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중파 TV 예능 프로그램 중에 최근 대표적으로 인기있는 프로그램으로는「복면가왕」과 「먹찌빠」가 있다. 하나는 복면을 쓰고 정체를 숨긴 체 노래 실력을 뽐내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덩치 서바이벌이라는 컨셉으로 체격이 큰 연예인들이 나오는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이다.
복면가왕(좌)과 먹찌빠(우)
두 프로그램은 방송 채널도 다르고 내용이나 컨셉도 완전히 다르다. 그런데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바로 ‘파일롯 프로그램’으로 시작했다는 점이다. 복면가왕은 명절에 특별 프로그램으로 편성된 후 큰 호응을 받자 정규 시간대로 편성이 되어서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다. 먹찌빠 역시도 잘 생기고 예쁜 연예인이 아니라 체격이 큰 연예인들이 메인이기에 성공의 불확실설으로 인해 6부작으로 편성이 되었다. 하지만 예상외의 인기로 현재는 정규 프로그램으로 편성되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이처럼 ‘파일롯 프로그램’은 시청자의 반응을 살핀 후 그 결과에 따라서 정규 편성 여부를 결정지어 지고 있다. 방송 채널 입장에서는 시청률에 대한 위험성을 최소화할 수 있기에 기존과 다른 컨셉의 프로그램에 대해서 시도를 하고 있다.
이러한 방식은 스타트업과 같은 기업 일선에서도 적용되고 있다. 바로 ‘MVP(Minimun Viable Product,최소 기능제품)’이다. 시장에 새로운 제품이나 서비스를 런칭하기 전에 시장 반응을 살피는 대표적인 방법이다. 제한적인 자원을 감안시에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다.
대표적인 MVP를 통해 시작한 인스타그램(좌)과 유튜브(우)
우리의 모바일에 설치된 인스타그램과 유튜브 역시도 처음에는 MVP를 통해서 시작하였다. 인스타그램은 ‘위치기반 사진 공유’라는 아이디어에 집중해서 완성도를 높여 갔으며, 유튜브는 ‘인터넷을 통해 비디오를 공유’한다는 간단한 아이디어에서 출발했다.
시장에서 고객의 반응을 사전에 살피는 것은 새로운 도전에 앞서서 방향을 재정립하고 위험성을 줄여준다는 점에서 다양한 영역에서 적용되고 있다. 이와 같은 접근은 팝업스토어를 통해서 오프라인에서도 적용이 가능하다. 브랜드 혹은 제품에 대한 변화와 도전에 앞서서 사전 테스트를 통한 반응을 살피는데 유용하다.
특히 작년 기준 매출 3조 원을 달성한 국민 가게 <다이소>가 팝업스토어를 진행해 본다면 한 단계 성장해 나가는 발판이 될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
Why?(대한민국 브랜드로 거듭나자.)
<다이소>는 말그대로 국민 가게이다. 저렴한 생활용품을 떠올리면 <다이소>가 떠오를 정도이다. 그 결과 작년 말 기준 매장수는 1500개가 넘었으며, 매출은 설립이후 최초로 3조원을 넘어섰다. 백화점 등과 같은 유통업 기준에서는 3조원이 높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다이소>에서 판매되는 제품의 70~80%의 판매가격은 1,000원~2,000원을 감안시 그 판매량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이다.
국민 가게로 인식되는 <다이소>지만 결정적인 약점이 있었다. 바로 ‘일본기업’이라는 인식이다. 하지만 <다이소>는 국내 기업이다. 설립자인 박정부 회장이 90년대 설립해서 지금까지 키워온 토종 기업이다. 그러나 2001년 일본 100엔숍을 운영하는 다이소산교로부터 투자를 받으면서, 일본기업이 2대 주주로 올라서자 대중들의 인식 속에는 일본 기업이라는 낙인이 찍혀 있었다. 그래서 일본과의 관계가 악화되면 불매 운동으로 우선적으로 거론된 대표적인 기업이 바로 <다이소>였다.
하지만 상황은 변했다. 작년 말 일본 다이소산교가 보유한 지분을 전량 매입하면서 지분 관계상으로도 100% 토종 기업이 되었다. 그러나 이 사실을 아는 사람은 없다. 그렇기에 새로운 기업 이미지를 위한 시도가 필요하다. 그 방안으로 팝업스토어를 활용해 볼 수 있다.
또한 <다이소>에게 팝업스토어가 필요한 이유는 매장 컨셉 변화를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는 점이다. 전국 곳곳에 <다이소>매장이 있기에 언제픈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그리고 저렴할 뿐만 아니라 다양한 제품이 있다. 하지만 매장마다 규모 차이로 전개 제품 수 차이가 있을 뿐 매장별 컨셉은 유사하다.
다이소 인스타그램 계정 캡쳐화면(@유통쟁이)
그러나 <다이소>인스타그램 계정을 살펴보면 오프라인 매장과는 사뭇 다르다. 현재 팔로워수는 약 30만명이며, 보여주는 컨텐츠도 다채롭다. 이와 같은 컨텐츠를 살린 매장을 실험적으로 적용해 본다면 새로운 매출 창출의 기회는 물론 브랜드 이미지 제고에도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What?(새로운 컨셉으로 접근하다)
브랜드 컨셉은 그 브랜드 자체를 나타내는 것이기에 쉽사리 바꾸기가 쉽지 않다. 명확한 목적과 방향성이 없다면 지금까지 만들어 온 브랜드 가치를 훼손시킬 수도 있다. 하지만 최근에 과감한 브랜드의 변신을 시도한 매장이 있다.
바로 국내 대표적인 헬스앤뷰티 브랜드인 「올리브영」이다. 최근 올리브영은 핫플레이스인 홍대 인근에 홍대타운점을 새롭게 오픈했다. 그런데 기존의 컨셉에서 벗어나서 파격적인 변신을 시도했다.
새로 오픈한 올리브영 홍대타운점(@CJ뉴스룸)
다양한 제품을 집기에 연출해서 판매를 목적으로 하는 공간이 아니다. 지상 1층~3층 구조에서 가장 메인층인 1층은 과감하게 판매 목적을 버렸다. 고객 경험을 위한 공간으로 만들었다. 새로운 컨셉의 매장에 맞게 집기 컬러 및 형태도 다양화 했다. 변화된 모습의 첫 매장이 얼마나 확대 적용될지는 지켜봐야 겠으나, 고객의 공간 경험에 집중한 컨셉의 변화 시도는 매우 긍정적인 반응이다.
이와 같은 변화는 브랜드에 대한 새로운 이미지를 심어준다. <다이소> 역시도 이러한 방향을 고려하여 팝업스토어를 통해서 테스트하고 적용해 나간다면 새로운 이미지 구축을 할 수 있다. 충분한 브랜드 인지도와 다양한 제품력이 있기에 다채로운 공간 경험으로 확대해 나갈 수 있다.
How?(1000원의 행복을 경험케 하다)
#1. 다이소 제품으로 꾸민 집
<다이소>에서 취급하는 품목은 약 3만 2천개가 넘는다. 다양한 카테고리의 제품이 있지만 대부분의 제품은 생활용품이다. 즉 집에서 사용하는 제품이다. 취급하는 제품 자체가 내 생활 속의 제품이기에 공간을 꾸며서 적극적으로 사용해 보는 경험을 제공한다면 어떨까?
글로벌 숙박 공유업체인 「에어비앤비」는 이렇게 말한다.
여행은 살아보는 거야
호텔을 하나도 보유하지 않고도 전 세계 이용자들과 숙박 공간을 이어준다. 에어비앤비는 ‘숙박을 위한 공간’을 파는 게 아니라, ‘여행지에서의 일상적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다. 이용자들의 라이프스타일에 초점을 맞춘다. 이러한 에어비앤비가 최근에 이색적인 마케팅을 진행했다.
바로 인기 애니매이션 영화인 ‘업(UP)’에 나오는 풍선달린 집을 실제로 구현해서 그 공간에서 살아보는 경험을 제공한 것이다.
에어비앤비에서 제작한 영화 업(UP)과 동일한 집
영화와 똑같은 집의 내부 및 외부는 물론 8천개의 풍선을 달았다. 비록 진짜로 풍선만으로 공중에 뜰 수는 없어서 크레인을 연결했지만 이러한 접근만으로도 큰 관심을 끌었다. 공간을 경험하는 이용자는 이색적인 경험을 얻음은 물론 브랜드에 대한 긍정적 기억을 갖게 된다.
<다이소>도 브랜드의 제품만으로 꾸며 놓은 집을 꾸며볼 수 있다. 일반적인 생활용품은 물론 다양한 카테고리 제품으로 집을 꾸며서 공간 속에서 자연스럽게 생활해 보는 것이다. ‘생활 속의 다이소’라는 컨셉으로 공간에 제품을 담아낼 수 있다.
이케아(IKEA)역시도 쇼룸의 컨셉을 살려서 공간을 꾸미고 신청자 중에서 공간 경험을 제공하는 이벤트를 진행하는 경우가 있다. 이러한 경험을 통해서 고객에게 새로운 브랜드 이미지 전달은 물론 한발 더 다가갈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
#2. 카테고리별 공간 팝업스토어
국내에 <다이소>가 있다면 일본에는 <돈키호테> 매장이 있다. 돈키호테 매장은 마치 보물찾기를 하듯이 제품을 찾기도 하고 다양한 디스플레이 방식 등으로 <다이소>와 컨셉은 다르다.
하지만 돈키호테 매장은 일명 ‘떨이 제품’을 말도 안되는 가격에 판매를 하면서 성장해 왔기에, 다양한 제품이 있지만 저렴한 제품의 천국이다. 이러한 점에서 우리 나라의 국민가게인 <다이소>와 유사한 중심 가격대를 갖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돈키호테 매장이 2021년도부터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다. 평균 4만~8만개의 상품을 취급하고 있으나, 이를 카테고리별로 나눠서 1천여개의 품목만 취급하는 ‘카테고리킬러’매장을 오픈하고 있다.
매운 것만 파는 ‘쿄카라 돈키’ / 귀여운 것만 파는 ‘키라 돈키’
100평도 안되는 매장에서 매운 것만 파는 매장(쿄카라 돈키), 귀여운 것만 파는 매장(키라돈키) 혹은 남성 아이템 전용 매장(맨즈 돈키) 등 다양한 컨셉으로 시도를 하고 있다. 이러한 카테고리 킬러 매장은 빠르게 오픈할 수 있음은 물론 상권별 특성에 맞게 특화화 할 수 있다.
<다이소>는 3만 개가 넘는 제품을 전개하고 있으며, 그 중에서 인기있는 카테고리를 중심으로 팝업스토어 전개를 시도해 볼 수 있다.
최근 품절대란인 다이소의 ‘손액박’제품
특히 뷰티 제품의 경우에는 품절 대란이 자주 발생한다. 최근에 출시한 ‘손액박’ 제품 라인의 경우에는 샤넬 화장품과 비교가 되면서, 가격은 10%도 안되는 가격에 만족도 높은 제품으로 품절이 이어지고 있다. 작년 연말에도 부스트 앰플과 같은 기초라인 제품 역시도 뛰어난 가성비로 품절이 발생했다.
<다이소>는 뷰티 뿐만 아니라 패션 아이템으로의 확장도 이어가고 있다. 여름을 대비한 냉감 소재 의류 등 기본적 제품 라인 중심으로 상품군을 확대해 나가고 있는 추세이다. 최근 오프라인 매장을 공격적으로 확대하고 있는 무신사 스탠다드 역시도 슬랙스 제품을 메인으로 시작해서 확대해 나간 점을 주목해야 한다.
이처럼 <다이소>는 기존 매장의 ‘모든 카테고리’뿐만 아니라 ‘뾰족한 카테고리’로의 확장을 테스트 하기 위해서 팝업스토어를 적용해 볼 수 있다. 뷰티, 패션, 가전, 반려동물 등 적용할 수 있는 범위는 다양하다.
그리고 이러한 ‘카테고리킬러’매장의 실험은 단순히 매장 컨셉의 확대만이 아니다. 카테고리를 나눔으로서 <다이소>라는 이름은 이어가지만 최대 5천원의 가격 이상의 제품군으로 확대해 볼 수 있다. <다이소>에 공급하는 3천 여개의 거래처 역시도 <다이소>라는 채널이 매력적이긴 하지만 균일가 가격 전략을 맞추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카테고리킬러 매장에서는 좀 더 확대된 가격대를 전개함으로서 가성비는 지키며 고객과 거래처의 만족을 이끌어 낼 수 있다.
<다이소>의 미션은 심플하다. 하지만 그 안에 담긴 의미는 결코 가볍지 않다.
놀라운 가치로 즐거움과 감동을
미션에 담긴 의미는 고객 지향을 바탕에 두고 있다. 고객에게 가성비 높은 제품을 제공함으로 만족스러운 가치를 통해서 감동을 제공한다는 것이다. 그 미션을 30년 가까이 유지해오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그러한 믿음과 실행이 있었기에 지금의 <다이소>가 있었다고 생각한다.
그러한 관점에서 새로운 접근과 시도를 하는 팝업스토어를 통하여 <다이소>가 고객에게 줄 수 있는 ‘놀라운 가치’를 계속해서 만들어 가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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