랜딩페이지 링크만 입력하면 광고 소재가 뚝딱 나오고, 생성형 AI 서비스들이 인용하기 좋은 형식을 갖춘 블로그 글이 저절로 써지고, 수십 개의 SNS 계정을 운영할 수 있는 양의 콘텐츠를 봇들이 생산하는 시대. 우리는 지금 이런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앞으로 얼마나 더 충격적인 AI 마케팅 툴들이 출시될지 감도 오지 않습니다. 경험한 적 없는 속도로 쏟아지는 AI 결과물들을 뚫고 고객에게 닿으려면 이제 어떤 마케팅을 해야 할까요?
오늘은 이 질문에 대한 제 의견을 말씀드려 볼까 합니다.
바로 시작해 볼까요?
약 2년 전, 저는 '인간지능 마케팅'이라는 브런치북을 발행했습니다. [AI가 발전할수록 인간적인 마케팅의 중요성이 더 커질 것이다]라는 큰 주제 아래 작은 기업들이 참고할 수 있는 인간적인 마케팅 사례들을 담은 짧은 온라인 책인데요.
생각보다 그런 시대가 빠르게 오고 있습니다. 이제는 사람 냄새가 나는 마케팅이 사람들에게 더 잘 닿습니다. 사람 냄새가 나는 콘텐츠, 광고, 캠페인들이 성과를 냅니다.
AI는 할 수 없는, 혹은 하지 않을 인간다운 행동 안에 브랜드의 서사와 고객을 위한 가치를 녹여낼 수 있는 마케터는 앞으로도 평생 AI에게 대체되지 않을 겁니다.
적은 예산으로도 바로 적용할 수 있는 몇 가지 아이디어를 정리해 봤습니다.
1. 요구하기 전에 도움을 주세요.
마케팅 일을 7년째 하고 있다 보니 다양한 SaaS 서비스들의 콜드메일을 많이 받습니다. 그런데 그 콜드메일의 내용은 7년째 큰 변화가 없습니다. 대부분 이런 내용이죠.
저희가 플랜브로 같은 기업을 위해 ~한 서비스를 출시했습니다. 이 링크를 클릭하시면 특별 할인 제안을, 이 링크를 클릭하시면 데모 영상을, 이 링크를 클릭하시면 1:1 상담을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누가 봐도 템플릿에서 이름만 바꿔 보낸 내용입니다. 당연히 클릭하지 않습니다.
대량으로 스팸성 콜드 메일을 보내는 일은 AI가 훨씬 더 잘합니다. 우리는 이렇게 해보면 어떨까요?
1. 정말 함께 일하고 싶은 기업들(=우리가 해결할 수 있는 문제를 가진 기업)을 소수만 추립니다.
2. 그 기업의 입장에서 우리가 직접 우리 제품을 써봅니다.
3. 그 결과물을 선물로 전합니다.
세일즈를 내려놓고 진심으로 그들에게 도움이 될 일을 우리가 먼저 해주는 겁니다.
AI 모델 에이전시라면 해당 브랜드에 어울리는 모델 프로필을 만들어 보내주세요.
AI 기반 광고 소재 제작 서비스라면 해당 기업이 직접 쓸 수 있는 소재를 몇 개 만들어 보내주세요.
AI 기반 경쟁사 분석 서비스라면 고객 기업의 경쟁사들을 분석한 리포트를 보내주세요.
제안서나 미팅 요청, 기업 소개서 등의 내용은 포함하지 마세요. 결과물이 마음에 들면 이런 내용이 없어도 그들이 먼저 찾아서 연락을 줍니다. 링크 몇 개 넣어 수백 통의 메일을 보낼 때보다 훨씬 더 많은 고객을 얻을 수 있을 겁니다.
*B2C 커머스 브랜드들도 비슷하게 적용할 수 있는 아이디어입니다. 우리 제품을 써보면 정말 큰 도움을 얻을 수 있는 인플루언서를 찾아 그들에게 제품을 선물해 보세요. '콘텐츠로 올려주세요' 같은 말은 하지 마세요. 그들이 정말 제품을 통해 도움을 받고, 자신의 팔로워들에게도 소개할 가치가 있다고 판단하면 알아서 콘텐츠를 올려줄 겁니다. 돈을 주고 만든 콘텐츠보다 이렇게 만들어진 콘텐츠가 대부분 훨씬 더 매력적입니다.
2. 캐릭터를 드러내세요.
얼마 전 글로도 소개했던 클루이(Cluely)라는 기업의 타임스퀘어 광고입니다.
출처 : famouscampaigns
안녕. 난 ROY(=창업자)고, 21살이야.
이 광고 엄청 비싸.
우리 제품 사줘.
수많은 매체와 사람들이 이 광고를 공유했습니다.
ROY는 클루이의 모든 마케팅 채널에 직접 등장해 자신의 캐릭터를 사람들에게 각인시킵니다. ROY를 한 번이라도 본 사람들은 이 광고를 보고 'ROY 답다'라고 생각했을 겁니다. 그를 모르던 사람들도 이 광고를 통해 클루이와 로이에 대해 검색해 보고, 그의 강렬한 캐릭터를 알게 됐겠죠.
AI에게는 캐릭터가 없습니다. 창업자 혹은 팀의 캐릭터가 드러나는 콘텐츠, 소재를 만들어 사람들에게 꾸준히 전달하세요. 카피 하나를 쓰더라도 실제 사람에게 말을 걸듯이 써보세요. 사람은 기업이 아닌 사람의 말에 훨씬 더 귀를 기울입니다.
3. 삶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세요.
LG 유플러스의 Simple.Lab 광고는 아빠의 문자 메시지 한 통으로 시작합니다.
출처 : LG유플러스 공식 유튜브
'아ㅃ ㅏ'라고 쓰인 오타와 문자 내용을 보는 순간 우리는 스마트폰을 서툴게 다루는 아빠의 모습을 떠올립니다. 영상 시작 1초 만에 슬픔, 그리움, 감사함 등 복합적인 감정이 밀려옵니다. 이후 펼쳐지는 대화, 추억이 깃든 사진 디테일들이 그 감정을 고조시키죠.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보편적으로 공유하는 삶의 모습이나 감정들을 나열해 보세요. 거기에 우리가 전하고 싶은 메시지를 녹여보세요.
AI가 이런 결과물을 만드는데 기술적으로 도움을 줄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디테일한 스토리와 설정은 실제 삶을 살아가는 우리 인간만이 떠올릴 수 있습니다. AI는 우리와 같은 삶을 살지 않으니까요.
4. 공감할 수 있는 물리적 상품을 만드세요.
세계적인 케첩 브랜드 하인즈는 최근 HEINZ DIPPER라는 이름의 감자튀김 박스를 출시했습니다.
이 박스는 실제로 11개국의 레스토랑, 스포츠 경기장 등에 유통됐습니다. 박스를 사용해 본 사람들은 인스타그램, 틱톡 등에 이 박스를 사용한 경험을 자발적으로 업로드했죠.
AI는 감자튀김을 먹지 않습니다. 차에서, 야구장에서 봉투 한 귀퉁이에 케첩을 짜놓고 먹다가 흘려서 짜증 났던 경험도 없죠. 피지컬 AI 시대가 오더라도 이런 제품은 인간만이 생각해 낼 수 있을 겁니다.
우리가 속한 카테고리 내에서 고객들이 겪는 사소한 불편을 해결해 주는 굿즈를 만들어 보세요. 굿즈 사용 모습을 카메라로 찍었을 때 중앙에 우리 브랜드 로고가 위치하도록 디자인하면 더 좋습니다.
공식몰에서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면 트래픽과 브랜드 인지도를 얻을 수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불편을 없애는 굿즈일수록 SNS에 우리 브랜드를 언급하는 콘텐츠의 수도 더 많아질 겁니다.
5. 비판을 받아들이고 신뢰를 쌓으세요.
우리 브랜드와 제품을 모든 사람이 좋아할 수는 없습니다. 사업 역시 사람이 하는 일이기 때문에 논란도, 실수도 있을 수 있죠. 중요한 건 이를 대처하는 자세입니다.
귀리 음료 브랜드인 오틀리(OATLY)는 아예 별도의 웹사이트(심지어 그 웹사이트 이름은 '엿 먹어라 오틀리!'입니다.)를 만들어 브랜드를 비난하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모으고, 이에 대한 브랜드의 공식 입장을 밝힙니다.
fckoatly.com
이 간단한 웹사이트를 통해 오틀리는 스스로를 '논란을 피하지 않는 투명한 브랜드'로 각인시켰습니다.
제품에 대한 부정적 리뷰, 브랜드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신뢰 자산으로 바꿔보세요.
부정적 리뷰, 댓글에도 인간적이고 솔직한 대답을 달아주세요.
개선해야 할 사항은 적극 개선한 후 비판을 해준 고객에게 제일 먼저 알리세요.
근거 없는 비방은 부드럽게 대처하되 정확한 정보로 바로잡으세요.
이런 노력들을 모두 모아 별도의 웹사이트를 만들거나, 하나의 콘텐츠로 만들어 그 링크를 랜딩페이지, 소셜미디어에 공개하세요. 이 링크 자체가 바이럴이 되면 트래픽과 전환율을 모두 개선할 수 있을 겁니다.
세상 모든 것의 가치는 '희소성'에 의해 결정됩니다. 이제 'AI가 할 수 있는 일 = 희소성이 없는 일 = 가치가 없는 일'이라고 봐도 무방합니다. 내가 AI로 딸깍 할 수 있는 건 이 세상 모든 사람들도 딸깍 할 수 있습니다.
여러분이 지금 실행하려는 마케팅에 대해 이런 질문을 던져보세요.
이걸 AI도 똑같이 생각해 낼 수 있을까?
만약 이 질문에 'YES'라는 답이 나온다면, 그 마케팅에 '인간지능'을 한 스푼 더해보세요. 마케팅을 '업무'가 아닌 '고객이라는 사람과의 소통'으로 생각하면 훨씬 더 인간적인 아이디어를 떠올리실 수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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