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제가 말한 ‘컨셉’은 우리 캠페인 전체의 ‘컨셉’을 이야기한 것이었는데요?
B: 그래요? 저는 우리 콘텐츠의 ‘컨셉’에 대해 이야기한 줄 알았어요.
아마 직장 생활을 하는 분들이라면 A와 B의 대화 같은 상황을 경험해 본 적이 있을 것이다. A와 B는 협업 과정에서 ‘컨셉’의 정의가 서로 달라 오해를 겪고 있다. A와 B의 사례처럼 협업이 필수인 직장 생활에서 용어의 정의가 달라서 벌어지는 오해는 생각보다 많다. 특히 일상 단어가 업무 용어로도 사용되는 홍보/마케팅 영역에서는 많이 발생한다. 심한 경우는 서로 이해한 용어의 이해가 달라서 업무의 진행이 1주일 이상 연기되는 경우도 있다.
높은 교육 수준의 성인들이 일하는 직장에서 왜 이런 실수가 생기는 걸까?
첫 번째는 사용하는 사람이 용어의 정확한 정의를 모르기 때문이다.
업무에서 사용하는 모든 단어의 사전적 정의를 알 필요는 없지만, 그래도 같이 일하는 팀에게 본인이 이해한 정의로 단어를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용어의 이해가 달라 생긴 오해도 바로 잡을 수 있다. 그러나 많은 직장인들이 통상적으로 사용되는 업무 용어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 특히 마케팅 영역에서는 일상생활에서도 많이 사용되는 단어들을 쓰고, 눈에 보이지 않는 개념(e.g 컨셉)에 대해 설명해야 하기 때문에 용어의 뜻을 정확히 알고 쓰는 경우가 거의 없다. 그래서 용어의 정의가 다를 때 바로잡기 힘들다.
두 번째는 듣는 사람이 업무의 맥락 파악이 안 되었기 때문이다.
사실 업무에서 쓰는 단어들을 한정적이다. 처음 하는 업무가 아니라면 단어의 뜻을 몰라도 업무의 맥락을 토대로 충분히 유추할 수 있다. 하지만 업무의 맥락 파악이 안 되어있다면 단어의 뜻을 임의로 유추해 오해가 발생한다. 앞서 설명한 A와 B의 사례를 포함해 회사에서 용어의 정의가 달라 생기는 오해는 대부분 이 경우에 해당한다.
언어가 달라 생기는 오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업무 시작 전 용어에 대한 합의가 선행돼야 한다. 다양한 이해 관계자들과 미팅 자리에서 오해가 생길 수 있는 단어들에 대한 정의를 정리하는 것이다. 용어의 정리는 패러프레이징(Paraphrasing) 방법을 사용해 정의하면 된다. 업무 관련 서적이나 사전에 나와있는 뜻을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업무에서 사용되는 범위에서 해당 용어를 풀어서 적는 것이다. 용어를 패러프레이징해서 메일이나 문서에 사용하면 용어의 해석에서 오는 오해를 줄일 수 있다.
궁극적으로 업무 소통 과정에서 오해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은 적극적인 소통이다. 업무는 빠르게 진행되고 쓰는 용어들을 모두 사전에 정의하긴 힘들다. 그렇기 때문에 동료, 고객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며 서로의 의중을 파악해야 한다.
오해를 줄이는 것은 부끄러움, 민망함을 무릅쓰고 에너지를 쓰는 일이다. 그래서 굳이 하고 싶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업무 영역에서 차이는 ‘굳이 하는’ 행동에 생긴다. 내가 담당한 업무가 좋은 성과를 거두는데 소통의 오해로 문제가 있다면, 다양한 방법을 써서 문제를 해결하는 게 프로의 모습이다.
업무를 정리하고 소통을 바로잡기 위해 굳이 하는 당신의 노력은 언젠가 빛을 발할 순간이 올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