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을 만들다

공간을 만들어 본 소중한 두 번의 경험
2023-09-13

일명 ‘핫플’에는 공통점이 있다. 바로 사람들을 끌어 당기는 오프라인 공간이 있다는 점이다. 사람들을 끌어 당기는 공간은 각자의 매력을 지니고 있다. 소장하고픈 제품을 갖고 있거나 색다른 공간적 경험을 제공하거나 SNS에 남기고픈 사진을 찍고 싶게 만든다. 그래서 규모가 크든 작든 수많은 기업과 개인은 사람들을 끌어당기는 공간을 만들고 싶어한다.

하지만 그 과정이 쉽지는 않다. 막대한 비용을 들인다고 반드시 성공하는 것도 아니다. 사람들을 끌어들이지 못한다면 지속적으로 운영되기 힘들다. 그렇기에 공간 구축 과정을 잘 알고 준비해 나가야 한다. 적어도 실패 확률을 줄임으로서, 성공에 조금이나마 다가갈 수 있어야 한다. 그렇다면 어떤한 과정을 통해서 내가 꿈꾸는 공간을 만들 수 있을까?

나는 운이 좋게도 회삿돈으로 공간을 만드는 두 번의 경험을 하였다. 비록 나의 전공이 건축학이 아님에도 말이다. 결과적으로 한 번의 실패와 한 번의 성공 진행중인 경험은 내게 큰 자산이 되었다. 개인의 자금력으로는 엄두도 못 낼 큰 금액을 들인 프로젝트였기에 말이다. 그래서 공간 구축을 위한 두 여정을 공유 함으로서 공간을 기획하고 고민하는 이들이 실패의 확률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1. 엘큐브 이대

나는 20년이 가까운 시간동안 유통 공간에서 먹고 살았다. 그 중에서 15년은 롯데백화점에서 고객이 지갑을 어떻게 하면 열게 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여 보냈다. MD를 통하여 고객에게 매력있는 브랜드를 배치하거나, 입점 브랜드와 협의해서 메리트 있는 제품을 전개하면서 말이다. 그러나 이것은 이미 만들어져 있는 하드웨어(hardware)에서 운영을 해봤을 뿐이다.

미니백화점 「앨큐브 이대」

하지만 회삿돈으로 막대한 비용을 들여서 내가 직접 준비해서 공간을 만들어낸 소중한 경험이 있다. 그것이 바로 롯데백화점에서 진행한 미니 백화점인 「엘큐브 이대」이다. 엘큐브 이대는 롯데백화점에서 전개한 미니 백화점 전략이다. 백화점은 대형 신규 매장을 확대하기에는 법적 규제로 인하여 어려움이 컸다. 그렇기에 법적 규제를 피해서 주요 상권별 소형 규모의 유통 매장을 확대하려 했다. 홍대 1호점을 시작으로 이화여대 앞에 2호점으로 이어졌다. 엘큐브 오픈 초기에는 100호점까지 확대 하겠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가로수길 3호점에 이어서 지방 상권에 2개 남짓을 추가로 오픈한 이후 단계적으로 철수를 하게 되었다. 엘큐브 이대는 이대앞 상가 건물의 메인층인 1층과 2층을 임대해서 시작했다. 약 40여 명의 상가 주인들과의 협의를 통해서 계약을 체결한 후 공사가 시작되었다. 공사를 마친 이후에는 미니 백화점이라는 컨셉에 걸맞게 그 당시 인기있던 백화점 브랜드들을 대거 입점 시켰다.

당연히 철거와 공사비만 하더라도 십억이 넘는 막대한 비용이 투입되었다. 하지만 3년 남짓의 운영 기간을 끝으로 다른 엘큐브 매장들과 같이 문을 닫았다. 철수 시점에도 계약서상 원상복구 규정으로 인하여 추가적인 비용이 발생했다. 그렇다면 엘큐브 이대는 한순간에 사라져 버렸을까? 간단히 언급하면 잘못된 타겟 선정과 그에 따른 입점 브랜드였다. 엘큐브 이대가 오픈할 당시 이대 상권에는 중국인들의 유입이 컸다. 그들을 타겟으로 한 브랜드들이 입점되었다.

초기에는 중국인을 비롯한 인근 상권의 고객들의 방문이 끝없이 이어졌다. ‘야~호!되는구나’ 싶었다. 하지만 그 부푼 기대감은 오래가지 못했다. 전혀 예상치 못한 ‘외적 요인’으로 인하여 엘큐브 이대는 순식간에 무너져 버렸다.

#2. 성수동 공간

엘큐브 이대는 본질적으로 갖고 있는 전개상 한계를 극복하지 못했다. 하지만 백화점 외부에 약 200평 규모의 공간을 구축하고 운영해 본 경험은 나에게 의미가 있었다. 이 경험을 바탕으로 나는 새로운 곳에 둥지를 틀었다.

성장력과 미래 가능성을 품고 있는 온라인 기반의 스타트업에서 오프라인 공간을 계획하고 있었다. 그리고 엘큐브 이대라는 공간 구축 경험을 바탕으로 제안이 왔고, 이를 받아들였다. 대기업의 안정성과 안락함을 버리고 상대적으로 작은 규모의 회사로 이직한다는 것은 큰 모험이었다. 하지만 오랜 오프라인 경험을 바탕으로 온라인 경험을 쌓는 게 앞으로의 나에게 도움이 되리라 믿었다.

온라인 기업이다보니 오프라인에 대한 경험은 전무했다. 내부적으로도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정하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순차적으로 문제를 풀어 나갔다. 그리고 결국 성수동에 지하1층~지상 2층 규모의 복합 공간을 구축하게 되었다. 비록 나혼자의 힘은 아니었다. TF 팀원으로 함께 해서 힘을 모아서 만들어 냈다.

그리고 성공적으로 오픈한 「성수동 공간」(공간 명칭은 실제와는 상이함)은 정식 오픈한지 3년이 넘었으며, 지금은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았다. 비록 팬데믹 위기를 맞기는 했지만, 본질적인 전개 원칙과 방식이 굳건했기에 어려움을 헤쳐나올 수 있었다.

2층 규모의 성수동 공간

공간의 지속성을 갖기 위해서는 스스로 찾아오도록 만드는 당김(Pull)의 전략이 필요하다. 한정적인 비용을 들여서 오게 만드는 전략(Push)은 한계가 있다. 다행히 ‘성수동 공간’은 주기적인 컨텐츠의 변화는 물론 다채로운 경험 요소로 골목 안쪽에 있는 공간임에도 사람들을 끌어 모을 수 있었다.


간단히 지금까지 구축해 온 두 개의 공간에 대해서 소개했다. 언급한 데로 한개는 존재가 사라졌고, 다른 한개는 이제 막 날개를 펼치려 하고 있다. 두 개의 공간은 기획 단계부터 시작해서 운영계획까지 매우 상이하다. 그 차이는 큰 결과를 나게 만들었다. 규모는 비슷하지만 기본적 방향성 및 전개 전략에 따라서 다른 결과를 낳은 것이다. 그리고 이는 전개하는 당사자(개인 혹은 기업)에게 기회가 되느냐 큰 손실로 이어지느냐의 차이가 된다.

앞으로 두 공간의 과정을 순차적으로 풀어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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