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 GPT, 구글 재미나이의 활용
저는 평소에도 AI 서비스/솔루션을 참 많이 씁니다. 국내 챗GPT가 2022년 12월 초에 갓 알려졌을 때 즉시 사용을 하고 작년초부터는 유료 결제로 사용하기도 했고요. 작년 4월 챗GPT의 대항마로 구글에서 선보인 ‘Bard-바드’도 함께 사용했고, 올해 업그레이드된 ‘구글의 재미나이’도 쓰고 있습니다.
영상 콘텐츠 요약, 언어 번역, 이미지 작업과 관련해서는 릴리스, 딥엘, 달리 등 여러 국내외 AI 솔루션을 이것저것 실험하고 쓰고 있습니다. 이 중 어떤 서비스는 일주일에 3-4번을 쓸 정도로 자주 이용합니다 여러분들의 일상에 녹아 있는 AI 솔루션은 어떤게 있나요?
저는 AI를 활용하면서 서비스를 단순히 활용해 쓰는 것 말고 현업에 적용해서 도움이 될 수 있는 방법이 없는지에 대해 고민을 합니다. 그래서 작년에는 챗GPT를 활용해 광고 소재를 만들고 퍼포먼스 마케팅을 직접 집행해보기도 했습니다. 작년에 했던 실험은 퍼포먼스 마케팅에서 도달 광고 , 트래픽 광고에 각각 사람이 만든 광고소재, AI가 제안한 대로 만든 광고소재의 캠페인을 만들어 비교 작업을 했었죠.
그리고 올해는 마침 제가 책을 출간하다보니 겸사겸사 테스트를 하기 위해 대화형 AI를 열었습니다. LLM 서비스 중에 챗GPT, 구글 재미나이를 자주 쓰기 때문에 이번에는 구글 재미나이를 사용해보기로 했죠.
일단 광고 소재를 제작하다보니 본의아니게 제 책이 계속 등장하지만 이해해주세요. 광고 캠페인 집행이라는 것은 원래 ‘상업성’을 띠지 않고 집행하면 비용이 낭비이니까요!
좌우간, 스타트업을 운영하면서 즐거웠던 순간 괴롭고 무너질것 같은 순간에 대한 대체로 모든 경험과 이를 기반으로 스타트업에 종사하는 사람들, 창업자가 방향을 잃지 않고 길을 걸었으면 하는 마음에서 <스타트업 서바이벌>이라는 책을 썼습니다.
그래도 이왕이면 이 책에 대해 설명하자면, 시중에 스타트업 창업자의 도서를 읽어보면 가끔 공허하더라고요. 매번 잘된 이야기, 엑시트해서 성공한 창업가가 ‘창업가의 비전, 창업가의 정신’을 이야기하는데 공감이 잘 안되더라고요. 왜냐면 스타트업 창업가의 정신을 생각하기도 전에 현업에서는 일을 쳐내느라 정말 정신이 없거든요.
그래서 과연 남의 잘된 책만 보고 따라하면 될 것인가? 에 대한 의구심도 생기더라고요. 현실은 가끔은 지옥같이 힘들 때도 있는데 나는 고고한 정신을 챙길 것인가. 그런 생각들이 흘러가다보니 다른 창업자들도 고군분투하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이왕이면 잘된 이야기보다 정말 고생해서 얻은 경험을 바탕으로 ‘이렇게 하면 위험합니다 ‘이렇게 하면 당해요’를 중심으로 사업을 안전하게 이끌어갈 수 있는 이야기를 해야겠다는 들어 책을 썼습니다. 철저히 실무에 중심을 두었죠.
좌우간, 그래서 이 책이 사전 예약기간에 생각보다 많은 반응이 있어 저는 이참에 이 책으로 광고 캠페인을 진행해보면 어떨까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광고인듯 광고아닌 광고같은 너
혹시 모르는 분들을 위해 퍼포먼스 마케팅이란 기본적으로 고객의 여정에 따라 광고를 집행하게 됩니다. 여정이란 우리 브랜드를 알고 사용하기까지의 흐름이라 보시면 됩니다.
이 여정은,
1. 우리 브랜드를 인지한다
2. 우리 브랜드에 흥미와 관심을 갖는다
3. 우리 브랜드를 사용해 볼까? 라는 욕망을 갖는다
4. 제품을 구매해보고 브랜드 경험을 얻는다.
이렇게 일반적으로 구성이 됩니다. 이러한 흐름, 즉 퍼널 구조가 고객의 여정이고 퍼포먼스 마케팅의 출발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퍼포먼스 마케팅은 브랜드를 인지하기 위해 많은 사람들에게 우리 브랜드를 알리는 광고(=노출광고, 도달광고)를 하고요. 많은 사람들이 우리 브랜드에 흥미와 관심을 갖게 만들기 위한 광고(=클릭광고, 트래픽 광고)를 하고요. 우리 브랜드 구매에 대한 욕망을 자극하고 구매전환으로 이끄는 광고 (=전환광고)를 합니다.
이렇게 단계별로 고객의 여정에 따라 전략을 세우는 것을 퍼널 전략이라고 해요.퍼널(Funnel)은 한글로 깔때기라는 의미인데, 고객이 1->4로 여정이 진행되면서 점점 모수가 빠져 나가는게 깔때기 같기도 해서 퍼널이라 합니다.
네, 이렇게 보면 원래 광고는 새로운 제품이 나왔을 때 ‘브랜드 인지’를 할 수 있는 도달광고부터 하는게 맞거든요. 하지만 이번에 제가 세팅한 광고는 소비자의 흥미/욕망을느끼게 하는 두번째 광고 트래픽 광고입니다. 클릭률을 추적하면서 광고 성과를 빠르게 체크해보기 위해서입니다.
그리고 앞서 화두를 던졌듯이 이번에는 구글 재미나이 화면을 열어 처음부터 광고 세팅을 해봤습니다.
[구글 재미나이에게 던진 프롬프트]
구글 재미나이와 대화를 시작했습니다. 질문이 길어서 일부 삭제가 되었지만, 프롬프트에는 다음의 내용이 들어갔습니다.
- 효과적으로 생각되는 광고 카피 10개를 뽑아달라
- 이 책을 홍보하기 위해 광고를 제작해 메타 광고/인스타그램 광고를 집행하겠다
- 신간 책을 출간했고 간단한 책 정보는 이렇다
자 그렇게 재미나이에게 질문을 던졌더니, 이미지와 같이 답이 나왔습니다. 조금 자세히 보면 다음과 같이 이야기를 했습니다.
[핵심 메시지를 다음의 3개로 제안합니다]
[광고 카피는 다음 10개로 제안합니다]
[추가 팁과 이미지 제작 가이드의 팁을 드립니다]
저는 이렇게 구글 재미나이와의 추가적인 대화를 통해 다양한 광고 소재의 단서를 얻어냈고, 이미지 안의 [노란색]으로 표시한 광고 메시지, 카피를 활용해 다음과 같이 광고 소재를 제작했습니다.
[구글 재미나이의 가이드에 따라 만든 광고 소재 3개]
소재는 모두 책 표지인 <스타트업 서바이벌>의 이미지를 그대로 삽입했고, 광고 카피, 핵심 메시지는 모두 구글 재미나이의 가이드대로 제작했습니다.
그리고 여기에 변수를 주기 위해 제가 직접 만든 광고 소재도 사용했습니다. 일부로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사용할 영상버전과 스토리용 이미지를 만들었고, 광고 카피/메시지는 재미나이 100% 가이드를 지키지 않았습니다. 이는 A/B 테스트를 위한 도구라 보시면 되겠습니다.
[사람이 제작한 광고 소재 2개: A/B테스트용]
그리고 광고는 다음과 같이 세팅했습니다.
[광고 세팅]
메타 광고 : 트래픽
성과목표 : 링크클릭수 최대화
일일예산: 3만원
타깃: 논타깃(18-65) 남녀 전체 / 대한민국
노출: 어드밴티지 노출위치 / 자동
즉 쉽게 이야기하면 모든 발생가능한 변수를 줄이기 위해 메타의 기본 디폴트값들을 이용해 캠페인을 세팅했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1일차 광고 결과]
1일차 광고를 집행해보니 예산을 3만원으로 설정해 전체 금액이 집행되지 않았습니다.
첫날 22,158원의 광고비가 집행되었고, 6개의 광고 소재 안에 머신러닝에 따라 자동 분배가 되었습니다.
결과를 살펴보니, 이미지가 좀 작게 표현되었는데요.
(구글 재미나이가 가이드한 내용대로 만든 소재 1,2)
재미나이가 이야기한대로 제작한 소재 2개가 각각 5.76%, 5.79%의 클릭률이 나왔습니다. 사람들에게 노출되었을 때 100명 중 5.7명 정도가 클릭을 했다는 의미입니다. 사실 요즘 메타 플랫폼에서는 CTR(클릭률) 2%를 벤치마크로 보기 때문에 재미나이가 초반에 엄청 선방한 겁니다.
그래서 추가적인 데이터를 더 확인해 봤습니다.
[인구통계학적 데이터]
광고 초반에 인구통계학적 데이터를 살펴보니 35세-54세 사이의 연령대가 도달 대비 반응율이 높았습니다. 그리고 성별로는 남성이 월등하게 높은 도달률을 보였습니다.
그리고 이 교집합을 자세히 살펴보니, 35-44세 남성이 핵심 타깃으로 정의되었습니다.
그런데 이 핵심타깃은 광고 1일차의 타깃과 7일차의 타깃이 동일합니다. 초반부터 제대로 된 타깃으로 광고는 집행이 되고 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플랫폼/디바이스 성과]
메타 광고의 경우 제가 페이스북, 인스타그램과 같은 플랫폼을 별도로 지정하지 않았기 때문에 모든 광고 지면을 활용해 광고가 집행되었는데요. 플랫폼별 성과를 보니, 클릭률 1,2위를 한 광고 소재 모두 페이스북에서 월등히 높은 클릭률을 보이고 있었습니다. 광고 제품의 특성과 핵심 타깃이 35-44 남성이라 그런지 일단 페이스북 매체가 더 나은 결과가 나왔습니다.
[광고 7일 뒤의 전략 수정]
그리고 오늘이 광고 집행 7일째가 되는 날입니다.
광고 소재는 어느정도 머신러닝이 끝났고, 광고 클릭률도 많이 저하되었습니다. 전략을 수정할 때가 되었다고 판단해 다시 분석을 했습니다.
일단 6개의 광고 소재 중에서 클릭률이 낮고 광고 할당이 적게 되며 퍼포먼스 자체가 낮았던 광고 소재 2개를 껐습니다. 또한 7일이 되어 핵심 타깃이 더욱 뾰족해졌기 때문에 비용을 이제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하겠다는 판단을 해서 다음과 같이 전략을 수정했습니다.
[타깃 변경]
우선 논타깃으로 전 연령, 모든 성별을 대상으로 하던 광고를 25-65세 남성 타깃으로 변경했습니다. 원래 35-54 사이로 더 좁혀서 광고를 해야 하지만, 한번 더 데이터를 확인해야 하는 과정이 필요해 남성의 연령 범위는 조금 넓혔습니다.
광고 전략을 수정한 후, 재미나이에게 다시 물어봤습니다.
시키는 대로 광고를 집행했고 결과가 이렇게 나왔는데, 너라면 어떻게 전략을 수정하겠냐고 말이죠. 이미지가 작으니까 간단히 요약하면 구글 재미나이가 이야기한 광고 전략 수정 제안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1) 타겟팅 조정
35-54 남성을 주요 타깃으로 세부타깃팅 진행
관심사 기반 타깃팅 세팅
유사타깃 활용
(2) 광고소재 수정
페이스북/인스타그램 특성에 맞는 변경
FB: 텍스트 중심 소재, 정보 전달 집중
(3) 광고카피 수정
CTR 향상을 위한 강력한 CTA 포함
(4) A/B 테스트
다양한 광고 소재와 카피의 A/B테스트 진행
이 정도 전략 수정안을 제공하면 꽤 잘하는 퍼포먼스 마케터입니다. 물론 저 전략대로 한번에 4개를 다 실행할 수는 없습니다. 왜냐하면 퍼포먼스 마케팅이랑 결국 어떤 변수에 영향을 받는지를 찾아가면서 효율의 극대화를 목표로 하고 있기 때문이죠. 그래서 하나씩 선택해서 확인해 보는 과정이 중요합니다.
마케터의 시선
여러분은 이번 내용이 어떠셨는지 모르겠습니다. 몇일 전에 좋은 기회로 100명 가까운 사람들을 대상으로 <블루오션 전략과 패러다임 시프트>라는 강의를 진행했는데요.
그 자리에서 AI 라는 키워드에 이야기를 하면서 이 작업 과정을 보여주었습니다.
사람들이 대단히 흥미로워하면서 다음이 어떻게 되었는지 궁금해 하더라고요. 당시에는 광고를 집행한지 3일밖에 되지 않아서 광고 전략 수정을 하는 단계가 아니었기 때문에 ‘진행형’만 보여주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실험을 통해 퍼포먼스 마케팅이나 여러 디지털 광고에서의 업무는 상당히 바뀔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작년 2월부터 꾸준히 실험을 해 나가고 있는데, 이번 구글 재미나이의 경우 챗GPT보다 초반 성과가 좋아서 감탄하고 있습니다. 물론 챗GPT도 작년 2월 대비 상당히 진화했을 것이라 보기 때문에 이후의 실험에서는 챗GPT와 구글재미나이 중 누가 더 광고를 잘하는지 테스트를 해보려고 합니다.
이번 원고가 마음에 드셨다면, 상업적 내용이 가득한 김에 <스타트업 서바이벌>도 꼭 보시길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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