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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여름 뙤약볕처럼 뜨거웠던 메타버스(metaverse) 열풍은 어디 갔는지, 전 세계 스타트업 업계에 때 이른 겨울이 왔다는 ‘한파주의보’만 가득한 2022년 10월. 신사역 1번 출구에 닿은 나지막한 언덕길을 올랐다. 한국 메타버스 업계에 신예로 떠오른 하이퍼클라우드(HyperCloud)를 만나기 위해서다.
첫인상은 반전이었다. 세월이 느껴지는 빌딩 1층 문을 열자, 세련된 주백색 간접 조명이 가득한 사무실이 한눈에 들어왔다. 1층을 통으로 쓰는 하이퍼클라우드 사무실은 이미 꽉 들어찬 분위기였다. 아직 정리하지 못한 집기가 눈에 띄었지만, 이미 업무에는 100% 몰입한 모습이었다.
담당자 유진에게 안내받아 회의실 ‘웜홀’로 들어섰다. 곧 준과 노아를 소개받았다. 메타버스 콘텐츠 솔루션 스타트업 하이퍼클라우드에서도 최첨단을 달리는 딥러닝팀 개발자 두 사람을 만나 한 시간 반 동안 질문을 쏟아냈다. 메타버스 스타트업 조직원은 메타버스의 미래를 어떻게 볼까. 메타버스 스타트업에서 딥러닝 개발자는 무슨 일을 할까.
하이퍼클라우드는 XR 기반 메타버스 콘텐츠를 클라우드 방식으로 구현해 기존 방식보다 시간과 비용을 1/3로 절감하도록 돕는 메타버스 XR 콘텐츠 솔루션 스타트업이다.
에디터 안데르센: 반갑습니다. 간단한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준: 하이퍼클라우드 딥러닝 개발 파트에서 일하는 3년차 딥러닝 개발자 준입니다. 딥러닝 리서치와 개발에 주로 매진하며, 모바일 플랫폼과 연계하는 작업도 병행합니다. 본명이 김민준이어서 영어 이름을 준(Jun)이라고 지었습니다.
노아: 역시 하이퍼클라우드에서 딥러닝 개발자로 일하는 노아입니다. 증강현실(AR) 콘텐츠에 들어가는 딥러닝 기반 기술을 연구하고 개발합니다.
본명이 안진호인데, 영문 이름 Jinho Ahn에서 앞뒤 글자를 떼다 Noah라는 이름을 만들었습니다.
에디터: 하이퍼클라우드는 메타버스 XR 콘텐츠 솔루션을 만들어 제공하는 스타트업인데요. 메타버스에서 딥러닝이 어디에 쓰이나요?
노아: 실제 공간과 가상의 공간을 짝짓거나 실제 사람이나 물체를 인식해 이벤트를 발생시키는 데 주로 쓰입니다.
예를 들어 브라질 버거킹은 자사 스마트폰 앱을 통해 경쟁사 맥도널드의 광고판을 촬영하면 그 간판 위에 자사 광고를 띄우고 혜택을 주는 홍보 캠페인을 진행했습니다. 여기서 딥러닝은 경쟁사 광고판의 형태와 위치를 인식하는 용도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딥러닝 개발자는 경쟁사 광고판 데이터를 수집하고, 정제하고, 광고판 인식 모델을 설계한 뒤 학습하는 일을 합니다. 학습된 모델은 경쟁사의 광고판을 실시간으로 인식하여 그 자리에 원하는 콘텐츠가 자리할 수 있도록 해줍니다.
딥러닝이 없었다면 모든 경우의 수를 개발자가 파악해 일일이 코딩해 넣어야 하기 때문에 구현하기 쉽지 않았을 겁니다.
에디터: 저 같은 문과 출신에게 개발자라는 직종은 마술사 같은 이름인데, 딥러닝 개발자라면 대마법사랄까요. 훨씬 더 미지의 세계를 다루는 현자 같은 이름입니다. 그런데 두 분은 대마법사라기엔 상당히 젊어 보이네요. 두 분은 어떻게 딥러닝 개발자가 되셨나요? 처음부터 딥러닝 개발자가 되겠다고 마음먹고 준비하셨나요?
준: 컴퓨터공학과를 나왔는데, 학부를 졸업할 때쯤 딥러닝 붐이 일었어요. 저한테는 딥러닝 작업의 결과치가 프런트엔드나 백엔드 개발에 비해 더 많이 와닿았어요. 학부 공부를 하면서는 ‘이걸 배워서 뭘 할 수 있을까’ 구체적인 그림이 떠오르지 않아 별로 재미를 느끼지 못했는데, 딥러닝은 작업 과정도 흥미롭고, 결과로 정확도가 올라가거나 오차가 줄어드는 게 바로 확인되니까, 다음 단계로 무엇을 해야 할지 바로 떠오르더라고요. 그러다 보니 직업 선택까지 이어졌습니다.
노아: 저는 컴공과 출신은 아니에요. 산업공학과를 석사까지 다녔죠. 얕고 넓게 다양한 분야에서 응용하는 기술을 배우는데, 기초적인 머신러닝(ML)을 배우면서 인공지능(AI) 쪽에 흥미를 느꼈어요. 특히 텍스트 마이닝을 공부하다가 자연스럽게 자연어 처리(NLP)도 공부하면서 딥러닝(DL) 쪽으로 넘어왔어요.
대학원을 졸업하고 국비 지원을 받아 개발 학원을 다니고, AI 강의도 틈틈이 찾아 수강하면서 공부하던 와중에 운 좋게 인공지능 업계에 먼저 진출한 지인에게 추천받아 딥러닝 개발자로서 사회에 첫 발을 들였습니다. 첫 직장에서 자연어 처리보다는 컴퓨터 비전 쪽으로 일하다가 마침 그 기술을 구현할 사람을 찾던 하이퍼클라우드에 합류했습니다.
에디터: 딥러닝이 요즘 엄청 핫한 분야잖아요. 여기가 아니더라도 일하자고 제안하는 회사가 많았을 것 같은데, 딥러닝 개발자로서 하이퍼클라우드에서 일하기로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준: 첫 회사가 SI 업체였어요. 개발 업무가 외에 스트레스를 주는 요소가 너무 많아 자체 서비스를 구축하고 운영하는 회사로 가고 싶었어요. 그러면 딥러닝 개발에 집중하면서, 서비스 출시와 운영까지 경험할 수 있다고 생각했거든요.
딥러닝을 적용한 서비스는 그렇지 않은 서비스보다 더 디테일을 갖출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 디테일이 곧 경쟁력일 테고요. 유튜브나 넷플릭스도 단순 비디오 스트리밍 플랫폼처럼 시작했지만, 지금은 사용자 개개인에게 맞춤 콘텐츠를 추천하잖아요. 이런 제 생각과 하이퍼클라우드 대표 랄프가 말씀하신 사업 방향과 잘 맞아떨어져서 하이퍼클라우드로 이직을 결심했습니다.
노아: 전 직장 동료였던 준에게 하이퍼클라우드로 이직을 제안받았습니다.
딥러닝에는 컴퓨터 비전, 자연어 처리, 강화 학습 등 여러 기술 분야가 있고, 각각의 분야 안에도 다양한 기술이 있습니다. 안타깝게도 전 직장이었던 SI 업체에서는 컴퓨터 비전 중에도 가장 기본적인 분류(classification), 객체 검출(object detection) 기능만 계속 만들었습니다. 그 이상 기능을 만들 기회가 없으니, 정체된 기분이 들었죠.
저는 딥러닝 비전 분야 전문가로 성장하고 싶습니다. 당연히 비전 기술을 잘 활용할 수 있는 곳에서 일하고 싶었죠. 메타버스는 가상 공간을 다뤄야 하기 때문에 다양한 비전 기술을 활용할 수 있는 분야입니다. 하이퍼클라우드는 메타버스 콘텐츠 솔루션을 만들어가는 스타트업이고요. 마다할 이유가 없었죠.
에디터: 오호라. 하이퍼클라우드에 먼저 합류한 준이 노아한테 이직을 제안하신 거군요. 전 직장 동료한테 현 직장으로 이직을 제안하신 계기는 무엇인가요? 두 분이 뭔가 특수 관계라도…?
준: 아니고요. (단호) 제가 아는 주변 딥러닝 개발자 중에 노아가 가장 똑똑해서요 (웃음).
SI 회사에 다니면서 회사 몰래 틈틈이 개발 경진대회에도 나갔는데요. 10등부터 수상하는 대회인데, 저는 아무리 머리를 싸매봐도 11등 밖에 안 되는 거예요. 그런데 노아가 제안한 방식으로 풀어봤더니, 바로 9등이 됐어요.
에디터: 그렇다면 당연히 모셔 와야죠. 맞네요
Q. 하이퍼클라우드에서도 직장 동료가 되셨고, 마침 두 분 다 딥러닝 개발자로 일하시는데, 지금은 어떤 작업을 하고 계시나요?
노아: 준과 함께 딥러닝 파트로 일하는데요. 특정 브랜드 매장에서 사용할 수 있는 AR 콘텐츠를 개발하는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저희는 AR 콘텐츠의 이벤트 트리거로 사용되는 인식 모델을 만드는 역할을 수행 중입니다.
모델을 만드는 스페셜리스트라는 느낌으로 딥러닝 과정의 A to Z를 모두 하고 있습니다.
준: 부연하자면, 브랜드 별로 각기 다른 간판을 따로 인식하는 딥러닝 모델을 만들고 있습니다. 결괏값으로 어떤 브랜드인지 분류할 수 있다면, 각 브랜드가 진행 중인 이벤트를 AR 콘텐츠로 보여줄 수 있죠. 더불어 카메라 프레임 안에 간판이 어디에 있는지 파악할 수 있기에 AR 콘텐츠를 배치하는데도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앞서 노아가 소개해 드린 버거킹 사례처럼요.
하이퍼클라우드에는 별도 데이터 팀은 없고, 저와 노아가 데이터 수집부터 모델 구축, 학습까지 전담하고 있습니다.
에디터: 딥러닝 개발자로서 앞으로도 메타버스 업계에서 활동 여지가 크다고 보시나요?
노아: 딥러닝 기술을 폭넓게 활용할 기회가 있는 곳이면 분야를 옮길 수 있을 것 같기도 해요. 하지만 아직 메타버스라는 분야에서 시도해 볼 게 많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한동안은 메타버스 업계에서 일할 것 같습니다.
준: 지금 메타버스라는 풀이 열린 게 스마트폰이 보급 막 보급되던 시기랑 비슷한 것 같다고 봐요.
제가 약간 반항아 기질이 있어서, 처음에 메타버스를 마냥 좋게만 보지는 않았어요. 하이퍼클라우드로 이직할 때도 메타버스의 성공 가능성을 많이 고민했는데, 결국 이 업계의 성공 여부는 시장이 결정하는 거라고 판단했어요.
일단 자체적으로 무엇인가를 만들 기회가 있다는 점에 이직을 결정했어요. 그 뒤로 세부적으로 경험하고 연구해 가며 메타버스를 접목한 역사 교육 등 긍정적인 활용처가 많다는 걸 깨달았죠. 제가 일할 수 있는 만큼은 시도해 보고 싶어요.
에디터: 개발자로서 하이퍼클라우드에서 일하기는 어떤가요? 직장 문화 같은 게 있을까요?
노아: 저희 딥러닝 파트는 다른 파트에서 독립적으로 일하는 경우가 많아서, 한층 더 자유롭게 개발한다는 점이 좋습니다. 어떤 기능을 만들 경우, 그 기능을 만드는데 필요한 기술을 주도적으로 찾아 연구하고 새로 시도해 보기도 하고요. 바쁜 시기가 아니면 여유를 가지고 자유롭게 기술을 연구할 수 있습니다.
준: 저도 주도적으로 일할 수 있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네요. 개발 주제가 주어지면 논문 선별과 개발을 처음부터 끝까지 개인이 오롯이 주도할 수 있습니다. 논문을 고를 때도 현재 서비스 플랫폼이 무엇인지, 어떤 점이 중요한 지 거시적으로 생각하게 되고, 그 고민을 코드 작업에 반영할 수 있어 좋아요.
조직 구성원과 활발하게 소통하고 폭넓게 경험하며 성장하고 싶은 분께 추천하는 직장입니다.
에디터: 두 분 앞으로 포부는 무엇인가요? 시대의 최전선에 선 딥러닝 개발자로서, 혹은 소소한 개인으로서 어떤 미래를 꿈꾸시는지 궁금합니다.
노아: 저는 창의적 발상으로 세상에 영감을 주는 개발자가 되고 싶습니다.
세상에는 저보다 뛰어난 사람들도 많고 멋진 철학을 가지고 일하시는 분도 많이 계시죠. 저는 저만의 견해를 코드로 표현해서 세상을 바라보는 능력자들의 시야를 넓혀주고 싶습니다.
에디터: 멋진 일을 도모하는 능력자가 마음껏 활동하도록 개발자로서 힘 보태겠다는 말씀이군요. 멋집니다! 준은 어떠신가요?
준: 제가 생각하는 개발은 ‘생각을 코드로 바꾸는 힘’을 뜻해요. 아무리 개념을 많이 알고 매력적인 사업 모델을 갖고 있어도, 그걸 구현해 낼 실력이 없으면 무의미하잖아요. 그래서 개발자로서 제 목표는 “생각을 코드로 바꾸는 힘을 더 키우고 싶다“에요.
개인으로서는 인간관계에 더 유연해지고 싶어요. 저는 업무보다 대인 관계에서 더 많은 피로를 느껴요. 제 감정에 너무나도 솔직하고 말 한마디 꺼내기 전에도 생각을 많이 하는 편이라 스스로 더 유연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다행히 하이퍼클라우드는 이런 제 모습을 드러내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존중해 주는 조직이라 제가 인간으로서도 성장하기 좋은 환경이라고 생각합니다.
에디터: 마지막으로 “나에게 하이퍼클라우드란”? 한 마디로 정의한다면 무엇이라고 하시겠어요? 그렇게 생각하시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준: 제 인생의 ‘터닝 포인트’인 것 같아요. 하이퍼클라우드에 입사한 뒤로 업무적으로도 경험하지 못한 것을 많이 배웠고요. 인간적으로도 제가 세상을 바라보고 생각하는 방식을 바꿀 영감과 계기를 많이 준 조직입니다.
노아: 하이퍼클라우드는 함께 그려가는 캔버스입니다. 앞으로 크게 성장할 메타버스라는 업계에서 기술과 브랜드, 기업 문화 등을 함께 만들어 가고 있는 회사에요. 저희와 함께 멋진 유니콘을 그려나가실 분은 부담 가지지 말고 지원해 주세요.
에디터: 하클 인사 담당자가 이 인터뷰를 좋아합니다? 두 분 말씀을 들으니, 하이퍼클라우드라는 회사가 이제 막 메타버스라는 미지의 바다로 나아가는 작지만 단단한 배 같다는 인상이 드네요. 본인 인터뷰에서 계속 구인을 외치는 노아 모습도 그렇고요 (웃음) 하이퍼클라우드가 메타버스에서 순항하시기를 응원 드리며, 오늘 인터뷰는 이만 줄이겠습니다. 바쁘신 와중에 시간 내 주셔서 감사합니다. (일동 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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