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적 소유 I 쏘카를 탈수록 내 차를 갖고 싶어지는 이유

2024-04-04

오늘 제 출근길은 소비 충동을 버티기 참 힘든 환경이었어요.

요즘 수영과 헬스 때문에 단백질을 신경쓰는 저를 다 아는 듯한 인스타 광고가 돌아다니고요.

9호선 지하철에서 소음을 피해서 에어팟을 꽂고, 내가 좋아하는 음악을 들었습니다. 참 앨범을 갖고 싶더라고요.

어떤 세상에서든 내 마음에 쏙 드는 것을 발견하면요.

체험에서 끝나지 않고, 그 자체를 소유하고 싶다는 생각이 머릿속을 가득 채울 때가 있습니다.

그런 욕구를 자극하는 게 사실 시각 매체를 다루는 영상이나, 그래픽 디자이너나… 마케터들의 일이기도 한데요.

어떻게 하면 소비라는 버튼이 켜지는, 특정한 임계점을 건드릴 수 있는 걸까요?

오늘 이야기는 제 뇌피셜 조금과 ChatGPT를 통해 찾아본, 체험을 한 뒤 소비 심리와 관련된 이야기와 더불어

디지털 시대에서 소유의 경험을 주기가 어려운 이유와 이모저모…

마케터와 디자이너분들께 도움이 될 수 있는 심리적 소유라는 개념입니다.

 

 

쏘카를 이용할수록 차를 ‘소유’ 하고 싶어진다

여러분들 혹시 쏘카나 그린카 같은 차량 공유 서비스를 이용해보신 적이 있으신가요. 저는 쏘카를 많이 썼는데 이게 쏘카 광고는 아니고요.

저는 지금 장기렌트하고 있는 레이를 타기 전에 촬영용이나 나들이로 쏘카를 많이 이용했었습니다. (쏘카레벨 6임)

쏘카를 타고 나면, 신기하게도 계속 쏘카를 이용하고 싶다는 느낌이 아니라 “차를 사고 싶다” 는 느낌이 강화됩니다.

‘그래, 차가 없으니 이렇게라도 쏘카를 쓰자’ 가 아니라, ‘와 빨리 돈 벌어서 내 차 사고 싶다…’ 가 됩니다.

그런데 저는 이 디테일에 대해서 저는 참 궁금했는데요.

쏘카는 차가 없는 사람들이 차를 체험하는 공유 모델이지, 소유 모델이 아니잖아요.

체험은 영속성을 지니지 않습니다. 물건을 가져보는 체험은 가진 것이 아닙니다. 일정 시간이 되면 내 것이 된 느낌을 잃게 됩니다.

불완전한 소유 경험은 결국 불안을 불러오게 됩니다.

쏘카는 브랜드가 많이 비집고 들어갈 수 있는 부문인 감성적 이용이 많이 없습니다. 그나마 캠핑 정도… (*이래서 IT 서비스는 브랜딩이 어려움)

감정이 들어갈 틈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철저히 기능적 목적이 훨씬 더 큰데요 (퇴출근패스, 조문이나 출장 시 긴급 이용 등)

그래서 쏘카는 사실 차를 구매하기 전 차에 대한 경험을 체험하고 운전을 연습해보는(?) 일종의 버스정류장 온기 쉼터처럼 거쳐가는 플랫폼이 된 것 같아요.

저는 쏘카의 공유 모델을 쓰면서 사람들이 두 가지 욕구를 느낀다고 보는데

(1) 일정 기간 차의 기능을 사용하면서, 내 소유 공간으로 인식

(2) (1번의 연장선으로) 심리적 소유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봅니다.

환경적 측면에서는 카쉐어링이 더 효율적인 것은 분명 사실이지만

사회적 요인과 본능을 무시하기는 참 힘든 것 같은데요.

심리적 소유(psychological-ownership, PO) 에 대해서는 국내에서는 크게 언급되지 않은 듯 하여 ChatGPT와 함께 개념을 몇 개 찾아보았습니다.

 

 

심리적 소유란 무엇일까

심리적 소유는 말 그대로 “이거 내 껀데요” 입니다.

내가 통제할 수 있고, 소속감을 갖고 있다면 모두 심리적 소유의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꼭 내가 소유권을 가지지 않아도 소유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것이죠.

내가 다니고 있는 회사도, 버스 좌석도, 주차 공간도 됩니다. 하물며 소유권을 직접 주장할 수 있는 물건은 말할 것도 없겠네요.

심리적 소유를 강하게 느낄 수 있게 만드는 요인 4가지는 아래와 같습니다.

첫 번째 : 효과 동기

“이거 내가 했어!” 라고입이 간질간질한가요? 겸손이 아니라 어쩌면 당연합니다.

내가 맡는 업무에서 내가 컨트롤 가능한 업무의 범위가 넓을수록, 그 효과가 클수록 업무에 주체성을 가지게 될 겁니다. 그것이 바로 심리적 소유이죠.

쏘카의 경우는 내가 빌린 시간동안 차를 직접 조작하고, 노래를 틀고 통제할 수 있으니 그 순간만은 내 차라고 생각하게 되겠네요.

두 번째 : 자아 정체성 표현

사람들은 소유한 것으로 정체성을 표현합니다. 언더아머를 입는 사람은 누가 봐도 헬스를 좋아하는 사람 아닐까요.

그래서 브랜드들이 너도나도 슬로건을 걸고 홍보하는 거지요. 레이를 몰고 다니는 사람과 벤츠를 몰고 다니는 사람의 정체성은 다르겠죠.

사람들마다 중고를 구매할 때 흔적이 별로 없는 것을 선호하는 것은, 청결과는 별개의 개념으로 “내 것” 을 명료히 하려는 욕구 때문입니다.

소유한 것은 결국 나의 정체성을 드러냅니다. << 두고두고 주요한 개념쓰.

세 번째 : 집과 같은 느낌

무주택자가 꿈꾸는 것은 내 집이 있으면 좋겠다는 목표 아닐까요? 저도 빨리 원룸이든 투룸이든 1주택자가 되고 싶은데요.

집에 오면 편안함과 안정감을 느끼듯이, 심리적 소유는 안정감을 제공합니다. 신기하게도 집과 같은 느낌을 비슷하게 느끼는 것만으로도 가능한데요.

가족들, 친구들, 연인 누군가와 함께 우리 집에 있는 돗자리와 물건을 공원에 가져다 놓는 것만으로도 소유권을 느낄 수 있습니다.

네 번째 : 자극의 필요

내가 가진 것이 충분한 기능을 하면 내 것이라는 효능이 들지만,

그렇지 않으면 점점 소유권을 상실한다고 느끼면서 새로운 것에 도전함으로 동기를 부여받습니다.

노트북이 낡고 오래되면 점점 느려집니다. 그리고 기능을 못할 때가 되면 다들 새로운 노트북을 구입하면서 내 취미와 업에 대한 자극을 다시 받습니다.

또한 소비자는

내가 투자한 시간이 많을수록

스스로 통제 가능한 범위가 넓을수록

그것에 대해 많이 알고있을수록 심리적 소유감을 느낄 가능성이 높습니다.

전 글에서도 기재했지만 당연히 온라인보다는 오프라인 기반 매체에 더 소유권을 느낄 가능성도 높구요.

 

 

이것도 심리적 소유였어?

심리적 소유는 소비 심리와 밀접한 관계를 갖는데요. 활용 사례는 일상에서 매우 빈번하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콕 집어서 “심리적 소유” 에 의한 것임! 이라고 말한 사례가 많이 없어서 그럴 뿐이지요.

​사람의 감각 (시각, 청각, 촉각, 후각) 을 활용한 마케팅은 모두 심리적 소유의 특성을 활용한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백화점과 강남역 앞 러쉬 앞을 지나치지 못하는 이유가, 그렇지 않을까요.

무신사나 지그재그 같은 쇼핑몰에서 좋아요나 위시리스트, 장바구니 기능을 넣은 것도 심리적 소유를 이용한 것입니다.

위시리스트에 담긴 상품은 어쨌건 사람들이 관심이 있고, 조만간 내 것으로 만들고 싶다는 욕구가 있다는 것을 증명해주니까요.

물론 골든 타임처럼 도파민이 활활 불타는 시간이 지나면 급격하게 사그라든다는 단점이 있지만요.

이메일 마케팅이나 네이버 쇼핑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개인화 역시도 심리적 소유에 해당합니다.

개인화는 소유하게 될 수 있는 기회와 물건에 대한 친밀도를 높일 수 있는 충분한 계기가 되어줍니다.

SaaS,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팬 멤버십은 접근 권한을 완화함으로 심리적 소유권을 향상시키는데요.

스포티파이나 유튜브 뮤직, 애플뮤직 모두 위시리스트나 플레이리스트를 만들 수 있는 기능, 광고의 제한 없이 액세스할 수 있는 경험을 제공해줍니다.

 

접근 권한을 높이는 것은 통제력을 높이는 것에 해당한다고 해석할 수 있겠네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유는 소유와 같아질 수 없다

일각에서는 공유 모델이 소유한 것과 동일한 감정을 느끼게 해준다고 하는데… (관련 문서나 전문 저널도 많지만)

저는 글쎄요, 찾아본 자료들이나 제 생각들, 경험을 종합해보면 공유는 기능과 경제성 이외에는 큰 장점을 갖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온전히 그 물건을 소유한다는 것은 단지 소유 경험을 몇 번 해보는 것과 다르게, 자아 정체성에 큰 역할을 한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오늘 예시로 언급한, 쏘카와 같은 사례를 생각해봤을 때

개인이 소유하는 자동차는 소유에 대한 애착을 높여주는데에 큰 역할을 하는 반면

카쉐어링은 순수한 기능 자체로밖에 존재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Bardhi and Eckhardt, 2012, Beggan, 1992, Frain et al., 2007)

좀 더 쉽게 얘기하면

쏘카는 차를 온전히 이용하고, 컨트롤 할 수 있는 감정으로 심리적 소유감을 일부 구현할 수는 있지만

차라는 수단이 주는 나만의 공간과 같은 안정감이 주는 부분은 결코 무시할 수 없고, 재산 중 큰 부분을 차지하는 수단이기도 하니까요.(자동차 담보 대출이 있을 정도로)

음악 스트리밍도, 지속하다보면 결국 내가 애정하고 소유하고 싶은 가수의 음반을 사러 가는 것과 유사하지요.

심리적 소유(psychological ownership)를 잘 활용하면

판매와 UX, 마케팅에도 큰 효과를 거둘 수 있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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