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캐피털 a16z의 팟캐스트에 출연한 릭 루빈은 ‘vibe coding’이라는 개념을 꺼내며, 이를 펑크 록과 힙합에 비유했습니다. 핵심은 단순합니다. 누구나 도구에 접근할 수 있고, 기술이 부족해도 자기 이야기를 표현할 수 있는 환경. 그리고 그런 환경에서 강조되는 건 태도가 실력이라는 점입니다.
펑크는 기타 코드 몇 개만 알면 무대에 설 수 있었고, 힙합은 턴테이블과 샘플러만 있어도 록스타가 될 수 있었습니다. 대가에게 사사 받거나 자격증이 필요하지 않았습니다. 규칙을 배워야 하는 게 아니라, 말하고 싶은 이야기가 먼저였습니다.
vibe coding도 그렇습니다. AI나 다양한 툴들이 초단위로 발달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기술이 아니라, 감각과 판단, 그리고 실행입니다.
릭 루빈은 말합니다. “전문가가 아니어도, 할 말이 있다면 시작하면 됩니다.”
이 대화를 이끌어낸 팟캐스트는 실리콘밸리의 대표적인 벤처캐피털 a16z가 운영하는 콘텐츠 채널에서 진행되었다. a16z는 단순한 투자사에 그치지 않고, 기술과 스타트업에 대한 통찰을 다양한 미디어 콘텐츠로 풀어내는 것으로 유명하다. 특히 창업자 중 한 명인 마크 안드레센은 웹 브라우저 넷스케이프의 개발자로, 테크 업계 내부자의 시각과 영향력을 바탕으로 새로운 담론을 자주 만들어낸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릭 루빈이 전한 창작의 본질은 단순한 예술가의 인터뷰가 아니라, 기술과 창의의 접점을 고민하는 투자 생태계 내에서도 의미 있게 받아들여진다.
a16z의 포트폴리오
마케터에게도 유효하다
지금은 누구나 브랜드(라고 생각하는 것)를 만들고, 뉴스레터를 발행하고, 비즈니스를 시작할 수 있는 시대입니다. 중요한 건 얼마나 잘 다듬었느냐보다, 지금 말해야 할 무언가가 있느냐는 것입니다.
마케팅은 큰 전략이나 정교한 실행이기도 하지만, 그 이전에 표현하려는 의지가 필요합니다. AI든 어떤 툴이든, 그것은 펑크 시대의 기타나 힙합의 턴테이블처럼 누구나 가질 수 있는 도구입니다.
하지만 기타와 코드 몇 개를 익혔다고 해서 모든 사람이 밴드를 만드는 것은 아닙니다. 모든 사람이 음악가가 되지는 않습니다. 결국 차이를 만드는 건 감각, 태도, 그리고 용기입니다.
릭 루빈은 전설적인 음악 프로듀서다. 힙합의 대중화를 이끈 Def Jam 레코드를 공동 창립했고, 메탈리카, 레드 핫 칠리 페퍼스, 에미넴, 조니 캐시 등 장르를 가리지 않고 수많은 아티스트의 음반을 제작해왔다. 기술적 연주나 이론보다는 아티스트가 본질적으로 전하고자 하는 감정과 에너지, 정직한 표현을 이끌어내는 프로듀싱 방식으로 유명하다. 창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감각’이라는 그의 철학은 음악을 넘어 다양한 분야에 영향을 주고 있다.
릭 루빈 밈
릭 루빈의 창조론이 던지는 질문
『창조적 행위』에서 릭 루빈은 창작은 기술이 아니라 감각에서 시작된다고 말합니다. 마케터에게 이 말은 곧, 수치와 트렌드 이전에 ‘나는(우리 브랜드는, 비즈니스는) 지금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은가’라는 질문으로 연결됩니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건 정답이 있는 문제가 아니라, 브랜드(제품, 사업)의 본질과 그것을 알리기 위한 새로운 방법을 더 먼저, 더 많이 시작하는 일일지도 모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