럭키 드로우

선택의 기로에서 계획보다 기회를 좇아라.
2022-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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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을 시작하기 전에 ]

인생을 되돌아볼 때 어떤 결정을 내린 후 일이 잘못된 것에 대한 후회보다 하지 않은 것에 대한 후회가 더 크게 남는다고 한다.

그 이유는 어떤 일을 결정 한 뒤에 잘못된 결과가 나왔더라고 할지언정 최소한 어떤 식의 결과물이 나오게 된다면 그것을 거름 삼아 다음에는 동일한 실수를 반복하지 않을 수 있다. 

그리고 계속되는 선택의 순간에서 우리는 자연스럽게 더 큰 성장을 할 수 있게 된다. 하지만 어떤 선택도 하지 않는다면 우리의 인생은 아쉬움과 후회로 가득 차게 될 것이다.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그것을 조금이라고 해보는 것이 바람직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우리는 왜 그런 결정을 쉽게 하지 못하는 것일까? 아마 현재의 계획이 새로운 기회를 선택하는 것을 망설이게 하는 것이다. 

이를 두고 기회비용이라는 말을 하기도 하는데 이는 어떤 선택을 했을 때에 반대급부로 다른 것을 하지 못하는 것을 말한다. 

우리의 인생은 계속된 선택의 연속이고 앞에서 말한 기회비용이 항상 포함되게 된다. 부자와 빈자 모두에게 선택의 순간과 기회비용이 발생되게 된다. 

부자의 경우에 기회비용은 돈보다는 시간이라는 개념이 더 크게 작용하게 될 것이다. 한 가지 일을 선택하게 되면 다른 한 가지의 일을 하지 못하게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에 빈자의 경우는 자신이 가진 리소스를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서 항상 최선을 선택을 해야 하는 기회비용을 고려해야 한다.

이처럼 우리는 어떤 형태로든 어떤 식으로든 선택을 해야 하고 기회비용을 효과적으로 만들기 위해서 노력해야 한다.

그럴 때에 좀 더 현명한 선택을 하고 무엇보다 어떤 식으로든 선택을 할 수 있게끔 도와주는 내용들을 알게 된다면 인생에서 많은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럼 어떤 내용이 담겨 있는지 한 번 알아보도록 하자.


Ⅰ. 시급 10달러를 받고 일을 시작하다. 

“저는 경력은 없지만 디자인 하나는 정말 잘할 자신이 있어요.”라는  이력서를 돌린 지 얼마 되지 않아 한 회사로부터 역락을 받아 면접을 보러 갔다. 책상 4개 정도가 들어가는 10평 남짓한 작은 사무실이었다. 

나는 구인광고에 나와 있던 시급보다 2.5달러나 낮춘 시급 10달러로 나를 한 달 만이라도 써볼 것을 제안했다. 그리고 내가 괜찮으면 계속 써달라고 이야기했다. 어떻게든 미국에서 살아남고 싶었던 내게 다른 방법은 없었다. 

그렇게 나는 잡다한 심부름을 하던 인턴에서 직원 3명의 자그마한 문구 회사의 디자이너로 일을 시작하게 되었다. 

회사와 계약된 것보다 더 많은 일을 자발적으로 하게 되었고 시급 10달러를 받으면서도 대체 어떻게 이토록 열심히 일할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열심히 일을 했다. 아마 회사가 내게 큰 기대를 갖지 않았기 때문에 오히려 부담 없이 다양한 일을 맡아 도전해볼 수 있었던 것 같다.

게다가 나를 포함한 다른 동료들도 모두 경력 없는 신입이었고 모든 일이 처음인 우리는 너나없이 서로의 일을 도왔다. 내가 디자이너였음에도 회사의 인스타그램 계정을 관리하고 마케팅까지 병행했던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이 시절 겁 없이 시도한 다양한 경험이 나중에 내가 하는 일들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당시엔 전혀 알지 못했다.


Ⅱ. 겸손하면 나만 바보가 되더라. 

어릴 적부터 어른들에게 들어온 말이 있다. 사람은 겸손해야 한다. 나는 어른들의 말을 잘 듣는 착한 아이였고 어른이 되어서도 언제나 겸손하게 행동하려고 노력했다. 

앤드류는 감각이 뛰어난 디자이너야. 아니에요. 아직 많이 부족한 걸요. 

앤드류는 일처리가 정말 빨라. 아니에요. 팀원들이 많이 도와줬어요. 

하지만 미국에서 이런 겸손한 태도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았다. 사람들은 늘 남에게 양보하고 스스로의 가치를 낮춰 말하는 나를 자신감이 없고 자기 밥그릇을 챙기지 못하는 바보로 여겼다.

직원 3명으로 시작한 회사가 점점 성장하면서 새로운 직원들이 들어왔다. 매사 당당하고 적극적인 후배들 사이에서 나의 겸손한 태도는 더욱 두드려져 보였을 것이다. 

이제 막 대학교를 졸업하고 사회에 나온 신입 디자이너였음에도 그들은 자신의 디자인과 아이디어를 적극적으로 어필하고 주장했다. 

전시회에서 본 아이가 성장하면 이렇게 되겠구나 동료나 후배들의 그런 모습을 처음 봤을 때, 한국에서 나고 자란 나는 경험도 실력도 없는 신입이 참 뻔뻔하게 말만 잘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 나라에서는 그런 당찬 자세가 디폴트 값이었다.

그동안 내가 보여줬던 겸손한 태도와 말, 행동이 사장님과 동료들에게는 얼마나 자신감이 없고 무능하게 비쳤을지 생각하니 머리가 아찔할 지경이었다. 이대로 있다가는 정말 내 입지가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위기감마저 느꼈다. 

그리고 실제로 그런 일이 일어났다. 내가 입사한 지 1년 만에 겨우 가본 뉴욕 출장을 들어온 지 1개월도 되지 않은 디자이너가 가게 된 것이다. 

그것도 나를 대신해서 말이다. 내게 보조 디자이너를 뽑아주겠다고 했던 사장님에게 뒤통수를 맞은 것 같았다.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인다라는 속담이 있다. 맞는 말이다. 벼가 익어야지 고개를 숙이는 것이다. 아직 자라지도 않은 사람이 고개를 숙이고 있으면 다른 벼들에게 짓밟힐 뿐이다. 

나는 그걸 첫 번째 회사와 두 번째 회사에서 뼈저리게 느꼈다. 내가 나를 내세우지 않으면 아무도 나를 대우해주지 않는다. 

성장하고 싶다면 겸손에 대한 집착부터 버려야 한다. 겸손은 진짜 높은 자리에 올랐을 때 빛을 발한다. 어쩌면 우리는 겸손하면 바보가 되는 시대에 살고 있는지도 모른다.


Ⅲ. 계획보다는 기회를 좇기로 했어

20대를 지나며 뼈저리게 경험한 것이 하나 있다. 계획대로 되는 일은 거의 없다는 것이다. 나는 필리핀에서 첫 해외 생활을 시작했다. 한국을 떠날 때만 해도 필리핀에서 3개월간 어학연수를 마친 뒤 호주 워킹홀리데이 비자로 시드니에 머물며 영어 공부를 하다 한국에 돌아가는 계획을 세우고 있었다. 

하지만 필리핀에서 친해진 어학원 매니저 누나의 권유로 학원에서 사무 보조 아르바이트를 하며 필리핀에 2개월 더 머무르게 되었고, 결국 미리 등록해놨던 호주 시드니의 영어 학원을 취소하고 호주에 입국해 바로 일을 시작했다. 

그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시드니의 반대편에 있는 퍼스라는 도시로 가서 나머지 시간을 보냈다. 호주에서 원래 1년만 머무르다가 한국에 돌아갈 예정이었으나 어머니의 사업 준비를 돕고자 이번엔 말레이시아로 가게 되었고, 결국 2년이 지나서야 나의 길고 긴 어학연수가 끝이 났다. 

귀국한 뒤에는 다니던 대학에 복학해 국내 취업을 준비했지만 어느 날 우연히 미국 인턴십 프로그램 포스터를 발견하곤 막바지에 지원서를 제출해 덜컥 합격해버렸다. 

이처럼 아무런 계획 없이 떠나고 시도했더니 원래 계획이었던 3개월이 아닌 5년이 지나고 나서야 한국에 돌아오게 되었다. 

나는 선택의 기로에 설 때마다 늘 계획이 아닌 기회를 따라갔다. 

결말이 어떻게 될지는 전혀 몰랐다. 필리핀에 더 머무르는 기회, 어학원보다 현지 레스토랑에서 일을 해보는 기회, 퍼스라는 새로운 도시에서 살아보는 기회, 말레이시아에서 다양한 문화를 경험하는 기회, 미국에서 일을 해보는 기회, 내가 어디까지 갈 수 있을지 모른 채 그저 내 앞에 놓인 기회를 좇았다. 


Ⅳ. 저는 명함 없이 일합니다. 

저는 S그룹에 다녀요. IT 계열에서 일해요. 저는 XX 기업에서 일해요. 

자신이 속한 회사나 분야를 대답하는 식이다. 내 대답도 마찬가지였다. 

미국 스타트업에서 그래픽 디자이너로 일해요. 비록 방 한 칸을 빌려 하루 벌어 하루 먹고사는 처지였지만 미국 스타트업 브랜드 시니어 디자이너 등 나를 최대한 멋지게 수식할 단어들을 사용했다. 

하지만 지나고 보니 그것들은 모두 빛 좋은 개살구였다. 미국에서 어이없게 직장을 잃고 난 뒤, 집에 갖고 온 박스 안에서 내가 쓰던 명함을 발견했을 때 나는 다짐했다. 

더 이상 그 개살구 같은 것들에 자부심을 느끼거나 사람들의 시선에 얽매여 살지 않기로. 

코로나 19로 미국과 유럽 주요국에서 1년도 안 되는 기간 동안 수천만 명의 사람이 일자리를 잃었으며, 유례없는 실업난과 취업난이 끝도 없이 이어지고 있다. 

지금 내 주변의 20대, 30대들은 나는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하나?라는 고민을 시작했다. 

생각해보면 우리는 그동안 직에만 너무 집착했던 것인지도 모른다. 어떤 일을 하는지보다 얼마나 많은 연봉을 주는지, 얼마나 유명하고 규모가 있는 회사인지가 더 중요했다. 

하지만 한 치 앞도 내다보기 어려운 시대에 이게 다 무슨 소용이란 말인가? 내일 당장 잘려도 이상하지 않은 시대에 말이다.


[ 글을 마치며 ]

자신이 겪은 경험을 기반으로 어떤 교훈을 얻었고 앞으로의 삶에서는 어떤 자세로 살아가야 하는지를 담고 있어서 배울 점이 매우 많았다. 

그중에서 두 가지를 꼭 오랜 시간 동안 기억해야 할 것 같아 다시 정리하고자 하는데 그 두 가지 중 첫 번째는 익은 벼가 고개를 숙인다는 것과 두 번째는 명함 없이 일을 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각각을 살펴보자. 

익은 벼가 고개를 숙인다는 것은 실력이 없는 상태에서 마냥 겸손하기만 한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말로 이해를 해 보고 싶다. 

실력이 없고 경험이 없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어떤 일이든지 누군가가 일에 익숙하기 위해서는 최소한의 시간이 필요하고 그 적응 시간을 줄이는 것이 경쟁력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반복되는 일련의 과정, 즉 도전을 통해서 경험을 쌓고 발전해 나가는 것이 우리의 인생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우리가 어떤 겸손의 자세로만 인생의 첫발을 내딛는다면 자신감이 부족해 보이는 것은 일견 당연한 일이다. 

어떤 일이든지 전문가가 되기 위해서는 절대적으로 필요한 시간이 있는데 그 시간을 보내지 못했다고 해서 자신이 준비되지 못했다고 해서 기회들을 모두 지나쳐 버리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보인다.  

이 책에서는 좀 더 강한 의도로서 설명했지만 기본적으로 생각해볼 때에 겸손은 실력이 쌓인 뒤에 하라는 말은 자신의 실력이 되지 못한 상태에서도 적극적으로 도전하는 자세를 가지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내용도 포함하는 것이라 생각이 든다. 

두 번째 명함 없이 일을 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을 말해보고 싶다. 

자신을 소개할 때에 우리는 꽤 오랜 시간 다양한 접두사를 포함시켜왔다. 어떤 대학교, 어떤 고등학교, 어떤 중학교, 초등학교 아니 그 이전에는 조상님이 누구 신데 그분의 몇 대손인지를 말하는 훈련을 받기도 했다.

이런 교육의 영향인지 우리는 나이가 들어서도 자신을 소개할 때에 자신의 주변에 대해서 설명하는 습관이 들어가 있다. 

그것이 곧 자신을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수단이라 생각하고 그것을 기반으로 평가받기를 바라는 마음이 존재하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그런데 그 접두사를 없애버린다면 우리는 자신의 현실과 좀 더 적나라하게 마주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나라는 사람이 하는 일과 할 수 있는 일, 전문성을 가지고 있는 일이나, 특별한 경험을 하고 있는 일을 말할 수 있다면 우리는 명함 없이 일을 할 수 있는 단계로 나아가는 과정일 수 있다. 

앞으로의 시대는 이런 사람들의 시대가 될 것이라 생각이 든다. 기본적으로 평균 수명이 늘어나고 건강에 대한 관리가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지면서 현재 하고 있는 일을 은퇴할 때까지 지속해서 하는 경우가 잘 없게 될 가능성이 높다. 

이런 현실에 비추어 볼 때에 나라는 사람이 이름 석자만 놓고 보았을 때에도 충분히 설명이 되는 사람인지를 생각해 본다면 발전적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명함이 필요 없이 살아가는 사람이 될 수 있도록 어떻게 하면 그런 삶을 살 수 있는지 끊임없이 고민하고 노력하자. 

참고 도서 : 럭키 드로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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