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터 김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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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커들은 일잘러이신가요? “일 잘하는 방법” 직장을 다니는 분들이라면 한 번쯤 막연히 검색해 보셨을 텐데요! ‘잘하는’ 이란 말은 굉장히 추상적인 단어이기도 하죠. 여기 실무자에게 일을 잘할 수 있도록 “구체적”으로 방법을 알려주는 곳이 있습니다. 오늘은 주니어 교육뿐만 아니라, 실무자에게 해결 방안을 제시하는 교육 플랫폼 그로스쿨의 CEO 김나영 님을 만나보았습니다!

교육부터 출판까지, 다양한 분야에 도전하는
그로스쿨의 CEO(Chief Execitve Officer) 김나영님

🟦 안녕하세요! 위픽레터 구독자 분(피커)들께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모두가 원하는 일을 하고 싶은 곳에서 하기를 바라는 마음에 그로스쿨을 창업한 3년 차 신입 CEO이자 잡부 김나영이라고 합니다.

🟦 왜 잡부라고 표현하신 건지 궁금합니다!

C레벨 분들이면 진짜 다 공감하실 거고, 마케팅하시는 분들이면 더욱 공감할 텐데 ‘도대체 어디까지가 마케터의 범위야?’, ‘어디까지가 기획자의 범위야?’, ‘어디까지가 C레벨의 범위야?’가 매일 헷갈리실 거예요. 그만큼 업무의 범위도 지정할 수 없이 너무 폭넓고 다 알고 있어야 하고, 다 할 줄 알아야 하는데 회사 업무라는 게 사실 정해져 있지 않거든요.

저희가 이번에 최근 들어 책을 출간하려고 하는데, 회사에 출간을 해본 사람이 한 명도 없어요. 종이의 질은 어떤 게 좋은 건지, 배포는 어떻게 해야할지 하나하나 공부하면서 알아가고 있습니다.

모르는데도 해야 되는 게 결국 C레벨들의 일인 거죠. 잡부라고 한 건 맡겨진 어떤 것이든 회사에 도움이 되거나 성장에 도움이 되는 거라면 해야 되니까 그래서 잡부라고 표현했어요.(웃음) 나한테 무슨 일이 주어질지 모르니까 다 해야 한다! 이런 마음입니다.

🟦 대표님께서는 아이보스와 인크루트 마케터 그리고 현재는 그로스쿨의 대표로 활동하시면서 교육, 마케팅, 커머스 등의 분야에서 많은 경험과 인사이트들을 쌓으셨을 것 같아요. 그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프로젝트나 경험이 궁금합니다.

저는 업무의 한 사이클을 도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어느 정도 경력이 쌓였을 때, 실무자들을 대상으로 한 콘텐츠를 만들고 싶었어요. 그래서 아이보스로 이직했습니다. 마케터라면 아시겠지만, 아이보스는 마케팅 업계에서 정말 큰 커뮤니티예요. 하지만 마케터들이 많이 모여 있음에도 교육이나 콘텐츠는 많이 없는 거예요. 그래서 이 부분을 내가 공략해서 잘할 수 있겠다고 생각해 대표님께 메일을 써서 면접을 보고 아이보스에 들어갔죠.

커뮤니티가 있어 좋은 점은 사람들의 니즈를 되게 잘 알 수가 있었다는 거예요. ‘아이보스는 이런 교육 없나요?’, ‘이런 콘텐츠 없나요?’ 이런 니즈가 댓글이나 단톡방에 이미 너무 잘 나와 있었어요. 이것들을 모아서 잘 알려줄 만한 사람이 누가 있을지 직접 찾았죠. 실제 강의가 가능할 수 있을 지 검증하는 작업들을 통해서 커리큘럼을 만들었고, 매달 20개 이상의 교육이 돌아가게 되면서 1천만 원도 안 되던 교육 콘텐츠의 매출을 7천만 원까지 상승시켰어요. 이렇게 업무의 A to Z까지 경험하니 근육이 확 붙는 느낌이 들어 일을 더 잘할 수 있게 되더라고요.(웃음)

김나영 CEO가 말하는
좋은 경력, 좋은 회사 그리고 기록의 중요성

△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한정판으로 제작된 IT 용어사전


🟦 ‘좋은’ 경력을 쌓는 방법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경력자라면 사실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해서 얼마나 치열하게 고민했는지, 그리고 그 고민의 흔적이 드러나는 기록이 있는 지가 중요한 거 같아요. 툴은 바뀌고, 환경은 변하고, 고객은 변덕스럽습니다. 브랜드의 팬을 만든다고 반드시 매출이 느는 것도 아니고, 고객이 만족한다고 앱을 지우지 않는 것도 아니더라고요. 이론과 실무는 차이가 있고요. 다른 회사에선 이렇게 해서 잘 됐는데 우리 회사에 적용하면 안 되는 일도 많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나만의 방법과 해답을 찾아 나가는 게 마케터라고 생각하는데, 그런 해답은 정답이 아니라 정해져 있지 않고 업종마다, 우리가 처한 상황마다 달라지기 마련입니다. 그래서 첫 번째로는 맡은 일들을 정리해서 어떻게 해결해 나갔는지 그 방법을 찾아내는 과정, 적용해 본 경험을 잘 정리하는 게 우선이라고 생각해요. 사이드 프로젝트나 네트워킹은 시야를 넓힐 순 있어도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닌 거 같더라고요. “있는 데서 잘하자.” 같이 일하는 사람들 설득도 못 시키는데 다른 데 가서 잘할 수 있을지 저는 의문이거든요. 그래서 내가 맡은 일은 잘하고 그 다음에 다른 경험을 쌓았으면 합니다.  

🟦 많은 수강생분들의 취업 고민을 들어주실 것 같아요. 대표님께서 생각하시는 좋은 회사는 어떤 회사인가요?

자기랑 핏이 맞는 회사가 좋은 회사 같아요. 사실 위픽도 되게 좋은 회사고 그로스쿨도 좋은 회사인데, 누군가에게는 좋은 회사지만 또 다른 누군가에겐 진짜 안 맞는 회사일 수 있잖아요. 그래서 저는 회사가 본인과 핏이 맞는지 보려면 자기소개서나 포트폴리오에서 ‘나는 이런 사람이다’라고 어필을 많이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나는 이런 환경에서 되게 많은 성과를 냈었어’라는 것을 전달하고, ‘너희는 어떤 환경이야?’를 면접 때 알아봐야 하거든요. 하지만 마치 면접 때 ‘나 뽑아주세요’ 하는 것처럼 앉아 있으면 그게 잘 검증이 안 돼요. 그러면 서로가 비용 낭비, 시간 낭비가 되는 거죠.

면접 때는 보통 면접관들만 질문을 하잖아요. 면접 보는 면접자들은 질문을 잘 못하는 상황이 많은 것 같아요. 그런데 저는 전 직장인 해커스를 들어갈 때도 ‘여기 들어가면 뭐가 좋나요?’ 같은 질문을 했어요. 저도 모르게 신입의 마음으로 물어볼 수 있잖아요. 그때 해커스의 면접관님도 껄껄껄 웃으면서 답변을 해 주셨어요.

이처럼 질문을 신입의 패기로 보고 받아들일 수 있는 회사면 들어가도 된다고 생각해요.

🟦 취업이나 또 새롭게 이직을 꿈꾸는 분들이 매우 많은데, 그들을 위해서 꼭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

마케터 비전공자인데 괜찮아요? 제가 다른 분야에 있었는데 괜찮아요? 이런 문의가 진짜 많이 와요. 근데 저 진짜 다 괜찮다고 생각해요. 제가 경영학과 출신인데, 경영학에서 배운 거랑 지금의 마케팅은 하나도 안 맞거든요. 그만큼 아직도 실무와 이론의 차이가 크기 때문에 비전공자면 오히려 더 좋아요. 다양한 백그라운드에서 다른 시선을 갖고 마케팅을 바라볼 수 있기 때문에 더 좋은 것 같아요.

마케팅은 결국 사람에 대한 관찰이거든요. 사람의 행동에 대한 관찰인데, 그 관찰력은 전공이랑 상관이 없는 것 같아요. 그리고 내가 마케팅 분야에서 얼마나 고민했는지, 얼마나 치열하게 살았는지가 더 중요한 거지 그전에 무엇을 했는지는 사실 별로 그렇게 중요하지 않아요.

재야의 찐 고수들이 선택한 플랫폼 그로스쿨!
그로스쿨이 생각하는 ‘일잘러의 조건’

△ 그로스쿨 공동 CEO 김나영 & 최기영 님

🟦 그로스쿨은 일잘러가 되고 싶었던 그로스쿨 구성원분들께서 실제로 고민과 해결 방안을 바탕으로 현업에서 실무진이 겪는 문제를 함께 풀어나가고자 설립된 브랜드라고 말씀해 주셨어요. 그로스쿨이 생각하는 ‘일잘러의 조건’이 무엇인지, 그리고 일잘러가 되기 위해서 ‘이것만은 꼭 갖춰야 한다’라고 생각하는 것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납기 일정, 중간 보고 그리고 기록 이 세 가지만 잘하면 어느 업계 어느 분야 어느 업종을 가서도 일 잘한다는 소리 들을 수 있어요.

먼저, 납기 일정에 관해서는 사실 저희가 크리에이티브 하시는 분들 보면서 많이 느꼈는데, 조금만 더 완벽하게 하려다가 일정을 넘기시는 분들이 가끔 생기거든요. 그런데 오히려 같이 일하는 입장에서는 납기 일정이 제일 중요해요. 왜냐하면 그 일정에 맞춰서 뒤에 모든 걸 다 짜놓았기 때문이에요. 예를 들면 콘텐츠가 나와야 여기에 싣고 그다음에 홍보가 나갈 수 있기 때문에 저는 콘텐츠 제작의 약속된 일정은 무조건 지켜야 된다고 생각해요. 그게 90% 완성도일지라도.

두 번째는 중간 상황 보고인데, 신입들이 제일 어려워하는 것이기도 해요. 중간에 ‘이렇게 해도 될까요?’라고 얘기하면 ‘너 이것도 안 하고 뭐 했어?’라고 혼날까 봐 오히려 말을 못 하시는 분들이 있더라고요. 저는 모르는 건 죄가 아니고 오히려 물어보지 않은 게 잘못된 거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중간마다 많이 물어보고, 목차만 갖고 가셔서 ‘이렇게 하려고 하는데 맞나요?’라고 물어보시는 게 훨씬 더 좋은 방법인 것 같아요.

저희는 중간 중간에 상황 공유를 되게 많이 해요. 메신저로 ‘저 지금 A하고 있는데, 다음에는 B 할 거예요.’라고 서로 그냥 대화하듯이 알려주고 있어요. ‘동료분이 어느 지점까지 완료되었구나’ 혹은 ‘이 부분은 빨리 도움을 드려야겠다’ 등의 상황판단을 할 수 있거든요.

마지막은 기록인데요. 중간에 어느 정도 기록되어 있고 정리가 되어 있는지에 따라 다음에 내가 삽질(?)을 할지 말지가 결정된다고 생각해요. 하루 동안 회사에서 또는 교육에서 배웠던 것들 있잖아요. 기록해 놓으면 나중에 어떻게든 도움이 되더라고요. 물론 귀찮고 하기 싫은 작업이죠. 하지만 미래의 내가 ‘아 이거 알던 건데..’라며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을 생각하면 저절로 기록하는 나의 모습을 볼 수 있을 거예요.

저는 이렇게 세 가지는 꼭 하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 그로스쿨은 재야의 찐 고수분들을 발굴해서 온 오프라인 프로그램의 강사로 모시고 있다고 들었어요. 그분들이 정말 ‘일잘러’이실 텐데, 공통점은 무엇이었나요?

모두 되게 겸손하세요. 기본적으로 ‘본인이 배울 게 더 많다’라는 마인드가 우선 있는 것 같아요. 세상에 배울 게 훨씬 많고 나는 아직 부족하다는 마인드가 기본적으로 장착이 되어 있고, ‘나는 항상 배워야겠다‘는 마인드로 접근하시는 것 같아요.

△ 그로스쿨 홈페이지 마케터 프로그램 화면

🟦 그로스쿨은 2020년 4월, 코로나 시기에 런칭되어 오프라인 프로그램을 전개하실 때 많은 어려움을 겪으셨을 것 같아요. 이를 어떻게 극복하셨는지 궁금합니다.

저희도 그때 오프라인으로 하다가 온라인 실시간으로 구성을 많이 바꿨습니다. 오프라인과 실시간 온라인을 병행했던 것 같아요. 오프라인에 오는 사람은 10명 이하로 하고, 그대로 생중계해서 온라인으로 방영하는 식으로 진행했어요.

그리고 사실 VOD를 찍으면 스튜디오를 우선 빌려야 되고, 시간과 편집의 공수가 정말 많이 들어가서 3달 전에 찍은 게 3달 뒤에 나오고 이런 시차가 있거든요. 그런데 저희는 그럴 만한 여유와 돈이 없었어요. 그래서 저희는 현장에서 바로 편집해서 VOD가 실제 나오기까지 일주일 이내가 걸리게끔 했어요. 그리고 저희는 유통 채널을 다각화하기로 했죠. 왜냐하면 플랫폼마다 모여 있는 사람들의 특징이 다 다르더라고요.

인프런은 개발자, 디자이너분들이 많아서 피그마나 노션 강의를 좋아하세요. 그리고 유데미는 빨리빨리 할 수 있는 블로그 강의나 GA 강의를 좋아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와디즈나 텀블벅 펀딩도 많이 진행했고, 유데미, 인프런, 와디즈 이런 곳들을 그때 다 찾아서 진행했었어요.

📝 포트폴리오 작성 시 가장 중요하게 고려해야 할 점은?

우리가 알고 있는 포트폴리오가 다 디자인 쪽 계열에서 시작돼서 그런 거예요. 디자이너의 포트폴리오는 한 장 한 장 작품 단위별로 되게 짧게끔 설명이 되어 있어서 마치 갤러리의 작품을 보는 듯한 느낌이 들어요. 하지만 마케터 포트폴리오나 기획자의 포트폴리오는 좀 달라야 하는 게 과정을 되게 잘 서술해 줘야 하더라고요.

다들 결과를 ‘화려하게 보여줘야지’, ‘이미지로 보여줘야지’라고 생각하지만 저는 포트폴리오 볼 때 그 사람의 고민의 흔적을 봅니다. ‘지금 맡은 제품이 너무 회원 가입 수가 안 늘어서 고민이다. 그래서 어디가 문제인지 이런 진단을 했고, 그래서 어떤 방법을 적용했으며, 그 과정에서 이런 곤란한 점이 있었고 이렇게 해결해냈다’라는 스토리로 포트폴리오를 정리한다면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Q. 후배들이 목표가 없어 힘들어하는 모습이 고민입니다.

A. 👆❗ 같이 고민해 주는 것만으로도 도움이 될 거예요!

흔들리는 건 저도 흔들리는걸요! 저는 이끌어준다는 것보단 같이 고민해 주는 것? ‘이렇게 해보면 어떤 상황이 될까?’, ‘저렇게 하면 어떻게 될까?’ 하고 같이 이야기를 나눠주는 것만으로도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해결책 제시나 방법론 제시는 맞지 않는 것 같아요. 왜냐면 해보기 전까지는 뭐가 맞는지 모르거든요. 

유재석과 한혜진이 꿈이 없다는 말, 그냥 하루를 열심히 살아간다는 말에 공감합니다. 저도 사실 목표가 없이 ‘그날그날 최선을 다해 살자’가 모토인데요. 마케팅 분야는 대체재가 너무 많고, 고객들의 취향은 너무 빨리 바뀌어요. 그래서 저는 목표 의식을 갖고 살아가기보다는 ‘변화 적응력’을 키우자는 생각을 갖고 살아가고 있어요. 그래서 목표 의식이 없다고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말씀을 해드리고 싶어요.

오히려 목표를 잡으려고 하면 너무 거창해지고, 나만 너무 초라하게 사는 건 아닌가 생각이 드니까 ‘그날그날을 가장 치열하고 즐겁게 살아보자’라는 마인드로 사는 것도 좋아요!

현재 그로스쿨의 CEO로서 갖고 계시는 고민은?

진짜 세상에 (일하기) 좋은 회사가 많고, 같이 일하면 좋은 사람들도 정말 많거든요? 저는 그 중간에서 둘 다 보잖아요. 그런데 서로 너무 몰라서 좋은 사람이 이상한 조직을 선택한다거나, 좋은 조직인데도 채용 브랜딩을 제대로 못 해서 좋은 사람들을 고용하지 못하는 게 너무 안타까워요.

어떻게 하면 서로 잘 매칭해줄 수 있지? 하는 고민을 갖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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