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사람들이 일을 잘하는 것을 목표로 하지만 생각하는 모습은 제각각입니다.
운전에 비유해 보면 좋겠습니다. 운전을 잘한다는 것은 무슨 의미일까요?
처음 운전대를 잡으면 낯설고 두려운 것 투성입니다. 운전의 기본기를 잘 익히고 원칙을 지키면 내가 원하는 곳으로 안전하게 이동할 수 있게 됩니다. 그렇게 무사고로 운전대를 잡는 시간이 길어지면 편하게 운전을 하게 됩니다. 처음에는 두렵던 후진도 자신 있게 하고 주차에도 막힘이 없어집니다.
비로소 운전에 익숙해진 시점에 우리는 ‘나는 운전을 잘한다’고 생각하게 됩니다. 어디선가 들은 적이 있는데 사고는 이때 가장 많이 일어난다고 합니다. ‘익숙해진 것’을 ‘잘한다’고 착각하는 바로 그 시점에요.
기본기의 범주에 익숙해지면 운전을 잘한다고 생각하게 됩니다. 당장 운전을 하는데 문제가 없으니까요. 하지만 무언가에 익숙해지는 것과 그것을 잘하게 되는 것은 다른 것 같습니다. 이럴 때는 결과부터 반대로 생각해 보면 됩니다. 익숙해진 그 방법으로 운전을 계속한다고 카레이서가 될 수 있을까요?
무언가에 ‘익숙해진다’는 ‘잘하게 된다’를 위한 시작점이 됩니다.
카레이서가 되기 위해서는 다시 익숙한 영역에서 밖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익숙한 운전 방법에서 여러 난제들을 풀어야 하죠. 풀악셀을 밟을 때 목이 뒤로 꺾이는 반작용을 버티며 앞 차와 충돌하지 않고 시속 수 백 키로로 질주하려면 해결해야 하는 문제가 한두 개가 아닙니다. 차가 뒤집힐 듯 말 듯 아슬아슬한 원심력을 이용하며 남들보다 빠르게 코너를 돌아 빠져 나갈 때도 카레이서는 해결하기 힘든 난제들을 실시간으로 마주하게 됩니다.
난제들을 하나씩 해결해야 비로소 카레이서가 될 수 있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익숙한 운전 방식이 아니라 완전히 다른 의도된 연습과 시도가 필요합니다. 익숙해진 운전의 다음 단계로 가기 위해 낯선 영역의 난제들을 찾고 해결해 보는 것입니다.
그전에 이에 맞는 준비도 필요합니다. 차가 잔뜩 있는 일반 도로에서 카레이서가 되기를 연습할 수는 없으니까요.
카레이서가 되려면 레이싱 트랙으로 가야 합니다. 레이싱 트랙에는 카레이서가 되려고 하는 사람들만 모이니까요. 도착지로 안전하게, 늦지 않게 이동하는 것이 목적인 일반 도로에서는 카레이서가 되는 연습을 할 수 없습니다. 다른 운전자들도 카레이서가 되려는 사람을 이해하지 못할 것이고요.
그래서 저는 일을 잘한다는 것은 방향성과 연속성의 합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 어떤 일에 익숙해진 한 순간의 상태가 아니라, 그다음 단계를 향해 의도된 연습의 경로를 짜는 ‘방향성’과 그 과정에서 난제를 찾아 계속 풀어 보려는 ‘연속성’입니다. 단순하게 말하자면 어제 보다 오늘 더 힘든 문제를 풀어 속도를 내 보는 것이죠. 마음이 맞는 사람들이 모인 곳에서 함께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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