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리뷰] 비즈니스에서의 AI 활용 현황과 앞으로의 전망은?

각 분야 전문가들이 말해주는 생성형 AI의 등장과 활용, 앞으로의 미래
2024-05-23

어느덧 AI는 우리의 삶 깊숙이 들어왔습니다. 챗-GPT에 대해 전혀 모르던 저는 DALL-E를 활용하여 아티클에 사용할 이미지를 제작할 정도로 익숙하게 생성형 AI를 활용하고 있고, 일상생활에서도 AI 알고리즘으로 추천되는 동영상을 보거나 상품을 구매하는 등 AI 친화적인 삶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AI는 우리 생활과 밀접하게 닿아 있고, 이제 AI가 없는 삶은 상상하기 어려워졌을 정도입니다. AI는 우리 삶에 얼마나 침투해 있을까요? 그리고 앞으로 우리는 AI와 어떻게 살아가게 될까요?

오늘 소개할 책은 <AI로 세상읽기>입니다. 위픽레터에서 ‘질문이 기회를 만든다’ 시리즈를 연재 중이신 길윤웅 에디터님이 저자로 참여하신 책이기도 해요. 이 책은 비즈니스에서의 AI 활용을 위해 8인의 저자 분들이 대화하신 내용을 바탕으로 작성되었는데요. 시중의 많은 AI 관련 도서들이 AI 활용법을 다루고 있는 것과 달리, <AI로 세상읽기>는 각 분야의 현업에 종사하는 전문가들이 모여 AI를 업무에 활용해본 경험과 인사이트를 공유하는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책은 총 4장으로 구성되어 있고, 각 장 별로 함께 읽은 도서의 감상과 인사이트를 나누는 형식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각 장 맨 앞 페이지에는 검은색 내지에 흰색 글씨로 자주 등장하는 용어의 설명이 적혀 있는데요, 아직 AI, IT 관련 단어가 익숙하지 않은 제게 흥미를 돋우고 책의 이해를 높여줘서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또, 어떤 내용이 나올지 짐작할 수 있어 책에 더 집중할 수 있었습니다. 간단하게 여러분들께 이번 책을 소개해볼게요.

1장 AI와 인간

: 인간은 AI를 어떻게 맞이하는가?

Chat GPT-4가 출시된 지도 벌써 1년 2개월 가량이 되었습니다. 이제 생성형 AI는 업무 뿐만 아니라 일상생활에서도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어요. 지난 14일에는 GPT-4o가 공개되었는데요, 기존에는 텍스트(TTS)로만 대화가 가능했던 것과 달리 STS(Speech to Speech)가 가능해져서 마치 사람과 대화하는 듯한 인식을 받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어쩌면 정말 영화 ‘HER’에 나오는 것처럼 인공지능과 사랑에 빠질 수도 있겠죠.

생성형 AI의 등장으로 인간이 가장 크게 우려한 것은 바로 ‘침범’의 문제였습니다. 생성형 AI가 인간의 일자리, 설 자리를 빼앗아버리는 것은 아닐까? AI가 그림을 그려 미술 대회에서 대상을 수상하고, 글도 쓰고 심지어는 노래까지 만들어주는 세상에서 과연 인간은 본인의 자리를 지킬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이 생성형 AI에 대한 거부감을 만들어내었죠. 저도 업무에서 Chat-GPT를 많이 활용하고 있지만, 예술에서의 AI 사용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반대하는 입장입니다.

이와 관련된 담론을 펼치는 1장에서 아주 인상 깊었던 내용이 있습니다. 바로 “챗GPT는 영원한 인턴이다” 라는 김덕진 소장님의 이야기인데요. 그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챗GPT는 인턴인데 영원히 인턴이다. 사원이 될 수 없다. 왜냐? 일단 질문을 얘가 만들어주지 않는다.” 여기서 말하는 ‘질문’은 기계적 질문이 아니라 근원적인 질문이겠죠. 제일 큰 게 뭐냐면 인공지능은 책임져 주지 않는다는 거예요. 결국 책임은 인간이 지는 거거든요. (…) 인공지능이 최종적인 책임을 지지 않기 때문에, 결국 쓸 수 있는 영역이 제한적이라는 생각을 많이 하고 있고요.”

<AI로 세상읽기> 31p

자율주행 자동차 또한 같은 문제에 부딪혀 있죠. 만약 생성형 AI가 혐오를 표현하는 작업물을 생성하고 이로 인해 누군가가 상처 입는다면, 그 책임은 과연 누가 져야 하는 걸까요? 생성형 AI 디렉터? 프로그래머? AI에 혐오를 학습 시킨 누군가? 해당 작업물을 만들어낸 사람? 책임 소재와 그 비율이 명확하지 않기 때문에 관련된 논의가 충분히 이루어지기 전에는 AI의 상용화가 완벽하게 이루어지기 어려울 겁니다. ‘사고가 난 뒤에 대처하는 것은 너무 늦다’는 걸 모두 알고 있기에 더욱 조심스럽게 접근할 테니까요. 아직은 AI를 너무 경계할 필요는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2장 비즈니스

: AI로 먹고사는 문제

이제 업무에서의 생성형 AI 사용은 당연하게 받아 들여지고 있습니다. 저도 위픽레터를 편집할 때 GPT의 도움을 종종 받습니다. 하지만 전면적으로 생성형 AI를 사용하기엔 아직 어려운데요. 제가 질문하거나 명령했을 때 예상과는 다른 답변을 받을 때가 왕왕 있기 때문입니다. AI가 ‘잘 알아들을 수 있도록’ 말하는 법을 잘 몰라서 AI를 헷갈리게 한 거죠. 개떡같이 말해도 찰떡같이 알아듣기를 바랐지만, 아직은 역부족인 것 같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등장한 직업이 바로 ‘프롬프트 엔지니어’입니다. 쉽게 말해 AI가 찰떡같이 알아들을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인데요. 찰떡같이 말하는 것 뿐만 아니라 AI의 허점을 파고들어 제한되어 있던 부분을 해제할 수도 있습니다. 소위 ‘탈옥’이라고 부르는 해킹의 일종이죠. 생성형 AI가 등장하지 않았더라면 프롬프트 엔지니어라는 직업 또한 등장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AI가 인간의 세계를 침범하는 만큼, 또 새로운 세계를 열어주고 있는 것이죠. 많은 분들이 AI의 공세에 두려움을 느끼고 계시지만, 이미 생성형 AI가 우리의 삶에 깊숙이 들어온 이상 더 이상 도망치거나 피할 것이 아니라 이 상황을 받아들이고 그들과 ‘공존’할 수 있는 방향을 모색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실 제가 2장에서 가장 흥미롭게 읽은 부분은 따로 있습니다. 바로 생성형 AI가 의료 현장에서 적용될 수 있는 예시였는데요. 김덕진 소장님은 의료 현장에서 생성형 AI가 가져야 하는 역할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합니다.

“생성형 AI가 내 개인정보를 파악해서 “김덕진 님, 제가 참 조심스러운 이야기를 드려야 할 것 같습니다. 조금 안타까운 결과가 나오긴 했지만, 그래도 저희가 잘 이겨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힘내세요.” 이렇게 얘기하면 다르잖아요. 저는 생성형 AI 역할이 거기에 있다고 보거든요. 지금 바쁘니까 오히려 의사에게 가도 이런 커뮤케이션을 딱딱하게 하고, 그래서 어떨 때는 그 의사의 말이 오히려 환자들에게 상처가 될 때가 있어요. (···) 그러니까 그런 감정적 소통의 영역을 메꿔줄 수 있도록 잘 만들면 어떨까요.”

김덕진 소장 – <AI로 세상읽기>, 123p

기계처럼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인간, 그리고 그 감정의 공백을 메꿔주는 생성형 AI. 굉장히 아이러니하지 않나요? 저는 이 대목을 읽고 난 뒤 감정을 죽이며 인간은 기계화 되어가고, AI는 인간화 되어가며 ‘인간스럽게’ 구는 현재의 모습에 처음으로 괴리감을 느꼈습니다. 그 동안에는 체감하지 못했던 모순을 처음으로 인식한 순간이었어요. 점차 AI와 기계는 우리의 삶을 가득 채울 겁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저는 컴퓨터를 이용해 글을 쓰고 있고, 퇴근길에서부터 잠들기 직전까지 손에서 핸드폰을 놓지 않고 있죠. 어쩌면 진정으로 ‘침범’당하는 건 설 자리가 아닐 수도 있겠습니다. 인간이 인간으로 남기 위해서 우리가 지켜야 할 것이 무엇인지 함께 생각해보았으면 합니다.

3장 플랫폼

: 플랫폼 생태계에서 살아남는 방법

3장에서는 인상 깊었던 두 가지의 키워드가 있습니다. 바로 ‘선한 플랫폼’과 ‘집단 지적자’입니다.

수많은 플랫폼들이 경쟁을 벌이는 플랫폼 춘추전국시대에서 소비자들은 ‘멀티호밍’으로 플랫폼을 떠돌며 효율적으로 소비하기 위해 노력합니다. 이 ‘멀티호밍’을 도와주는 온라인 가격비교 플랫폼까지 나올 정도죠. 고정적인 소비자가 없다 보니 플랫폼은 더 치열한 경쟁을 벌이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피해를 입는 것은 결국 소비자입니다. 매출과 고객 유치에만 힘을 쏟다 보니 제품이나 서비스의 퀄리티는 점차 하락하고, 플랫폼들의 경쟁에 지친 소비자는 멀티호밍을 포기하고 낮아진 퀄리티의 제품을 구매하게 됩니다. ‘집단 지적자’는 책에서 이 플랫폼 경쟁 과열을 낮출 수 있는 방안으로 등장한 키워드인데요, 석연서 대표님의 이야기에서 등장 배경을 알 수 있습니다.

“한 때 사람들이 쿠팡 불매운동을 했다가 개인 생활의 불편함을 이유로 다시 사용하고 있어요. 저는 선한 플랫폼이 생기기 위해선 깨어있는 소비 의식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결국 선한 플랫폼을 만드는 건 소비자들이잖아요? 소비자들이 ‘집단 지적자’가 되어 기업의 인식 개선을 위한 표현을 지속해야지만 바뀔 수 있다는 거죠.

석연서 대표 – <AI로 세상읽기> 172p

신념에 따라 불매운동을 수시로 일으키며 ‘가치 소비’를 추구하는 현재의 소비자라면 충분히 ‘집단 지적자’가 될 수 있으리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기업의 ‘책임감’이라고 생각합니다. 기업은 자사의 제품과 서비스, 플랫폼이 사회적으로 어떠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지 이해하고 그 역할에 따른 책임을 수행해야 합니다. 플랫폼 경쟁 시대에 소비자들이 피해를 입는 것도 결국 책임을 잃어 진정으로 소비자를 위하고 그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잊었기 때문이니까요. 책임감 있는 모습은 곧 ‘진정성’을 만들어냅니다. 이 ‘진정성’은 그 무엇보다 소비자에게 가깝게 다가가 어필할 수 있는 최고의 무기가 될 수 있습니다.

4장 필터 버블

: 생각의 한계에 갇히지 않도록

제가 가장 재미있게 읽은 부분이에요. AI에 대해 잘 모르더라도, ‘필터 버블’ 부분을 읽다 보면 누구든 자연스럽게 ‘이거 내 얘긴데?’ 싶으시리라 생각합니다. ‘알고리즘’은 이미 우리의 삶을 완전히 장악했으니까요.

‘필터 버블(Fiter Bubble)’은 인터넷 사용자가 특정 주제나 의견에 편향된 정보에만 노출되는 현상을 일컫는 말입니다. 알고리즘이 사용자의 개인정보와 검색 기록 등을 기반으로 관심사를 추적하고 기억해서 사용자가 관심을 가질 만한 것만 보여주는 것이죠. 유튜브 추천 동영상 뿐만 아니라 웹 서핑 중 등장하는 많은 광고에서 이미 이 현상을 자주 느끼셨을 거예요. 4장의 이야기는 바로 이 필터 버블에서 시작됩니다. 과연 우리가 취향이라고 생각하는 게 온전히 우리의 취향일까요? 알고리즘에 가스라이팅 당한 것은 아닐까요?

책에서는 ‘알고리즘의 지배’ 뿐만 아니라 ‘언론의 집토끼 전략’이 확증 편향을 강화한다고 말합니다. SNS발(發) 이슈를 메이저 언론에서 팩트 체크 없이 보도하고, 사회 이슈를 취재하는 것이 아니라 이슈화를 하기 위해 뉴스를 내보내는 현재의 상황이 반향실 효과를 일으키기 때문이죠. 이럴 때일수록 우리는 끊임없이 ‘생각’해야 합니다. 내가 수용하는 정보가 정말 옳은 정보인지 검토하고 확인하는 과정을 거쳐야 하죠.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라는 데카르트의 격언처럼 스스로 생각하는 자만이 존재하는 인간이 될 수 있습니다.

저는 요즘 ‘나는 생각하는 사람인가, 생각 당하는 사람인가’라는 질문을 스스로 해봅니다. 내 생각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에 대한 질문이 필요한 때가 아닌가 해요. 특히 챗 GPT가 인간의 사고방식에 어떻게 작용할지도 궁금합니다.

길윤웅 작가 – <AI로 세상읽기>, 241p

책은 디지털 리터러시를 이야기하며 마무리가 됩니다. 우리가 알고리즘에 지배를 받아 생각 당하게 된다면, 스스로 진정한 가치와 정의에 대해 생각할 수 없게 되고, 윤리를 잊게 됩니다. 여러분 또한 스스로가 ‘생각하는 사람’인지, 아니면 ‘생각 당하는 사람’인지 책을 읽으며 함께 고민해보셨으면 합니다.

”AI로 세상읽기’를 읽는 동안 책에서 나온 담론 뿐만 아니라 AI에 관한 다양한 생각을 펼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AI에 관심이 있거나, 관심이 없더라도 지금을 살아가면서 생성형 AI의 발달을 지켜보고 계신 많은 분들께 이 책을 읽어보시라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책을 읽으며 각자가 일하는, 또는 살아가는 위치와 분야에서 생성형 AI와 어떻게 공존할 수 있을지 생각해보는 귀한 시간을 가지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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