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린 마케터라도 괜찮을까요

마케터 취준생의 이야기

“나의 생존 방식은 언제나 ‘느리게’였다.”

유튜브에서 내가 한 번도 클릭해서 보지 않은 영상들이 있다면, 

드라마 ~분 요약, 결말 포함 영화리뷰 이런 제목의 영상들이다. 

중요한 장면이나 보고 싶은 장면만 효율적으로 선택해서 보는 것. 

편리한 방법이기는 하지만, 작품이 지닌 디테일을 많이 놓칠 수밖에 없을 것 같았다. 

저 장면을 빨리 돌려 버리면 주인공이 그토록 눈물 흘리는 이유를 이해할 수 없을 텐데, 

저 장면을 건너 뛰어 버리면 고난을 극복하는 과정을 결코 느낄 수 없을 텐데. 

마음속에서는 그런 안타까움이 싹 텄다.

모든 것을 빨리빨리 강조하는 이 시대에서도 나는 늘 느렸다. 

영화 하나를 봐도 같은 장면을 몇 번이나 돌려보며 그것을 온전히 이해하려 했고, 

시험 기간이 되면 가장 먼저 시작하여 가장 오래 공부하였다. 

자기소개서 한 문단을 쓰면서도, 나는 며칠을 혼자 고민했다. 

그래서 누구는 나를 둔하다고, 답답하다고 하기도 하지만 그게 내 모습이었다.

남들보다 속도는 느려도, 더 오래 그리고 더 자세히. 

그게 나라는 사람이 살아온 방식이었다.

그런데 취업 준비를 하던 순간부터 그런 내 모습에 회의감이 들기 시작했다. 

친구들은 나보다 앞서있었고, 나는 이뤄놓은 게 하나도 없었다. 

그때 처음 현실을 깨달았다. 

시간은 내 생각보다 훨씬 빠르게 흘러가는구나. 

그 어떤 것도 나를 위해 기다려주지 않는구나.

다급해졌다. 뭐든 해야 할 것 같았다. 

그렇게 나는 무언가를 제대로 알아가기도 전에 욕심만 앞섰고, 목적 없는 방황을 하기 시작했다. 

분명 내가 부러워하던 친구들처럼 공모전이며 각종 대외활동에 자격증도 준비하고 있었지만, 

전혀 기쁘지 않았다. 그리고 기쁘질 않으니 더 이상 하고 싶지 않았다.

특히 마케터라는 직무에 있어서는 더더욱 회의감이 들었던 것 같다. 

머리에 들어오는 것 하나 없이 여러 대외활동을 해치우다 보면 더욱이 그랬다. 

트렌드의 변화를 빨리 캐치하고, 여러 직무와 부지런히 소통해야 하는 이 일을 

이렇게 느려터진 내가 잘할 수 있을까 과연? 처음으로 내 진로에 대해 의심도 해보았다.


그러던 중 참여하게 된 마케팅 부트캠프의 첫 날, 대표님께서 이런 말씀을 해주셨다. 

“마케팅은 엉덩이 싸움이에요. 누가 더 오래, 더 꼼꼼히 자료를 보느냐. 그게 중요해요.” 

취준 생활을 하면서 처음 들어본 단어였다. ‘더 오래’, ‘더 꼼꼼히.’ 

이미 마케팅 세계의 ‘빨리빨리’에 지칠대로 지친 나였기에, 그 말을 처음부터 믿지는 않았던 것 같다.

그러나 과정이 지날수록, 어쩌면 그 말이 맞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점점 들기 시작했다. 

한 번은 이런 적이 있었다. 

홈페이지를 방문한 고객의 행동 데이터를 살펴보던 중, 전환이 이루어지진 않았지만 

5분 이상 머무르며 이곳저곳을 꼼꼼히 살핀 흔적을 볼 수 있었다. 

며칠 뒤, 이 분에게 우리의 상품을 다시 언급하며 SMS로 할인 쿠폰을 같이 보내드리자, 

얼마 지나지 않아 곧바로 구매로 이어졌었다. 

또 한번은 사용자들이 상세 페이지의 어느 부분에 오래 머무르는지, 

어느 부분에서 이탈을 많이 하는지를 살펴보았는데, 

할인•혜택 관련 부분에 사람들이 가장 오랜 시간 있었고, 

가격 안내 부분에 이탈률이 높은 것을 알 수 있었다. 

이 부분을 참고하여 상단에 혜택을 배치하고 가격을 밑으로 내리니, 

이탈률이 훨씬 낮아지는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자료조사를 할 때도 마찬가지였다. 

여러 자료를 수집하고, 자료들 사이의 연관성을 파악하는 일은 정말 엉덩이 싸움에 가까웠다. 

하나라도 더 찾고, 더 꼼꼼히 읽었을 때 유용한 결과가 보이기 시작했다. 

이런 경험이 하나 둘 쌓일수록, 더 오래 더 많이 봐야한다는 말씀이 조금은 와닿았던 것 같다.

마케터에게 일을 빠르게 처리하는 역량은 정말 필요하다. 

그러나 남들보다 속도는 느려도, 더 오래 그리고 더  자세히 볼 수 있는 마케터가 될 수 있다. 

영화 한 편을 보더라도 장면 장면을 뜯어서 보는 눈에만 보이는 지표들도 분명히 존재하기 때문이다. 

특히 마케터에게 필수적인 데이터 툴을 다룰 때는 그 습관이 더욱 빛을 발한다.

난 여전히 느리고 서툴러서 부트캠프가 끝나가는 지금까지도 부족한 점이 많다. 

그러나 확실히 얻어가는 것이 하나 있다면, 내 느린 성격이 아주 밉지만은 않아졌다는 것이다. 

남들이 지루해하는 숫자를 살피고, 모두가 힘겨워하는 데이터를 파악하는 것. 

그것이 느린 마케터의 생존법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니 이제는 조급해하지 않고 나의 장점을 활용해 보려한다. 

느리지만 더 오래 그리고 더 자세히 알아가면 되기 때문에. 

이 글을 읽는 당신도 꼼꼼함을 자신의 무기로 만들어갈 수 있기를 바란다. 

생존 방식이 느림이어도, 마케터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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