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랏빛 소가 온다

지루하지 않은 것을 만들어 내야 한다.
2023-07-11

[ 글을 시작하기 전에 ]

광고가 아닌 리마커블 마케팅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여기에 마케팅의 미래가 달려 있다. 

전 세계 어디든, 어떤 제품이든, 아주 간단한 것에도 리마커블 한 것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 

그럼 어떤 것이 리마커블 한 것인지 어떻게 만들어야 하는지 알아보자. 


Ⅰ.  왜 퍼플 카우가 필요한가

대부분은 당신의 제품을 사지 못한다. 사람들은 돈이 없거나, 시간이 없거나, 당신의 제품을 원하지 않는다. 

잠재 고객이 충분한 돈이 없어 물건을 사지 못한다면, 당신은 시장 자체가 없는 것이다. 

잠재 고객이 시간이 없어 당신의 광고에 귀를 기울이지 못한다면, 당신은 투명 인간 취급 당한 것이다. 

만약 잠재 고객이 시간을 들여 광고를 들어주더라도 안 사겠다고 결정해 버린다면 더 나아가기가 힘들어진다. 

20년 전만 해도 이렇지 않았다. 그때 소비자들은 시간이 아주 많았고, 선택할 물건은 훨씬 적었다. 

돈을 써버릴 데가 그렇게 많지 않았기 때문에, 어떤 기업이 휴대전화 같이 혁신적인 제품을 시장에 내놓으면, 어떻게 해서든 그것을 살 방도를 찾았다. 

생산성이 매우 높았던 우리 경제는 사람들의 필요를 충족시키는 방법을 오래전에 터득했다. 

그러나 이제 상황은 달라졌고, 문제는 사람들이 욕구를 어떻게 충족시키냐에 귀결됐다. 

마케터는 소비자들이 더욱더 많은 걸 원하도록 유혹했고, 소비자는 유행에 뒤지지 않으려 최선을 다해 소비했다. 

당신의 제품을 살 수 있었을 사람들 중 대부분은 당신의 제품에 대해서 들으려 하지 않는다. 

너무나 많은 물건이 있기 때문에 매스 미디어를 통해 소비자들에게 다가가는 건 쉽지 않다. 

당신과 당신의 경쟁사가 기존의 시장 점유율을 유지하기 위해 돈을 펑펑 쓰고 있는 동안에도, 바쁜 소비자들은 스스로 원하지 않는 메시지는 무시한다. 

과거의 마케팅 법칙은 이제 통하지 않는다. 

과거의 법칙은 이랬다. 안전하고 평범한 제품을 만들고 이를 위대한 마케팅과 결합하라. 

새로운 법칙은 이렇다. 리마커블 한 제품을 창조하고 그런 제품을 열망하는 소수를 공략하라. 


Ⅱ. 퍼져나가는 아이디어가 승리한다. 

브랜드는 하나의 아이디어에 지나지 않는다. 퍼져나가는 아이디어가 그렇지 않은 아이디어보다 성공할 가능성이 크다. 

나는 이러한 아이디어를 아이디어 바이러스라고 부른다. 

스니저(입소문을 퍼뜨리는 사람)는 아이디어 바이러스의 핵심 유포자이다. 이들은 자기가 전문성을 가진 분야에서 새로운 제품이 나오면, 주변에 얘기해 주는 전문가다. 

스니저는 아이디어 바이러스를 촉발하고 지탱하는 사람이다. 이노베이터와 얼리어댑터가 당신의 제품을 가장 먼저 살지 모르지만 이 구매자들이 스니저가 아니라면 당신의 아이디어는 퍼져나가지 못한다. 

이들 중에는 자기만 새 아이디어를 활용하는 이기적인 사람도 있고, 신용이 없어서 아이디어를 유포하지 못하는 사람도 있다. 

두 경우 모두 아이디어 유포는 막다른 골목에 이르게 된다. 

모든 시장에는 스니저가 있다. 이들은 얼리 어댑터인 경우가 많지만 항상 그렇지는 않다. 스니저를 찾아내고 사로잡는 일이 아이디어 바이러스를 창조하는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첫걸음이다. 

그렇다면 퍼져나가는 아이디어는 어떻게 창조하는가? 모든 이를 위한 제품을 만들지 말라. 

그런 제품은 그 누구를 위한 것도 아니니까. 모든 이를 위한 제품은 이미 다 선점됐다. 그런 거대 시장의 상품이 너무 많고, 또 이미 만족할 만한 것이 있어 스니저의 흥미를 사로잡기란 어렵다. 

주류 시장으로 파고들려면 거대 시장이 아니라 틈새를 노려야 한다. 

주류 시장의 덩어리를 작은 조각으로 잘라내고, 이 작은 조각 시장에 적확하게 초점을 맞춰 당신이 파는 것에 실질적으로 반응할 수 있는 아이디어 바이러스를 생산해야 한다. 

이런 틈새시장의 얼리 어댑터야말로 당신의 말에 열성적으로 귀를 기울인다. 

그리고 이런 틈새시장의 스니저는 신나서 당신의 제품을 얘기하고 다닌다. 

무엇보다 반가운 것은, 이 시장은 비교적 작아서 스니저 몇 명만 있어도 아이디어 바이러스를 생산하기 위한 충분한 숫자의 소비자에게 도달할 수 있다는 점이다. 

당신이 능력도 있고 운도 좋다면, 그 혁신은 확산할 것이다. 

최초의 틈새시장을 지배하게 되면 그다음은 대중에게로 옮겨갈 것이다. 

허먼 밀러 이전에 사무용 의자는 보이지 않았다. 사무용 의자 구매 담당자들은 안전하게 쉬운 선택을 찾고 있었다. 

제조업체들은 구매자의 이야기를 주의 깊게 귀담아들였다가 안전하고 쉬운 답을 만들어냈다. 지루한 결과만 있는 지루한 시장이었다. 

허먼 밀러가 1994년 750달러짜리 에어론 의자를 발표했을 때, 이 회사는 대단한 위험을 무릅쓴 것이었다.

허먼 밀러는 다르게 생기고, 다르게 기능하며, 엄청나게 비싼 의자를 내놓았다. 

그것은 퍼플 카우였다. 허먼 밀러는 안전한 의자를 만드는 게 자기들이 할 수 있는 가장 위험한 일임을 알았고, 허먼 밀러가 옳았다. 

안전한 것은 위험하다. 


 Ⅲ. 리마커블의 반대말

리마커블의 반대말은 아주 좋다 Very Good이다. 

리마커블 한 아이디어는 그렇지 못한 아이디어보다 퍼져나갈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리마커블 한 물건을 만들어내는 용감한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왜 그럴까?

내가 볼 때는 사람들이 리마커블의 반대말이 나쁘다, 보통이다, 서툴게 만들어졌다고 생각해서인 것 같다. 

아주 좋은 무언가를 만들면, 사람들은 그것을 아이디어 바이러스가 될 만한 것으로 착각한다. 

하지만 내가 리마커블을 얘기할 때 결코 품질을 얘기하는 게 아니라는 점을 명심하라. 

비행기를 타고 목적지에 안전하게 도착했다면, 당신은 아무에게도 얘기하지 않을 것이다. 

그건 당연한 일이다. 리마커블 하다는 건, 믿기 어려울 정도로 형편없거나 서비스가 정말 기대하지 못한 것이어서 다른 사람에게 알려줄 필요가 있는 것이다. 

공장들은 품질 기준을 세워놓고 거기에 맞추려 노력한다. 그건 따분한 일이다. 아주 좋은 건 일상적인 일이고 따라서 별로 언급할 만한 가치가 없다. 

큐래드는 퍼플 카우를 개발했다. 캐릭터가 인쇄된 반창고를 만들어낸 것이다. 작은 반창고의 주 고객인 아이들이 캐릭터가 들어간 반창고에 푹 빠졌다. 

아이들의 가벼운 상처가 더 빨리 낫길 바라는 부모들도 마찬가지였다. 

캐릭터 반창고를 붙인 아이가 학교에 처음 나타났을 때, 다른 모든 아이들이 자기도 붙이고 싶다고 한 건 당연한 일이다. 

큐래드가 선두 기업으로부터 시장의 상당 부분을 빼앗아오는 데는 그다지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당신의 제품을 사람들의 수집품이 되도록 만들 수 있는가?


[ 글을 마치며 ]

안전한 것은 위험하다. 

이미 시장에서 사람들에게 많은 관심을 받고 이목을 끌고 좋은 성과를 내고 있는 제품들은 비슷비슷한 결과를 만들어낼 수밖에 없다. 

좀 더 좋은 것을 만들어내는 것은 기존의 변화에서 약간의 이점을 만들어내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이는 결국 가격 경쟁력 같은 전쟁에서 승리하기 어렵게 된다. 

결국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리마커블 한 것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 것이 무엇인가에 대한 고민을 해야 하는 것이다. 

익숙한 것들에서는 사람들의 관심을 갖기 힘들고 사람들의 관심을 갖게 된다고 해도 몇 번의 반복에 의해서 혹은 시장 내에 새로운 경쟁상대의 출현으로 인해서 기존의 지위를 갖기 힘들게 된다. 

그럴 때에 우리는 기존의 것들을 새롭게 재해석하고 새로운 가치를 불어넣을 수 있는 고민을 해야 하는 것이다. 

이 책에서 나온 더치 보이라는 페인트 회사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해 보자. 

더치 보이는 기존의 페인트 통이 들기 어렵고 무겁고 사용하기 어렵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리고 더 쉽게 열리고, 더 쉽게 닫힐 수 있게 만들고 페인트를 좀 더 잘 조절하고 부을 수 있게 페인트 통에 변화를 주었다. 

이런 단순한 변화만으로도 더치 보이는 새로운 반전을 이끌어낼 수 있었다. 

새로운 변화는 특별하게만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뻔한 것에서 변화를 시도함으로써도 시킬 수 있는 것이다. 

우리가 주목해야 하는 것은 왜 그런 변화가 이렇게 오래 걸렸는가 하는 것이다. 

변화가 쉽게 일어나지 않는 이유는 기존의 것에 적응하고 그 안에서만 개선을 만들어내려는 노력을 하기 때문이다. 

항상 기존의 생각을 다시 뒤집어 보고 변화시킬 수 있는 고민을 해보는 것이 필요하다. 

* 참고 도서 : 보랏빛 소가 온다 (세스 고딘)

* 박천욱님의 더 많은 생각이 궁금하다면?

 브런치 https://brunch.co.kr/@grandm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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