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 디자이너의 케이스 스터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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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UI/UX 독서 스터디를 진행했다고 글(링크 참고)을 쓴 적이 있었다. 이 글은 그 글에 이어서 2차 스터디를 한 기록이다.


1차로 독서 스터디를 한 지 정말 오랜 시간이 지났다. 해를 넘기기까지 했으니 말이다. 그 말은 이 2차 스터디는 정말 오랜 시간 동안 진행되었다는 얘기다. 이제 케이스 스터디를 어느 정도 마무리하고 회고를 앞둔 상황이라, 나 스스로도 이 케이스 스터디를 진행하면서 어땠는지 돌아보기 위해서 글을 써본다.


단순해서 더 하기 애매한 케이스 스터디

케이스 스터디라는 말은 다들 들어봤을 것이다. 케이스 스터디는 경쟁사, 타 서비스에서 좋은 사례를 찾아서 이를 연구하고 공부하는 것이다. 가볍게는 래퍼런스 찾기 또는 다른 디자인 리서치 등으로 진행할 수도 있다. 케이스 스터디는 업무 시작 전에 단순하게 우리가 다른 서비스에서 벤치마킹을 하는 것처럼 우리 업무 과정에 포함되어 있기도 하다.


사실 그래서 [좋은 사례를 찾아서 공부하는 방식]을 [스터디]라고 이름 짓기 애매할 수도 있다. 뭔가 다들 스터디한다고 하면, 뭔가 굉장히 거창한 것을 배워야 할 것 같은… 그런 부담감이 있다고 할까. 하지만 이때 당시 우리는 책으로 익혔던 UI/UX 법칙들이 실제로 마케팅 디자인 구좌에서 적용되고 있는지 라이브 되고 있는 앱 사례를 확인해서 배운 지식을 응용해야 했다. 무엇보다도, 이전의 스터디처럼 우리의 역량을 키울 수 있는 강의나 기존 스터디 방식을 찾는 것이 제일 어려운 게 컸다.


그래서 나는 2차 스터디로 [케이스 스터디]를 진행했다. 적어도 혼자서 진행하는 것보다는 여러 명이서 스터디를 진행하면서 다른 서비스의 마케팅 디자인이 어땠는지, 우리가 공부했던 UI/UX 법칙은 잘 적용되고 있는지 확인하는 게 더 나아 보였다.


이번 스터디의 목적은 아래 2가지였다.

– 1차 독서 스터디에서 배웠던 것을 토대로 실제로 라이브 되는 마케팅 디자인에 해당 법칙이 잘 적용되는지 확인해 보기
– 다른 서비스의 마케팅 디자인을 함께 보면서 어느 부분이 좋고 어느 부분이 안 좋은지 얘기해 보기


그리고 나만의 목적이 하나 더 있었다. 이 케이스 스터디가 흐지부지 되지 않고 잘 마무리되기, 그리고 이 케이스 스터디 방식을 잘 정립해 보기…



마케팅 디자인에서 케이스 스터디의 중요성

케이스 스터디를 어떻게 진행할지 고민할 때, 우리가 이 스터디를 진행하는 목적을 절대 잊지 않으려 했다. 그리고 함께 스터디하는 디자이너들이 이 스터디를 통해서 확실하게 얻는 게 있게끔 커리큘럼을 만들려고 했다. 이번 스터디는 긴 시간 동안 진행될 듯해서 여유롭게 진행되었다. 일 때문에 다들 바쁠 테니까 스터디를 강제하고 싶지 않았고, 일정은 언제든지 유동성 있게 바뀌기도 했지만 2주에 1번씩 진행되었다. 하나의 서비스를 골라서, 그 서비스에서 진행되는 마케팅 디자인을 탐색하고 좋은 점/나쁜 점을 적어오는 것. 그리고 여기에 더해서 UI/UX 경험도 보기 위해서 앱 전반을 사용한 후기도 적어오게 했다.


위의 양식을 만들어서 배포하고, 처음 스터디를 진행했을 때 다들 너무 열심히 적어주었다.(감동…) 이때 스터디를 3명으로 시작했는데, 3명 모두 느낀 점을 길게 써줘서 시간이 부족할 정도였다. 그리고 다들 해당 서비스 회원 등급이나 사용 패턴, 소비 패턴, 상황 등이 달라서 느낀 점들도 제각각이었다. “나는 이 부분이 좋다 생각했는데 다른 사람들은 불편하다고 생각하는구나” 같은 부분을 많이 발견해서 재밌게 진행했다.


첫 스터디 타임 이후, 이 케이스 스터디가 정말 디자이너들에게 도움이 되겠다는 자신감이 붙었다. 서비스별로 마케팅 디자인에 어떤 역할을 원하는지도 함께 의논할 수 있었고, 다른 서비스의 이벤트 페이지들을 보면서 우리가 만드는 디자인에 어떤 것이 부족하는지도 함께 파악할 수 있었다. 실제로 업무를 진행할 때에 케이스 스터디에서 찾아낸 좋은 점/나쁜 점을 보고 참고한 디자이너도 있었다.


이후에 이 스터디를 참관한 이후에 다른 디자이너들도 참가하고 싶다는 의사를 보여서 점점 인원이 많아지기도 했다. 그만큼 시간이 늘어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조사하는 이벤트(마케팅 디자인) 개수를 3개로 정하고, 대신 앱 경험은 그대로 유지했다. 좋은 점/나쁜 점/배웠으면 하는 점 개수도 지정해서 시간이 늘어지는 것을 방지하려 했다.


그렇게 총 10개의 서비스로 케이스 스터디를 진행했으며, 이다음에는 우리가 그동안 진행해 왔던 스터디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지기로 했다. 아마 그때가 마지막 스터디 시간일 듯 하지만, 적어도 함께 공부한 디자이너들이 얻은 것이 많았으면 좋겠다. 나는 확실히 얻은 게 많았다고 얘기할 수 있다. 스터디를 통해서 다른 서비스를 더 깊게 들여다볼 수도 있었지만, 앞으로 함께 일하는 디자이너들이 부족함을 느낄 때 어떻게 공부하면서 채워줄지 방식을 배운 순간이었다.


앱 프로덕트도 마찬가지이지만, 마케팅 디자인도 실제로 써보고 안 써보고의 차이가 크다. 사용자의 관점으로 직접 써 보고 어느 부분이 좋고 어느 부분이 불편한지 경험하는 것이 일하는 데에 큰 도움이 된다. 결국 나를 위한 디자인이 아니라, [사용자를 위한 디자인]이기 때문에 내가 [사용자]가 되어 케이스 스터디를 한 경험은 내가 일하는 데에 좋은 양분이 된다.


케이스 스터디는 다른 스터디에 비해 쉬운 편이라서 오히려 진중하게 진행하기 힘들 수도 있다. 근데 이번 시간을 통해서 이 케이스 스터디도 얼마든지 그룹 스터디로 진행…. 아니, 오히려 그룹 스터디로 진행하면 더 얻을게 많다고 얘기할 수 있다. 만약 사내 또는 그룹으로 케이스 스터디를 고민하는 분들이 있다면 이 글이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HYO의 더 많은 글이 궁금하다면? 👉 https://brunch.co.kr/@designerhy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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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터와 제일 가까이서, 제일 오래 함께 일한 디자이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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