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근, 첫 흑자는 너무 어려워

분명 박수 보낼 만한 성과지만, 아직 갈 길이 너무 멉니다
2024-04-10


우선 박수를 보냅니다

국내 대표 지역생활 커뮤니티 당근이 창사 8년 만에 첫 연간 흑자를 달성했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불과 재작년까지만 해도, 매년 적자 규모를 키워왔던 당근이었던 터라 놀라우면서도 반가운 뉴스였는데요. 무엇보다 매출 규모를 전년 대비 무려 2.5배나 키운 것이 이번 당근의 흑자 전환에 가장 주효한 역할을 했습니다.

 사실 당근의 적자는 쿠팡, 컬리 같은 커머스 플랫폼들과는 결이 많이 달랐습니다. 보통 커머스 기업들은 상품 판매로 매출 볼륨은 빠르게 키우는 반면, 무거운 비용 구조 때문에 만성적인 적자에 시달리곤 합니다. 하지만 당근은 비용 관리보다는 안정적인 매출원 확보를 하지 못한 것이 적자의 주원인이었는데요. 이는 일반적으로 커뮤니티 서비스들이 주로 겪는 문제 이긴 합니다. 괜히 당근이 이름에서 마켓을 뗀 것이 아니었던 거죠.

 그래서 당근의 2023년 기준 영업 비용을 보면 인건비와 지급수수료가 차지하는 비중이 90%에 가까울 정도로,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데요. 지급수수료 항목은 주로 서비스 인프라 관련 비용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결국 당근의 비용은 커뮤니티를 유지하는 데 거의 다 쓰인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번에 당근은 최초로 연매출 1,000억 원 고지를 돌파하면서, 드디어 이러한 플랫폼 운영비를 감당할 수 있게 된 거고요.

감소한 MAU, 늘어난 총 사용시간

 여기서 더 흥미로웠던 포인트는, 당근의 MAU(Monthly Active Users, 월간 활성 이용자 수)가 감소하는 가운데 이와 같은 매출 성장을 만들어냈다는 점이었습니다. MAU는 1달에 1번 이상 해당 서비스에 방문한 이용자를 뜻하는데요. 따라서 보통 특정 서비스의 고객 규모를 보여주는 지표로 활용되곤 합니다. 따라서 당근의 MAU 감소는 서비스의 양적 성장이 정체되었다는 걸 의미하고요. 아무래도 리오프닝 이후 중고거래에 대한 관심이 줄어들었기에 이는 필연적인 현상이긴 했습니다.

총 사용자 수가 줄어도, 관여도만 높이면 총 사용시간은 오히려 늘릴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를 예견한 당근은, 중고거래 플랫폼이 아닌 지역생활 커뮤니티로 변신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들을 해왔습니다. 커뮤니티 서비스인 ‘동네생활’ 서비스를 필두로 알바, 부동산, 중고차 등 다양한 방면으로 영역을 확장하였는데요. 덕분에 일부 이탈한 이용자들도 있었지만, 남은 이들의 관여도는 오히려 대폭 올라갔습니다. 그래서 방문 빈도를 보여주는 고착도(DAU/MAU), 인당 사용시간 등도 덩달아 증가하였고요.

 이로 인해 2023년의 당근 앱 연간 총 사용시간 역시 이용자 수 감소에도 불구하고, 전년 대비 12.7%나 증가할 수 있었습니다. 당근 매출의 99%가 광고 사업에서 나오고, 광고 매출은 결국 이용자의 체류시간에 따라 좌우되기 때문에, 이는 곧 전체 매출 성장으로 이어졌고요.

광고 사업을 2.5배나 키운 비결      

 물론 이것 만으로 작년의 미친듯한 광고 매출 성장을 모두 설명할 수는 없습니다. 사실 그 뒤에는 2022년부터 이어졌던 광고 사업 강화를 위한 당근의 노력들이 숨어 있었는데요. 우선 당근은 지역 기반 광고가 메인이기 때문에, 동네 가게들을 빠르게 입점시키는 것이 중요했는데, 작년 연말 기준으로 비즈 프로필 운영 가게 수는 전년 대비 37%나 증가한 85만 개까지 늘리는 데 성공합니다.

 그리고 여기서 더 결정적이었던 비즈 프로필 이용 횟수는 무려 16억 건으로 2.3배나 증가했다는 거였습니다. 즉 이는 단지 가게의 외형 숫자만 많아진 것이 아니라, 이를 통해 일어나는 이용자들과의 상호작용도 같이, 아니 더욱 크게 늘어났다는 뜻인데요. 이처럼 사람들이 당근에 모이는 걸 체감한 가게 주인들이 쉽게 광고를 만들 수 있도록 이미 2022년 8월에는 당근비즈니스 웹사이트도 만들어진 상태였습니다. 결국 광고주가 되려는 동네 가게들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을 거고, 이에 따라 광고 수와 광고 단가 역시 전년 대비 크게 증가했을 겁니다.

당근은 여러 비즈니스적인 노력 끝에 광고 매출을 증가한 트래픽 이상으로 성장시키는 데 성공합니다

 더욱이 대형 광고주들도 진입할 수 있도록 브랜드프로필과 전문가 모드를 만든 것도 광고 매출의 급성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 걸로 보입니다. 이들에게 굵직한 광고들을 받아, 광고 지면들을 빠르게 활성화시키고요. 남는 지면들은 동네 가게들이 채우는 이상적인 모습을 만들어 낸 건데요. 덕분에 2022년 이용시간 1시간당 광고 매출이 126.3원이었는데, 이게 2023년 기준으로 286.8원까지 늘어났고요. 이는 광고 비즈니스의 대가 카카오톡의 2023년 4분기 기준 시간당 광고 매출 182.7원보다는 무려 100원 이상 높은 수치였습니다. 대형 배너 지면 하나 없던 당근이었지만, 극한의 쪼개기로 이용 시간의 활용성을 극대화한 광고 매출 상승 전략이 통했던 겁니다.

그럼에도 불안한 2가지 요소

 하지만 아쉽게도 당근이 이제 어려운 고비를 모두 넘겼다고 말하기는 아직 이릅니다. 사실 이번 흑자도 아슬아슬했던 것이, 아무리 매출을 크게 키웠지만 마케팅 지출을 전년의 1/5 수준으로 줄이지 않았다면 여전히 당근은 적자였을 겁니다. 광고 사업을 정말 무지막지하게 성장시켰지만, 여전히 겨우 최소 운영 비용 정도를 감당할 수준이었던 건데요. 따라서 미래 성장을 위한 투자까지 양껏 하려면, 이보다 더 큰 수익을 만들어 내야 합니다.

 그리고 3조 원에 달하는 당근의 기업 가치 역시 또 다른 족쇄라고 볼 수 있는데요. 결국 이를 증명하려면 앞으로 수천억 원 이상의 매출을 반드시 만들어 내야 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아무리 체류시간을 늘린다고 해도요. 플랫폼의 양적 성장이 한계에 도달한 상황에서, 추가적인 수익 모델 없이 광고사업 하나 만으로 이를 달성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원래도 순수한 커뮤니티 서비스가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만들어낸다는 건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 대표적으로 얼마 전 상장한 세계 최대 규모의 커뮤니티 서비스, 레딧 역시 만성적인 적자에 시달리고 있고요. 심지어 충분한 규모의 매출과 이익을 내고 있다고 하더라도, 광고 하나만에 의존하는 건 결코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메타가 그랬듯이, 광고 시장의 업다운에 따라 휘청거릴 수 있기 때문인데요. 괜히 X(구 트위터)나 유튜브가 유료 구독 모델을 키우는 게 아닌 겁니다.

해외와 포장에서 답이 나올까요?

 이를 극복하기 위해 현재 당근은 크게 2가지 방향에서 새로운 도전을 준비 중에 있는 것 같습니다. 우선 지속적인 이용자 수 성장을 위해, 해외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데요. 작년 실적 역시 당근 단독으로는 흑자였지만, 여러 자회사를 합친 연결 기준으로는 적자였습니다. 특히 캐나다 74억 원, 일본 32억 원 등 해외 법인들의 적자가 대폭 커졌는데요. 이렇게 투자한 만큼 캐나다와 일본 모두 전년 대비 MAU가 3배 이상씩 늘고 있다고 하니, 기대를 걸어볼 만한 것 같습니다.    

또한 당근의 채용 페이지를 보면, 최근 CSO 직속으로 신사업 픽업팀을 꾸리고 있는 걸로 보이는데요. 운영 인프라 투자는 최소화하면서 기존 로컬 강점을 살릴 수 있다는 점에서 상당히 영리한 선택으로 보입니다. 현재 당근은 비즈프로필에서 발생한 거래에 대해 3.3%의 결제 수수료만 수취하고 있는데요. 만약 픽업 서비스를 성장시키고, 여기에 일부 수수료를 부과할 수 있다면, 한 방에 매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거고요. 더욱이 여기서 쌓은 노하우는 바로 해외 법인에도 적용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당분간 당근의 픽업 서비스가 어떻게 기획되고, 서비스될지에 대해 유심히 지켜볼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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