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 군인이 CJ에게 던진 출사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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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취업하고 싶은데… 어떡해야 할까요? 쎈 무기 없나요?
맨날 영화, 드라마 보는데 이게 저한테 나중에 도움이 될까요?

오늘은 2가지 비밀 무기를 꺼내봅니다.

취업을 꿈꾸고 새로운 일을 그리는 분들에게는 동기부여라는 무기를, 영화나 드라마를 좋아하는 분들은 콘텐츠 보는 루틴을 무기로 만드는 법을, 각각 담아가시기 바랍니다.

이 이야기는 시골 군인이 CJ에 출사표를 던져 그곳에 가려는 여정에 대해 담아봅니다. 그리고 1300개의 콘텐츠를 쌓아가는 힘에 대해서도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그럼 가보실까요?


콘텐츠 미숙아가 만든 미디어 커리어

저의 첫 커리어의 시작은 미디어였습니다. 영화 회사로 입사해서, 이어서 방송 분야로 가게 되었죠. 그리고 이어서 애니메이션과 영화 속 캐릭터 관련된 일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들의 공통점은 ‘콘텐츠’를 기반으로 한 산업이라는 것입니다. 그렇게 콘텐츠 산업이 제 커리어의 기반이 되었습니다. 이제는 어딜 가더라도  미디어와 콘텐츠 관련된 인사이트를 가지고 부족함 없이 싸우고 휘두를 수 있게 되었죠. 누구와 콘텐츠 이야기를 하더라도 어느 정도 맞출 수 있고요. 그건 제가 특별해서라기보다 10년이 넘는 업력이 만든 숙성의 힘인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일을 시작할 때 처음부터 지금과 같았을까요? 취업하기 이전을 기억하면 콘텐츠에 대해 깊이감이나 인사이트 하나 없는 레벨 제로의 미숙아였습니다. 심지어 첫 취업을 준비할 때는 시골에서 복무 중인 군인이었습니다. 어떻게 시작해서 하나씩 레벨을 쌓고 키울 수 있었을까? 어떤 과정을 통해 콘텐츠 미숙아가 콘텐츠를 업으로 하는 커리어를 시작하게 된 걸까요?  


반복과 누적을 15년 간 쌓았더니 생긴 일

영화 ‘올드보이’를 보면 영화 속 오대수(최민식 분)가 15년 간 군만두만 먹게 되죠. 그리고 말합니다. 군만두를 지겹도록 먹었다고. 저 역시 같은 15년에 걸쳐 콘텐츠를 먹었습니다.무려 1300개가 넘는 콘텐츠를요. 콘텐츠를 먹는다는 게 무슨 말일까요? 여기에는 콘텐츠를 매년 100개씩 먹는 제 개인의 프로젝트가 있었습니다. 왜 이런 개인의 프로젝트를 하게 된 걸까요? 이걸 15년 간 지속하는 동안 어떤 일이 일어났을까요? 

출처 : 올드보이


시골에서 만드는 ‘사골감성’ 프로젝트

때는 2009년, 취업 시장에 나서기 1년 전 저는 군대에 있었습니다.

군생활을 하고 있었고, 전역을 하면 바로 사회생활을 시작해야 했습니다. 그런데 당시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치면서 경제와 취업시장이 모두 얼어붙은 분위기였습니다. 제가 가고 싶어 하는 미디어 분야로 가야 하는지, 장교 생활을 우대해 주는 유통사 쪽으로 가야 할지 고민을 하였습니다. 전자는 거의 뽑지 않는 분위기였고 그나마 후자가 기회가 있었습니다. 당연히 대부분의 동기들은 유통 쪽을 갔죠. 잘 열려있는 길이었으니까요. 내적 고민 끝에 내린 결론은 일단 문이 좁더라도 원하는 분야, 미디어 쪽으로 가자는 것이었습니다. 꿈은 크게 가지라고, 가장 큰 미디어 회사를 마음에 담습니다. 시골군인의 패기였을까요.

그런데 대학생 때부터 군생활을 준비하고, 복무를 하는 기간 동안 세상의 감각, 미디어 트렌드와 많이 멀어져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대로 서류는 합격할 수 있을까? 면접을 보면 제대로 이야기나 할 수 있을까? 아니 그보다는, 내가 콘텐츠에 대해 꺼낼 이야기가 있을까? 캄캄한 어둠에 사로잡혔습니다. 솔직히 자신이 없었습니다. 시골에서 지낸 몇 년의 시간 동안 세상과 생긴 거리감을 좁혀가야 했습니다. 그리고 생각하다가, 하나의 결심을 합니다. 

‘미디어 업계에 가려는 거지? 그럼 콘텐츠에 대해 많이 알고 이야기할 수 있어야겠지? 그런데 지금은 어디 가서 제대로 이야기할 수 있는 레벨일까? 아니야. 먼저 레벨업을 하자. 콘텐츠를 쌓자. 남은 1년의 시간 동안. 1년에 한 100개는 되야겠지?’ 

그렇게 100개의 콘텐츠를 먹고 ‘사골’처럼 우려내자. 콘텐츠를 축적하고 나만의 ‘감성’과 ‘인사이트’를 키워 일의 기회를 만들자는 계획으로 개인의 프로젝트를 시작했습니다. 줄여서 ‘사골감성 100개 먹기 프로젝트‘ 였죠. (진짜 이름이 이렇습니다. 지금도 이 이름이고요)

매달, 매주 콘텐츠를 먹다

한 가지만 파서는 사골이 깊어질 것 같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예능, 영화, 드라마뿐 아니라 책과 오프라인 콘텐츠까지 1년 100개를 채우기 위해 한 달 평균 8개의 콘텐츠를 먹어야 했습니다. 콘텐츠를 먹는다는 게 뭘까요? 그냥 재미로 보면 기억에서 휘발되고 사라집니다. 그런데 그걸 기록하고 남기고, 한 줄이라도 담아 놓으면 내 것으로 남습니다. 그게 콘텐츠를 소비하냐, 콘텐츠를 먹느냐의 차이죠. 먹는 콘텐츠는 시간이 지나도 남습니다.

그래서 먹은 콘텐츠를 하나하나 기록하기 시작합니다. 초반에는 열정을 다해 목표를 넘는 월 15개를 채웁니다. 바쁜 시기에는 적게, 여유 있을 때는 더 많이 그렇게 한달 한달을 채워갑니다. 그렇게 몇 달을 보내고 지난 쌓인 콘텐츠를 보면서 이번에는 장르를 다양하게 만듭니다. 영화가 많았다면, 책을 좀 더 채우고, 자기계발서 비중이 높았다면 의도적으로 소설과 시를 더 찾았죠. 그 과정에서 인상 깊었던 작품은 긴 글로 담기도 합니다. 그렇게 1년을 채우고 100개가 넘는 콘텐츠를 먹게 됩니다. 

콘텐츠가 몸에 쌓이고, 근육이 되어 조금씩 단단해져 가는 것이 느껴졌습니다. 이야기를 해도 다양한 것들을 말할 수 있었고, 누군가와 영화나 책 드라마 예능 어떤 이야기를 나눠도 잘할 수 있는 자신감이 붙었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출격을 합니다. 미디어 업계에서 가장 큰 회사, 그곳에 출사표를 던집니다. 그리고 입사지원서에는 이렇게 담죠.

1년간 100개의 콘텐츠를 먹고 사골로 만든 남자

벌써 어떻게 출사표를 담았을지 스토리가 느껴지시죠?

그렇게 제가 쌓은 사골로 만든 스토리를 담아 입사지원서를 채워갑니다. 어떻게 되었을까요? 운이 좋게도 회사에서 뽑는 단 한 명의 자리에 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지나고 나서 들어보니 그 자리에 1600명의 지원자가 있었다고 하더군요. 수 차례 진행한 면접의 과정까지 지난 1년 간 쌓은 사골 100개는 더없이 강력한 무기가 될 수 있었습니다. 이야기를 할 때, 토론을 할 때, 발표를 할 때 모두에 걸쳐서요. 마치 ‘올드보이’의 오대수가 골방을 나와 장도리를 무기로 싸웠던 것처럼요.

1년 전의 시골 군인과 1년 후의 출사표를 꺼낸 지원자는 다른 사람이었습니다. 여기서 무기는 1년 간 먹은 100개의 콘텐츠였었죠. 그곳에 합격한 다른 계열사에 온 분들과 대화를 나눌 기회가 있었습니다. 모두 모의면접부터 현직자들과의 대화, 스터디 등 다양한 과정을 거쳤더군요. 저는 함께 먹고 자던 군대 동기 앞에서 몇 마디 했던 게 전부였던 것 같습니다. 생각해 보면 아찔합니다. 만약 그때 1년에 100개의 콘텐츠 먹기를 안 했으면 커리어의 시작이 달랐을지도 모릅니다.

출처 : 올드보이

반복과 누적의 무기

그렇게 목표한 대로 취업에 성공하고 끝난 프로젝트였으면 여기에 담지 못했을 것 같습니다. 콘텐츠 먹는 습관은 어느새 몸에 밴 일상이 되었고, 콘텐츠 기록 쌓기에 재미가 더해져 이후에도 계속됩니다. 첫 번째로 100개의 콘텐츠를 먹고 생긴 일에 대해 담아봤습니다. 그리고 현재까지 이어오다 보니 어느새 15년을 맞이하게 되었고 1300개 가까이 되었습니다. 그동안 콘텐츠를 먹으며 생긴 놀라운 일들, 거기서 쌓게 된 무기의 노하우에 대해 이후에 하나씩 담아 오겠습니다.

이 시리즈를 통해 말씀드리고 싶은 것의 핵심은 이겁니다.

‘반복과 누적의 무서운 힘’에 대하여. 


오대수 VS 초인의 15년

‘올드보이’ 영화 속 오대수는 말합니다. 정말 지겹도록 군만두를 먹었다고. 하지만 저는 정말 맛있게 먹었습니다. 먹으면 먹을수록 깊이감이 깊어지고, 먹는 경험이 쌓일수록 더 먹을 줄 알게 되더라고요. 콘텐츠 먹는 ‘반복과 누적의 힘’을 오늘부터 만들어 보시면 어떨까요? 시간이 지나서 큰 취향의 무기가, 대화의 무기가 되어 있을지도 모릅니다.

무기의 비밀 : 반복과 누적의 힘은 가장 강력한 무기를 만든다.

반복과 누적의 실천

(취업을 위한 분) 나만의 스토리를 만들려면 반복과 누적이 필요하구나. 꼭 가고 싶은 회사가 있는데, 거기 가기 위해 매일 ㅇㅇ을 해볼까?

(콘텐츠 애호가) 콘텐츠를 보고 나서 기록하고 담는 게 중요하구나. 이제부터는 계속 기록하고 내 생각을 담아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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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터가 꺼내는 흉기 같은 무기책이 2024년에 찾아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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