트리거를 당깁니다.

EDITOR 짱수안
“다 아는 이야기 한 번 더 정리해 드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