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는 질문과 답의 연속입니다. 서로 주고받을 수 있는 대화 상대가 있다는 것은 고마운 일입니다. 일부러 침묵의 시간을 갖기 전에 대화하고 싶어도 나눌 수 있는 상대가 없다는 것은 힘든 일입니다. 대면의 대화보다는 온라인을 통한 일방적인 보기가 더 많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사람을 만나고 대화를 나누고, 기억하는 활동은 통해서 치매를 막는 데 도움이 됩니다. 말을 잃어버리지 않기 위한 활동, 부지런히 몸을 놀리지 않는 가운데 대화는 치매를 예방할 수 있는 길이라 생각합니다. 부모와 자식 간에 떨어진 길이만큼 대화가 없다면 치매는 대화가 있는 집보다 더 먼저 찾아오지 않을까요. 저의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오늘은 무엇을 먹었는지, 하루를 뭘 하며 지내는지 생각하게 하고, 답변하도록 이끄는 질문부터, 인생 질문까지 부담되지 않도록 하나 둘 던져볼 일입니다.
“세상이 품고 있는 이야기들을 알아갈수록 우리 삶은 풍요로워진다. 어쩌면 이것이 인생을 길게 사는 방법일지도 모른다. 사회과학자들은 호기심이 우리를 건강하고 행복하게 해 준다고 말한다. 당연한 말이지만, 호기심이 강한 사람들은 뭐든 더 많이 배우고 그 경험들을 고스란히 간직한다. 또한 호기심이 강한 사람이 타인에게 더 매력적으로 비친다. 사람들은 자기에게 관심을 가져주는 사람에게 더 끌리는 법이다. 호기심은 특히 오늘날 점점 더 부족해지는 정서인 감정이입과 공감이 가능하도록 우리를 이끌어 준다.”
-61쪽, <하버드 마지막 강의> 중에서
최근에 국내 대학에서 있었던 졸업식 영상이 화제입니다. 가수 이효리가 축사를 마칠 즈음에는 노래까지 불렀습니다. 누구의 말보다 자신의 믿음대로 살라는 말이었습니다.
대학 졸업식 축사는 스티브 잡스의 연설만 한 것이 있었을까 싶습니다만 하버드 대학 졸업식 축사 영상이 눈길을 끌었습니다. 제임스 라이언 하버드 교육대학원 학장이 2016년 이 대학 졸업식 축사에서 질문을 주제로 말했습니다. 이 영상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책이 2017년에 비즈니스북스가 출간한 <하버드 마지막 강의>입니다.
<하버드 마지막 강의>는 제임스 라이언이 질문에 대해 중요하게 생각하게 된 동기가 어디에 있는가를 알게 해줍니다. 다섯 가지로 압축한 질문의 중요성을 자신이 입양아라는 사실을 밝히면서까지 삶에서 건진 경험과 잘 연결 지었습니다. 평소 생각했던 질문도 하나 들어 있어서 반가웠습니다. 일이 안 풀리거나 다툼이 생겼을 때 화를 잠재우기 위해 던지는 질문이었습니다.
그 질문은
‘내가 좀 더 잘할 수 있는, 나아질 방법은 무엇인가 하는 것’
입니다.
그의 다섯 번째 질문은 ‘무엇이 가장 중요한가’입니다.
왜 이 일을 하는지, 지금 무엇을 더 먼저 해야 하는가입니다. 이미 엎질러진 물을 놓고 시비를 가리는 게 아니라 어떻게 다시 채울 수 있는지를 찾는 방법입니다. 안되는 집은 비난하지만, 잘되는 집은 질문을 합니다. 부서 간에 협력해야 할 일이었는데 단독으로 진행한 후에 일이 잘되지 않았을 때 오히려 화를 낸다면 어떻겠습니까.
그가 제시한 인생의 첫 번째 질문은, “잠깐만요, 뭐라고요?”입니다.
두 번째는 “나는 궁금한데요?”입니다.
세 번째는 “우리가 적어도… 할 수 있지 않을까?”입니다.
네 번째는 상대에게 최선이 무엇인지를 묻는 것입니다. “내가 어떻게 도울까요?”입니다.
사실 상대가 무슨 일을 하고 있을 때 선뜻 나서서 ‘도울 수 있는 게 뭐가 있을까요’라고 묻는 게 쉽지 않습니다. ‘괜히 참견하지 말고 네 일이나 잘하’라고나 하지 않을까 싶은 생각도 듭니다.
이 책에서는 보너스로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신은 삶에서 원하는 것을 얻었는가?”를 제시합니다. 일을 통해서 배움의 기회를 얻지 못한다면 저는 그 일은 그만 두는 게 맞다고 봅니다. 돈을 버는 것만큼 배움의 기회를 통해 성장의 시간이 있어야 합니다.
나이를 먹으면서 그간 쌓은 경험으로 넘겨짚으면 대충 맞을 때도 있지만, 그렇지 않을 때도 있습니다. 자만에 빠져서 스스로 판단하고 모든 것을 결정하기도 합니다. 더 좋은 기회가 있을지도 모르지만, 사전에 스스로 방어하게 됩니다.
이같은 인생 질문은 이 장벽을 없애는 길입니다. 관계를 확장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은 질문하는 것입니다. 적절한 장소에서 적절한 질문은 관계를 향상할 수 있습니다.
임팩트가 큰 질문이 필요합니다. <컨셉 수업>을 쓴 호소다 다카히로는 나쁜 질문, 어리 석은 질문, 퀴즈, 좋은 질문 등 4가지로 질문 매트릭스를 만들었습니다. 좋은 질문은 자유도가 높고 임팩트가 크다고 말합니다. 그러면서 그는 “좋은 질문 앞에서는 자연히 다양한 대답이 끊임없이 떠오릅니다. 그리고 모든 답이 의미 있는 결과로 이어지지요. 창의적인 질문은 답을 하려고 몰두하는 이들을 독려합니다”라고 말합니다.
해보지도 않고 단념하는 마음이 더 앞설 때 질문을 해봐야 합니다. 질문이 달라지면 관점도 달라집니다. 보지 못했던 것을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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