앰비언트

포스트 스마트폰 시대에 대비하라.
2023-10-11

[ 글을 시작하기 전에 ]

스마트폰 이후의 15년을 지배할 기술은 무엇일까? 바로 앰비언트 컴퓨팅이다. 앰비언트 컴퓨팅은 컴퓨터나 스마프톤과 같은 별도의 디바이스가 아니다. 우리가 사는 세상의 다양한 사물들이 똑똑한 장치가 되어 서로 연결되어 더 똑똑한 기능을 제공하도록 하는 기술의 총집합을 말한다. 

세상에 존재하는 많은 것에 센서, 디스플레이, 프로세서, 통신 기능이 내장되고 이들이 생성한 데이터가 다양한 방식으로 교환되고 처리되어 지능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세상이 되는 것이다. 앰비언트 세상에서는 사용자들의 주변에 있는 컴퓨팅 장치들의 이용법을 배우지 않아도 된다. 이것이 가능한 것은 사람이 기계를 배우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 주변에 있는 다양한 사물들이 사용자를 이해하기 위해 노력하기 때문이다. 앰비언트 세상에서 사물들은 사람의 말과 행동을 이해하기 위해 항상 사람 말에 귀를 기울이고 사람의 행동을 관찰한다. 그리고 그 사람이 필요로 하는 일을 사람이 요청하기 전에 선제적으로 그것도 사용자 맞춤형으로 제공하게 된다. 

따라서 사람들은 기계와 씨름하는 대신 자신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일에 집중하기만 하면 된다. 그런 앰비언트 컴퓨팅의 시대는 어떤 형태로 발전되고 나타나게 될 것인지 알아보도록 하자. 


Ⅰ. 웹에서 앱으로 앱에서 앱비언트로

인간이 기술의 세계로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기술이 인간의 세상으로 나오게 된다. 사람들이 평소 하던 대로 자신의 일을 하고 있으며 우리 주변 환경이 사람에게 필요한 일들을 알아서 해주게 된다. 현관의 센서등이 자동으로 켜지는 것처럼 현실세계에서의 일상을 보다 편리하고 마찰이 없는 것으로 만들어주는 것이 바로 앰비언트이다. 

웹에서 앱으로 넘어온 주도권은 이제 앰비언트로 이동하게 된다. 최근에 인공지능 스피커나 스마프톤에 대고 말로 명령을 내리는 것처럼 말이다. 말은 모든 인간이 태어나면서부터 자연스럽게 배우는 가장 직관적인 소통 수단이자 가장 평등한 수단이다. 말만 할 수 있다면, 누구나 자신의 주변에 존재하는 수많은 사물들을 이용하는 것이 가능하게 된다. 습관적으로 하는 일이나 행동, 나의 기호나 성향을 알게 되고 내가 무슨 일을 하려고 하기 전에 먼저 알아서 해주는 것을 말한다. 앰비언트 세상에서는 말만 할 줄 알면 누구나 필요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으며, 심지어 말 한마디 하지 않더라도 자신이 필요한 서비스를 선제적으로 제공받는 것이 가능해질 것이다. 

이 외에도 기업들이 앰비언트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또 있다. 기존에는 돈의 흐름을 상품을 구매하는 소비자가 결정했지만 앰비언트 시대에는 제품을 판매하거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자가 결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용자가 필요로 할 것 같은 서비스를 선제적으로 제공하는 것은 물론 사용자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사용자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도 가능해지게 된다. 그런 측면에서 마케팅 방식도 이에 맞게 변화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지금 시점에 플랫폼 최강자인 모바일 앱이 시각에 기반을 두고 있다면 앰비언트는 음성과 대화를 기본으로 할 것이다. 그러니 향후에는 음성 기반의 서비스 플랫폼을 준비해야 한다. 


Ⅱ. 앰비언트 경제로의 비즈니스 패러다임 전환

앰비언트 컴퓨팅의 등장은 기존 스마트폰 중심의 경제 패러다임을 빠르게 변화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스마트폰 중심의 경제에서는 스마트폰이 모든 상거래 행위를 시작하는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하지만 앰비언트 시대에는 우리 주변의 다양한 장치가 각자의 분야에서 스마트폰의 역할을 대신할 것이다. 자장면이나 치킨은 부엌이나 거실에 있는 인공지능 스피커를 통해 주문하게 될 것이며 커피 캡슐은 커피머신이, 세제는 세탁기가, 프린트 용지는 프린터가 주문해 줄 것이다. 

이처럼 우리 주변에 존재하는 다양한 컴퓨팅 장치를 중심으로 상거래가 이루어지는 것을 앰비언트 커머스라고 하며 앰비언트 커머스가 중심이 되는 경제를 앰비언트 이코노미라고 한다. 앰비언트 커머스는 기존의 온라인 혹은 모바일 커머스와는 다른 몇 가지 특성이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은 선제적이며 사용자 맞춤형으로 상거래가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즉, 사용자가 상품을 직접 주문하거나 서비스를 요청하지 않더라도 시용자가 필요로 하는 서비스가 알아서 제공된다는 것이다. 또한 그렇게 제공되는 상품이나 서비스는 사용자의 기호나 성향을 반영한다. 


Ⅲ. 스마트폰이 생산성에 끼치는 영향

Rescue Time에 따르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하루에 58번 스마트폰을 확인한다고 한다. 그중 절반이 조금 넘는 30번이 근무시간에 이루어집니다. 한번 스마트폰을 켰을 때 스마트폰을 이용하는 시간, 즉 스크린 타임 세션은 대략 1분 15초이며 근무시간 중에 사용하는 시간은 모두 37.5분이다. 58번의 스마트폰 이용 중에서 약 70%는 문자나 알림을 확인하는 것처럼 2분 이내에 사용이 종료된다고 한다. 하지만 이것이 연속적인 스마트폰 사용을 유도한다. 즉, 다시 스마트폰을 이용하기 위해 화면 잠금을 해제하는 행동의 50%가 이전 세션의 3분 이내에 시작된다. 

이것이 왜 문제일까? 빈번하게 스마트폰을 확인하려는 행위는 생산성에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 주의가 산만해진 후 어떤 일에 다시 깊게 집중하기 데 평균 23분 15초가 걸린다고 한다. 더 큰 문제는 우리가 스마트폰에 사용하는 시간에 대해 착각하고 있다는 것이다. 많은 사람이 자신이 생산적인 활동, 즉 업무나 공부를 위해 스마트폰을 이용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심층연구에 따르면 사람들은 대부분 친구들의 소셜미디어를 확인하거나 미디어 콘텐츠 서비스를 이용하는 등 전혀 생산적이지 않은 활동에 스마트폰을 주로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Ⅳ. 앰비언트 서비스의 단계

앰비언트 컴퓨팅은 어떤 사물을 직접 사용하지 않지만 그 사물이 제공하는 기능을 이용하는 것 또는 컴퓨터가 사람이 원하는 것을 이해하여 필요할 때만 앞으로 나타나 동작을 수행하고 그렇지 않을 때는 배경으로 사라지는 것 등으로 정의된다. 즉, 컴퓨터를 의식하거나 직접 컴퓨터를 조작하지도 않으면서 컴퓨터가 제공하는 기능이나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을 의미한다. 

앰비언트 컴퓨팅은 구현되는 수준에 따라 4단계로 나눠서 설명하기도 한다. 첫 번째는 필요한 것이 있을 때마다 일일이 알려 줘야 하는 단계이다. 주로 인공지능 스피커를 포함한 음성 기반의 사용자 인터페이스나 동작 등의 인터페이스 방법을 이용해서 원하는 것을 요청하는 것이 이에 해당한다. 처음에는 컴퓨팅 기능이 탑재된 장치에 명령을 내린다는 생각이 들 수도 있지만 어느 순간 이런 행동이 마치 다른 사람에게 말을 하거나 혼잣말을 하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느껴지게 된다. 두 번째는 사람이 직접 자동화된 서비스를 만드는 단계이다. 스마트폼의 자동화 루틴을 설정하는 것처럼 특정 시간이 되면 보일러가 켜지거나 센서 값이 지정된 임계값을 넘어설 때 알람을 울려 주고 자동으로 관련된 서비스를 호출해 주도록 자동화된 서비스를 설정하는 것이 이에 해당된다. 세 번째는 앰비언트 인텔리전스가 우리의 요구를 이해하고 상황에 따라 스스로 다른 서비스나 컴퓨터화된 사물을 조작하거나 제안하는 것이다. 네 번째는 사용자의 피드백을 바탕으로 앰비언트 수준을 고도화하는 것이다. 

고객과 관련된 수많은 데이터와 서비스 이용 이력, 타인의 서비스 이용 패턴 등을 바탕으로 최적의 서비스를 제공하려고 노력하지만 그것이 사용자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인지는 알 수 없다. 따라서 서비스를 제공한 다음 사용자의 반응을 확인하는 식으로 스스로 제대로 된 서비스를 제공했는지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아마존 구글은 이미 3단계, 4단계 앰비언트 서비스를 구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아마존이 대표적인데 알렉사 예감은 평소와 다른 이상한 느낌이 들 때, 사용자에게 상황을 알리고 그에 따른 대응을 하도록 하는 기능이다. 2022년 초에 아마존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스마트홈에서 알렉사가 수행하는 일의 25% 이상은 사용자와 상호작용 없이 알렉사가 단독으로 수행한다고 한다. 

그리고 현재는 이 수치가 30%를 넘어섰다고 한다. 게다가 2단계에 해당하는 자동화 루틴이나 알렉사 가드 같은 서비스, 그리고 암시와 같은 예측 및 사전 예방적인 기능들을 포함하면 무려 90%의 스마트폰 동작들이 알렉사에 의해 수행된다고 한다. 즉, 사람들이 스마트폰 앱을 이용해서 스마트 기기를 제어하는 비율은 10% 밖에 안 된다는 것이다. 

이처럼 사람이 하던 일을 인공지능이 대신하게 되면 서비스의 주도권을 인공지능이 가져가게 될 것이다. 처음에는 단순히 형광등을 끄거나 현관문을 잠그는 등 단순한 편의성을 제공하는 것에 불과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어떤 물건을 구매하거나 서비스를 요청하는 것과 관련해서도 주도권을 가져갈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아마존과 구글이 앰비언트 컴퓨팅과 이를 기반으로 하는 앰비언트 서비스를 미래의 비전으로 삼고 있는 것이다. 


[ 글을 마치며 ]

인간을 가리치는 말 중에 호모 파베르라는 말이 있다. 도구의 인간이라는 말로 인간은 도구를 활용해서 문명을 발전시키고 생산성을 높였으며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낼 수 있었다는 것이다. 과거 구석기시대에서 신석기시대로 넘어오면서 뗀석기는 간석기가 되었고 작은 손 모양의 도끼에서 땅을 파는 큰 형태의 도끼까지 시대를 넘어서면서 우리는 도구를 발전시키는데 게으르지 않았다. 그리고 증기기관의 발명, 석유를 활용한 내연기관의 발명, 전기를 활용해 에너지를 저장하고 전송하는 형태로까지 기술은 발전했다. 나아가 현재는 인공지능을 발전을 눈앞에 두고 있는데 인공지능의 발전은 우리에게 어떠 미래를 선사할 것인가는 아직 명확한 실체가 나오고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런데 이 책에서는 한 가지 새로운 사용성에 대해서 제안하고 있는데 바로 앰비언트 컴퓨팅이다. 인간이 아무런 명령을 하지 않아도 모든 것이 맞춤형으로 동작하고 수행되는 단계를 말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집안의 청소 상태나 침대의 침구류가 정리되어 있는 상태, 옷은 항상 잘 빨려져 있고 다림질도 완벽하게 되어 있는 상태를 기대해 볼 수 있다. 좀 더 발전이 된다면 도어 투 도어 서비스로 이동을 할 수도 있고 적절한 요리가 제공이 되기도 하며 관심사에 맞는 콘텐츠가 자동으로 추천이 되기도 한다. 즉, 내가 그동안은 의식적으로 노력을 들여서 찾아야 했고 정리해야 했던 일들이 모두 자동으로 되는 상태를 말한다. 

이런 일들이 과연 미래에는 가능할까? 아니 어쩌면 이미 이런 미래는 우리 곁에 와 있을지도 모르고 누군가는 오래전부터 이런 삶을 살아가고 있었을 수도 있다. 그럼 우리는 앰비언트 컴퓨팅의 시대에 어떤 기회를 발견해야 할까? 개인의 정보를 관리하고 사용하는 기업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이런 기업들은 점점 더 많은 네트워크를 활용해서 더 많은 정보를 수집하고 인공지능에 제공함으로써 발전된 앰비언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와 연관된 클라우드 생태계나 이전과 다른 형태의 반도체 칩도 고민해 볼 수 있다. 

아직 공상과학 소설 같은 이야기일 수도 있지만 기술의 발전은 앰비언트 컴퓨팅을 향하고 있다는 것은 틀린 말은 아니라고 보인다. 좀 더 관심을 가지고 기술의 변화를 지속적으로 공부할 수 있어야 하겠다. 

참고 도서 : 앰비언트 ( 김학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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