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별은 8개만 모아도 됩니다
스타벅스가 새로운 별 이용 프로그램인 ‘Magical 8 star’의 파일럿 테스트에 나섭니다. 그간 스타벅스는 멤버십 회원 제도인 ‘스타벅스 리워드’의 일환으로, 골드 회원에게 별 12개를 모으면 무료 음료 쿠폰 하나를 제공해 왔는데요. 이번 개편을 통해 단 8개의 별만 모아도 쿠폰을 주되, 아메리카노와 라떼 메뉴로 한정시키는 것을 7월 말까지 한시적으로 운영하기로 한 겁니다.
이에 대한 고객들의 반응은 대체로 호의적입니다. 어차피 전체 고객의 절반 이상이 아메리카노와 라떼를 주로 구매한다는 점에서, 효용성이 크다고 느꼈기 때문인데요. 그래서인지 스타벅스 역시 보도자료에 ‘고객 혜택 강화’라는 표현을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다만 문제는 이렇게 된다면 스타벅스는 오히려 이익 측면에서 손실을 볼 수도 있다는 겁니다. 따라서 당연히 스타벅스가 단지 고객을 위해서, 이러한 테스트를 준비한 것은 아닐 거고요. 그래서 오늘은 이번 스타벅스 리워드 개편에 숨겨진 의도에 대해 데이터를 기반으로 추정한 내용들을 한번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관건은 역시 회전율이었습니다
회전율은 카페를 비롯한 외식사업의 수익성을 좌우하는 가장 중요한 지표 중 하나입니다. 특히 스타벅스에게는 더욱 그러한데요. 왜냐하면 스타벅스가 경쟁사 대비 비교적 적은 점포 수로도 압도적인 실적을 기록할 수 있었던 건 점포당 매출이 높아서였고, 이는 결국 점포당 회전율이 뛰어났기 덕분에 가능한 일이었기 때문입니다. 더욱이 인건비와 원재료비가 근 3년간 꾸준히 상승하면서 회전율의 가치는 더욱 올라가고 있는데요. 매출원가가 올라간다고 하더라도, 이를 바로 반영하여 가격을 인상할 수는 없기에, 단위당 마진율이 낮아지면 결국 회전율을 올리는 것 밖에 답이 안남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최근 스타벅스의 회전율을 책임지던 로열티 고객 층에서 일부 균열이 발생하기 시작했습니다. 사실 이러한 로열티 고객들을 집중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바로, 스타벅스 리워드 멤버십인데요. 특이하게도 스타벅스 앱의 주요 지표들을 보면, 스타벅스 리워드의 현재 상태를 진단할 수 있습니다. 스타벅스 별 적립은 물론, 핵심 프로모션인 프리퀀시 이벤트 또한 앱에서 진행되기 때문인데요. 작년부터 불거지기 시작한 문제는 앱의 월간 평균 방문 일수가 서서히 떨어지고 있다는 겁니다. 더욱이 아예 활성 기기수 대비 MAU(월간 활성 이용자 수) 비중 또한 하락세에 있는데요. 이는 결국 핵심 고객층이 얇아지는 동시에, 일부 고객들은 아예 스타벅스를 떠나고 있다는 걸 뜻합니다.
스타벅스의 고객 지표가 저가 커피 영향력 확대에 따라 조금씩 나빠지고 있다는 것이 앱 지표에서 드러납니다
그리고 이와 같은 현상이 발생한 원인은 역시나 수년간 저가 커피 프랜차이즈가 꾸준히 성장하면서, 더 저렴한 선택지가 늘어난 것이 아닐까 싶은데요. 실제로 NH농협카드에 따르면, 전체 커피 시장에서 저가 커피 프랜차이즈 매출 비중은 2022년 1월 23%에서 2023년 12월 37%까지 크게 상승했다고 합니다. 특히 습관처럼 정기적으로 아메리카노 혹은 라떼를 마시던 고객들의 이탈이 특히 많았을 걸로 추정되고요. 점차 스타벅스를 뜨문뜨문 방문하게 된 이들을 다시 데려오기 위해, 무료 커피 쿠폰 제공 허들을 크게 낮추는 테스트를 진행하게 되었다는 겁니다.
어차피 손해 보는 것도 아닙니다
무엇보다 이번 스타벅스 리워드 파일럿 테스트가 절묘했던 건, 고객이 혜택으로 느끼는 동시에, 스타벅스 입장에서도 손해는 최소화하는, 아니 오히려 이익을 늘릴 수도 있도록 설계되었다는 점입니다. 단지 별 개수에만 집중한다면, 분명 이번 프로모션은 고객에게 혜택 퍼주기에 가까울지 모릅니다. 하지만 이번 리워드 개편에 대한 고객 반응을 수집하다가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것 중 하나가, 고객들이 무료 음료 쿠폰을 사용할 때, 공짜 커피다 보니 일부러 비싼 메뉴를 시키는 경우가 많았다는 점인데요. 이를 가장 저렴한 아메리카노 등으로 대체한다면, 더 자주 무료 음료를 준다고 하더라도 비용 손실을 최소화시킬 수 있을 겁니다.
또한 8개라는 낮아진 허들이 불러온 추가 수요 또한 무시할 수 없습니다. 고객 재구매가 늘어나고, 이에 따라 구매 빈도가 잦아지면, 총매출 자체는 이전 대비 늘어날 가능성이 큰 건데요. 여기에 더하여 회전율 상승으로 인하여, 단위 매출당 고정 비용이 감소하는, 규모의 경제 효과가 강화될 수도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합니다. 더욱이 이러한 계산들이 잘 맞아떨어진다면 당장은 마케팅 비용 지출이 늘어나는 것 같지만, 오히려 장기적으로 비즈니스 구조를 건강하게 만들면서,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효과를 기대할 수도 있을 거고요.
물론 이는 가정의 영역이고 실제 고객들의 반응은 다를 수도 있을 겁니다. 그래서 스타벅스 역시 바로 개편하는 것이 아니라 파일럿 테스트를 거치는 걸 텐데요. 여기서 더 흥미로운 포인트는, 7월 말까지로 예정된 리워드 테스트 기간이 상당 부분 ‘2024 여름 e-프리퀀시’ 이벤트와 겹친다는 점입니다. 프리퀀시 이벤트에 참여한 고객이 증정품을 받으려면, 미션 음료 3잔을 포함한 총 17잔을 마셔야 하는데요. 그러다 보니, 보통 가장 스타벅스 리워드 이용률이 올라가는 시기도 여름과 겨울 프리퀀시 이벤트 기간일 수밖에 없습니다. 이는 곧 둘 간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있다는 걸 뜻하고요. 아마 이번 테스트 설계 당시 이러한 점도 모두 고려했을 거라 생각됩니다.
이처럼 이번 스타벅스 리워드 테스트는 현재 겪고 있는 문제의 핵심을 건드린 동시에, 고객과 브랜드가 모두 만족할 수 있는 균형점까지 찾은 영리함이 돋보였는데요. 과연 정말로 지표의 반등까지 이뤄낼 수 있을지 앞으로도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다가, 유의미한 변화가 나타난다면 다시 전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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