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증권 팝업에서 30분 넘게 머물렀던 4가지 이유

팝업 춘추시대에서 살아남기
2023-04-04

해당 아티클은 에디터의 브런치에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 https://brunch.co.kr/@2smming/154

바야흐로 팝업 춘추시대다. 브랜드에게 팝업이 하나의 마케팅 채널로 굳어지면서 수많은 팝업들이 동시다발적으로 열리고 있고, 이번 주의 팝업 소식만을 정리해 올려주는 블로거나 뉴스레터도 생겨났다. 양이 많아지면서 실망스러운 팝업도 다수 존재한다. 브랜드와 그다지 관련이 없어 보이는 동떨어진 포토존만 있는 팝업, 와중에 포토존도 조잡한 팝업, 운영이 제대로 되지 않아 불쾌감만 얻고 나오는 팝업 같은 거 말이다. 이렇다 보니 요즘에는 팝업에 대한 기대감이 많이 없었다. 나무증권이 더현대서울에서 팝업을 한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그런데 막상 가보니 요새 경험한 팝업 중에 가장 좋았다. 사람이 많아 체험하지 않고 넘어간 부스도 있었는데 팝업을 나오며 시간을 보니 30분이 훌쩍 넘어있었다. 중요한 건 시간이 가는 줄 전혀 느끼고 있지 못했다는 것과 대다수의 사람들이 이탈하지 않고 팝업 부스의 모든 체험 공간을 경험하고 있었다는 사실이다. 처음부터 끝까지 유저 경험을 치밀하게 설계하고 곳곳에 와우 포인트를 적절하게 심어놓은 까닭이다. 팝업에 오래 머물렀던, 나무증권 팝업이 좋았던 네 가지 이유를 정리해 봤다.

1. 공항 컨셉에 진심

컨셉에 진심이고 디테일이 훌륭하다. 나무증권 팝업은 ‘나무 증권 공항’이라는 타이틀로 진행되는데 정말 소품 하나까지 디테일하게 공항의 모습을 담았다. 군데군데 세워져 있는 캐리어들, 캐리어 카트, 입국장 & 출국장 컨셉, 보딩 패스, 스탬프, 짐 검사하는 곳, 무빙워크까지. 처음부터 끝까지 공항 느낌을 낸 게 아닌, 공항을 그대로 옮겨온 느낌이다.

부스와 부스 간 이동도 자연스럽다. 체크인 카운터(출국장) → 보안검색대 → 환전소 → 무빙워크 → 비행기(퍼스트클래스) → 수화물도착장 → 입국장 순으로 설계되어 있는데, 여행을 할 때처럼 자연스럽게 이동하게 되고 옆 단계로 넘어가는 게 당연한 느낌을 준다. 나무증권처럼 한 부스에 여러 체험이 함께 있는 다른 팝업을 경험했을 땐, 따로 안내가 없는 경우 참여자들이 이탈하는 경우를 종종 봤는데 나무증권 팝업에서는 이탈하는 고객이 거의 없었다. 이건 긴 줄을 기다리면서도 구경하기(사진 찍기) 좋은 공항 요소를 잘 배치해 놓았기 때문에, 그리고 동선을 공항 컨셉(스토리)으로 녹여내 완벽하게 설계했기 때문에 이뤄낼 수 있던 결과라고 생각한다.

2. 고객들이 참여하고 싶은 팝업

나무증권 팝업에서는 고객들이 직접 선택해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하는 순간이 존재한다. 첫 번째로는 ‘떠나고 싶은 해외투자 여행지’를 고르는 것. 고객들은 미국, 영국, 일본, 홍콩 중 해외 투자에 관심 있는 나라를 고르게 되는데 이때 고르는 나라에 맞춰 여권에 찍히는 스탬프가 달라지는 재미가 있다.

두 번째로는 비행기 내부처럼 꾸며진 곳에서 대한항공의 퍼스트클래스 좌석을 직접 체험할 수 있다. 일상 속에서 잘 체험해보지 못하는 특별한 경험인 만큼, 긴 줄이 늘어섰는데도 기다리는 사람들이 많았다.

세 번째로는 코카콜라, 룰루레몬, 테슬라, 스타벅스 등 해외 투자처로 핫한 브랜드 이름이 적힌 캔이 자판기에 가득한데, 여기에 보안검색대에서 받은 연두색 시드머니 지폐를 자판기에 넣어 내가 투자하고 싶은 회사(브랜드)를 직접 뽑을 수 있다.  

자판기로 음료를 뽑았다고 끝이 아니다. 마지막으로 행운 번호 이벤트가 있다. 음료마다 각각의 행운 번호가 있는데 그 행운 번호를 입력하면 최고 천 달러의 투자지원금을 받을 수 있다. 완전히 꽝은 없고 최소 4달러부터 시작한다.

이렇게 재미있게 참여할 수 있는 이벤트만 네 개에 달하고, 이외에도 일반적인 이벤트 설문조사 참여 이벤트, 여권 스탬프 완성하기 이벤트, 팝업 사전 예약 이벤트 등을 함께 하고 있어 원하는 고객은 더 참여할 수도 있다. 일반적인 이벤트에는 참여율을 높이기 위해 나이스웨더의 제품과 같이, 고객들이 갖고 싶어 할 제품으로 경품을 구성했다.

3. 콜라보레이션의 힘, 그리고 윈-윈

나무증권 팝업은 나이스웨더, 대한항공, 제주맥주와 함께 콜라보레이션했다. ‘나이스웨더’와 협업해 팝업 굿즈를 만들고 대한항공과 협업해 대한항공의 퍼스트클래스 체험을 하게 했다. 또한, 제주맥주와 협업해 행운 번호가 라벨링 된 무알콜 맥주를 고객들에게 나눠준다. 이 지점에서 세 군데의 브랜드와 협업한 이유가 극명하게 드러난다.

먼저 MZ세대에게 사랑받는 브랜드인 나이스웨더와 협업해, 나무증권의 브랜드이미지를 보다 힙하게 보이게끔 했다. 요즘 많은 증권사에서 MZ 확보에 주력한다고 하는데* 나무증권은 어느 증권사보다 빠르고 명확하게 노선을 구축한 걸로 보인다.

*출처 : 아이뉴스, “MTS도 맞춤형”… 증권사, 차별화 콘텐츠로 MZ ‘취향저격’

또한 퍼스트클래스 체험에 대한항공과 협업한 점이 탁월하다. 만약 퍼스트클래스 의자만 그냥 마련해 놓고 앉게끔 했으면 많은 사람들이 이 과정에서 이탈했을 것이다. 하지만 ‘대한항공’의 퍼스트클래스를 체험해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차별점을 갖는다. 사람들은 신뢰를 기반으로 한 기대감으로 순서를 기다리고, 체험하고, 행복함을 느낄 것이다. 이 과정에서 ‘퍼스트클래스’에 대한 좋은 고객 경험이 ‘대한항공’ 브랜드 이미지와 함께 각인될 가능성도 높다. 나무증권도, 대한항공도 모두가 윈-윈 할 수 있는 협업이다.

투자 종목 자판기에 있는 음료를 제주맥주와 협업한 무알콜 맥주로 채워놓은 것도 재미있고 디테일하다. 힙하고 맛있는 맥주 브랜드라는 평을 받는 제주맥주를 고객들에게 무조건 나눠주는 경품으로 골랐다는 점, 건강상의 이유 & 무알콜/슈가 프리를 선호하는 요즘 주류 소비 행태를 반영해 ‘무알콜’ 맥주로 골랐다는 점이 디테일하다. 제주맥주 브랜드의 맥주라고 하니까 맛이 없지 않을 거라는 믿음도 생겼고 제주맥주에서 무알콜 맥주를 출시하고 있다는 사실을 처음 알게 되기도 했다.

4. 브랜드와 상품을 인지하기 위한 팝업

나무증권 팝업은 알맹이가 있는 팝업이다. 팝업 부스를 쭉 경험하면 나무 증권을 이용해 어떤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지 경험할 수 있다. 국내 주식뿐만 아니라 해외 주식 상품을 매매할 수 있다는 점, 브라질 국채도 나무증권에서 사고팔 수 있다는 점, 영국과 미국, 일본, 홍콩 주식 중 요즘 사람들이 핫하다고 생각하는 회사(종목)는 어떤 게 있는지, 그리고 24시간 해외 투자가 가능하다는 점까지. 팝업에 흔하게 있는 OX퀴즈 방식 같은 게 전혀 없는데도 한 바퀴만 돌면 이 정보가 체험자들에게 각인된다.

공간 전체에서 확인할 수 있는 ‘해외로 떠날 수 있는 공항’ 컨셉에서, 보안검색대에서 투자를 하고 싶은 종목을 직접 선택하며, 지급된 시드머니를 자판기에 넣어 해외 투자 종목이 적힌 맥주를 뽑으며, 곳곳에서 지속적으로 알려주고 있는 ’24’시간을 발견하며 경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마케터 입장에서는 이 점이 나무증권 팝업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점이었다. 마케터에게 브랜드(서비스)를 알리면서 고객 경험도 챙기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고객들이 당장 관심이 있는 건 내가 지금 얻을 수 있는 혜택이나 경험이지, 브랜드 설명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서 더더욱 경험 설계를 통해 브랜드와 서비스의 인지도를 높이려고 한 나무증권이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팝업 끝자락에는 팝업 경험에 대한 고객 설문조사가 있었다. 설문 항목이 정량적+정성적으로 파악하게끔 잘 정리되어 있어 레퍼런스로 참고하기도 좋다고 생각했다. 오프라인 특성상 캠페인의 성과를 측정하기 어려운데 이렇게만 고객 보이스를 수집한다면 충분히 인사이트가 될 것 같았다. ‘한 줄 총평’과 ‘브랜드 인지 여부’ 문항이 특히 좋았는데 팝업 회고를 할 때 내부 인사이트로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을 것 같아서다. 그리고 최대한 많은 사람이 설문조사에 참여하도록 캡슐 뽑기 이벤트로 참여도를 높이려는 노력도 꼼꼼했다.

마치며

개인적으로 팝업에서 중요한 3요소는 좋은 고객 경험, 브랜드(서비스) 인지도, 바이럴을 위한 요소(차별화된 경험, 독특한 컨셉, 경품 등)라고 생각하는데 나무증권 팝업은 이 모든 게 완벽하게 조화를 이룬 팝업이라고 생각한다. 내내 재밌고 디테일에 감탄했으며 나무증권으로 해외 투자를 24시간 시간 상관없이 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았고 추천해 준 해외 종목들에 관심이 생겼다. 어렵게만 느꼈던 해외 주식이 훨씬 친숙하게 다가오기도 했다.

넓은 베뉴에서 진행되는 팝업인데 진행 요원이 많아 과정이 원활하게 진행되는 점도, 팝업에서 경품을 받아오면 생각보다 바로 쓰레기통으로 직행하는 경우가 많은데 나무증권의 경품은 실용적인 물건들로 구성되어 있다는 점도 좋았다. 팝업 내 콘텐츠가 넘쳐나는 점과 집요한 디테일도 마음에 들었다. 개인적으로는 팝업을 열 때 어디까지 신경 써야 하는지 기준을 제시해 주는 팝업이기도 했다. 만약 내가 나중에 팝업을 기획하게 된다면 꼭 참고하고 싶은, 시금석 같은 팝업이었다. 

아직 팝업 종료까지 많이 남아 있으니 마케터라면 한 번 방문해 보는 것을 추천한다. 고객 관점과 마케터의 관점으로 많은 것을 보고 느낄 수 있는 곳이다.

나무증권 팝업스토어
더현대서울 지하 1층
2023.04.02~13(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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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 https://brunch.co.kr/@2smm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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