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피수집(8) 음악은 시대에 피어난 꽃이다

일본악기, 카잘스홀 콰르텟 등
2024-05-08

음악과 관련된 카피들을 모아봤습니다.

1. 일본악기 야마하 드럼

ドラムを叩く前は
人を殴るのが商売だった。

드럼을 치기 전에는
사람을 치는 게 일이었다.

– 일본악기 야마하드럼 잡지광고 (1977)

헤드라인을 처음 읽으면 강한 호기심이 발동합니다. 음악을 배우면서 개과천선한 과거 주먹형님의 사연인가?

바디카피를 읽고 자료를 찾아보니 전직 복서였던 재즈드러머 브루노 카(Bruno Carr, 1928~1993)의 이야기가 모티프가 된 카피라고 하네요. 깡패의 이야기든, 복서의 이야기든, 왠지 모를 궁금한 사연이 우리를 음악의 세계로 초대해줍니다.

2. 카잘스홀 콰르텟 

人間は弱いから、
音楽が作られた。

인간은 약하기 때문에
음악이 만들어졌다.

– 카잘스홀 콰르텟 일본투어 포스터 (1994)

카잘스 홀은 전설적인 첼로 연주자 파블로 카잘스(Pablo Casals)의 이름을 따 명명한 도쿄의 연주회장으로 1987년 문을 열었습니다. 2003년 니혼대학(日本大学)의 소유로 넘어가 학교시설로 쓰이고 있으며, 2010년을 마지막으로 공연장의 역할은 하지 않고 있다고 하네요.

공연 포스터에 인간과 음악의 본질을 찾아보려는 철학적인 카피가 쓰인 것이 인상적입니다.  인간이 약하기 때문에 음악이 만들어졌다고 하는데요. 아마, 그 음악 때문에 우리 인간은 강한 존재로 살아가고 있는 것 아닌가 생각해봅니다.

3. 파이오니아  

音楽は
時代に咲く花だ。

음악은
시대에 피어난 꽃이다.

– 파이오니아 포스터 (1980)

어떤 시절을 떠오르게 하는 음악들이 있습니다. 우연히 라디오에서 마이클 잭슨의 “Beat it”이나 Wham!의 “Careless whisper”, A-Ha의 “Take on me”가 들려오면 1980년대의 이미지가 그려지죠. 서태지, 신승훈, 머라이어 캐리 같은 가수들의 음악은 1990년대에 보고 겪은 일들을 생생하게 소환해줍니다.

음악은 많은 사람들에게 그 시대를 대표하고 상징합니다. 먼훗날 돌아보면 지금의 시대는 BTS, 아이유, 블랙핑크, 뉴진스로 기억될 겁니다.  

4. 소니 워크맨 

10代で口ずさんだ歌を、
人は一生、 口ずさむ。

10대 때 흥얼거린 노래를
사람은 평생 흥얼거린다.

– 소니 워크맨 TV광고(2009)

음악은 시대와 함께 기억이 되는데, 특히 10대 때 들은 음악은 평생 기억에 남아 흥얼거리게 되는 것 같습니다.  몇십 번을 반복해서 외웠던 단어들과 수학공식들은 머릿속에서 완전히 지워졌는데, 30-40년 전에 들었던 노래는 한소절만 들어도 그 다음 가사가 줄줄 입에서 나오죠.

동영상보기:

5. 소니 카셋트X

音楽を聴いている。
ぼくは生きている。

음악을 듣고 있다.
나는 살아 있다.

-소니 카셋트 X 포스터 (1994)

시대를 대표하는 음악이 있는가 하면, 그런 유명세와 상관없이 누군가의 인생에 큰 의미를 주는 음악도 있습니다. 음악은 우리를 위로하기도하고, 용기를 주기도 합니다. 사랑으로 충만한 마음을 더 설레게 하기도하고, 기쁨과 행복을 함께 해주기도 하죠.

어느 시절, 나를 살아있게 하는 음악이 있었습니까? 지금 당신을 살아있게 하는 음악은 무엇입니까?  

그런데, 진지하고 생각을 깨우는 카피의 광고 치고는 비주얼이 너무 귀여운데요. 

정규영의 더 많은 생각이 궁금하다면?

✅ 브런치 https://brunch.co.kr/@gouns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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