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장은 진심인 사람곁에 찾아 온다

모리나가제과 인제리 TV광고 (2019)
2023-0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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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긴장을 많이 하는 편이다. 잘하고 싶은 욕심은 많은데, 걱정은 더 많은 성격이라 그런 듯하다. 이제는 경험이 많이 생기다 보니 여러 방면으로 어느 정도 여유가 생겼다. 그러나, 학창 시절과 사회 초년생 시절엔 새로운 환경이나 도전 앞에서 늘 큰 부담감을 이기기 위해 애써야만 했다.

크게 긴장했던 최초의 기억을 더듬어보면 7살 때, 태권도 대회로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처음으로 시단위의 대회에 내보내졌다. 다른 도장의 어린이와 겨루기를 했다. 7살짜리 아이에게 처음 보는 누군가와 맞서 싸워야 한다는 것이 주는 중압감은 엄청난 것이었다.

학생시절 긴장감의 끝판왕은 역시 대입학력고사였다. 지금의 입시제도와 달리, 선지원을 한 학교에 학생들이 모여 단판의 시험으로 합격자를 가려내던 때다. 한 번의 실수로 인생이 바뀔 수 있다는 압박감은 지금 생각해도 청소년에게 너무 과했다.   

대학교 4학년 2학기 때의 첫 회사면접도 떠오른다. 워낙 동경하던 회사의 면접이라 꼭 붙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다. 어찌나 긴장했는지, 면접장에 가는 길에 지하철 환승역을 두 번이나 지나쳤다. 다행히 늦지는 않았다. 2차 면접이 끝난 후, 긴장이 풀어지며 갑자기 닥친 복통으로 압구정역 플랫폼 벤치에서 배를 부여잡고 30분 정도 고통스러워했다. (최종에서 떨어졌다.)

사회생활이 시작된 이후에도 수많은 상황에 뒤따르는 긴장감과 싸워야 했다. 시간과 경험이 잘 다루는 요령을 가르쳐주기 전까지, 긴장은 맞서 이겨내야 하는 것이었다. 극복해야 하는 과제였다.

그런데, ‘긴장’에 대한 관점을 전혀 다르게 제시해 주는 한 영상이 내 마음을 사로잡는다. 2019년에 온에어된 인제리(inゼリー )의 TV광고다. 인제리는 모리나가제과(森永製菓)가 판매하는 에너지 음료다. 모리나가제과는 수험생들을 응원하는 메시지를 담아 “시험엔 인제리”라는 캠페인을 펼쳐왔다. 최근까지 “긴장을 에너지로”라는 카피를 살린 광고를 제작하고 집행해 왔다.

시험을 보기 위해 자리에 앉아 있는 학생에게 ‘긴장’을 상징하는 정체불명의 물체가 붙어있다. 빨간색의 바이러스 같은 모양을 하고 있지만 그다지 위협적으로 보이지 않는다. 명량만화처럼 표현한 얼굴도 그렇고, 왠지 학생을 격려해 주는 듯 어깨에 손을 올린 모습이 그러하다.

시험이 시작되기 직전 학생이 지금까지 준비해온 과정이 스쳐 지나간다.  빨간 물체가 학생에게 에너지 음료를 준다. 음료를 마시고 시험에 돌입하는 학생의 모습 위로 내레이션이 흐른다.

その緊張を、エネルギーに

이 긴장을 에너지로

긴장을 에너지로? ‘긴장을 이겨내자’가 아니고?  광고의 바디카피를 보면 이 슬로건에 담긴 생각에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긴장,

그 녀석은 소중한 날에 오는 방해자로 생각되지만

그 녀석은 알고 있다

네가 싸운 날들을

너의 강한 마음을

그래,
그 녀석은 진심인 사람 곁에 찾아온다


감탄하지 않을 수 없다. 긴장에 대한 관점을 바꾸니 완전히 새로운 시야가 들어 온다. 긴장은 박멸해야 할 나쁜 것, 극복해야 할 대상이 아니라는 생각. 진심을 다해 준비한 사람에게 찾아오는 당연한 것이란 생각. 신선하다. 이렇게 시각을 바꾸니 긴장을 없애기 위해서 몸부림칠 필요가 없어진다. 받아들이면 된다. 인정하면 된다.

이제 긴장감은 내가 제대로 노력했다는 증거가 된다. 내가 잘해 왔구나. 그렇게 나를 믿으면 되는구나. 

TV 예능프로그램이나 운동선수의 인터뷰 등에서 “긴장하지 말고 즐기겠다”는 말을 곧잘 듣는다. 웬만한 경험을 쌓지 않고는 할 수 없는 일이다. 사실, 긴장하지 말라고 말한다고 긴장하지 않을 수 있나. 쉽게 즐길 수 있나. 그런데, 긴장을 내 곁에 온 친구처럼 생각하면 왠지 해낼 수 있을 것 같다. 열심을 안 해 맞이한 ‘걱정’이 아니라, 최선을 다한 나에게 찾아온 ‘긴장’이라면 에너지로 쓸 수 있을 것 같다.


앞으로 나에게도 긴장의 순간들은 더 찾아오겠지만, 이제 한참 고등학생인 아들에게는 수없이 많이 찾아올 것이다. 시험, 입대, 입사, 발표 같은 부담되는 상황에 서게 될 아들에게 정말 이 광고의 카피를 그대로 얘기해주고 싶다.

긴장은 네가 진심으로 최선을 다했기에 찾아오는 거래. 네가 열심히 잘 해와서 그런 거래. 실패해도 괜찮아. 그 녀석을 너의 에너지로 만들어서 같이 놀아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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