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리아는 버거 브랜드 중 독특한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 라이스버거부터 시작해, 버거에 잘 쓰지 않는 재료를 활용한 메뉴를 개발해왔다. 그래서 소비자들은 맥도날드나 버거킹과 달리 ‘근본 없는 버거’라는 이미지를 가지게 되었다.

화면 캡처 2026-01-28 073554.png

출처: 침착맨 유튜브


롯데리아가 ‘무근본’ 이미지를 가지게 된 건 침착맨의 영향이 컸다. 침착맨은 5년 전부터 본인 방송을 통해 롯데리아 버거 리뷰를 하나의 콘텐츠로 가져갔다. 롯데리아 신메뉴가 나올 때마다 ‘롯데리아 또 이상한 거 한다’라고 말하고, 팬들과 함께 ‘롯스럽다’라는 표현을 만들며 롯데리아 브랜드를 놀림거리로 삼았다.


롯데리아 입장에서는 침착맨 주도로 형성된 롯데리아 밈을 방치할 수 없었다. 맛이 가장 중요한 버거 프랜차이즈에서 ‘근본 없는 맛’이라는 표현은 브랜드에 큰 타격이다. 침착맨이 1030 소비자들에게 강한 영향력이 있는 인플루언서인 만큼, 롯데리아는 어떤 방식으로든 조롱 밈을 희석시킬 필요가 있었다.


https://www.youtube.com/watch?v=k3GnHTPEgJI


롯데리아는 조롱 밈을 정공법으로 접근해 해결했다. 부정 이슈의 중심에 있는 침착맨을 캠페인 모델로 발탁해 콜라보 메뉴를 만들며 적극적인 마케팅 소재로 삼았다. 마케팅 콘텐츠 역시 침착맨이 그동안 롯데리아를 언급했던 말이나 서사를 그대로 가져왔다.


https://www.youtube.com/watch?v=BwJv6AkPeZI


메인 캠페인 영상의 서사는 다음과 같다. ‘롯데리아 또 이상한 거 하네’라는 말을 하는 침착맨을, 롯데리아 법무팀이 댓글로 맞붙는 모습으로 보여주고 침착맨이 주방에 난입해 ‘닭달’하며 깔래야 깔 수 없는 버거를 만든다는 내용으로 구성됐다. 이 서사는 홍보 콘텐츠에도 이어지고 있다. 침투부에서 사용하던 밈이나 문구를 공식 채널에 활용하고, 침착맨 일러스트를 굿즈로 만들어 침착맨 콘텐츠의 확장판처럼 보이도록 했다.


이는 롯데리아 버거를 인식하는 소비자들의 프레임을 전환시켰다. 롯데리아 버거를 까던 침착맨도 인정한 버거라는 인식이 형성되면서, 롯데리아 버거는 근본 없는 맛이 있는 버거가 아니라 재미있는 버거를 만드는 곳으로 인식이 바뀌었다.


마케팅에서 꼭 넘어서야 하는 과제가 바로 소비자의 부정 인식이다. 브랜드의 잘못이 아니더라도 제품 품질이나 특정 이슈로 인해 소비자들의 부정적인 인식이 형성되면, 인식을 바꾸는 데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 그래서 브랜드들은 부정 여론을 바꾸기 위해 다양한 행사나 프로모션, 콘텐츠 등을 활용해 인식 전환에 힘을 쓴다.


이번 롯데리아x침착맨 콜라보는 부정 인식을 다루는 새로운 레퍼런스가 되었다. 부정 인식의 원인이 된 메인 스피커를 팬으로 보이게 만들었고, 이를 통해 브랜드가 본인들의 이미지를 쿨하게 인정하는 것처럼 보이도록 했다. 마치 4-5년 전 유튜브를 통해 유행하던 연예인들의 ‘악플 읽기 콘텐츠’처럼, 부족함을 피하지 않고 쿨하게 인정하는 것처럼 보이면서 새로운 브랜드 이미지를 만들어낸 것이다.


만약 당신이 담당하고 있는 브랜드에 부정 인식이 형성되어 있다면, 이를 마케팅 소재로 활용해보자. 중요한 건 부정 이슈를 없애는 것이 아니라, 그 인식을 다루는 방식이다. 롯데리아x침착맨 콜라보처럼 부족함을 피하지 않고 쿨하게 인정하는 것처럼 보이게 만들고, 브랜드의 강점을 보여준다면 소비자들은 브랜드의 새로운 면모를 발견하며 긍정적인 인식을 가지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