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좋아하는 일”을 해야 한다고 하는 데,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 지를 어떻게 알 수 있을까요. 운 좋게도 처음 시작한 일이 좋아하는 일이 될 수도 있겠지만 대게는 그러한 경우가 없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내가 좋아할 것이라고 생각하여 시작한 일도 내가 생각한 이상과 현실은 다르기 마련입니다. 내가 좋아하는 일을 찾는다는 것은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해야 해.”라는 말을 많이 들어서인지 가볍게 뱉을 수 있는 말일지 모르지만, 좋아하는 일을 찾아가는 과정이란 결코 가볍지만은 않는 것 같습니다.

좋아하는 일을 어떻게 찾아갈 수 있을까요? 대게는 내가 무엇에 먼저 관심이 있고, 흥미를 느끼는 지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을 합니다. 하지만 “좋아함”이라는 감정은 언제든 바뀔 수 있는 사람의 욕망이기 때문인지 몰라도 좋아해서 시작하였지만 어떤 사건 앞에서 정말 내가 좋아하는 것이 맞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나보다 더 좋아하는 사람을 만나게 되면 과연 내가 이걸 좋아하는 것이 맞을까 하는 회의감 속에 빠지기도 합니다.

그래서 저는 “좋아하는 일”이란 “일”이라는 카테고리 속에서 “좋아하지 않는 일”을 뺀 나머지로 정의하고 싶습니다. 인간은 호불호 속에서 호는 쉽게 바뀌는 속성을 가지지만, 불호는 견고한 특징을 가지고 있는데,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어떠한 선택을 할 때, 불호를 제외한 선택을 하게 됩니다. 예를 들자면, 우리가 음식 메뉴를 정할 때, “나는 ㅇㅇ아니면 다 좋아!”라고 말하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일단 무언가를 빼고 나면, 선택을 할 수 있는 폭이 만들어지고 우리는 그 속에서 결정을 하면 됩니다. “좋아하는 일”을 찾는 과정도 같은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 지를 정하고 찾기 시작하면, 하나의 정답을 찾는 데 길들여진 우리는 하나의 직업을 찾기 일쑤입니다. 그러기보다는 내가 무엇을 좋아하지 않는 지를 다양한 경험 속에서 발견하고, 그걸 제외시켜 나가는 과정도 “좋아하는 일”을 찾아가는 과정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일종의 “소거법”이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