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찰 없이 사는 법

불편한 경쟁을 벗어나 자유의 주인으로 서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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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은 입찰에 참여해 본 경험이 있으신가요? 전 마케팅 사업을 하는 동안 수많은 대기업 경쟁입찰에 참여했습니다. 입찰은 제품 판매 방법의 하나로, 상품의 가격을 판매자가 미리 정하지 않고, 구매 희망자가 가격을 적어내면 최고가로 낙찰하는 방식입니다.

서비스 분야의 경쟁입찰을 흔히 용역이라고 합니다. 공공분야의 건설, 관리, 기술, 홍보, 디자인, 마케팅 등의 분야부터 민간분야의 외주용역까지 입찰은 서비스 경제를 움직이는 한 축입니다. 하지만 입찰을 주업으로 하는 사람들의 삶은 생각만큼 행복하지 않습니다.

입찰이 행복하지 않은 3가지 이유

경쟁입찰이 행복하지 않은 첫 번째 이유는 공정성에 관한 의문 때문입니다. 입찰에 능한 사람들이 자주 쓰는 용어 중에 ‘쿠킹(cooking)’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입찰 참가 전에 공모주최와 유대관계를 형성해서 낙찰 가능성을 높여두는 사전모의(?)란 의미죠.

물론 쿠킹 없이 실력만으로 입찰에 승리하고, 용역을 훌륭하게 수행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실적도 쌓고, 다음 입찰의 경쟁우위도 확보해서 어느 정도 행복하다고 볼 수도 있죠. 하지만 남의 일을 대신해 주었다는 대행의 딱지는 사라지지 않습니다. 일의 주인이 아니니까요.

마지막으로 입찰은 변화를 위한 기회를 보장하지 않습니다. 경쟁입찰의 안정적 수익에 파묻히면 세상의 변화에 둔감해질 수밖에 없고, 같은 패턴이 반복되는 굴레에 갇히게 되죠. 인터넷, 스마트폰, 인공지능같이 우리 삶을 크게 바꾼 기회는 결코 입찰로 만들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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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찰에 좌절하고 선택한 나의 길

제 첫 번째 사업도 대행이었습니다. 시작부터 대기업의 기획/제작용역을 수주했고, 1년 동안 매우 크고 안정적인 수익을 올릴 수 있었죠. 하지만 함께 일하던 유명인에게 억울하게 다음 해 용역을 빼앗기고, 무기력하게 직원의 90%를 구조조정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후 전 나만의 제품을 고민하기 시작했습니다. 남의 일을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나의 기획을 팔아보자는 생각으로 태도를 전환했죠. 그렇게 기업예술교육 브랜드 ‘팀버튼(team button)’을 세상에 선보입니다. 예술을 조직문화에 접목한 국내 최초의 시도였습니다.

팀버튼은 2006년부터 2019년까지 14년간 약 200명의 예술가와 1,500곳의 기업에서 8,000회의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명실공히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조직문화 브랜드로 인정받았습니다. 지금은 왜 팀버튼을 하지 않을까요? 원인은 크게 3가지로 요약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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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에 집중하다 놓친 큰 기회

팀버튼은 교육을 제품처럼 판매하는 사업모델로 출발했습니다. 6년 동안 꾸준히 성장하던 중, 한 대기업의 신입사원 교육 입찰제안을 받게 됩니다. 1년 매출의 몇 배가 넘는 큰 규모의 입찰이었습니다. 3번의 도전 끝에 2013년에 결국 대형 프로젝트를 수주하게 되죠.


이후 5년 동안 대기업 용역을 수주받아 일하는 패턴이 반복됩니다. 판매하던 제품에도 신경을 덜 쓰고, 신제품 출시도 미루며 용역에만 집중하게 되죠. 그렇게 정신없이 사업에 몰두했지만, 전 결국 디지털 전환이라는 크나큰 기회를 놓치고 맙니다. ↣ 다음 호에 계속

오늘의 커버 이미지는 제가 직접 구글의 인공지능 ‘ImageFX’로 제작했습니다. 프롬프트는 뉴스레터의 제목을 영어로 번역한 ‘Life without bidding’입니다. 8월 31일(토)에는 인공지능 대본창작 1기 워크숍이 진행됩니다. 9월 살롱도 곧 공지됩니다. 지난주 커피 값 후원해 주신 겨울똥 고양아님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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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는 기획자, 인공지능 스토리텔링 디렉터. 어린 시절부터 영화에 관심이 많았다. 본업인 마케팅 기획을 하면서 인사이트 클럽 AI 프롬프트 디렉터로 커뮤니티를 운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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