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おつかれ生です
수고하生습니다
언어 유희, 즉 말장난은 우리 생활의 일부다. 희한하게 말장난을 잘 하는 친구가 학교나 회사에 한 두명씩은 꼭 있다. 기묘하게 말을 잘 비틀어 웃음을 주는 사람들이다. 코미디나 예능 프로그램에서도 말장난을 잘하는 이들이 많은 사랑을 받는다.
광고에서도 말장난은 사랑받는 카피라이팅 방법이다. 예전에는 과자나 음료, 아이스크림 광고 등에서 주로 많이 보던 형식인데, 엄숙하고 진지하게 톤을 잡던 금융권 등에서도 요즘은 많이 활용하고 있다.
IBK기업은행의 ‘기업해’ 시리즈는 “이것만 기업해”, “똑똑히 기업해” 등 기존 IBK기업은행 답지 않은 귀여운 말장난으로 유쾌한 캠페인을 전개한 바 있다. ‘안녕하세요’를 여러 가지로 비튼 삼성생명의 2010년 광고도 <오츠카레나마데스> 같은 <단어교체형> 말장난을 선보였었다.
<발음 장난형> 광고들도 꽤 눈에 띈다.
기업명, 브랜드 명을 가지고 말장난 치는 것이 예전에는 일종의 금기사항 같은 것이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과감하게 브랜드명까지 비튼다. 광고엄숙주의 같은 것이 많이 허물어진 느낌이다. 바나나우유나 라썸 블라스트 사가의 사례는젊은 타겟을 대상으로한 광고라 그렇다고 생각될 수 있지만, 앞서 소개한 IBK 기업은행의 <기업해>캠페인은 보수적인 기업이 선보인 <브랜드명 비틀기>식 말장난 카피이다.
2021년에 나온 이 일본광고도 언어유희를 이용했다.
おつかれ生です
“오츠카레나마데스”라고?
일본어를 조금만 배우면 알게 되는 ‘수고하셨습니다’는 おつかれ様です(오츠카레사마데스)이다. 혹은 과거형으로おつかれ様でした(오츠카레사마데시타)라고 한다. ‘오츠카레나마데스’는 様(사마)를 생맥주의 生(나마)로 바꿔서 만든 카피이다. 언어유희다. 일본식 말장난을 한국어로 옮기기 쉽지 않다.
처음엔 이렇게도 해석해봤다.
“수고하셨生~”
스미마생. 이런 가벼운 카피가 아니었다. 장난스러운 톤이 아니었다. 이런 말장난 같은 카피를 멋진 모델이 진지하게 말하니, 적절하게 옮기기 어려워졌다. ‘수고하셨습니다’로 하자니, ‘사마’를 ‘나마’로 바꾼 포인트가 살지를 않는다. 고민 끝에 고른 나의 선택은 이거다.
“수고하生습니다”
이 광고의 배경음악은 시티팝의 여왕 竹内まりや(다케우치 마리야)가 부르는 元気を出して(겡끼오다시테)이다. 시티팝 계열의 곡이 아니다. 어쿠스틱한 편곡에 감동을 불러일으키는 전개가 돋보이는 곡이다. 제목이 <힘을 내서>이니, 대놓고 국민을 응원하겠다고 작정하고 만든 광고다.
TV광고:
아사히 생맥주 TV-CM – おつかれ生です
여기에 모델은 누구인가. <리갈 하이>, <도망치는 건 부끄럽지만 도움이 된다> 등의 히로인으로, 일본 여성들이 가장 닮고 싶어 하는 셀럽을 발표하면 1,2등을 도맡아 하는 여배우 아라가키 유이(新垣 結衣). 그녀가 따뜻한 눈빛으로 카메라, 아니 우리를 지긋이 바라보며 저 한마디를 던지니, 아재개그가 될 법한 저 말장난 카피가 진정성 있는 응원의 메시지로 전달되고 있는 것이다.
말장난식 카피와 아재개그는 사실 종이 한 장 차이다. 조금만 톤이 달라지면 당장 아재개그가 된다. 어쩌면 톤이 아니라 화자에 따라 아재개그가 되는 건지도 모르겠다. 똑같은 저 위의 카피들을 우리 아저씨들이 하면 썰렁한 아재개그가 되는 거다.
메시지가 아니라 메신저가 문제인 것. 분하지만 사실이다.
참고로, 일본에도 아재개그처럼 아저씨들이나 할 법한 말장난을 오야지개그(親父ギャグ)라 한다. 영어권에도 아빠조크(Dad Jokes)로 불리는 말장난들이 있다. 말장난이 통하면 센스 있는 위트가 되고, 망하면 아재개그가 되는 안타까운 현실은 동서양을 관통한다.
아, 우리 전 세계의 아저씨들…
오늘도 수고하生습니다!
(뜬금없지만.)
정규영의 더 많은 생각이 궁금하다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