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터 안태양

I 서울시스터즈 CEO I
글로벌 진출을 꿈꾼다면 ‘역순’으로 생각하세요!
2022-12-22

2022년 한 해동안 K푸드, K콘텐츠 등이 전 세계적으로 아주 뜨거운 관심을 받았어요. 이러한 트렌드에 발맞춰 글로벌 시장으로의 진출을 꿈꾸는 피커들도 아주 많을 것 같아요. 하지만 국내가 아닌 해외 시장이다 보니 어디서부터 어떻게 접근을 시작해야 할지 망설이게 되죠. 이렇게 고민하고 있는 피커들을 위해 오늘은 아주 특별한 분을 모셨습니다! 아마존 시즈닝 카테고리에서 1위를 차지한 ‘김치시즈닝’을 만든 장본인이자 K푸드 글로벌 진출의 선두주자, ‘서울시스터즈’의 CEO 안태양 님을 만나보도록 하겠습니다!

고객의 시선에서 브랜드를 바라보는
서울시스터즈의 CEO(Chiecf Executive Officer) 안태양님

🟦 안녕하세요! 위픽레터 구독자 분(피커)들께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건강하고 지속 가능한 K푸드 브랜드 ‘서울 시스터즈’를 운영하고 있는 푸드 컬쳐랩 대표 안태양입니다.

🟦 태양 님은 필리핀 유학 도중에 현지에서 과감하게 떡볶이 사업에 도전을 하셨다고 들었어요. 왜 많은 음식 중에 ‘떡볶이’라는 음식을 사업 아이템으로 선정을 하셨는지, 그리고 왜 한국이 아닌 필리핀을 선택하셨는지가 궁금해요.

사실 떡볶이를 선택한 건 굉장히 단순한 이유였어요. 제가 떡볶이를 좋아하거든요. 저는 무언가를 팔아야 된다면 좋아하는 걸 팔아야 진심을 담을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저는 사실 필리핀을 갔다가 사업을 하게 된 케이스예요. 제가 2008년에 필리핀으로 어학연수를 갔다가 2010년에 한국으로 돌아갈지 말지 고민을 하고 있었어요. 그때 한류 붐이 최초로 일어나면서 필리핀에서 K팝이나 K푸드에 대한 관심도가 굉장히 높아졌는데요. 이런 기회를 한번 활용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러면 필리핀에서 뭘 할 수 있을까 생각하다가 ‘내가 좋아하는 떡볶이를 한번 팔아볼까’ 해서 단순하게 시작한 케이스였어요.

🟦 필리핀에서의 사업 그리고 이어진 GNP 트레이딩이라는 회사에서의 활동이 현재 푸드컬쳐랩(서울시스터즈)을 설립하는데 어떻게 도움이 되셨는지 궁금해요.

우선 케이스들을 바라보는 시각이 달라졌어요. 사실 저는 한국에서 태어난 한국 사람이다 보니까 그냥 한국 음식을 좋아해요. 어떤 설명이나 이유 없이 그냥 좋아하는 거죠. 그런데 한국 음식을 다른 나라에 있는, 다른 나라의 국적을 가진 분들에게 판매한다는 건 굉장히 다른 논리로 접근해야 된다는 것을 많이 깨달았어요.

그리고 제품을 잘 만드는 것도 정말 중요한 일이지만 어떻게 팔 것이냐, 어디에서 팔 것이냐가 더 중요하다는 생각을 많이 했죠. 그래서 지금도 저희는 역순으로 생각해요. 어디에서 팔 것인가’, ‘누가 먹을 것인가’, ‘어떤 가격대에 팔 것인가’, ‘어디서 활용되면 좋을 것인가’, ‘누가 어떤 경험을 했으면 좋을 것인가’를 먼저 고려한 다음에 마지막으로 ‘이 모든 조건을 다 충족할 수 있는 물건이 무엇인가’를 고려해 보는 거죠.

사실 한국에서의 판매와 해외에서의 판매는 기본적으로 논리가 달라요. 해외에서는 물건이 그냥 맛있어서, 좋아서, 싸다고 해서 구매하지 않을 수도 있거든요. 그러다 보니 이 물건이 어디에서, 누군가에게, 어떤 가격대로 팔리게 될 것인지를 역순으로 생각해 보는 것이 정말 중요해요.

🟦 서울시스터즈는 우동, 김밥, 버거 등 다양한 신제품을 꾸준히 개발해오고 있는데요. 신제품을 개발하실 때 중점적으로 고민하시는 포인트가 무엇인지 궁금해요.

식품 브랜드는 특히나 고객들의 손에 계속 닿는 곳에 있어야 하는 것 같아요. 그래서 ‘고객들과 닿을 수 있으려면 무엇을 해야 할까’를 고민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고객에게서 잊히는 것이 가장 무서운 거거든요. 그래서 잊히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를 고민하면서 제품 구성을 짜죠.

사실 시즈닝이라는 단어 자체를 저희로 인해 처음 알게 된 한국 분들이 굉장히 많으세요. 그런데 또 재미있는 건 사람들이 생각보다 알게 모르게 매일매일 시즈닝을 접하고 있다는 거예요. 그게 바로 과자인데요. 갈비맛 포테이토, 치토스 같은 것들이 다 사실은 시즈닝을 활용한 거거든요. 그런데 사람들은 그걸 시즈닝이라고 생각하지 않잖아요.

김치 시즈닝이 나오고 나서 다들 쌈장 시즈닝, 불고기 시즈닝을 만들 거냐고 물어봤어요. 하지만 저희는 고객들에게 잊히지 않고 손에 잘 잡힐 수 있으면서, 시즈닝과 접점이 있는 제품인 과자를 출시했습니다.

이처럼 저는 브랜드는 기본적으로 고객과 항상 가까이 닿을 수 있는 공간에 있어야 하고, 고객들이 계속해서 만져줘야 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저는 김치 시즈닝뿐만 아니라 서울시스터즈라는 브랜드가 어떻게 하면 고객과 더 가까워질 수 있을지를 계속해서 고민하고 있어요.

K푸드의 글로벌 진출을 꿈꾸는
마케터들에게 안태양 CEO가 전하는 조언

△ 안태양 대표와 안찬양 이사는 끊임없는 노력 끝에 필리핀에서 서울시스터즈 브랜드를 성공시켰다.

🟦 K푸드가 점차 해외로 뻗어 나가고 있지만 사실 대기업의 우세일 뿐, 신규 브랜드들이 활약하고 있는 것은 아닌 것 같아요. 더 많은 스타트업, 더 많은 신생 브랜드들이 해외로 진출하기 위해서는 어떠한 것들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시나요?

제품을 잘 만든다고 무조건 잘 팔리지 않아요. 그래서 그 나라의 시장을 충분히 이해하고 가격적인 부분도 충분히 고려해야 돼요. 대기업이라면 금전이나 인력에 여유가 있기 때문에 가격을 낮추거나 프로모션을 통해 브랜드를 알리는 작업을 할 수 있죠. 하지만 사실 스타트업은 그렇게 할 경우, 6개월만 지나도 회사의 존폐 문제가 생길 수 있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제품을 기획했을 때 물류비용까지 모두 포함해서 정말로 고객들이 이 제품을 살 것인지를 반드시 고려해 봐야 해요.

그리고 저는 새로운 것을 만들려고 하시는 분께 항상 하는 말이 있어요. 이 세상에 완전히 새로운 제품은 존재하지 않는다.” 저는 아무리 새로운 제품이라고 해도 지구 반대편에 그것과 똑같은 제품이 분명히 있을 거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내가 만들고자 하는 제품이 지구 어딘가의 같은 제품과 비교했을 때 어떤 새로운 가치를 고객한테 줄 수 있는지를 고민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런 것들을 더 고민한 후에 제품을 만들어도 늦지 않는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 사실 많은 브랜드들이 글로벌 진출을 계획하고 있지만 모든 나라의 시장을 모두 분석하기란 쉽지 않고, 정리된 자료도 많지 않은 것 같아요. 이러한 상황에서 어떻게 시장 분석을 시작하면 좋을지, 태양 님만의 팁이 있다면 무엇인지 궁금해요.

저는 한 나라에서만 잘해도 충분히 성공 가능성이 보이더라고요. 저는 지금 가지고 있는 리소스 대비 가장 폭발력 있는 아웃풋이 나올 수 있는 나라가 어디인지를 먼저 살펴봤어요. 사실 시즈닝을 선택한 것도 미국 시장을 겨냥했기 때문이거든요. 만약에 제가 미국이 아니라 유럽에 있는 나라를 타겟팅 했다면 시즈닝을 고르지 않았을 수도 있어요. 미국에서 시즈닝 시장이 매년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었고, 슈퍼에 가도 소스류보다 시즈닝의 섹션이 더 커지고 있었기 때문에 시즈닝을 선택한 거예요.

이렇게 나라까지 다 결정하고 나서 제품을 만들기 시작하는 것이 더 좋아요. 한 나라에서 성공하면 그것이 분명 그 근처에 있는 다른 나라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생각해요.

🟦 식품 분야 내에서도 수많은 사업 아이템이 있지만 그 중에 대중적으로 반응이 오는 아이템은 아주 한정적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반응이 있고, 인기를 얻는’ 아이템만이 지니는 차별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저는 그것이 익숙한 제품이라고 생각해요. 보통은 아주 혁신적인 제품이 많은 사랑을 받을 거라고 생각하지만 의외로 사람들은 생각보다 변화를 그렇게 좋아하지 않아요. 트렌드는 계속 바뀌거든요. 어쩌면 가장 대중적인 것이 가장 혁신적인 제품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저는 요식업의 본질은 ‘맛’이라고 생각해요. 음식이 아무리 예쁘고, 특이하고, 매력적이더라도 결국 맛이 없으면 고객들로부터 외면 받을 수밖에 없어요.

🟦 요식업 창업을 꿈꾸거나 식품 분야의 마케팅/영업 분야에 종사하는 분들께 꼭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

저는 항상 책을 많이 읽으라고 말씀을 드려요. 인풋 대비 아웃풋이 명확한 건 책 밖에 없는 것 같아요. 그리고 책을 읽을 때 편식하지 말라고도 말씀을 드립니다.

당장 도움이 되는 건 어쩌면 경영 책일지도 모르겠지만 저는 예술, 문화, 옛날 고전부터 시작해서 심리학 책까지 읽고 있어요. 예술이나 문학 관련 책은 외식업과 무슨 상관이 있냐고 생각하실 수도 있는데요. 저는 외식업의 기획자분들은 ‘음식점 안에 있는 공기의 질감까지도 기획한다’고 생각하거든요. 저희가 스타벅스 문을 열고 들어갔을 때 느껴지는 분위기, 온도, 공기가 커피빈에 들어갔을 때 느껴지는 것과는 또 느낌이 다르잖아요. 이 공기의 질감까지도 저희가 다 기획하는 건데, 그런 것들은 결론적으로 다양한 책들을 통해 배울 수 있다고 생각해요. 다양한 책을 통해 배운 것들이 결국 다 쌓이고 쌓여서 고객과의 관계를 만들어 나갈 때 도움이 많이 돼요.

견뎌야만 하는 지루한 싸움,
그러나 그것이 지닌 가치와 중요성

🟦 더 나은 마케터로 성장하기 위해 꼭 기억해야 할 것들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20년 전에 회사를 다닐 때에도 사수가 제게 모든 것을 다 가르쳐주는 건 절대 아니었어요. 지금도 마찬가지일 거예요. 누군가 나에게 가르쳐주지 않았는데도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이유가 뭐였을까라고 생각해 보면 3가지가 있어요.

첫째는 나를 챙겨줄 사수가 없다고 해서, 또 제가 부족한 부분이 생겼다고 해서 제 감정이 무너지지는 않았다는 거예요. 일을 처음부터 완벽하게 해내는 사람은 존재하지 않아요. 저도 여기까지 오는데 얼마나 많은 실패와 시행착오가 있었겠어요. 하지만 저는 문제를 있는 그대로 바라볼 뿐, 문제 자체가 제가 되지 않았어요.

두 번째는 누군가에게 무언가를 요청하고 배우려면 우선 내가 기본적인 개념은 알고 있어야 한다는 거예요. 저도 과거의 제 모습을 생각해 보면 ‘이래서 선배들이 나를 안 가르쳐 주셨나’ 이렇게 생각하기도 해요. (웃음) ‘내가 너무 아무거나 물어봤구나’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었거든요. 누군가에게 무엇을 물어볼 때에는 그에 관한 기본적 지식은 갖추고 물어봐야 한다는 것을 느꼈어요.

저는 모든 지식은 기본적으로 양이 쌓여야 질로 전환된다고 생각해요. 제 독에 아무것도 안 들어 있는데 다른 사람한테 가서 내 독을 채워 달라고 할 수는 없잖아요. 처음에는 매일 책 2장 읽는다고 무엇이 달라질까 생각하지만 6개월, 1년이 지나고 나면 시각이 바뀌어요.

마지막은 스스로 평가를 하는 것이에요. 좋은 사수가 없기 때문에 성장하지 못한다고 생각하면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성공한 사람들은 다 사수가 있었어야 해요.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가 더 많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지금 나의 현 상태는 어떠한가, 무엇이 부족하고 무엇을 채워야 할까를 생각하는 것이 중요해요.

🟦 태양 님의 삶의 모토, 좌우명이 궁금해요.

‘Everything is Happy Ending’이 제 좌우명이에요. ‘모든 것의 끝은 결국 해피 엔딩이다.’

지금의 저를 봤을 때는 고생 하나 안 해본 것 같을 수도 있어요. 하지만 저는 실패도 많이 하고, 좌절도 해보고, 넘어지고 무너졌던 경우들이 정말 많거든요. 그때는 ‘왜 나한테만 이런 일이 생기는 걸까’, ‘정말 나는 이것 밖에 안 되는 인간인가’ 생각했어요. 그렇지만 그런 순간순간에도 절대로 포기하지 않고 또 지루한 하루의 싸움을 계속했어요.

드라마나 영화를 많이 보다 보면 주인공의 성장이 엄청 드라마틱해요. 하루 자고 일어났는데 다음 날 슈퍼맨이 되어 있거든요. 그런데 저는 이 자리에 오기까지 18년이란 시간이 걸렸어요. 누군가에게는 제가 그냥 카메라 앞에서 멋있게 인터뷰를 하는 것 같아 보이겠지만 저는 이 자리에 오기 위해 하루하루를 열심히 살아왔어요. 어제보다 오늘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해 정말 지루한 싸움을 해온 거거든요.

제가 정말 존경하는, 자수성가하신 어른들을 봐도 그 시간을 거스른 분은 아무도 없어요. 아침에 일어나서 이불을 깨끗하게 개고, 30분 운동을 하고, 따뜻한 물 한 잔을 마시고, 책을 읽고 뉴스를 보는 것. 누군가는 이 일들이 정말 별 볼일 없고 하찮은 것처럼 보일 거예요. 하지만 저는 이 모든 것들이 그분들을 대단한 사람으로 만들었다고 생각해요.

📝 스페셜리스트로의 성장, 어떻게 하면 될까요?

저는 제 팀원들에게 늘 당신이 생각하는 스페셜리스트가 무엇이냐고 물어봐요. 왜냐하면 각자가 생각하는 스페셜리스트의 기준이 다 다르거든요. 예를 들어, 제가 생각할 때 일을 잘하는 사람은 저에게 먼저 빠르게 피드백을 주는 사람이에요. 그런데 어떤 사람한테는 그것이 일을 잘하는 사람의 기준이 아닐 수 있거든요. 스페셜리스트라는 것은 굉장히 모호해요.

그래서 저는 스스로가 생각하는 스페셜리스트가 과연 어떤 사람인지 정의해보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Q. 제 인생의 시즌 2에는 무엇을 하면 좋을 지가 고민이에요.

A. 👆❗ 책을 많이 읽고, 생각을 깊게 해보세요!

그건 사실 저도 늘 하는 고민인 것 같아요. 요즘 세상은 급변하고 있기 때문에 무엇이 옳고 그른지 잘 모르겠어요. 그래서 저는 이러한 고민을 해결하고자 두 가지를 많이 하고 있어요.

첫째는 여전히 책을 굉장히 많이 읽고 있다는 거예요. 제가 요즘 가장 많이 읽는 책은 ‘왜 일하는가’라는 책인데요. 제가 정말 좋아하는 저자인데, 그분이 쓴 책들은 정말 하나같이 주옥같거든요. 책을 읽으며 내가 지금 왜 일하는가, 왜 리더인가 등에 대한 질문을 스스로 많이 하고 있어요.

두 번째는 생각을 깊게 하는 거예요. 본질은 무엇일까, 이렇게 혼란스러운 상황에 인간이라는 존재는 무엇인가에 대해 깊이 있게 고민하려고 노력을 많이 하죠. 최근에 82년생이 벌써 정년 퇴직을 고민하고 있다는 기사를 봤는데요. 저는 계속해서 일을 하고 싶거든요. 그렇다면 나이가 마흔이 넘어서도 일을 하려면 나는 어떤 사람으로서 성장해야 될까, 나의 하루는 어떤 식으로 대해야 할까를 오랫동안 고민하고 있어요.


현재 CEO 안태양 님이 갖고 계시는 고민은?

2023년 마케팅 전략을 어떻게 짜야 할지 모르겠어요. 너무 예상하지 못한 상황들이 매일매일 벌어지다 보니까 이제는 무언가를 계획하고 준비하는 것이 어려운 것 같아요. 2023년에 과연 무엇을 하는 게 맞는가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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