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 끝에서 살아남는 아이디어

파지티브호텔 오프라인 이벤트 아이디어
2022-11-28

해당 아티클은 에디터의 브런치에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 https://brunch.co.kr/@studiowagzac/5

그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나

그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나 싶을 정도로 벼랑 끝으로 밀친다. 거기서도 버텨내는 굳건한 녀석일 때에만 함께 간다. 그렇게 우리는 아이디어를 밀친다. 흔한 회의 때의 모습이다. 처음 아이디어를 가져오는 회의에서는 ‘안 되는 이유’보다는 ‘되는 이유’를 찾는 편이다. 자유롭게, 다양한 아이디어를 가져오기 위함이다. 다만 어떤 아이디어를 실제로 채택해서 발전시킬지 결정할 때에는, 끝까지 공격해본다. 버티는지 시험해보기 위해서이다.

“뭐 걸리는 점은 없을까?”

현실적인지, 잘 들리고 읽히는지, 오해할 만한 지점은 없는지 캐묻는다. 누구 하나 혼자 삼키는 의문이 없도록 한다. 사소하고 개인적인 생각 같아도 모두 얘기해보는 것이 우리의 규칙이다. 작은 의문이라도, 그걸 무시해도 괜찮은지는 다 같이 판단해야 한다고 믿기 때문이다. 여기에 시간을 충분히 투자하는 것이 결함이 있는 아이디어를 만드는 것보다 훨씬 낫다고 생각한다. 

살아남지 못한 아이디어는 하나의 씨앗으로 남아 모든 팀원의 화분에 심어진다고 믿는다. 언젠가 딱 맞는 날씨를 만나 멋진 아이디어로 피어날 수 있는 그런 씨앗. 버려지는 아이디어는 없다. 담아두는 아이디어가 늘어가고 있을 뿐이다. 

흥미롭고 어려운 클라이언트

파지티브호텔은 웰니스 라이프 스타일 브랜드이다. 건강식품, 코스메틱 등 다양한 제품을 판매한다. 호텔과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 판매하는 제품의 종류도 다양하고, 브랜드가 전하는 메시지도 정말 많았다. 메인 카피를 꼽자면 “EAT POSITIVE, LOOK POSITIVE”지만, 이외에도 여러 개의 카피를 사용하고 있었다. 메시지가 많은 것은 단점이라고 생각했지만 이들이 모두 긍정성, POSITIVE를 가리킨다는 점에서 나름 일관성이 있었다.

파지티브호텔 (https://positivehotel.com)

가장 눈에 띄는 메시지는 “GOOD IN BAD OUT”이었다. 파지티브호텔이 판매하는 식품은 맛있는 음식이 아니다. 건강을 위해 먹는, ‘건강한 맛’의 제품들이다. 건강한 맛이란 뭘까? 몸에 좋은 것은 입에 쓰다는 말처럼, 맛은 조금 없지만 내 몸을 정화해주는 느낌이 드는 음식이라고 생각했다. 실제 파지티브호텔 제품 중 가장 인기 있는 “지중해 그린민트”는 부기를 빼기 위한 제품으로, 직관적으로 민트를 먹어 부기를 뺀다는 GOOD IN BAD OUT의 문법이 적용되고 있었다. 

“GOOD IN BAD OUT의 과정을 시각화하면 어떨까?”

시각화에 쓰이는 소재는, 당연히 호텔이어야 했다. 파지티브호텔은 의외로 호텔 컨셉을 강조하고 있는 부분이 많지 않았다. 소비자가 처음 브랜드 명을 들었을 때, ‘왜 호텔이지?’하는 의문이 들 텐데, 이에 대한 답변이 충분히 되고 있지는 않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우리가 이 답변을 한다면 재미있을 것 같았다. 호텔의 문법을 따라 GOOD IN BAD OUT을 시각화하기 위해 호텔 안의 모든 요소를 뒤져보았다. 벨보이, 리셉션, 체크인, 룸 서비스, 체크아웃, 그리고 호텔 키.

체크인할 때 받은 호텔 키를 익스프레스 체크아웃 박스에 넣고 떠나는 경험으로, 

GOOD IN BAD OUT을 구현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출처 : 호텔앤레스토랑

가차 없이 벼랑 끝으로 밀기

파지티브호텔은 온라인 샵뿐만 아니라 오프라인 매장을 가지고 있다. 직접 방문해서 건강한 음식을 먹고 떠나는 경험을 하는 오프라인 매장이 우리 아이디어에 적합했다. 처음 내가 생각한 아이디어는 “GOOD IN ____ OUT”이 적힌 플라스틱 카드 키를 매장 방문 고객에게 주면 고객이 빈칸을 채워서 매장을 나갈 때에 체크아웃 박스에 넣는 것이었다. 두 가지 비판적인 의견이 있었다. 빈칸에 뭘 써야 할지 모르겠다는 의견과, 결과적으로 고객이 부정어를 적게 되는데 부정적인 이미지가 브랜드에 전이될 수 있다는 의견이었다. 

해결하고 넘어가야 하는 약점들이었다. 빈칸에는 ‘내려놓고 싶은 것’을 적으라고 하려 했는데, 내가 생각해도 내려놓고 싶은 것이 뭔지 모호했다. 붓기, 야근, 스트레스, 중간고사 정도의 단어를 적기를 바랐는데, 이들을 하나의 카테고리로 엮는 단어는 BAD밖에 떠오르지 않았다. 부정어를 적는 것도 확실히 문제였다. 그래서 BAD가 아닌 GOOD을 빈칸 처리할지 생각해봤지만, 거긴 파지티브호텔의 자리였다. 파지티브호텔이 GOOD을 제공하면, 고객은 자신의 BAD를 내려놓는 것이 아이디어의 본질이라고 생각했다.

둘 다 비우면 되잖아

답은 여백에 있었다. 고객이 자유롭게 놀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니 문제가 해결됐다. GOOD과 BAD 모두를 비우면 한쪽을 적었을 경우에 다른 쪽에는 반대말을 적으면 됐다. 소비자가 참여하기 쉬워졌다. 부정어 문제는, 부정어를 적는 것이 아니라 ‘부정어만’ 적는 것이 문제였다. GOOD과 BAD를 모두 적으면 부정적인 이미지의 전이를 걱정할 필요는 없어 보였다. 아이디어의 본질은 “GOOD IN BAD OUT”이라는 파지티브호텔의 메시지를 고객이 피부로 경험하는 데 있었다. 고객이 적는 것이 무엇이든, 좋은 것은 얻고 나쁜 것은 내려놓는 공간이 바로 파지티브호텔임을 실감하도록 하는 것이다.

종이 키홀더와 카드 키 예시 시안

매장에 방문한 소비자는 호텔 키가 아니라 종이 키홀더에 적힌 ____ IN ____ OUT의 빈칸을 채우고, 개인정보를 적는다. 매장을 나갈 때 체크아웃 박스에 넣으면 경품에 응모할 수 있다. 고객은 파지티브호텔의 건강한 음식을 즐기고, 부정적인 것들은 키홀더에 적어 두고 가는 경험을 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삶을 긍정으로 이끄는 파지티브호텔의 메시지를 전달한다. 오프라인 매장만 인지하고 있는 고객에게 온라인 샵을 홍보하기 위해 플라스틱 카드키에는 홈페이지로 연결되는 QR코드를 인쇄한다.

좋은 제안 주시어 감사드리며…

이번에도 답변은 받았지만, 수주에는 실패했다. 지금까지의 회의 중에서 손에 꼽게 많이 공격받은 아이디어였다. 좋은 아이디어를 내기 위해 필연적인 과정이었고, 나는 이 아이디어를 살리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항상 아이디어를 낸 사람이 방어를 맡지는 않는다. 자기 아이디어를, 자기 아이디어이기 때문에 가장 매몰차게 공격하는 사람도 있다. 이 경우엔 누구든 다른 사람이 나서서 방어한다. 아이디어가 너무 괜찮기 때문일 것이다. 사실 공격하는 이유도 마찬가지이다. 아이디어가 괜찮아서 진짜 괜찮은지 확인하려고 열심히 몰아붙여 본다.

이번 아이디어는 다른 때에 비해 좀 더 고객 맞춤으로 기획해 다른 브랜드가 활용하기 어려울 수 있다. 새것과도 같은 기존의 아이디어에 비해 사용감이 조금 있는(Field Tested) 매물로 광고 구제샵(@studiowagzac)에 업로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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