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회사 사람들의 아이디어 도출법.

질문이 틀리면 맞는 답이 나오지 않는다.
2023-03-21

해당 아티클은 에디터의 브런치에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 https://brunch.co.kr/@travlr/408

여러분은 아이디어를 어떻게 얻으세요? 직업상 창의적인 생각이 필요한 분들도 있을 거고, 브런치에 글을 쓸 때도 아이디어는 필요하니까요. 새로운 아이디어를 떠올리기 위해 어떤 분은 마인드맵을 활용하고, 또 어떤 분은 노션이나 노타빌리티 같은 앱을 활용해 항상 메모를 하기도 하죠. 

이 글에선 광고회사 사람들은 어떤 방식으로 아이디어를 얻을까를 주제로 이야기해 볼까 합니다. 물론 모든 광고인들이 제가 적는 내용처럼 하진 않겠지만 대략 아이디어를 도출하는 방식은 비슷한 과정을 거치는 것 같습니다. 


질문이 틀리면 맞는 답이 나오지 않는다.

저의 경우 주로 제안 관련 업무를 하다 보니 새로운 아이디어는 늘 스트레스였습니다. 직접 제안서를 만들고 또 발표까지 해야 했으니까요. 이때 듣는 사람들이 지루해하는 게 느껴진다면 등에서 식은땀이 나죠. 특히 이런 질문을 받을 때는요. 

그래서 하시려는 이야기가 뭔가요?

사실 제안 업무를 시작한 초기에는 저도 이런 질문을 많이 받았습니다. 그때마다 당황해서 ‘제가 드리려는 말씀은…’ 하고 천천히 다시 설명을 해보지만, 사실 이 질문의 진짜 의미는 그래서 우리가 들어야 하는 이야기는 뭔데? 하는 뜻입니다. 아무리 좋은 아이디어라도 광고주에게 필요한 내용이 아니라면 관심을 끌 수 없으니까요. 

즉, 아이디어의 발상 전에 반드시 필요한 것이 명확한 문제 정의입니다. 위의 경우라면 지금 광고주(또는 소비자가)가 가장 해결하고 싶어 하는 과제는 무엇인가에 대한 파악이 필요한 거죠. 이것이 중요한 이유는, 정작 당사지도 진짜 문제가 무엇인지는 모를 때가 많다는 거죠. 

마찬가지로 아이디어를 만들면서, 또 그 아이디어를 구체화하면서 끊임없이 나는 과제에 맞는 답을 도출하고 있는가를 검증해 봐야 합니다. 이에 적합한 대표적인 사례가 느린 엘리베이터 문제입니다. 

당신이 사무실 건물 하나를 소유하고 있는데 세입자들이 엘리베이터에 대해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엘리베이터가 구식이고 느려서 이용할 때마다 세입자들은 오래 기다려야 한다.

세입자 중 몇 사람은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임대차 계약을 파기하겠다고 협박하고 있다.

리프레이밍, 토마스 웨델 웨델스보그

이 문제에 대한 평범한 접근은 ‘엘리베이터가 느리다’지만,

‘엘리베이터에 탄 사람들이 지루해한다’로 바꾸면

전혀 다른 세계가 열립니다.

실제 우리는 여기에서 여러 가지 답을 찾았죠. 거울을 설치하고, 엘리베이터를 반사되는 재질로 만들고, 다양한 읽을거리나, 중간중간 영상과 광고를 볼 수 있는 모니터도 있잖아요. 

광고회사의 경우 주로 브리프(Brief)를 통해 문제를 정의합니다. 광고주로부터 RFP(Request For Proposal:제안요청서)를 받고 OT에 참석한 뒤, 기획자(AE)는 브리프라는 일종의 아젠다를 작성하죠.

이 브리프를 토대로 기획 및 제작부서가 함께 브레인스토밍을 합니다. 즉, 만약 브리프 과정에서 방향이 틀어지면 나중에는 걷잡을 수 없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어요. 몇 주간 정말 열심히 만든 제안서가 그래서 하려는 이야기가 뭔가요…?! 같은 질문을 받게 되는 거죠.  


아이데이션은 씨줄과 날줄 엮기.

씨줄과 날줄을 아세요? 천을 만들 때 각각 세로줄과 가로줄을 교차하며 만들게 되는데요. 여기서 세로줄이 ‘날’, 가로줄이 ‘씨’입니다. 아이디어의 기본이 되는 명확한 문제 정의가 날줄(A)이라면 여기에 적합한 씨줄(B)을 덧입혀 아이디어가 완성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적합한 씨줄을 찾는 과정이 곧 아이데이션입니다. 좋은 씨줄이라면 훌륭한 아이디어가 되겠지만, 그렇지 않으면 쓰레기 신세죠. 여기서 명심해야 할 점이 있습니다. 기발한아이디어일수록 씨줄과 날줄의 논리적 연결고리는 약하거든요. 

아래의 광고를 보시죠.

WWF (왼쪽 사진) / 이제석 광고연구소 (오른쪽 사진)

어떤 메시지를 담고 있는지 바로 아시겠어요? 이런 은유적(메타포) 방식은 주로 강한 임팩트를 줘야 하는 인쇄 광고에서 많이 쓰입니다.  

보고 나면 무엇을 이야기하고 싶은지 명확합니다. 이 광고에서 A, 즉 말하고자 하는 바는 각각 지구온난화와 장애인을 위한 인프라입니다. 이를 직접적으로 설명하면 재미도 감동도 없겠지만 창의적 아이디어는 완전히 동떨어진 개념의 B, 아이스크림과 에베레스트를 끌어 오죠. 

‘A는 B다’에서 훌륭한 은유일수록 A와 B가 멀리 떨어져 있다고 아리스토텔레스는 말했듯, 혁신은 엉뚱한 두 개념을 이어 생산적이고 창조적인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과정이다.

60분 만에 읽었지만 평생 당신 곁을 떠나지 않을 아이디어 생산법, 서문 중 정재승

그럼 이런 아이디어는 어떻게 떠오를까요? 아르키메데스는 왕관의 금 함량에 대한 문제를 고민하다가 목욕을 하던 중 유레카를 외쳤죠. 

배달의 민족이나 쓱 광고로 대박을 쳤던 HS애드의 황보현 부사장은 신문을 읽다가, 영화를 보다가, 또는 화장실에 갔다가 갑자기 아이디어가 떠오른다고 말합니다. 광고계에서는 이런 순간을 Aha Moment, 그리고 이 아이디어를 Wow Idea라고 부르죠. 

근데 왜 이런 순간은 도둑처럼 찾아오는 거죠?

이런 분들은 원래 천재라서 그냥 쉬다 보면 아이디어가 저절로 떠오르는 걸까요? 우리도 이런 우연이 찾아오도록 감나무 밑에서 명상을 하며 기다리면 되는 걸까요?

우리의 뇌는 서로 동떨어진 두 개념을 연결시키는 능력이 약합니다. 이것을 잘 연결시키는 것이 ‘창의성’이죠. 두 개념을 빨리 연결시키는 것이 순발력이구요.

따라서 좋은 아이디어를 ‘문제(A)’를 잠재의식 속에 깔아 놓고 지속적으로 ‘적절한 은유(B)’를 대입시키는 과정 속에 나옵니다. 즉, 문제의식을 가지고 전혀 새로운 경험을 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영화나 역사, 문학 등 인문학 등의 분야에서 답을 찾게 되는 이유는, 그곳에 담겨 있는 또 다른 은유에서 데자뷔 같은 느낌을 받기 때문입니다. 일찍이 잡스라는 혁명가가 Technology와 Liberal Arts의 결합을 강조한 것도 이런 이유입니다. 

일례로, 애플의 수석 디자이너였던 조너선 아이브는 애플 입사 전에는 주로 화장실의 변기나 욕조를 주로 디자인 했다고 합니다. 그래서인지 초기의 맥이나 아이폰 등은 화장실에서 볼 법한 디자인 아이덴티티가 강하죠. 첨단 IT 제품과 변기는 전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지만, 여기에도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는 겁니다.  


에디슨은 천재는 1%의 영감과 99%의 노력으로 만들어진다고 했죠. 이 99%의 노력이 바로 씨줄을 엮는 과정입니다. 전구를 발명할 때는, 오래가는 필라멘트를 찾기 위해 7,000번의 실험을 했죠. 그냥 삽질이에요. 정도는 없습니다.

이런 삽질을 하다보면 갑자기 빛나는 순간은 찾아옵니다. 마치 큐브를 이리저리 돌리다 보면 어느 순간 번쩍하고 해답이 보이는 것처럼… 

저는 개인적인 경험에 빗대 조금 단순하게 설명했습니다만, 혹시 자세히 알고 싶은 분은 제임스 웹 영이라는 분이 쓴  <60분 만에 읽었지만 평생 당신 곁을 떠나지 않을 아이디어 생산법>를 읽어 보시길 권해 드립니다

아래와 같은 내용을 중심으로 구성된, 100페이지도 안 되는 정말 짧은 책입니다. 

첫째, 자료를 모은다. 당면한 문제와 관련된 자료와 일반적 지식 둘 다를 꾸준히 저장하면서 점점 풍부해진 자료를 수집한다. 

둘째, 머릿속에서 이 자료들을 꼭꼭 씹어서 소화시킨다.

셋째, 부화 단계. 의식적 생각이 아닌, 다른 것들이 종합 작용을 할 수 있게 내버려 둔다
넷째, 실제로 아이디어가 탄생하는 단계. “유레카! 이거야!” 단계.

다섯째, 아이디어를 실용적 용도에 맞게 개발하고 다듬는 마지막 단계.

<60분 만에 읽었지만 평생 당신 곁을 떠나지 않을 아이디어 생산법> 중에서

최프로의 더 많은 생각이 궁금하다면?

✅ 브런치 https://brunch.co.kr/@travl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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