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소비 트렌드 분석 센터에서 발간한 ‘2022 트렌드 코리아’에는 10가지 키워드가 등장합니다. 이번 매거진에서는 그중 하나인 ‘나노사회’에 대해 이야기해보려고 하는데요. ‘나노사회’는 말 그대로, 사회가 나노 단위로 세분되어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조직의 구성원으로서 공동체 의식을 중요시했던 과거와 달리, 개개인을 독립적으로 보고 존중하고 있는 현대 사회를 떠올리면 이해가 쉽죠.
이에 따라 최근 소셜 미디어 플랫폼부터 온라인 쇼핑몰까지 취향 기반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는 유튜브의 알고리즘 추천 동영상이 있는데요. 머릿속을 들여다보기라도 하는 것처럼 이용자들의 시청 기록을 바탕으로 관심 있는 콘텐츠를 추천하는 서비스입니다. 이 덕분에 이용자들은 따로 콘텐츠를 탐색할 필요가 없어 이탈 없이 시청에만 집중할 수 있습니다.
특히 타겟팅이 중요한 마케팅에 있어 나노사회 트렌드는 엄청난 영향력을 가집니다. 우리 제품과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들의 특성을 얼마나 세분화하여 이해하고 있는지에 따라 마케팅 성과도 천차만별이기 때문이죠. 앞으로 자영업 소상공인부터 대기업에 이르기까지 정교한 타겟팅이 우선 과제가 될 것입니다.
이번 매거진에서는 최근 나노사회 트렌드에 따라 초개인화 마케팅, 서비스를 시행하는 사례를 소개하겠습니다.
‘지그재그’의 초개인화 상품 추천
‘패션’은 자신의 개성을 드러낼 수 있는 가장 보편적인 수단으로, 개인화된 상품 추천이 아주 중요합니다. 카카오가 인수한 쇼핑 플랫폼 ‘지그재그’는 론칭 당시부터 ‘개인화’를 중심으로 서비스를 구성하고 마케팅을 펼쳤습니다. 지그재그 앱의 셀링 포인트는 수천 개의 쇼핑몰 중 내가 원하는 쇼핑몰만 골라서 볼 수 있다는 것이었는데요. 각각의 웹사이트로 흩어져있는 쇼핑몰을 한 플랫폼에서 간편히 둘러볼 수 있다는 점은 많은 2030 여성 소비자의 니즈를 자극했습니다.
초창기 지그재그는 ‘모던시크’, ‘캠퍼스룩’, ‘심플베이직’ 등의 수식어를 통해 쇼핑몰을 분류하고, 이용자들이 자신의 취향에 맞는 수식어를 선택하여 골라보도록 했습니다. 하지만 현재는 쇼핑몰을 넘어 상품 단위에도 개인화를 적용하고 있는데요. 이용자가 구매하고, 클릭하고, 찜한 목록을 바탕으로 특정 상품을 추천하는 알고리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저 역시 온라인에서 쇼핑할 때, ‘지그재그’ 앱을 필수로 실행하고 있습니다. 덕분에 새로운 쇼핑몰을 발견하기도 하고, 질 좋은 상품이나 저렴한 상품을 발견하기도 하죠. 초개인화 큐레이션은 앞으로도 많은 사람의 쇼핑의 질을 높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텐데요. 지그재그 외에도 많은 쇼핑 플랫폼이 초개인화 큐레이션을 기본으로 활용할 것입니다.
‘금융 업계’의 초개인화 자산관리
요즘은 직장 구성원의 60%가 디지털 환경에 익숙한 MZ세대라고 합니다. 직업 활동과 소비가 모두 활발한 MZ 세대를 붙잡기 위해 다양한 업계에서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는데요. 그중 고리타분하게만 여겨졌던 금융 업계의 변화가 심상치 않습니다.
근로소득 외에 투자를 통한 소득에도 높은 관심을 보이는 MZ세대는 금융 업계의 타겟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자동화 서비스가 보편적으로 시행되고 있는 타 업계에 비해 금융 업계는 보안상의 이유로 복잡한 절차를 걸쳐야 하며, 이해하기 어려운 용어도 많아 접근성이 매우 떨어지는 한계를 갖고 있었죠. 게다가 각각 다른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하는 MZ세대에게 정형화된 자산 관리는 효율적이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금융당국은 한 곳에서 금융 정보를 확인할 수 있도록 하는 API 기반 ‘마이데이터’를 시행했는데요. 각 은행 앱에서 ‘마이데이터’ 서비스에 가입 및 실행하면 흩어져있는 나의 자산과 계좌 정보 등을 한눈에 볼 수 있습니다. 또한 나의 소비패턴과 연봉 등을 분석하여 적합한 대출, 예금, 적금 상품을 추천하기도 합니다.
초개인화된 자산관리 서비스 덕분에 MZ세대뿐만 아니라, 디지털화된 금융 업무에 어려움이 많았던 중노년층 또한 쉽게 정보를 확인하고 처리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