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니어 시절에 선배들이 PR러는 피할 건 피하고 알릴 건 잘 알리는 일을 하는 사람들로 표현한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피할 건 피하는 시대는 끝난 것 같습니다.
숨기고 싶은 이슈도 SNS채널을 타고 순식간에 걷잡을 수 없이 퍼지니, 이제는 부정이슈를 ‘어떻게 숨길까’ 고민하기보다는 ‘어떻게 빠르게 반전시킬 수 있을까’를 고민해야 합니다.
최근 ‘셀프디스’를 통해 브랜드에 대한 부정이슈를 빠르게 반전시킨 마케팅 사례가 있어 흥미롭게 살펴보고 있는데요. 바로 백종원 대표의 [내꺼내먹_홍콩반점] 프로젝트입니다.
홍콩반점, 무슨 이슈가 있었지?
SNS 타고 ‘홍콩반점이 지점마다 맛이 너무 다르다’, ‘어떤 지점은 너무 맛이 없더라’는 식의 이슈가 확산되기 시작했어요. 유난히 맛이 없는 지점이 많다는 유튜브 제보가 많아지면서 백대표의 고민도 깊어졌겠죠?
백 대표의 이슈 대응 방법
어느 날, 백 대표 유튜브 채널에는 ‘[내꺼내먹_홍콩반점] 오래 기다리셨습니다, 여러분의 말씀이 맞았어요’라는 제목의 영상이 공개됐어요. 영상에서 백 대표는 전국의 홍콩반점을 대상으로 기습 점검에 들어가서 진짜 맛없는 매장이 있는지 직접 먹어보고 평가하는 형태로 구성되어 있는데요.
‘[내꺼내먹_홍콩반점] 콘텐츠가 화제를 모은 이유는 바로 ‘정직한 평가’, 즉 셀프디스를 서슴지 않고 있다는 점 때문이에요.
백 대표는 매장들을 기습점검하며 “홀에서 먹는데도 면이 불어 있고 짜장 소스가 뭉쳐있다”, “짜장 소스가 부족했고 달걀이 타서 나왔다” “욕먹을만하다” 같은 부정적 의견을 숨기지 않았어요.
백 대표의 셀프디스가 성공적이라고 평가받는 이유
[내꺼내먹_홍콩반점] 프로젝트가 맛없는 매장을 찾아내고, 맛없음을 인정하는 것으로 끝났다면 그저 화제성 높은 콘텐츠로 끝났을 거예요. 그런데 이 프로젝트를 통해 소비자들의 홍콩반점에 대한 호감도가 올라갔어요. 그 이유는 바로 ‘후속조치’에 있었다고 생각해요.
백 대표는 지점들을 직접 점검하고, 점주들을 재교육시키고, 점주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며 문제를 개선해 나가는 전 과정을 유튜브를 통해 공개했는데요. 이러한 모습이 대표로서의 백대표에 대한 신뢰를 높이고, 홍콩반점 매장에 대한 호감도를 제고하는 효과를 낳은 거예요.
‘셀프디스’ 형태의 콘텐츠를 통해 발길을 돌린 소비자들의 호감도를 자극하고, 후속조치 과정을 공유하며 잃어버린 신뢰를 회복해 나갔다는 점에서 성공적인 마케팅이라고 평가하고 있어요.
이렇게 단점을 드러내는 셀프디스 마케팅은 새로운 설득 방법은 아니에요.
1960년대부터 자사 제품을 디스하는 광고를 통해 브랜드 호감도를 제고하는 사례는 꾸준히 있어왔어요.
1962년 미국의 렌터카 회사 에이비스(Avis)는 신문광고를 통해 “우리는 2등에 불과하다”라고 약점을 깔끔하게 인정하면서 ‘2등이기에 더 열심히 일하는 회사’라는 메시지를 소비자들에게 전달하며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기도 했고요.
우리나라 요플레의 경우도 ‘껍데기가 별로야’ 콘셉트의 광고를 제작해 요플레 패키지 디자인은 별로지만 토핑만큼은 자신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했어요.
셀프디스 마케팅이 효과적인 이유
첫째, 단점을 깔끔하게 인정하는 것만으로도 ‘솔직한 회사’라는 이미지를 심어주고,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킬 수 있어요.
둘째, 반박이 나올 여지를 사전에 차단한다는 점에서도 효과적이에요.
셋째,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좋은 스토리를 만들 수 있어요. 잘못이나 단점을 인정하는 것으로 끝나면 ‘이슈’에 머물지만,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을 보여주면 브랜드 가치를 높일 수 있는 좋은 마케팅 사례가 될 수 있다는 점. 꼭 기억해야 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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