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망의 계곡으로 향하는 사람들에게 전하는 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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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2월로 홍보 마케팅을 시작한 지 10년 차가 되었다. 10년 차 30대 중반이면 전문가가 될 줄 알았는데, 지금의 나를 돌이켜보면 정작 제대로 아는 것이 무엇인지조차 모르는 상태가 되었다. 특히, 올해 6월부터 브런치를 중심으로 마케팅과 관련된 칼럼을 작성하면서 부족함을 느끼는 순간이 더욱 많아졌다.


이런 고민을 품고 있던 중, 우연히 소셜미디어를 통해 ‘더닝 크루거 효과’라는 용어를 알게 되었다. ‘더닝 크루거 효과’는 인지 편향을 설명하는 심리학 용어 중 하나로, ‘능력이 부족한 사람들이 자신의 능력을 과대평가한다’는 모습을 설명한다. 최근 자기계발 열풍 속에서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을 중심으로 아래 그래프가 많이 인용되며 ‘더닝 크루거 효과’의 인지도가 크게 올라갔다.


 

절망의 계곡으로 향하는 사람들에게 전하는 위로



그래프에서 가장 먼저 만나게 되는 순간은 ‘우매함의 봉우리’다. ‘우매함의 봉우리’는 지혜는 부족하지만 자신감이 넘쳐 모든 것을 해낼 수 있을 것 같은 순간들을 말한다. 초심자의 행운으로 저연차 때 좋은 성과를 거두면 모든 일을 아는 것처럼 느끼기도 한다. “왜 저 선배는 간단한 일을 두고 고민할까?”와 같은 생각이 들거나, 세상의 모든 자기계발 서적이 뻔한 소리를 장황하게 써놓은 책처럼 보이기도 한다.


나 역시 ‘우매함의 봉우리’에 있을 때는 무엇이든 해낼 수 있을 줄 알았다. 내가 세상에 알려지지 않았을 뿐, 알려지기만 한다면 유명해지는 건 시간문제라고 생각했다. 선배들의 고민을 우습게 여겼고, 동료들의 어려움을 하찮게 봤다.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한 글쓰기에서도 ‘우매함의 봉우리’를 경험했다. 시간이 얼마 지나지 않아 글의 조회수도 높아지고, 마케팅 뉴스레터에서도 내 글이 메인 아티클로 다뤄지는 순간이 있었다. 당시에는 앞으로 이렇게 글을 쓰다 보면 금방 업계의 네임드가 될 거라는 자신감에 차 있었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우매함의 봉우리’를 지나 ‘절망의 계곡’으로 빠르게 떨어지기 시작했다. 내가 아는 것이 무엇인지조차 모르겠다는 느낌이 들었다. 이로 인해 스스로에 대한 의심이 많아졌고, 업무에 대한 자신감도 줄어들었다.


다행히 업무 영역에서는 이제 ‘깨달음의 오르막’으로 접어든 것 같다. 좌절감에서 벗어나 일을 어떻게 해야 할지 조금씩 깨달아가고 있다. 내가 잘하는 것과 못하는 것을 명확히 알게 되었고, 강점은 최대한 살리며 부족한 점은 나보다 뛰어난 후배들에게 부탁하는 방식으로 업무를 진행하고 있다. 또한, 내가 잘하는 것에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공부와 글쓰기에 시간을 투자하고 있다.


하지만 글쓰기 영역에서는 여전히 ‘절망의 계곡’을 걷고 있다. 알고 있는 것이 없으니 무엇을 써야 할지조차 정하기가 힘들다. 나와 비슷한 플랫폼에서 활동하며 매주 1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하는 사람들과 나를 자연스럽게 비교하게 되니 자신감은 더욱 떨어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업무 영역에서의 경험을 통해 희망을 얻는다. 글쓰기에서도 언젠가 ‘깨달음의 오르막’으로 접어드는 순간이 올 것이라고 확신한다. 중요한 것은 ‘절망의 계곡’으로 향하는 시간의 활용이다. 단순히 좌절만 하기보다는 나만의 색깔과 내공을 단단히 쌓는 시간으로 만들어야 한다.


내 ‘절망의 계곡’이 언제까지 지속될지는 알 수 없다. 어쩌면 2025년 내내 이 계곡에서 헤매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래도 나를 믿으며 글을 통해 나를 표현할 수 있는 키워드를 쌓는 시간으로 활용하려 한다.


이 글을 읽는 분들 중에도 ‘절망의 계곡’을 지나고 있는 분들이 있을 것이다. 가파른 내리막길에서 슬럼프에 빠진 분들이 있다면, 미리 이 계곡을 겪었고 지금도 겪고 있는 사람으로서 위로와 격려를 전한다. ‘절망의 계곡’에서의 시간을 잘 활용한다면, 누구도 표현할 수 없는 자신만의 선명한 색깔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더 많은 인사이트 구경가기 : 브루스의 브런치스토리

허보람(브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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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보람(브루스)

홍보대행사에서 근무 중입니다. 콘텐츠의 핵심은 스토리에 있다 생각하고 여러가지 방향의 글을 쓰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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