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를 걷다 보면 눈길이 가는 패셔니스타들과 가끔 마주치는데요.
흔히 개성시대라고 하죠!
최근에는 패션으로 각자의 개성을 표현하는 경우가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우리는 뭔가 특별한 포인트를 잘 잡아내는 사람들에게 ‘보는 눈이 있다’고 말합니다.
주로 옷가게에서 이런 말을 자주 들을 수 있는데요.
자신에게 딱 맞는 옷을 고르면 점원 분께서 보는 눈이 있다고 칭찬해주시죠!
코오롱몰은 바로 이 문구를 이용해 광고를 제작했습니다.
코오롱의 이미지를 벗어나 하나의 패션 플랫폼으로 새롭게 이미지를 구축한 것인데요.
트렌드를 보는 눈이 있는 코오롱몰의 광고, 지금 털어보겠습니다!
‘코오롱’하면 ‘코오롱 스포츠’가 가장 먼저 생각납니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코오롱 스포츠를 중심으로 ‘솟솟 팝업스토어’를 운영하는 등 의류 사업을 활발히 전개하고 있는데요.
코오롱 스포츠가 대표적인 이미지다 보니, ‘코오롱’하면 뭔가 초원에서 등산복을 입고 있다거나, 패딩을 입은 빅모델이 가장 먼저 떠오릅니다.
그러나 사실 코오롱 인더스트리는 산하에 다양한 패션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커스텀멜로우, 시리즈, 아카이브앱크 등 어디선가 들어본 브랜드들이 바로 코오롱 소속인데요.
모두 코오롱몰에 입점해 있는 한 식구 사이죠!
지금까지 ‘코오롱몰’은 쇼핑을 목적으로 이용하기 보다는, 포인트를 적립 받기 위해 설치하는 어플에 불과했습니다.
코오롱 측에서도 플랫폼을 활성화하기 위한 특별한 전략을 펼치지 않았는데요.
주로 입점해 있는 브랜드들의 홍보 영상을 통해 코오롱몰을 홍보하는 방식이었습니다.
이런 코오롱몰이 자체적인 브랜딩을 시작한 것은 ‘OLO’세계관이 등장한 2021년입니다.
OLO 세계관이란 ‘KOLON’ 로고의 가운데 부분을 이용한 것인데요.
OLO가 눈코입으로 보이는 만큼, ‘보는 눈 있다’를 메인 카피로 함께 사용해왔습니다.
이번 광고는 작년부터 코오롱몰이 내세운 ‘OLO’ 세계관의 확장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전까지는 OLO를 얼굴 모양으로 해석해 ‘보는 눈’이라는 개성을 캐치하는 데에 초점을 맞췄다면, 올해부터는 광고의 메시지와 OLO를 결합했습니다.
보는 눈, 그건 하루 아침에 생기지 않아
견디기 힘든 조롱
셀 수 없는 손가락질
수만번의 시뮬레이션
수만번의 좌절 끝에
마침내, 얻게 되는 거지
그러니 너의 실패는 절대 헛된 게 아니야
광고는 TV에 나오는 공주 인형처럼 되려고 하다 알록달록 물들어버린 여자아이에서 시작합니다.
같은 머리, 같은 옷을 입고 있는 학생들.
조금씩은 달라도 교복처럼 비슷한 트렌치 코트를 입고 서있는 여성들.
광고는 TV속 인물을 쉽게 따라하고, 개성없이 유사하게 있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셔츠에 알록달록한 넥타이를 매고 비웃음의 눈길을 사는 남성.
초록 머리에 핑크 바지를 입고 놀림을 받는 여성.
자신의 옷에 대해 고민하는 수많은 사람들이 스쳐 지나가고,
수영장에 다이빙한 남성의 이마에 제3의 눈이 생기며 ‘보는 눈’을 떴음을 암시합니다.
이후로 광고는 앞과는 대조적으로 개성을 표현하기위해 끊임없이 실패하고 좌절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이어집니다.
이 광고의 또 하나의 포인트는 가수 윤미래의 내레이션인데요.
강한 개성을 보유하고, 한 분야의 아이콘으로 거듭난 사람이 특유의 목소리로 도전과 좌절을 응원하는 내레이션은 패션에 대한 도전을 넘어 인생 전체에 대한 응원으로 느껴지기도 합니다.
코오롱몰은 나아가 ‘패션 가이드’ 만들기 이벤트를 홈페이지에서 진행하며 소비자들의 자발적인 실천까지 유도하고 있습니다.
결국 코오롱몰은 ‘도전’과 ‘실패’라는 키워드로 연령대에 관계없이 소비자들의 호감을 샀는데요.
여기다 연령, 성별 등에 따른 흔한 타겟팅 전략이 아닌, 패션플랫폼으로서는 독보적인 ‘옷을 못 입는 사람들’에게 어필하고 있죠!
✅ POINT 1. 코오롱의 OLO 세계관
코오롱몰의 OLO세계관은 작년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이는 코오롱인더스트리 전체 이미지라기 보다는, 코오롱몰을 별개로 브랜딩 하기 위한 전략인데요.
KOLON이름 가운데 철자를 따서 얼굴 모양처럼 사용한 것이 특징입니다.
초창기에는 얼굴 모양의 이미지 그 이상을 담지는 않았는데요.
‘보는 눈 있네’, ‘보는 눈이 완전 많아’, ‘내 눈엔 너만 보여’ 등 ‘보는 눈’을 형식적 키워드로 사용하며 단기적 이미지에 그치는 듯했습니다.
사실 ‘코오롱’과 형태적 유사성을 제외하면 발음 등에서 ‘오엘오’와 연관성이 전혀 없어, 이미지를 정착시키기 어려웠던 점도 있는데요.
코오롱은 이에 굴하지 않고 올해까지 OLO를 어필하며 점차 소비자에게 다가갔습니다.
올해 광고의 성공 포인트는 바로 ‘오엘오엘오~’하는 중독성 있는 BGM입니다.
광고에서의 후크성 있는 BGM은 정말 중요한데요.
OLO가 무엇인지 알지 못해도, 노래가 기억에 남아 이후에 브랜드 상기도가 높아지죠!
코오롱몰은 OLO 매거진이라는 페이지도 따로 운영 중인데요.
이번 광고처럼 옷을 잘 입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을 위해 인사이트가 담긴 아티클을 발행하고, 코오롱몰 내의 브랜드들로 옷을 조합한 다양한 콘텐츠 또한 선보이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코오롱’하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코오롱 스포츠’와 확실하게 이미지를 분리하고, 하나의 패션 플랫폼으로서 독자적인 길을 개척해나갔습니다.
그러나 사실 코오롱이 OLO를 내세우는 것에 비해 소비자들의 호응은 미진한 상황입니다.
꿈을 내세우는 최근 광고 트렌드에 맞춰, 코오롱몰의 특성이 완전히 사라진 느낌인데요.
광고 자체는 의미가 있을지라도 이 광고로 코오롱몰이 활성화될지는 의문입니다.
✅ POINT 2. 뜬금없는 ‘레트로’ 무드?
OLO세계관에는 하나의 특징이 있습니다.
바로 ‘레트로’ 무드인데요.
네모난 모양의 안테나가 달린 TV와 좌우가 잘린 화면 비율은 7080 시대를 연상케합니다.
심지어 작년 광고는 도시아이들의 ‘텔레파시’라는 1988년 음악을 BGM으로 사용했죠.
‘보는 눈 있다’라는 말은 최근에 많이 사용되지 않지만, 이렇게 레트로한 이미지를 연상시킬 정도로 올드한 키워드는 아닙니다.
1020세대는 공감하지 못할 정도의 레트로 감성은 메시지 전달력을 감소시켰는데요.
OLO를 눈코입으로 새롭게 받아들이고, 광고 모델의 개성에 호응할 수 있는 세대는 MZ세대입니다.
실제로 광고에는 영화에 출연하고, 전국노래자랑 MC를 맡으며 제2의 멋진 인생으로 젊은 층에게 많은 사랑을 받는 김신영씨가 등장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트렌디한 분위기와 젊은 열정을 지향하고 있음에도 지나치게 레트로한 무드를 연출한 것은 살짝 광고 메시지와 이미지 간의 괴리감이 느껴지도록 해 아쉬웠습니다.
광고는 현재 게시 2주 만에 조회수 120만에 달하는데요.
이전 코오롱몰의 광고들이 이슈가 되지 못했던 것을 고려하면 이번 OLO 캠페인은 성공적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대중의 반응은 반으로 엇갈렸습니다.
‘목소리와 이야기가 무언가 위로 받는 느낌이다’
‘패션이 관심분야도 아니지만, 광고를 보고 소름돋았다’
등 개성에 초점을 맞춘 메시지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소비자가 있는가 하면,
‘영상은 탁월한데, 무슨 말이 하고 싶은 지 모르겠다.’
‘트렌디함도 중요하지만 오히려 기괴한 느낌이 들어 보기에 편하지 않다’
‘딱히 사용 욕구가 들지는 않는다’
등 광고의 모호한 방향성에 대해 의문을 가지는 반응 또한 존재했습니다.
박케터는 사실 OLO를 얼굴 이모티콘으로 본다고 해도, 감정이 담긴 표정이 아니라 큰 의미가 부여되기 어렵다고 느꼈는데요.
브랜드 로고에서 조금 억지스럽게 키워드를 뽑아낸 느낌이 있는 만큼, 확실한 방향성을 가지고 앞으로 코오롱만의 OLO세계관을 잘 발전시키기를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