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을 위해 신발을 숨긴 신발 매장

Eobuwie의 오프라인 스토어
2023-12-05

가장 최근에 방문한 오프라인 신발 매장을 한 번 떠올려보세요. 그때의 경험이 기억나시나요? 아마 특정 신발을 정해두고 방문한 게 아니라면 줄 맞춰 전시된 신발들을 한 번 훑어보셨을 겁니다. 주변에는 ‘필요하신 사이즈 있으시면~ 말씀해 주세요오~’라고 외치는 직원들이 분주히 움직이고 있었을 거고요. 마음에 드는 신발을 발견하면 그나마 덜 바쁜 직원을 찾아 물어봅니다. ‘이거 270 사이즈 있을까요?’ 

신발을 신어보는 다른 많은 손님들 사이로 직원이 신발을 가져옵니다. 앉을 곳을 찾아 두리번거리다 겨우 자리를 잡고 앉아 신발을 신어보겠죠. 일어서서 짧게 걸어도 보고, 바닥면에 붙은 거울로 신발의 옆모습도 살펴봅니다. 다른 옷과 입으면 어떨지, 비슷한 디자인에 조금 더 날렵한 신발은 없을지… 고민을 좀 해보고 싶은데 기다리시는 직원분께 실례가 될 것 같습니다. 구매할 확신이 서지 않아 약간의 미안함이 섞인 미소와 함께 직원분께 말합니다. ‘조금만 더 둘러볼게요…’ 

다른 신발을 좀 더 보고 싶은데 이미 신발 진열대 주변에는 손님이 너무 많습니다. 직원들도 더 바빠 보입니다. 그냥 다음에 오자고 생각하고 매장을 나옵니다.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것도 글로 적다 보면 ‘이게 진짜 당연한 건가?’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10년 전과 비교해도 달라진 게 하나도 없는 것 같기도 하고요. 더 나은 신발 매장은 어떤 모습일까 궁금해 구글링을 하다가 유럽의 한 신발 매장을 발견했습니다. 

이곳에는 신발 매장이라면 당연하게 있어야 할 ‘신발’이 보이지 않습니다. 고객의 쇼핑 경험을 개선하기 위해 신발을 모두 계산대 뒤 창고로 옮겼기 때문입니다.  

유럽 신발 브랜드 Eobuwie의 오프라인 매장 (출처 : dalziel&pow 공식 웹사이트)

신발이 아닌 고객을 위한 매장 공간

저도 직접 가보진 못했으니 사진으로 좀 더 자세히 살펴보죠. 매장 벽에는 신발 진열대 대신 디스플레이가 설치되어 있습니다. 특정 브랜드의 디지털 콘텐츠가 재생되고 있죠. 아마 시즌별로 밀고 싶은 주력 상품의 콘텐츠가 재생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입점 브랜드의 광고를 받을 수도 있고요. 

신발이 사라져 넓어진 공간에는 고객이 앉을 수 있는 의자와 태블릿이 배치됩니다. 고객은 매장에 들어오면 자연스럽게 태블릿 앞에 자리를 잡고 앉습니다. 태블릿에는 당연히 다양한 브랜드의 신발 컬렉션과 그와 관련된 콘텐츠가 들어있습니다. 고객은 가만히 앉아서 이 매장에서 판매하는 모든 신발을 구경할 수 있죠. 

유럽 신발 브랜드 Eobuwie의 오프라인 매장 (출처 : dalziel&pow 공식 웹사이트)

마음에 드는 신발을 발견하면 직원을 불러 이 신발을 신어보고 싶다고 말합니다. 직원들은 빠르게 재고 창고로 들어가 고객이 원하는 신발을 가져옵니다. 공간이 바뀌었다고 직원이 더 힘들어질 것 같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매장을 돌아다니는 고객, 동선마다 배치된 진열대에 부딪힐 위험이 줄어드니 더 편해지겠죠.  

고객은 앉은자리에서 직원이 가져다준 신발을 신어봅니다. 뭔가 아쉬우면 태블릿을 통해 비슷한 신발을 더 찾아보거나, 평소 인스타그램에서 봐두었던 신발을 직원에게 보여주며 도움을 요청할 수도 있겠죠. 직원은 비슷한 느낌의 신발을 바로 그 자리에서 태블릿으로 찾아 보여줍니다. 평소 고객의 스타일에 대해 물으며 매치하기 좋은 또 다른 느낌의 신발을 디지털 콘텐츠와 함께 권해보기도 합니다. 

화면으로 다양한 이미지 콘텐츠를 접한 고객은 그렇지 않은 고객보다 신발을 신은 자신의 모습을 좀 더 구체적으로 그려볼 수 있을 겁니다. 구매까지 이어질 확률도 좀 더 높아지겠죠. 

유럽 신발 브랜드 Eobuwie의 오프라인 매장 (출처 : dalziel&pow 공식 웹사이트)

사례를 공부하다 보면 자금력과 인력이 없으면 참고하기 어려운 큰 기업의 사례들도 많이 접하게 됩니다. 하지만 Eobuwie의 사례는 작은 기업도 충분히 참고할 수 있는 사례입니다. 규모를 좀 줄이고, 브랜드 특성에 맞게 1~2가지 요소를 추가하거나 변형시키면요. 의류, 이너웨어, 액세서리 등의 제품을 이미 온라인에서 취급하고 있는 브랜드라면 특별한 이벤트나 팝업 스토어를 준비할 때 참고해 봐도 좋을 것 같습니다.


익숙해진 것들을 다시 돌아보면 기회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다른데도 다 그렇게 하니까’라는 마음에 다소 불편하고 불쾌해도 그냥 사용하고 있는 서비스들을 떠올려보세요. 혹시 그런 업에 종사하신다면, ‘다른데도 다 그렇게 하니까’라는 합리화를 ‘나는 어떻게 다르게 만들어서 고객을 감동시킬 수 있을까’라는 질문으로 바꿔보세요. 

돈이 엄청나게 들지 않는 작은 디테일이어도 좋습니다. 고객을 위해 고민하고 바꾼 흔적들이 마케팅의 소재이자 고객의 이야깃거리가 되면 경쟁자를 압도하는 차별화가 만들어질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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