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피수집(2) 이번엔 천천히 사랑을 해야지

요시노가와 양조, 선전회의, 도쿄스마트드라이버 외
2023-11-07

1. 요시노가와 양조

告白された。
こんどは、ゆっくり
恋をしようと思う。

고백받았다.
이번엔, 천천히
사랑을 해야지.

이 광고는 니가타현에 자리한 주류회사인 <요시노가와 양조>가 동경과 니가타 사이를 오가는 신칸센 열차 안에 시리즈로 게재한 것입니다. 니가타현 출신의 여성이 동경에서 취직해 지내면서 성장하는 이야기를 계절마다 광고로 연재했습니다. 가족, 취업, 사랑, 결혼 등의 이야기가 마치 한 여성의 성장 일기를 보는 듯합니다. 깔끔한 사진에 인사이트 있는 카피로 많은 사람들의 호응을 받았습니다.

지금 소개한 이 카피는 그중에서도 가장 유명한 광고 중 하나입니다. 한국의 광고인들에게도 큰 사랑을 받은 작품이죠. 아마도, 한국의 여성광고인들이 좋아하는 일본광고를 꼽으라고 하면 단연 몇 손가락 안에 들어갈 겁니다. 짧은 두 문장만으로 말로 다 하지 않은 수많은 이야기와 섬세한 감성이 흐르는 걸작입니다.  

2. 스낵바 사쿠라의 포스터

昔は安い酒で夢のことばかり話してた。
最近は高い酒で金のことばかり話してる。

예전엔 싼 술을 마시며 꿈 얘기만 했다.
요즘은 비싼 술을 마시며 돈 얘기만 한다.

저의 브런치 초기에 쓴 글에서 소개한 적 있는 카피입니다. 제 인스타그램에서 가장 많은 분들이 공감을 표시해 주시고 공유해 주신 카피입니다. 정식 광고가 아니라 한 가라오케 주점에 걸려있던 포스터의 문구입니다. 일본의 한 작가가 이것을 카피 관련 책에서 소개를 해서 알려지게 됐습니다. 그래서 원작 포스터는 남아있지 않습니다. 일본 블로거들이 쓴 광고 관련 글에서도 많이 언급이 되는 걸 보면, 한국인이나 일본인이나 모두 깊이 공감하는 이야기인가 봅니다.  

3. 선전회의 카피라이터 양성과정

誰かのために生まれた言葉を、
「コピー」と呼ぶ。

누군가를 위해 태어난 말을
‘카피’라고 부른다.

선전회의(宣傳會議)는 유명한 일본의 광고잡지입니다. 이 잡지에서 운영하는 카피라이터 양성과정 홈페이지에 실린 짧은 문구입니다. ‘누군가를 위해 태어난 말을 ‘카피’라고 부른다.‘ 카피는 광고를 의뢰한 광고주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만들어진 말입니다. 우리가 늘상 쓰는 말을 재료로 사용하지만, 소비자들의 이목을 끌고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재구성되고, 재발견되는 말입니다. 이제까지 제가 보아 온 ‘카피’에 대한 설명 중 가장 인사이트 있게 그리고 ‘카피답게’ 쓴 것입니다.

사실 이 문구는 제가 ‘제보’를 받은 것입니다. 도쿄에 거주 중인 일본어 선생님이 우연히 온라인에서 이 문구를 발견했습니다. 제가 좋은 일본 카피를 브런치와 인스타그램에 소개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는 선생님이 저에게 도움이 될 것 같다며 보내주신 것이죠. 읽자마자 오, 하는 감탄이 나왔습니다. 제 인스타그램 계정에 올렸을 때도 많은 광고인들이 공감해 주셨습니다. 요시야마 히카리(吉山 光) 선생님, 감사합니다.

4.  세이분도신코우샤 카피연감

3.7kgの肉が落ちた。
2.7kgの本になった。
– ぶ厚いコピー年鑑 9,000円

3.7kg의 살이 빠졌다.
2.7kg의 책이 됐다.
– 두꺼운 카피연감 9,000엔

1979년의 잡지 광고입니다. 이 책을 만들면서 담당자가 고생을 많이 했나 봅니다. 3.7kg이 빠지고 얻은 2.7kg짜리 두꺼운 연감. 1979년에 9,000엔 (약 9만원)이었다니 굉장히 비싼 책입니다. 참고로 현재 카피연감의 가격은 22,000엔(약 22만원)입니다.

김훈 작가가 <칼의 노래>를 쓰면서 이빨이 8개가 빠질 만큼 큰 창작의 고통을 겪었다고 하던데, 책을 만드는 고통도 만만치 않은가 봅니다. 그래서인지, 출판 관련 재직자 분들이 많은 공감을 표해주신 카피입니다.   

5.  도쿄 스마트드라이버 안전귀향 캠페인 포스터

実家のカレンダーは、
わたしが帰る日に
大きな赤まるが付いています。

부모님 집 달력에는
내가 돌아오는 날에
커다란 빨간 동그라미가 쳐져 있습니다

먼 도시에 자식을 보내놓고, 얼굴 볼 수 있는 날을 기다리는 시골의 부부의 모습이 떠오릅니다. 전화로는 ‘바쁘면 굳이 안 내려와도 된다’고 말씀 하시면서도, 돌아온다고 말했던 그 날짜에 쳐 놓은 커다란 빨간 동그라미에서 눈을 떼지 못하는 누군가의 모습이 그려집니다. 괜히 눈시울이 뜨거워지는 게…혹시 제가 갱년기라서 그런 건 아니겠죠?

정규영의 더 많은 생각이 궁금하다면?

✅ 브런치 https://brunch.co.kr/@gounsun

조회수
11,814

DB수집부터 콜 상담까지 #CPA광고 .

성과를 달성할 만큼만 과금하는 가장 합리적인 광고
함께 읽으면 좋아요
아티클
일본악기, 카잘스홀 콰르텟 등
카피라이팅
아티클
롯데칠성음료 "새로 살구" 론칭 광고
레퍼런스 영상광고
아티클
이미 아는 말인데, 처음 듣는 말처럼!
카피라이팅
아티클
아시아나 "누군가의 세상이 타고있다" 브랜드 캠페인
레퍼런스 영상광고
아티클
브랜드가 공간을 만들 때는 기본적으로 그 주변 지역을 활성화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언제나 지역문화를 이해하고...
레퍼런스 브랜딩
아티클
히젠 주류판매, 서일본 전례 외
카피라이팅
아티클
호텔의 욕실은 왜 집보다 한층 더 고급스럽게 느껴지는 걸까요? 많은 이유가 있겠지만 저는 ‘수전’의 디자인이...
레퍼런스
아티클
광고털기 레퍼런스 영상광고
정규영

마케터에게 제안하기

마케팅, 강연, 출판, 프로젝트 제안을 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