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 창업가를 위한 시장검증 가이드

창업 성공률을 3배 이상 높이는 방법
2024-09-04

최근 한 기관과의 연계로 다섯 분의 초기 창업가분들을 만나 시장검증 프로젝트를 진행했습니다. 시장검증은 아이디어 단계의 제품을 시장에 출시해 잠재고객을 확보해 보는 과정을 뜻하는데요. 

제품을 만들기 전에, ‘이 제품이 만들 가치가 있는 제품인지’(=즉, 이 아이템을 잘 만들면 고객들이 기꺼이 구매할지) 확인하는 것이 목적입니다. 

시장검증은 한 번 제대로 익혀두면 사업의 실패 리스크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무기가 됩니다. 아무도 원하지 않는 제품이나 서비스에 시간과 돈을 쏟아붓는 시행착오를 최소화할 수 있죠. 

이번 프로젝트를 포함해 약 50개 이상의 사업 아이디어를 검증해 보면서 제 나름대로 정리한 시장검증 가이드를 공유드립니다. 더 많은 창업가분들이 이 가이드를 통해 세상이 원하는 제품을 찾고, 자신의 능력을 마음껏 발휘해 성공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이미 창업을 준비 중이신 분, ‘언젠가 나도 내 사업을 해야겠다’는 마음을 가지고 계신 예비 창업가분들이 있다면 저장해 두셨다가 꼭 실행해 보시길 바랍니다. 

여러분의 소중한 사업 자금을 최소 몇 천만 원은 아껴줄 겁니다. 


STEP 1. 경쟁 분석 + 아이디어 고도화 

비슷한 아이디어로 성장하고 있는 기업들을 분석해 내 아이디어를 한 차원 더 발전시키는 단계입니다. 

초기 창업가는 항상 겸손해야 합니다. 내가 떠올린 대부분의 비즈니스 아이디어는 나보다 훨씬 더 똑똑하게 실행하고 있는 사람이 ‘무조건 있다’고 생각하면 마음이 한결 편해집니다. 

검색, 검색, 또 검색하세요. 국내에 없다면 해외의 비슷한 사례들을 찾아보세요. 대부분의 아이디어는 이미 실행하고 있는 기업이 있습니다. 아무리 검색해도 없는 아이디어라면, 그 아이디어는 

  • 수요가 없는 (=돈이 안 되는) 아이디어임이 이미 증명됐거나,
  • 수요는 있는데 시장의 크기가 지나치게 작거나, 
  • 시대를 너무 앞서가는 아이디어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역시 지금 당장은 실패합니다.) 

앞서가는 기업들을 보며 초기 창업가가 해야 할 일은 그들이 만들어낸 또 다른 차원의 욕구를 찾는 겁니다. 그 기업이 등장하기 전에는 없었던 (혹은 있었지만 미처 인지하지 못했던) 새로운 고객의 욕구가 작은 기업이 노려야 할 빈틈입니다. 

배달앱이 등장하기 전까지 우리는 전화 주문이 당연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배달앱은 편리한 결제와 앱 주문, 리뷰 및 평점 확인, 더 다양한 식당을 만날 수 있는 기회라는 욕구를 충족시키며 큰돈을 벌었죠. 이런 욕구는 이제 스타트업이 노릴 수 있는 욕구가 아닙니다. 플랫폼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생기는 자영업자들의 부담감, 과도한 배달비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만 해소 등이 스타트업이 노릴 수 있는 새로운 욕구(기존에는 없던 욕구)가 되죠.  

배달앱이 만들어낸 욕구는 이미 언론 등에서도 많이 다루고 있어 쉽게 발견할 수 있지만, 대부분의 시장에서는 이런 욕구가 겉으로 드러나있지 않습니다. 성장하고 있는 몇몇 기업들을 분석하면서 창업가가 직접 정의 내려야 하는 경우가 훨씬 많죠. 

저는 주로 다음 세 가지 질문에 답해보면서 우리가 노려야 할 빈틈과 성장 전략을 동시에 찾습니다. 

1) 그들은 어떻게 고객에게 닿고 있는가 

그들이 시간과 예산을 쏟고 있는 마케팅 채널을 먼저 살펴보세요. 

어떤 채널에서 어떤 광고를 집행하고 있나요? (광고 속 메시지는 무엇인가요?) 

그들이 운영하는 콘텐츠 채널이 있나요? (인스타그램, 유튜브, 블로그 등) 

각 채널에서 고객 참여율이 가장 높은 콘텐츠는 무엇인가요? (조회수, 댓글, 공유 등) 

고객들이 그들의 마케팅 활동을 보며 어떤 기분이나 감정을 느낄지 함께 기록해 두면 좋습니다. 

2) 그들의 핵심 가치 제안은 무엇인가 

마케팅 채널들을 충분히 본 후 그들의 랜딩페이지(제조 상품이라면 상세페이지)에 들어갑니다. 

그들의 웹사이트 첫 화면에는 어떤 문구가 쓰여있나요? 

다른 곳에는 없는데 여기에만 있는 제안은 무엇인가요?  

그 제안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 어떤 세부 기능들을 구현했나요? 

아주 큰 금액이 아니라면 제품을 구매해 직접 경험해 보는 것도 좋습니다. 최소 3개 이상의 기업들을 분석하면서 각각의 항목들을 표로 정리하면 기업들 간의 차별화를 좀 더 쉽게 파악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다른 기업들을 본 후 다시 우리 아이디어로 돌아옵니다. 이때부터는 관찰이 아니라 깊은 고민이 필요합니다. 우리만의 차별화된 가치제안은 단순 관찰만으로는 만들기 어렵습니다. 경쟁이 치열할수록 관찰로 발견되는 불편은 이미 다 해결되어 있을 테니까요. 

3) 그들과는 다른 우리만의 관점을 정의 내릴 수 있는가 

현재 시장의 상황에 대한 우리만의 관점이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남들이 보지 못했던 고객의 새로운 욕구도 보입니다. 그 욕구를 해결하는 가치제안도 만들어지고요. 

가치 제안이 만들어지면 그 가치를 구현하기 위해 필요한 기능들도 하나씩 떠오릅니다. 우리가 만들어야 할 광고나 콘텐츠도 그 관점에서 뻗어 나옵니다. 

아이디어를 한 번 발전시킨 후 우리가 분석한 기업들 옆에 나란히 두고 비교해 보세요. 

확실하게 다른 점이 보이나요?

그 다른 점이 특정 고객에게 충분히 가치가 있나요?

이 두 가지에 ‘예’라고 답할 수 있다면 다음 단계로 넘어가도 좋습니다. 

*경쟁분석은 시장검증 이후 본격적으로 사업을 할 때도 꾸준히 해야 하는 일입니다. 분석 대상을 어떻게 선정해야 하는지, 구체적으로 그들의 성장 전략을 어떻게 분석하면 좋은지에 대해서는 이 글에서 좀 더 자세히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STEP 2. 랜딩페이지 제작 

랜딩페이지(혹은 상세페이지)의 전환율을 표현하는 흥미로운 공식이 있습니다. 

전환율 = 기대감 (공감, 흥미, 새로움) – 방해물 (걱정, 불신, 의심, 모호함) 

이 공식에 따르면, 우리가 랜딩페이지에서 해야 할 일도 명확해집니다. 

제품에 대한 기대감 높인다 

전환을 방해하는 요소를 모두 없앤다

랜딩페이지에서 우리가 쓸 수 있는 가장 큰 무기는 ‘글’입니다. 고객의 감정을 움직여 기대감을 높이는 것도, 불신이나 의심을 해소해 행동하게 만드는 것도 모두 글로 해내야 합니다. 이미지나 영상, 디자인은 이 글을 돕는 보조 수단입니다. 

1. 제품에 대한 고객의 기대감을 높이려면 

스크롤을 내리지 않아도 보이는 첫 화면에서의 카피가 가장 중요합니다. 이곳의 카피는 이 랜딩페이지에서 고객이 무엇을 얻을 수 있는지 단번에 이해시키는 역할을 합니다. 다른 곳에서 쉽게 보지 못했던 흥미로운 제안이 포함된다면 기대감을 더 높일 수 있겠죠. 

경쟁사 분석과 아이디어 고도화에서 했던 모든 고민을 이 하나의 카피에 담아야 합니다. 

예)

거실 한편에 나만의 수직 농장을 세워보세요.

전통시장의 신선한 식재료가 30분 내로 배달됩니다

이번 주말엔 경비행기 조종사가 되어볼까요? (취향맞춤 여가 큐레이션 서비스, ‘경비행기 조종사’ 파트는 또 다른 흥미로운 체험들로 변경되도록 구성) 

카피에 정답은 없지만, 하지 말아야 할 것은 있습니다. 

1) 멋지게 쓰지 않습니다. 

기업의 철학이나 슬로건을 적지 않습니다. 길을 가다가 처음 만난 사람에게 ‘JUST DO IT’이라고 말을 건네면 상대는 우리를 이상한 사람으로 봅니다. 첫 카피는 우리를 잘 모르는 낯선 사람도 거부감을 느끼지 않을 어투로 적어보세요. 

2) 모호한 표현을 쓰지 않습니다. 

고객이 이 제품을 쓴 후의 내 긍정적인 모습(=이상적인 결과)을 상상할 수 있도록 씁니다. ‘팀의 생산성을 높이세요’ 보다는 ‘불필요한 회의 시간을 10분의 1로 줄이세요’가 더 구체적이고 와닿는 표현입니다. 

2. 전환을 방해하는 요소를 없애려면 

첫 카피를 보고 기대감을 품은 고객은 이탈하지 않고 다른 내용들을 훑어봅니다. 하지만 그들의 머릿속에는 여전히 이런 의문이 남아있습니다. 

“이게 가능하다고? 어떻게?” 

하나의 카피에는 항상 그 카피에 대해 떠올릴 수 있는 반박, 걱정, 의심을 해소하는 설명이 덧붙여져야 합니다. 보통 기대감을 높이는 글은 헤드카피로, 그에 대한 근거를 제시하는 글은 서브카피로 쓰지만 꼭 그렇게 붙어있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전통시장의 신선한 식재료가 30분 내로 배달됩니다 → (고객의 속마음 : 30분 만에 진짜 배달이 된다고?) → 1분이라도 늦어지면 배달료가 무료! 우리 집에서 주문 가능한 시장을 찾아보세요. 

이후 제품의 주요 기능들을 설명할 때도 기대감을 높이는 카피를 적었다면 반드시 그에 대한 고객의 예상 반응을 고려해 이를 상쇄하는 카피를 함께 배치합니다. 

물론 여기서도 모호한 표현을 쓰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난 이걸 못하니까 안될 거야 → 그거 없이도 할 수 있어요 : 디자인을 못해도 웹사이트를 만들 수 있어요 

이건 엄청 비쌀 거야 → 가격이 저렴해요 : 1년 구독하면 월 3000원에 이용할 수 있어요 

사용하기가 엄청 복잡할 거야 → 설치가 쉬워요 : 초등학생도 혼자 설치할 수 있어요 

의심과 걱정이 사라진 고객은 다음 행동을 원합니다. 우리는 그 순간을 놓치지 않고 고객을 다음 행동으로 안내해야 합니다. 보통 시장검증에서 고객에게 원하는 행동은 이런 행동들입니다.  

1) 메일 주소, 전화번호, 성함 등 개인정보 제공 (대기명단 등록, 무료 설명회 신청, 샘플신청 등)

2) 예약금 입금

3) 선결제 

4) 제품 무료 체험 (최소 기능 제품이 이미 있을 경우) 

고객이 언제든 이런 행동들로 넘어갈 수 있도록, CTA 버튼은 반복 배치하거나 스크롤을 내려도 따라오게 만듭니다. 버튼을 누른 이후에 진행되는 절차들에서도 고객이 귀찮아하거나, 불편해하거나, 짜증을 낼만한 요소는 최대한 없애는 것이 좋습니다. 

창업가 혼자만의 시각으로 랜딩페이지의 모든 사항을 점검하기는 어렵습니다. 초안을 완성한 후에 지인 중 잠재고객과 가장 비슷한 몇몇 분들에게 피드백을 받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코딩 없이 랜딩페이지를 만들 수 있는 툴은 너무나도 많습니다. 저는 한국 서비스 중에서는 큐브(QUV), 외국 서비스 중에서는 프레이머(Framer)를 추천합니다. 다루기 쉽고, 시간 투자대비 완성도가 높습니다. 

STEP 3. 광고 소재 제작 및 광고 집행 

시장검증에서 디지털 광고가 필수는 아닙니다. B2B 아이디어라면 기업 담당자에게 직접 메일을 보내거나 고객이 모여있는 특정 커뮤니티 내에서 홍보를 할 수도 있죠. 

하지만 약간의 비용을 쓸 수 있고, 우리 타깃 고객이 광고를 통해서도 충분히 만날 수 있는 고객이라면 굳이 디지털 광고를 외면할 필요는 없습니다. 디지털 광고 역시 이 과정에서 익혀두면 이후 사업을 할 때 창업가에게 좋은 역량이 되니까요.  

디지털 광고로 만나야 할 고객의 특징

이왕 돈을 쓰기로 마음먹었다면 효율적으로 잘 써야 합니다. 우리가 광고를 통해 만나야 할 고객은 우리의 타깃 고객 중에서도 랜딩페이지를 보고 바로 다음 행동을 할 가능성이 높은 고객이어야 합니다. 

이런 고객들은 어떤 특징을 가지고 있을까요? 

그들은 우리가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를 이미 충분히 인지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길게 설명하지 않아도 우리 제품이 어떤 제품인지 단번에 압니다. (왜 이런 류의 제품이 필요한지, 우리의 창업 동기는 무엇인지 일일이 설명하지 않아도 됩니다.)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미 여러 대안들을 사용해 봤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제공하는 제품이 다른 대안들과 어떻게 다른지 금방 파악합니다. 

신체 불균형을 해결해 주는 깔창이 아이템이라면 : 이미 자신의 걸음걸이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고,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깔창을 써본 것은 물론 교정시술까지 받아본 고객에게 다가가야 합니다.

AI로 화려한 쇼츠 영상 편집을 돕는 툴이 아이템이라면 : 이미 쇼츠를 잘 만들고 싶다는 열망이 가득하고, 다양한 편집 프로그램은 물론 외주까지 쓰면서 쇼츠를 만들어본 고객들에게 다가가야 합니다. 

문제를 인지조차 못하고 있거나, 문제를 알고 있지만 당장 해결할 의지가 없는 사람을 광고로 바로 전환시키기는 어렵습니다. 

‘~가 문제다’ + ‘이 문제는 빨리 해결해야 한다’ + ‘그 문제를 제일 잘 해결해 주는 게 바로 우리다’라는 메시지를 다 전하려면 그만큼 긴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지금의 마케팅에서 이런 역할을 하는 것은 보통 광고가 아니라 콘텐츠입니다.) 

광고로 그런 고객들을 어떻게 만날 수 있나요?

1) 검색 광고를 세팅할 땐 더 좁은 키워드를 타깃팅합니다. 

‘영상 편집 프로그램’보다는 ‘쇼츠 편집 프로그램’이 더 좁은 키워드입니다. ‘쇼츠 편집 프로그램’ 보다는 ‘쇼츠 자막 편집 프로그램’이 더 좁은 키워드입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넓은 키워드에서 좁은 키워드 순으로 검색을 이어갑니다. 

좁은 키워드를 검색하는 사람은 우리가 찾는 고객(=이미 문제를 인지했고, 다양한 검색 과정을 거치면서 다른 대안들을 경험해 본 고객) 일 확률이 높습니다. 

2) 좁은 키워드의 검색량이 너무 적다면 SNS 광고를 집행합니다. 

SNS 광고를 할 때 가장 중요한 건 ‘소재’입니다. 연령과 성별, 지역과의 연관성이 명확한 제품이 아니라면 세팅은 크게 건드리지 않아도 됩니다. 타깃팅마저 소재로 한다고 생각해 보세요. 여러 고객들 중 우리가 빠르게 전환시킬 수 있는 고객들만 반응할만한 카피나 이미지는 무엇일까요?  

위에서 언급했듯 우리가 해결하는 문제에 대해 알려주거나, 문제 해결의 긴급성을 언급하는 것을 큰 의미가 없습니다. 

이미 고객들 사이에서 유명한 대안보다 우리 제품이 나은 이유를 말합니다 (비교) 

다른 대안들을 경험해 봐야 알 수 있는 불편을 자극합니다 

별다른 설명 없이 우리 제품만의 핵심 강점을 하나의 메시지로 삼아 직관적으로 표현합니다

광고 소재를 처음 만드는 창업가를 위한 카피라이팅 팁 

광고 소재는 크게 두 가지 요소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카피 (소재 안에 들어가는 글)

시각적 요소 (이미지, 영상, 디자인 등) 

둘 다 신경 쓰면 가장 좋지만, 둘 중 하나를 선택해 집중해야 한다면 ‘카피’에 집중하는 것이 좋습니다. 광고 소재를 만들 때 효율을 높이는 가장 쉬운 방법 중 하나는 우리가 만나고자 하는 고객을 직접 지칭해서 부르는 겁니다. 

우리 제품의 핵심 강점에 반응할 수 있는 타깃을 직접 불러보세요. 

저렴한 비용이 강점이라면 학생들을 부릅니다 : 대학생 브이로거를 위한 2만 원 대 가성비 짐벌 

단순함이 강점이라면 비전공자를 부릅니다 : 디자이너가 아닌 사람을 위한 디자인 프로그램

퀄리티가 강점이라면 그 퀄리티가 필요한 사람을 부릅니다 : 유학준비생을 위한 시사 영어 학습 앱  

소재만 잘 만들어도 하루 1~2만 원씩 1주일의 광고 집행만으로 충분한 모수의 고객을 우리 랜딩페이지로 데려올 수 있습니다. 다양한 카피 예시를 좀 더 보고 싶으시다면 이 글을 참고해 보세요. 

*’광고를 세팅하는 방법’같은 기초적인 교육 자료는 이미 각 매체들에서 무료로 공식 자료들을 만들어 배포하고 있습니다. 

STEP 4. 성과 분석 

시장 검증에서 어느 정도의 성과를 거둬야 내 아이디어를 ‘되는 아이디어’라고 판단할 수 있을까요? 

시장 검증만으로 비즈니스의 성공 가능성을 100% 예측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아직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그래서 측정할 수도 없는 ‘제품’이라는 변수가 남아있기 때문이죠. 

저는 개인적으로 제품에 대한 다음 두 가지 가정을 더해 아이디어의 성과를 분석합니다. 

창업가는 랜딩페이지에서 약속한 가치를 구현한 제품을 빠른 시일 내로 출시할 수 있다 

출시된 제품은 검증 단계에서 모은 잠재고객 10명 중 한 명이 구매해서 써볼 만큼 매력적일 것이다

이 두 가지 가정이 더해지면 간단한 계산으로도 검증 성과를 대략적으로 평가해 볼 수 있습니다. 

광고비 30만 원을 썼더니 60명의 잠재고객이 모였다 → 서비스가 구현된다면 같은 광고비로 6명의 고객을 모을 수 있을 것이다 → 6명의 초기 고객으로 발생할 예상 매출은 [     ] 원이다 → 이 정도 매출이라면 광고를 계속 집행해서 (혹은 다른 마케팅 활동을 통해) 초기 단계를 버틸 수 있을 것이다

이게 가장 단순한 분석입니다. 준비하는 사업의 성격에 따라 분석은 더 복잡해질 수 있습니다. 

준비하는 서비스가 구독 서비스라면 그 한 명의 고객으로 인해 발생할 예상 매출에도 변수가 생길 겁니다. 준비하는 서비스가 플랫폼이라면 이보다 더 복잡한 고려사항들이 생기겠죠. (그래서 플랫폼의 경우 아예 비즈니스 모델 자체를 조금 바꿔서 검증을 진행하기도 합니다.)

불완전한 수치보다 더 중요한 것

시장검증을 통해 창업가가 얻어야 하는 건 해결하려는 문제에 대한 확신입니다. 

1) 검증을 통해 충분한 잠재 고객을 모았다면 

내가 해결하려는 문제에 충분한 수의 고객들이 공감한다는 확신이 들면 이제 제품 개발에만 집중하면 됩니다. 시장검증을 거친 창업가는 제품을 개발하는 여정에서도 이 프로세스 적극 활용할 수 있습니다. 자신만의 생각에 갇히지 않고 고객의 반응을 계속 살피면서 제품을 점점 발전시킬 수 있는 것이죠. 

  • 1차 제품 완성 
  • 제품을 랜딩페이지에 반영 
  • 광고 소재 제작 + 집행 (혹은 다른 마케팅 진행) 
  • 결제 혹은 사용자 수 측정  
  • 문제점 발견 및 제품 개선 

이 과정을 반복하면서 고객을 만족시킬 수 있는 제품을 만들어갈 수 있습니다. 

2) 충분한 잠재 고객을 모으지 못했다면

최소한의 비용으로 해본 테스트이기 때문에 실패해도 큰 타격은 없습니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게 된다는 것도 시장검증이 주는 큰 가치 중 하나입니다. 

다음 세 가지 측면에서 왜 이 아이디어가 실패했는지 살펴본 뒤 다시 시도하면 됩니다. 

내가 해결하려는 문제가 실제로 고객이 겪고 있는 문제인가 (사실 내가 하고 싶은 아이템에 억지로 끼워 맞춘 문제였던 것은 아닌가)

고객이 실제 겪고 있는 문제가 맞다면, 내 가치 제안은 다른 대안들의 가치 제안보다 그들의 문제를 더 잘 해결해 줄 수 있는가 (확실한 차별화가 있었는가) 

문제도 맞고, 내 가치 제안도 충분히 훌륭하다면, 내가 고객들을 제대로 이해시키지 못한 것은 아닌가 (랜딩페이지, 광고 카피 등을 다시 점검)

빠르게 하는 것과 대충 하는 것은 다릅니다

시장검증은 ‘속도’가 중요하다는 말에 동의합니다. 아이디어를 검증하는 과정인 만큼 너무 오랜 시간을 투자하면 안 되죠. 그 시간도 창업가에게는 소중한 자원이니까요.

하지만 그 속도를 위해 랜딩페이지도 대충, 광고 소재도 대충 만들면 될 아이디어도 안됩니다. 지금의 고객들은 눈이 높습니다. 어중간하게 만든 랜딩페이지, 아무 뾰족함도 없는 광고 메시지에 쉽게 눈길을 주지 않습니다. 처음 만난 고객이 자신의 개인 정보라도 제출하게 하려면 적어도 고객이 반응할 수 있는 최소한의 퀄리티는 갖춰야 합니다. 

누구나 떠올리는 수준의 얕은 아이디어가 아닌 한층 더 고민해 본 아이디어, 생각나는 대로 쓴 카피가 아니라 몇 번 더 다듬고 개선한 카피. 이런 것들이 고객을 움직이게 합니다. 

시장 검증에 전혀 거부감이 없는 사람들이 모인 커뮤니티에 아이디어를 던지는 것이 아니라면, 낯선 고객을 만나는 데 있어 최소한의 시간투자는 하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최소한의 퀄리티를 갖추면서 해도 1~2주면 충분히 할 수 있습니다. 

아이디어 자체가 별로여서 실패하는 건 어쩔 수 없지만, 괜찮은 아이디어를 대충 하는 바람에 소중한 기회를 놓치는 건 너무 아까운 일 아닐까요? 


평소 글을 자주 쓰는 분들에게도 카피라이팅은 쉽지 않은 작업입니다. 짧은 글 안에 전하고 싶은 메시지를 압축해서 담는 일은 엄청난 양의 생각과 고민을 요구하죠.

결국 꾸준한 연습이 답입니다. 다양한 기업들의 광고, 콘텐츠, 랜딩페이지 등에 쓰인 카피 결과물들을 유심히 살펴보세요. 그리고 그 카피의 기획단계로 거슬러 올라가 보세요. 그 카피를 쓴 사람이 어떤 생각과 의도를 가지고 이 카피를 썼을지를 고민하다 보면 카피를 쓰는 다양한 방법을 떠올릴 수 있습니다. 

어떻게 하는 건지 막막하실 것 같아 몇몇 기업들의 예시와 함께 10가지의 카피라이팅 방법을 도출해 봤습니다. 이 10가지에 더해 여러분만의 방법들을 20가지, 30가지로 꾸준하게 늘려보세요. 다양한 방법들을 내 것으로 소화할수록 써내는 카피들의 퀄리티는 점점 더 좋아질 겁니다. 

1. 말을 거는 것처럼 씁니다.

지나가다 누가 말을 걸면 우리는 무의식적으로 그들의 말을 듣습니다. 누가 봐도 나에게 말을 거는 것 같은 시선까지 더해지면 ‘네? 저요?’라며 주목하게 되죠. 

말은 글보다 훨씬 더 오랜 역사를 가진 소통 수단입니다. 글도 말을 거는 것처럼 써보세요. 상대(타깃 고객)의 속마음을 정확히 겨냥한 구어체 문장과 함께 이모지, 캐릭터, 모델 등의 시선(=눈)을 배치하면 상대를 강하게 끌어당길 수 있습니다. 

소개팅 어플 '내친소'의 랜딩페이지 카피와 캐릭터 (스크롤 유도까지 친근한 말투를 썼네요)소개팅 어플 ‘내친소’의 랜딩페이지 카피와 캐릭터 (스크롤 유도까지 친근한 말투를 썼네요)

2. 상대를 콕 집어 부릅니다.

인스타를 내리다가 내가 쓴 카피를 마주한 사람들은 내가 누구인지, 왜 이런 걸 만들었는지에는 큰 관심이 없습니다. 스크롤 밑에 내 관심사에 딱 들어맞는 자극적인 콘텐츠들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기 때문에 관심의 장벽이 높은 상태죠. 

우리가 쓰는 대부분의 카피는 이런 ‘스쳐가는 사람들’에게 노출됩니다. 

  • 도파민에 빠져 스크롤을 내리고 있는 사람 
  • 여기저기 인터넷 창을 돌아다니며 정보를 찾는 사람 
  • 차를 타고 쌩 지나가는 사람 (옥외광고, 버스광고)
  • 환승을 위해 바쁘게 통로를 걷는 사람 (지하철 스크린 광고) 

그들의 주의를 끌어오기 위한 가장 간단한 방법은 그들을 지칭해서 부르는 겁니다. 카피를 통해 만나고 싶은 집단을 구체적인 단어로 불러보세요. 카피를 마주한 사람이 ‘오 이거 나를 위한 이야기네?’라고 느낄 수 있게요. 

2종 보통 면허를 소지한 캠핑족들을 콕 집어 부르는 쏘카 광고

2종 보통 면허를 소지한 캠핑족들을 콕 집어 부르는 쏘카 광고

(효율이 높은 광고 소재를 기획하는 구체적인 방법이 궁금하신 분들은 이 가이드를 참고해 보세요.)

3. 짧게 씁니다.

같은 이유로 카피는 짧을수록 좋습니다. 길이가 짧아야 스치면서 봐도 단번에 읽을 수 있습니다. 

어떤 단어를 빼야 할지 모르겠다면 먼저 형용사와 부사를 빼봅니다. 이후 남은 문장에서 한 단어씩 빼고 읽어보면서 각 단어들의 가치를 가늠해 봅니다. 빼도 의미를 전하는데 큰 무리가 없다면 빼면 됩니다. 

만약 문장의 의미가 달라지거나 메시지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다면 다른 단어를 빼거나, 남은 단어 중 일부를 다른 단어로 대체하거나, 두 단어에 담긴 의미를 한 단어로 합쳐보면서 보면서 문장을 다듬어갑니다. 

애플의 아이패드 페이지의 첫 카피애플의 아이패드 페이지의 첫 카피

(짧은데 재미도 있고 + 읽는 맛도 있으면서 + 브랜드의 메시지와 태도까지 전해지는 카피를 쓰는 분들이 카피라이터분들입니다. 이래서 카피가 어렵습니다…)  

4. 상대가 얻게 될 가치를 씁니다.

사람들은 제품 그 자체에는 관심이 없습니다. 그 제품을 통해 얻게 될 가치, 내 이상적인 미래에 관심이 있죠. 세상을 뒤흔드는 서비스를 만들고 있는 오픈 AI도 챗 GPT를 이렇게 설명합니다. 

사람들이 얻게 될 생산성, 영감을 말하는 오픈 AI의 카피사람들이 얻게 될 생산성, 영감을 말하는 오픈 AI의 카피

5. 고객의 이야기를 활용합니다. 

상대가 얻게 될 가치를 브랜드의 말이 아닌 고객의 말로 전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사람들은 제품을 판매하는 사람의 말보다 그 제품을 써본 또 다른 사람의 말을 더 신뢰하는 경향이 있죠.

제품을 경험해 본 고객의 리뷰나 평가는 그 자체로 훌륭한 카피가 될 수 있습니다. 고객들이 우리 제품을 사용해 보고 어떤 이야기를 하는지에 귀 기울여 보세요. (혹은 고객이 이 제품을 사용하고 하게 될 감탄을 상상하며 카피를 써보세요.) 

고객의 말을 카피로 사용한 젝시믹스의 광고 소재

고객의 말을 카피로 사용한 젝시믹스의 광고 소재

6. 그림이 그려지는지는 단어를 씁니다.

카피라이터 정철님의 책을 읽고 알게 된 방법입니다. 카피는 구체적이어야 합니다. 하지만 ‘구체적으로 쓰세요’라는 말은 그 자체로 추상적입니다. ‘얼마나 구체적으로 써야 하지?’라는 의문이 들 수 있죠.

 

카피를 읽고 머릿속에 그림이 그려지면 충분히 구체적인 카피라고 할 수 있습니다. 

'독서모임 커뮤니티'가 아닌 '읽고, 쓰고, 대화하고, 친해져요!'‘독서모임 커뮤니티’가 아닌 ‘읽고, 쓰고, 대화하고, 친해져요!’

7. 일부러 틀리게 씁니다.

카피를 쓰는 목적은 ‘맞춤법 100점’이 아닙니다. 우리의 메시지를 고객의 기억 속에 강하게 남기는 것이죠. 

사람들은 뻔한 것보다 새로운 것에 더 주목합니다. 상식의 틀을 깨는 말들을 더 오래 기억합니다.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유지하는 선에서 문법을 살짝 비틀어 신선한 느낌이 들게 적어보세요. 

헤이딜러 웹사이트 헤드카피헤이딜러 웹사이트 헤드카피

이케아의 웹사이트 내 카피 ('새삶스럽게'는 브랜드 캠페인으로도 진행된 적이 있습니다.)

이케아의 웹사이트 내 카피 (‘새삶스럽게’는 브랜드 캠페인으로도 진행된 적이 있습니다.)

8. 자신의 역할을 재정의합니다.

제품에 만족한 고객들은 브랜드(=그 제품을 파는 사람)의 말에도 귀를 기울입니다. 제품을 통해 어느 정도 인정받은 브랜드라면 제품을 소개하는 카피뿐 아니라 브랜드를 소개하는 카피에도 신경을 써야 합니다. 

브랜드에 대해 이야기할 때는 단순히 취급하는 제품, 서비스 이상의 ‘존재 이유’를 말해야 합니다. 지식과 시사를 다루는 뉴스레터 서비스로 많은 구독자들의 사랑을 받은 ‘뉴닉’은 자신들의 존재 이유를 이렇게 재정의했네요. 

'쉽고 재밌는 지식 플랫폼'이 메인 카피인데, 저는 이 카피가 더 와닿네요.

‘쉽고 재밌는 지식 플랫폼’이 메인 카피인데, 저는 이 카피가 더 와닿네요.

9. 담백하게 씁니다

모든 브랜드가 나이키나 애플처럼 멋진 슬로건 카피를 써야 하는 건 아닙니다. 때로는 브랜드의 진정성이 담긴 담백한 글이 더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입니다. 

오늘의 집의 회사소개 카피오늘의 집의 회사소개 카피

10. 다르게 씁니다. 

상대의 예측을 깨는 것도 강렬한 인상을 심어주는 방법 중 하나입니다. 

구독이 아닌 ‘한 번의 결제로 소유하는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기업 원스는 랜딩페이지 첫 화면을 창업자의 편지로 채웠습니다. 짧은 헤드카피와 서브카피를 예상하는 고객에게 전혀 다른 형태로 메시지를 전했죠. 

(긴 글로 상대방을 설득하는 세일즈 글쓰기를 연습하고 싶은 분들은 이 글을 참고해 보세요!)

랜딩페이지를 아예 편지로 구상한 ONCE랜딩페이지를 아예 편지로 구상한 ONCE

‘고객에게 메시지를 강렬하게 전한다’는 본연의 목적에만 충실하다면, 문법이나 형식에 얽매이지 않아도 효과적인 카피를 쓸 수 있습니다. 


플랜브로는 1~10인 규모 조직에 특화된 맞춤 마케팅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창업을 준비하는데 도움이 필요하시거나 고객을 효과적으로 확보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계시다면 여기에서 고민을 해결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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