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딩, 영상 제작, 디자인, 글쓰기, 광고까지. 이제 AI가 개입하지 않는 영역을 찾기가 더 힘들어졌습니다.


도전의 진입 장벽이 낮아지고, 대부분의 능력이 민주화되는 세상에서 살아남기 위한 유일한 전략이 있다면 그건 뭘까요? 오늘은 이 질문에 대한 제 개인적인 대답을 들려드릴까 합니다. AI 시대를 살아갈 창업가, 마케터, 더 나아가 모든 개인들에게 꼭 전하고 싶었던 말이기도 합니다.


바로 시작해 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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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는 '시작'의 장벽을 낮추고 있습니다. 누구나, 무엇이든 도전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있죠. 하지만 과거부터 지금까지, 그리고 앞으로도 절대 변하지 않을 사실이 하나 있습니다. '쉬운 시작'이 '쉬운 성공'을 보장하지는 않습니다.


최소 90% 이상의 AI 결과물들은 우리의 피로감만 키우고 있습니다.


어디선가 잘되는 제품을 그대로 모방한, 제대로 작동하지도 않는 '바이브코딩' 제품

재미도, 감동도 없는 조악한 퀄리티의 영상 (+거기에 '자동화'를 붙여 강의나 전자책을 파는 사람들)

챗 GPT에 질문 + 복붙 + 짜깁기로 완성한 글 (+이걸 쓰고 '생산성을 높였다'고 자랑하는 사람들)

...


물론 AI를 통해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는 창업가, 크리에이터, 마케터, 그 외 여러 직장인 분들도 있습니다. 그분들의 성공 요인은 뭘까요? 남들은 모르는 AI툴? 그 툴을 잘 다루는 스킬? 아닙니다. 그분들의 성공 요인은 AI기술 자체가 아닙니다. '시작의 동기'와 '시간의 축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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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진정으로 이루고 싶은, 세상에 표현하고 싶은 무언가에 대한 내적 동기에서 일을 시작한 사람은 자연스럽게 일정량 이상의 시간을 쏟게 됩니다. 그 시간을 쏟는 과정에서 원하는 결과물은 점점 더 선명해집니다. 실력과 퀄리티도 자연스럽게 높아집니다. 물론 사람마다 일정 수준에 도달하는 시간의 차이는 있을 수 있습니다. AI라는 기술이 그 속도에 영향을 줄수도 있죠. 하지만 내적 동기와 절대적인 시간 이상으로 결과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습니다.


시대, 국적, 기술의 발전 정도와 무관하게 사람들이 감탄이나 경외감, 감동을 느끼는 대상들을 떠올려보세요. 과거의 예술 작품부터 지금의 유튜브 채널, 혁신 기업들의 제품까지. 시작의 동기와 시간의 축적이 결합해서 나온 결과물들은 사람들의 마음을 크게 움직입니다.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최후의 만찬, 미켈란젤로의 다비드상과 같은 예술 작품

안토니 가우디의 사그라다 파밀리아와 같은 건축물

스티브 잡스의 아이폰, 일론 머스크의 테슬라 전기차 등의 제품

세계 1위 유튜버 미스터 비스트의 콘텐츠들


반면 외적인 동기로 어떤 일을 시작하는 사람은 절대 그 일에 오랜 시간을 쏟을 수 없습니다. ~하면 돈 번다고 해서, 그냥 시대에 뒤처질 것 같은 막연한 불안감에, 누군가가 시켜서, 타인의 기대를 충족시키고 싶어서 시작한 일을 5년, 10년 이상 지속할 수 있을까요? 시간을 투입하지 않으면 실력도 늘지 않습니다. 당연히 그 결과물로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도 없습니다. AI의 도움을 받아 몇 가지 얕은 결과물을 내놓다가도 금방 지쳐 포기하고 말겠죠.


자기 안에서 우러나오는 동기와 시간의 축적. 이 두 가지는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결과물을 만드는 동력인 '진정성'의 두 축이 됩니다. 그리고 이 진정성은 기업의 마케팅에서도 큰 힘을 발휘합니다.



작은 기업이 진정성을 마케팅 엔진으로 활용하는 방법


창업자와 팀원들의 진정성을 핵심 마케팅 자산으로 활용하는 기업들은 대부분 재무적으로 건강하게 성장합니다. 광고나 인플루언서들에게 의지하지 않아도 사람들의 구매 의사 결정에 큰 영향을 주는 신뢰자산을 단단하게 쌓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기업들은 팀의 구성원들이 스스로 제품의 이상적인 고객이 되어 사람들에게 가치를 증명하고, 진심으로 믿는 생각을 널리 퍼트리면서 더 많은 고객들을 끌어당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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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 이후 꾸준한 매출 성장으로 작년 기준 약 3,800억의 매출을 낸 원격 협업 도구 Basecamp의 핵심 마케팅 엔진은 창업자인 제이슨의 생각과 신념입니다. 제이슨은 불필요한 소통이나 프로세스를 제거하고, 본질에 집중하며 효율적으로 일하는 조직 문화를 추구합니다. Basecamp는 그의 이런 생각이 그대로 반영된 제품이죠.


그는 자신이 직접 Basecamp의 훌륭한 고객 사례가 되어 이러한 조직 문화가 얼마나 큰 성공을 가져다줄 수 있는지를 1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스스로 증명해 왔습니다. 실제로 베이스캠프 구성원들의 모든 공식 커뮤니케이션은 자신들이 직접 만든 협업 도구인 Basecamp에서 투명하게 진행됩니다. 이 투명성 덕분에 직원들은 전 세계 어디에서나 자신의 업무와 성과를 공유하며 일할 수 있습니다. 효율적인 커뮤니케이션과 의사결정 과정, 일의 본질에만 집중하는 업무 스타일 덕분에 성과를 내면서도 자신의 삶을 즐길 시간과 여유를 누릴 수 있죠.


제이슨은 자신이 몸소 증명하고 있는 자신의 생각을 [일을 버려라], [리워크] 등의 책을 통해 전파하고, 영향력 있는 행사에서의 강의,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일과 조직 문화에 대한 자신의 철학을 일관성 있게 전합니다. 그의 메시지는 많은 기업 고객들에게 영감을 줍니다. 그 영감은 Basecamp 결제로 이어집니다. 창업자가 직접 자신의 제품을 써서 더 좋은 문화와 성과를 만들고 있기 때문에, 그 창업자처럼 되고 싶은 고객도 기꺼이 그 제품을 믿고 구매하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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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ehiiv는 창작자들이 자신만의 뉴스레터를 더 쉽게 운영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플랫폼입니다. 창업 4년 차인 작년 기준 약 270억 수준의 매출을 기록하면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죠.


Beehiiv의 마케팅에서도 창업자 Tyler Denk의 진정성이 핵심적인 역할을 합니다. 타일러는 '창작자들에게 더 높은 수준의 커스터마이징과 수익화가 가능한 뉴스레터 플랫폼이 필요하다'라는 생각에 비하이브를 창업했습니다. 창작자를 지원하기 위해 만든 플랫폼인 만큼, 본인 스스로도 Beehiiv를 이용하는 창작자가 되기로 결심합니다.


그는 'Big Desk Energy'라는 뉴스레터를 운영하며 크리에이터와 스타트업 창업가들에게 도움이 될 콘텐츠를 만들기 시작합니다. 본인이 비하이브를 성장시키기 위해 실제로 시도했던 전략과 결과, 뉴스레터 관련 트렌드나 수익화 전략 등을 공유했죠. 현재 그의 뉴스레터 구독자는 약 12만 3천 명에 달합니다.


그의 뉴스레터를 통해 비하이브를 알게 된 창작자들은 독자의 입장에서 비하이브만의 기능들을 경험하게 됩니다. 뉴스레터라는 미디어에 대한 그의 뛰어난 통찰과 그 통찰을 뒷받침하는 기능들에 매료되어 '나도 이 서비스로 뉴스레터를 운영해 볼까?'라는 마음이 생기고, 곧 결제까지 하게 되죠. 창업자 본인이 꾸준히 창작자로 활동하며 제품을 개선하고, 매력적인 콘텐츠가 매출로 이어지는 것을 증명하니 고객 입장에서는 이 서비스를 더 신뢰할 수밖에 없습니다.



해외 서비스 사례를 소개하긴 했지만, 자신의 사업과 제품에 진정성을 가진 모든 작은 기업이 시도할 수 있는 전략입니다. 우리가 파는 제품을 우리가 누구보다 적극적으로 소비하고, 그 제품으로 변화될 고객의 삶을 직접 보여주면 고객도 우리 제품을 신뢰합니다.

만약 우리가 다수의 인플루언서들에게 부담스러운 수준의 돈을 쓰고 있거나, 그럴듯한 광고를 만들어 어떻게든 사람들을 현혹시키는 것에 몰두하고 있다면, 우리가 하는 일에 대한 '진정성'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 보세요. 억지로 꾸며낸 인식으로는 건강하게 성장할 수 없습니다.





기술은 자아가 없습니다. 스스로의 동기로 어떤 일을 시작하지도, 그 일에 충분히 오랜 시간을 쏟지도 않습니다. 그 기술을 사용하는 인간의 동기와 신념에 따라 활용될 뿐입니다.


어설픈 모방이나 얕은 스킬로 돈을 벌던 기업들은 AI시대에 가장 먼저 망하게 될 겁니다. 그 정도 가치는 AI를 적당히 다룰 줄 아는 개인들도 쉽게 만들 수 있을 테니까요. 결국 창업자와 팀원들이 자신들의 신념을 바탕으로 많은 시간을 투자해 쉽게 모방하기 힘든 관점과 가치를 만들어내는 기업들만 살아남게 되겠죠. 그 진정성의 기반 위에서 AI를 적극 활용하는 기업과 개인은 더 빠르게, 더 큰 임팩트를 만들 수 있을 거고요.


어쩌면 개인과 기업의 성장에 지금도, 앞으로도 가장 중요한 질문은 이 두 가지일지도 모릅니다.


여러분의 사업, 여러분의 일은 어떤 동기에 의해서 시작됐나요?

누군가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가치를 만들기 위해 충분한 시간을 쏟고 있나요?
(+ 앞으로도 계속 쏟을 수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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